봄이 오는 길목에서

오늘은 입춘(立春)

by freejazz


이른 아침 출근길,

지하철 선릉역 개찰구를 나오면

갓 구운 빵냄새가 내 코를 자극한다.

빵집 이름은 선릉쌀빵.

그곳에서 솔솔 풍기는

고소한 빵 굽는 냄새와 연한 버터 향(香)이

출근길에 유독 무거워지는 내 마음을 달래준다.

사실 나도 그곳에서 빵 한 두 개를 사 먹고 싶은데,

새로운 부서의 출근시간이 무척이나 당겨진 터라

아쉬움을 뒤로하고 사무실로 가는 발걸음을 재촉한다.

이윽고 선릉역 4번 출구를 나오면

이젠 제법 밝아진 아침 하늘이 눈앞에 펼쳐진다.

검은색 어둠이 차츰 회색 빛으로 변해

살짝 푸르른 기운마저 느껴지는 이른 아침 하늘.



회사 도착 직후,

사무실 내 자리에서 견과류와 과일 등으로

간단하게 아침식사를 때운 뒤

양치질을 하러 화장실에 가는 도중,

이곳 테헤란로 고층건물 복도의

큰 통창문 밖을 바라보니

어느새 밝은 해가 떠오른다.

엊그제 출근길엔 제법 많은 눈이 쌓여 있었고

지난 2주간 떠날 줄을 모르던 강추위도

이제야 조금씩 서서히 물러나고 있는 중이지만

아직은 아침 최저기온 영하 3도의 추위가 남아있다.

하지만 그래도

조금씩 빨라지는 아침시간과

조금씩 가까워지는 설 연휴로 인해

몸과 마음이 이젠

봄을 맞을 준비를 하는 듯하다.



황금 같은 점심시간,

오늘은 간편식을 먹고 서둘러서

서울 강남에서 산책하기 좋은 곳인

선릉(宣陵)과 정릉(靖陵)으로 간다.

이곳 선릉 근처로 잠시 사무실을 옮겨온지

어느덧 1년 9개월이 되었건만

날씨 좋은 봄과 가을엔 매번 일이 많아서

혹은 마음의 여유가 없어서! (하아…)

단 한 번도 가보지 못했던 그곳.

그런데 이런 상태로 다시 본사에 복귀하면

영영 후회할 것 같아

아직은 추운 겨울임에도 불구하고

오늘! 드디어!

점심시간을 이용해서 잠시동안만이라도

선릉에 산책하러 간다!



드디어 퇴근시간,

무언가에 홀린 것처럼,

집 근처 중형(中形) 마트로

발걸음이 저절로 향한다.

마트 안에는 필요한 물품이나

식재료를 구입하기 위해

여기저기서 몰려든 손님들로 이미 만원이다.

우리 농수산물이며 축산물이며

그리고 설날 특별 선물세트며

이것저것 차려 놓은 푸짐한 구경거리를 보며

퇴근길에 긴장을 풀어버린 나는,

바보처럼 혼자 미소를 짓는다.

그러면서 분주히 카트를 끌고 다니며,

하이네켄 실버 맥주 세트와 잭다니엘 양주 한 병을

카트에 담고 마음속으로 잔뜩 흐뭇해한다.



그리고 이젠 귀가시간,

여전히 차가운 겨울이지만,

황금 같은 설날 연휴를

열흘 남짓 남겨둔 이 시점.

옷차림은 아직 겨울인데,

발걸음은 벌써 봄인 듯 제법 가벼워진다.

그러면서 이른 봄의 기운이

조금씩 살짝 느껴지는 것 같은

나만의 희망회로를 풀(Full) 가동하며,

계절과 시간을 앞서가는

초(超) 긍정적이고 낙관적인 기대감으로

곧 다가올 봄을 미리 재촉한다.


봄이 오는 길목에서...

오늘은 입춘(立春)...





(사진 1) 센터필드 사거리 대각선에서 보는 센터필드

선릉역 근방 테헤란로에서

봄과 가장 잘 어울리는 건축물, 센터필드

(사진 및 기사 출처 : https://www.sedaily.com/article/13116025)


강남 테헤란로 주변 고층 건물과 조화를 이루면서

군집의 미(美)를 연출했다는 평가를 받는

역삼동 센터필드 건물.

외벽을 3면으로 분할해 부피감을 줄이고

두 동을 사선으로 배치해 시각적 '틈'을 살렸다고 한다.

