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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김지아 May 28. 2016

텔레비전 속 웹툰작가들

지켜주고 싶어

버선버섯작가의 태블릿



버선버섯의 '학교를 떠나다'라는 웹툰을 보고

신선하고 건강한 만화라고 생각했다.


17살에 학교를 자퇴한 최연소 웹툰작가가 그려내는 세상에 대한 질문들과 답답함들은

10대뿐만아니라 전세대들도 공감할 수 있는 내용들이었다.


작가의 팬이 된것은 모두가 꿈꾸지만 행동하지 못하는 선택(학교를 떠남)을 해서가 아니었다. 


어쩌면 지나치다싶을 정도로 

(하지만 그런 감정도 이해가 간다. '자퇴생'이라는 소재로 웹툰을 그려내고 있기 때문일테니)

대다수가 가는 길을 선택하지 않은 것에 대해  스스로 충분히 의식하면서, 

성찰하고 공부하는 일상을 살고 있다는 점에서 누구보다 성실하게 성장하고 있다고 생각한다.



그래서 버선버섯작가를 응원하고 싶었고

'우리집꼰대'라는 주제로 작가가 아버지를 이해하기 위한 다큐멘터리에 출연한다해서

순전히 팬심에 3부작을 모두 봤다.



 다큐멘터리에서는 출연한 웹툰작가들이 아버지를 이해하게 되는 과정들을 다시 웹툰작품화해서

개인적 출연 부분과 동등한 비율로 방송하게 했는데, 이런 배려는 중요하다.


집이나 가족들이 출연하면서 자칫하면 지나치게 개인적인 부분들로 흘러갈 수 있었던 장면들이

일화들을 웹툰으로 그려내면서 '작가'로서의 역할을 이어갈 수 있었다. 


기안84


예능프로그램의 PD들은 이미 말할것도 없고

무한도전 김은희작가나, 해피투게더의 이말년, 박태준 등등

다양한 크리에이터들이 예능에 자주 등장한다.


시청자들의 관심이 점점 카메라 뒤에 서있는 창작자에게로 옮겨간다.



그러나 작가들의 마구잡이 방송진출에 대해 상당히 조심해야하는게 

웹툰작가들의 성향이 (그러니까 만화가나 작가들 모두 통틀어서)

끼도 많고 유머감각도 있겠지만


그들은 언제까지나 현실세계에서 관조하며 '작품으로 말하는 사람'이다.





직업 자체가 세상을 관찰하고, 사람들의 무리를 지켜보고, 그 특징과 현상들을 캐치해서 

자신의 생각과 버무려 작품에 녹여내는 역할을 하는 사람들이기에

막상 '지켜봐지는 그 대상'이 됐을 때는 그들에게 큰 압박감을 안겨줄 수 있다.



부유하며 멀찍이 떨어져서 바라보기만 했던 사람이 스스로가 대상화됐을 때의 

심리적 부담감에 대한 배려가 필요하다. 

(물론 '관심종자'가 정체성으로 삼고 있는 사람의 경우는 예외겠지만)



야매요리의 정다정작가도 인기와 더불어 미디어에 자주 노출되면서

악플에 정신적 공황을 호소하기도 했었던걸 보면 더욱 더 애정하는 작가들을 지켜주고 싶다는 생각이 든다.


예능에 출연하는 웹툰작가들 | KBS 해피투게더


(왜 작가들만 가지고 그래? 셰프테이너들은?

사람들에게 기쁨과 즐거움을 주는 역할인 요리사와는 다른부분이다. 

요리사들만을 소재로 한 프로그램이 오랫동안 경쟁력이 있는 이유도 그들의 목적과 부합하기 때문이다.

작가들은 조직내에서 '스파이' 혹은 '내부고발자'다. 발랄하기보다는 불편한 존재일수밖에 없다.)



대중들의 관심이 잘못 쏠릴 수가 있다.

연예인들이야 영화나 드라마 속에서 좋은 캐릭터를 만나면 

대중들은 그 캐릭터와 연예인의 이미지를 동화시켜 큰 관심을 받지만 

(그런점에서 영화감독이나 드라마 작가는 참 편리하다. 챙길건 다 챙겨가면서도 '주위돌리기'가 가능하니까)



인기있는 만화가 나왔을 때

그 캐릭터 자체에 대한 애정도 뒤따르겠지만 (괜히 덕후와 코스프레라는 말이 있는 건 아니지)

만화가와 웹툰작가에 대한 관심이 쏟아지는 건 피할 수 없다. 



그러나 만화가나 웹툰작가들은
그들이 만들어낸 캐릭터만큼 매력적이지 않을 수도 있다.



이들을 출연시키는 제작진들이나 시청하는 시청자들은 모두 이 점을 언제나 염두에 둬야한다.




위키트리 / 2015.5 기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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