그걸 왜 해?

직업을 선택했을 때 마주하는 질문

by 스몰빅토크

"연예인 걱정을 해서 무얼 하나"


연예인이 빌딩을 샀다는 기사가 전해졌을 때,

모델이 명품백을 자랑하는 SNS를 올렸을 때,

가수가 한강뷰가 보이는 자신의 집을 소개하는 방송에 출연할 때.


시청자가 보이는 공통적인 반응이다.


그러나 데이터를 보면 실상은 조금 다르다. 2016년 연예인 수입신고 현황(국세청 자료)을 보면, 작년 배우로 소득을 신고한 1만5870명의 연간 총수입(세전)은 6708억3800만원. 이중 상위 1% 배우가 벌어들인 돈은 3173억100만원이었다. 전체 배우 수입의 47.3%를 차지한다. 상위 1%가 전체 파이의 절반을 가져가는 셈이다. 나머지 90% 배우들은 월평균 소득으로 51만7500원이었다. 머릿속으로 배우 10명을 떠올려보라. 그리고 이 사람들이 전체 배우 수에서 차지하는 비중을 생각해보라. 상위 1%란 그런 것이다. 그 직업을 하고 있는 사람 중에서 딱 열 손가락에 꼽히는 사람.


친구가 오디션을 보고 와서 펑펑 운다.

안다. 원래 오디션은 눈물 짜내라고 만들어진 시스템이다.

인맥 없고, 정보 없는 무명 배우·모델들은 공개 오디션 같은곳에 가서 욕을 한바가지 얻어듣고 눈물을 흘린다. 모든게 자신의 잘못인 것처럼.


스스로가 대중에게 외면받는 상품이라는 사실에 자괴감에 빠지고 좌절하고 만다.

오디션에서 친구가 들었던 말은 "대체 왜 모델을 하냐"는 거였다.

굳이 안해도 먹고 살 길은 많을텐데. 재능도, 능력도 없는데 왜 하냐고.


사실 문을 두드리는 사람에게 이런 질문을 하는 것 자체가 실례고 무례한 일이다.

번짓수 잘못 찾아왔는데요 하는 것과 똑같다.

넌 통과 못해라고 비아냥 대는 것과 마찬가지다.


근데 이 말을 하는 심사위원이라는 사람들이,

최종 결정권자는 아니다.

오디션장에선 그렇게 보이겠지만 결코 아니다.

이들은 단지 문지기일 뿐이다.

출입자의 명패를 만지작거리면서 통과시켜주면 자신에게 떨어질 수수료를 계산하는 이들이다.

최종 보스는 언제나 대중에게 있다.


엔터업계가 부패한 것 같으면서 결국엔 투명한 이유가 이 때문이다.

대중이 심판한다는 것.

진정한 실력자만 살아남는다는 것.


결론은 남들이 사지 않고는 못배길만한 나만이 가진 그 무언가를 발견할 때까지

갈고 닦고 버티는 방법밖엔 답이 없다.


친구가 너무 깊이 좌절하지 않기를,

특유의 해맑음과 천진함으로 다시 툭툭털고 일어나 문을 두드릴 수 있기를 바래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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