한편, 센터필드 건물의 외관 디자인은

일월오봉도와 창덕궁에서 영감을 받았다 하는데,

외벽을 덮은 루버로 그림 속 폭포를 형상화했다 한다.

더욱이 건물 앞은 광장으로, 또 뒤편은 후원으로 꾸며

도심 속에서 휴식할 수 있는 쉼표를 표방하며

시대를 초월한 감각적인 디자인을 담았다고 한다.

이곳 센터필드 사거리의 임대 사무실 통창문을 통해

건너편 센터필드 건물이 바로 가까이 보이는데,

그 건물에 비친 햇빛의 고도변경이 어느 정도 느껴지면

그게 봄이 오고 있다는 방증(傍證)이 된다.



(사진 2) 하이네켄 실버 맥주

2022년 7월에 국내에 출시된,

나의 최애(最愛) 맥주, 하이네켄 실버!

(사진 출처 : https://www.slist.kr/news/articleView.html?idxno=648398)

(기사 출처 : https://www.donga.com/news/Culture/article/all/20220711/114397177/1)


나는 소주는 묵직한 오리지널을 선호하지만

맥주는 오히려 가볍고 부드러운 걸 선호한다.

하이네켄 실버는 오리지널(5%) 보다

도수가 1% 낮은 4%이고, (이게 크다!)

쓴맛 지수(IBU)도 오리지널(19) 대비

무려 반 정도 줄어든 10이라고 한다. (이것도 크다!)

그래서 나에게 꼭 맞는 맥주인 듯하다.

다만, 이걸 판매하는 마트가 많지 않아

동네 마트에 하이네켄 실버가 입고되면,

무지(無知 : 미련하고 우악스러움)하게

쟁여놓는 습성이 내게 풀(Full) 가동되어

12캔 정도를 즉시 사서 집에 쌓아놓는다.




(사진 3) 잭다니엘(Jack Danilel's) 위스키

나의 최애(最愛) 위스키는,

사실 발렌타인(Ballantine's)이지만,

(※ 나는 내 수준에 맞는 17년 산(産)을 선호한다.)

좀 더 대중적인 것으로는,

잭다니엘(Jack Danilel's)

차애(次愛) 위스키로 선호한다.

(사진 출처 : https://smoothmen.tistory.com/405#google_vignette)


잭다니엘 오리지널은 그냥 마셔도 정말 좋고

잭콕(+Coke)으로 마셔도 톡 쏘는 맛이 일품이다.

이 글을 쓰는 지금도 잭콕을 한잔 타서 마시고 싶은데,

가끔씩은, 달콤한 맛이 매력적인 허니(Honey)!

이것도 너무 좋다.

어쨌든, 톡 쏘기도 하고 달콤하기도 한

테네시 위스키 잭다니엘은,

봄이 오는 길목인 입춘과도 제법 잘 어울리는 양주다.




(사진 4)

나의 최애(最愛) 위스키 발렌타인(Ballantine's)

(사진 출처 : https://namu.wiki/w/%EB%B0%9C%EB%A0%8C%ED%83%80%EC%9D%B8(%EC%9C%84%EC%8A%A4%ED%82%A4))


발렌타인 위스키 시리즈 중 17년 산은

"디 오리지널(The Original)"이라는 부제(副題)처럼,

맛과 풍미 모두 일품인 나의 최애 위스키다.

무엇보다 녹색 병이 봄과 무척이나 잘 어울린다.

물론, 21년 산이나 30년 산은 더욱 훌륭하지만,

나의 주머니 사정상!

17년 산도 정말 감지덕지(感之德之)다.

그래서 발렌타인 17년 산은

해외출장이나 해외여행 다녀올 때

혹은 제주도 여행 다녀올 때

내가 면세점에서 무조건 구입하는 위스키인데,

그래서 가끔 해외나 제주도를 가지 못하면

큰맘 먹고 대형마트에서도 구입하는,

(아, 이건 너무 거창한 거 아닌가 싶지만...)

내 영혼의 술(Soul Mate)이다.



P.S.

"봄이 오는 길목"이라는 "절기상 입춘"에

"봄"을 주제로 글을 쓰다가

결국엔 "술"로 빠지는, 이런 술꾼이라니...



2026. 2. 4.

달력에서 봄이 처음으로 찾아오는 날에 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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