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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김지아 Aug 24. 2018

쌉쌀한 여유, 포르투갈 에스프레소 먹어봤소

단돈 1유로의 즐거움

초등학생 시절 엄마아빠 손을 잡고 

유럽(이탈리아, 프랑스, 영국 등 서유럽 지역) 패키지 관광,

스물셋 대학생 때 해외연수로 동유럽(오스트리아, 헝가리, 체코)에서 대학교 탐방,

그리고 대학 졸업 후 나홀로 포르투갈 여행.


총 세번 유럽국가를 방문했다.

보는 것과 느끼는 것, 인상에 오래 남는 장면은 모두 달랐다.


이번 포르투갈 여행은 경비부터 시작해 

처음부터 끝까지 모두 혼자 계획하고 결정해 다녀온 것이라

매 순간 더 특별했다.


포르투갈 카페에서 커피를 마시는 시간은

유럽인들 특유의 여유를 누릴 수 있었을 뿐만 아니라

그들의 삶을 좀더 가까이 들여다 볼 수 있는 기회였다.


왠만한 카페들은 한국 카페보다 가격 또한 저렴했다.

한국에서는 커피 한잔당 가격대가 보통 4000원에서 시작하는데 반해

시내에 위치한 번듯한 카페의 에스프레소 한잔 가격은

기본 1유로 (약 1200원) 미만.

차갑게 먹고싶다면 아이스를 같이 주문하면 된다. 

얼음을 따로 주문해도 추가금액은 받지 않는다.

리스본 -> 포르토로 향하는 기차 플랫폼에서 마신 커피. 옆테이블에는 비둘기가 뛰어다녔다.


우리나라 카페 기본 메뉴가 아이스 아메리카노인 것처럼, 

유럽 카페 기본 메뉴는 에스프레소.

손바닥만한 작은 잔에 뜨거운 에스프레소를 가득 담아주는게 특징.

아이스로 먹고싶다고 하면 주로 얼음을 따로 준비해준다.

포르토의 시청이 위치한 리베이라 광장. 멀지 않은 곳에 포르토 대학교가 위치해 있다. 핵심 건물이 밀집한 포르토의 작은 시내.

이곳 스타벅스는 인기가 없다.

거리마다 특색넘치고 아름다운 카페가 가득한 이곳은

스타벅스를 볼품없게 만든다.


예외가 있긴 했는데,

관광객들로 북적이는 리스본의 호시우 광장쪽이었다.

와이파이를 사용하기 위한 전세계 관광객들이 몰려드는 곳이다.

하지만 포르토에서는 이상하게도 노트북이나 스마트폰을 하는 사람이 없었다.

모두가 이곳에선 아름다운 경치에 시선과 발걸음을 부지런히 옮겼다.


길거리에서 마주치는 유럽인들을 구경하는 것은 또다른 재미였다.
햇살이 들어서는 테이블이 예뻐 괜히 가방 속 물건들을 이것 저것 꺼내보았다. 옆집 초콜렛 가게에서 산 마카롱, 자전거 열쇠와 카메라 리모컨 같은 물건들.*허락받고 찍은 사진이지만 무단배포 및 2차 유포는 삼가해주세요*
햇살이 들어서는 테이블이 예뻐 괜히 가방 속 물건들을 이것 저것 꺼내보았다. 옆집 초콜렛 가게에서 산 마카롱, 자전거 열쇠와 카메라 리모컨 같은 물건들.*허락받고 찍은 사진이지만 무단배포 및 2차 유포는 삼가해주세요*

맞은편 테이블에는 멕시칸 유튜버들이 정말 진지하게 (웃음기라곤 한순간도 없었다)

1시간 넘도록 방송을 녹화했다.


언어를 잘 몰라 이해할 순 없었지만

이곳 관광지를 소개하는 듯 했는데 저렇게 정색하면서 방송해도 괜찮을까 싶을정도.

시크한게 컨셉이었을까..


