매거진 나의 하루

오늘 하루 (250709)

배부르게 먹고 어슬렁 거리며 집으로 돌아가는 길

by 박종호

아침 일찍 사무실에 나갔다가 빵집으로 향했다. 우리나라에서 가장 크다는 프랜차이즈이다. 근처에 호텔이 있어 아침부터 외국인 테이블이 여럿이다. K-pop, K-beauty, K-food 등등 K가 붙은 아이템들이 인기를 끈다고 하지만 K-bread가 인기를 끄는 날이 올 줄은 아무도 몰랐다.


안국동은 빵집으로 유명하다 아침부터 외국인들이 줄을 서서 기다리는 빵집이 서너 곳은 된다. 그들 중에는 빵의 원조라고 할 수 있는 유럽 사람들과 맛있는 빵으로 유명한 일본인들이 다수이다. 아무리 사진 찍기 아이템이라고 하지만 그렇다고 겉모습만 가지고는 불가능한 인기이다. 한국의 빵 장인들이 노력한 결과이다.


얼마 전에는 베트남에서 파리바게트를 들렀다. 외국 사람들이 한국의 빵집을 오면 놀라는 것이 한 가게에 매우 다양한 빵들이 진열되어 있는 것이다. 내가 파리바게트를 자주 들르는 이유도 다양한 빵의 종류를 선택할 수 있다는 이유와 상대적으로 저렴한 빵값에 있다. 상해의 1호점은 얼마 전 문을 닫았다니 아쉽다.


점심을 먹으러 나갔다 동네 형님을 만나 순두부를 얻어먹었다. 이 동네 토박이 사장님이 운영하는 재동 순두부는 맛집이 모여있는 이 동네에서도 전통의 맛집이다. 그 옆집은 사장님 아들이 운영하는 김치찌개 전문점이 있다. 이 집도 아버지의 집에 못지않은 맛집으로 성장하여 두 부자의 가게는 양대 산맥을 이루었다.


퇴근 시간까지 업무와 면접이 이어졌다. 좋은 사람을 만나는 것은 어려운 일이다. 많은 사람을 만나야 좋은 사람을 만날 확률을 높일 수 있다. 좋은 사람을 만났을 때 그 사람과 인연이 있으려면 내가 그 사람에 어울리는 품과 격이 되는 사람이어야 한다. 좋은 회사가 되기 위한 이유는 좋은 사람을 만나기 위해서이다.


외국서 친구의 딸이 들어와 나와 딸, 친구와 친구 딸이 함께 저녁을 먹었다. 나의 둘째는 중 1, 딸의 둘째는 고 1이다. 평소에는 사람이 많아 번번이 발길을 돌리던 고깃집으로 들어갔다. 낙원상가 밑에 젊은 사장이 연 레토르 감성의 가게이다. 여름의 더위 탓인지, 불경기 탓인지 우리 자리가 남아 있었다.


가게에서는 나의 딸이 가장 어리고 나와 친구가 가장 나이가 많았다. 우리는 시그니쳐 메뉴를 차례로 주문했다. 차돌베기, 뼈갈빗살, 삼겹살. 맛집의 기본은 역시 훌륭한 재료에 있다. 마지막으로는 냉면과 볶음밥을 먹었다. 냉면은 메밀면으로 평양식 육수를 내었다. 밑반찬과 소스, 부속 메뉴가 충실한 가게이다.


다이어트는 내일부터. 우리는 배스킨라빈스 삼청 마당점까지 걸었다. 한옥으로 만든 아이스크림집이다. 아이스크림은 더운 하루에 잘 어울리는 디저트이다. 나는 1+1 행사를 하는 수박 히어로를 주문했다. 수박맛 바의 맛이다. 밥을 배불리 먹고 디저트까지 먹은 다음 어슬렁 거리며 집으로 향했다.


덥지만 행복한 하루이다.




keyword