에스프레소에 얼음만을 첨가해서 그런지 

한국에서 마시는 아이스아메리카노보다 훨씬 진하고 깊은 맛이 났다.


한국에서는 매장내에서 커피를 마셔도 일회용 테이크아웃잔을 주로 사용하곤하는데,

이곳에선 모두가 머그잔과 유리잔을 사용한다.

주문할 때 테이크아웃이냐고 묻지도 않는다.

하긴 어떤 이가 이런 햇빛과 공기, 경치를 두고 커피를 굳이 일회용잔에 포장해갈 수 있을까?

에스프레소 가격은 단 0.9유로(약 1160원)였다!

세시간 머물면서 두잔을 시켰다.


커피 애호가라면

카페 탐방만 주제로 잡고 유럽여행을 떠나도 참 좋겠다는 생각이 들었다

이곳 카페는 식당과 따로 구분이 없다. 가족들이 식사를 하는 식당이기도 하다. 다섯명 가족이 함께 밥을 먹던 반대 테이블.



유럽의 식당은 대체로식당과 카페가 구분이 없어 

카페로 알고 들어간 곳에서도 음식을 팔고,

음식을 먹으러 들어갔다가 카페만 마시고 나올 수 있다.

다음은 포르토 볼량 시장 (도둑시장) 인근에 위치한 델타큐(DELTA Q)라는 카페였다.

샌드위치와 에그타르트가 유명한 곳이다

에스프레소와 얼음을 따로 주는 카페. 마치 "얼음을 달라니 주지만 뜨거운 에스프레소 맛도 한모금 즐겨보지 그래?" 라고 하는 것 같다.



건강식을 팔던 델타큐 메뉴판

유럽 요거트는 참 맛있다.

요거트 자체에 설탕맛이 느껴지지 않고

견과류와 신선한 과일이 많이 들어있어 허기를 달래기 좋은 음식이다.

2.75유로(약 3000원)에 즐길 수 있는 간식이다.


요거트와 샌드위치를 고민하다 

요거트는 호스텔에서 조식으로 먹었으니

통밀 연어 트라메치노를 시켰다.


트라메치노는 이탈리아에서 만들어진 음식으로, 

우리가 자주 말하는 샌드위치는 트라메치노를 영국식으로 번역한 것을 의미한다. 

주로 삼각형 모양에 식빵 가장자리를 제거하고 부드러운 식빵을 사용하는데

내부 필링은 자유롭다.


신선한 연어는 포르토의 대표 식재료.

5.5유로 (약 7000원)로 한국과 비슷한 가격대.

  

연어샌드위치가 나왔다!

뉴욕 여행을 갔을 떄도 느낀건데,

서버가 음식을 갖다줄 때

"ENJOY" (즐겨)

라고 말하는게 재밌다.


우리나라는 주로 "맛있게 드세요"라고 하는데.


맛있게 먹다.

즐기다.


비슷해도 어딘가

어감의 차이가 느껴지는 두 말이랄까.



얇은 크림치즈가 발려져있었던 식빵 내부. 요리 전문가들에게 좋은 정보가 되지는 않을까 하여 변태적으로 까보았다. 중간중간에 후추콩이 들어있어 새콤함을 더했다.


에그타르트는

포르투갈에서 커피와 함께 자주 먹는 디저트다.

지금은 홍콩과 싱가폴에서도 유명한 빵이지만

에그타르트의 유래는 원래 포르투갈이다.

그래서인지 이곳 사람들은 '네타'라고 부르는 에그타르트에 대한 자부심이 엄청나다.


허름한 구멍가게라도 꼭 에그타르트를 판매할 정도.


포르투갈 까페에서 커피보다 자주 보였던 에그타르트, 네타. 달콤하고 부드러운 맛이 에너지를 충전해준다.  오른쪽은 포르투갈 항공을 이용할 때 기내 간식으로 나온 네타!

유럽 특유의 여유를 즐기는 방법,

작은 에스프레소 한잔에 있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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