빌게이츠도 유튜브를 한다
그래이엄 스테판(Graham Stephan)은 구독자 200만명을 보유한 부동산 중개업자 겸 유튜버다. 2019년 미국 경제 전문 채널 CNBC는 그의 수익을 약 19억원 정도로 추정했다. 수익의 85%를 유튜브에서 버는 것으로 알려졌다. 어려서부터 부자가 되는 법에 관심이 많았던 그는 대학에 가지 않고 18살에 부동산 중개업에 뛰어든다. 3년 후 유튜브에 영상 하나를 올린다. ‘성공적인 부동산 중개업자가 되는 법’. 첫 영상은 9명 정도가 봤다. 유튜브에 재미를 느낀 그는 본격적으로 유튜브 크리에이터 활동에 뛰어든다.
‘매달 78달러(8만6천원)로 테슬라를 사는 방법’, '첫번째 월세를 성공적으로 구매하는 방법', '나는 이 집을 어떻게 공짜로 살 수 있었을까' 등의 영상은 200만 조회수 이상을 기록했다.
그레이엄 스테판은 부동산 중개업이라는 자신의 직업을 100% 활용해 유튜브 콘텐츠를 만든다. 부동산 중개업자라는 개인 PR도 가능할 뿐만 아니라 부가적인 수익을 올릴 수 있다. 또 부동산이나 경제 지식에 어려움을 느끼는 밀레니얼세대와 Z세대들에게 영상으로 정보를 제공할 수 있어 사회적으로도 유용하다.
오늘날 유튜브는 단순히 오락이나 예능을 넘어서 교육용 콘텐츠로 소비된다. 30여년의 강연 경력을 가진 스타강사 김미경 대표님(김미경TV), 대한민국 대표 비즈니스 크리에이터 주언규 작가님(신사임당), 경제, 뉴스, 이슈 등을 재밌게 풀어주는 전석재(슈카월드)님 등이 대표적으로 교육·비즈니스·경제 유튜브 채널을 끌어가고 있다. 이전에 해오던 직업을 기반으로 채널 아이덴티티를 세우고, 콘텐츠를 제작해 수많은 구독자를 모으는데 성공했다.
와인에어레터를 판매해 6년간 아마존셀러 1위를 차지해온 빈토리오 민병은 대표 역시 최근 유튜브 채널을 열었다. 채널명은 1만 브랜드(10000brand)다. 1개의 영상을 올렸을 뿐인데 2000명 넘는 구독자가 모였다. 1만 브랜드라는 채널 이름은 민 대표가 현재 준비하고 있는 플랫폼 사업의 이름이다. 민 대표를 만나 사업가로서 유튜브 채널을 운용하는 이유와 어떻게 하면 본업에 도움이 되는 유튜브 콘텐츠를 만들 수 있는지 비결을 물었다.
Q. 첫 영상을 올렸는데 2000명의 구독자가 모였다.
사실 첫 영상이라고 하기엔 좀 그렇다. 채널을 직접 만들기 전부터 내가 유튜브에 출연한 영상만 30~40편 정도 있었다. 밑밥을 깐게 많았다.
Q. 장비는 어떤걸 사용하고 있나.
초기 단계에부터 많은 돈을 들일 필요는 없다고 생각한다. 음향으로 Sabine Tek Smart Mike Micriphon을 사용하고 카메라도 보통 가격대의 카메라를 사용한다. 다만 조명장비만큼은 200만원 정도로 값비싼 제품을 구입하는데 돈을 투자했다. 조명을 업그레이드하니 영상 퀄리티가 확 올라갔다.
Q. 사업가는 대중 앞에 서기 조심스러운 직업 아닌가. 본업이 있는데 시간을 투자해 유튜브 영상을 만드는 이유는 무엇인가.
대중과 소통하는 사업가가 되고싶다. 유튜브를 하기 전 고민을 오랫동안 했다. 어떻게 해야 유튜브를 스케일업(규모를 키우는것)할 수 있을까? 한번 시작하면 꾸준히 하고 싶었다. 그런데 하는 사업에 방해가 되면 안된다는 생각이 들었다. 만약 둘중 하나를 선택해야 하면 빈토리오를 선택할 수 밖에 없다. 최대한 빈토리오에게 이득이 되면서도 유튜브 활동에 스케일업 할 수 있는 그런 유튜브 구조를 잡으려고 고민을 오랫동안 해왔다.
Q. 그래서 어떤 구조를 잡게 됐나.
유튜브를 분석하다보니 이런 패턴이 보였다. 어떤 유튜버들은 매일매일 영상을 올린다. 어떤 유튜버는 일주일에 한번씩 올린다. 또 몇몇은 2~3주에 한번씩 업로드하는 이들도 있었다. 2~3주씩 업로드하는 유튜버들은 영상이 긴 편이고 정성이 많이 들어가 있었다. 매일매일 영상 올라오는 유튜브 채널은 보통 예능으로, 재미로, 킬링타임용으로 소비되는 콘텐츠가 많다.
예를 들어 미국에는 그레이엄 스테판(Graham Stephan)이라는 유튜버가 있고 이미 모두가 아는 개리 뷔(Gary Vee)라는 유튜버가 있다.
개리는 매일 영상을 내보낸다. 평균 뷰수가 영상 하나당 20만뷰, 30만뷰, 몇몇은 많이 본 영상도 있다. 그러나 대부분 영상들은 뷰수가 그리 높지 않다. 구독자가 290만명인것을 감안했을때 말이다. 개리의 스타일이 뭔지 대중들은 이미 안다. 개리의 영상을 봤을 때 중복되는 말이 많다. 영상이 올라와도 ‘아 또 다른 개리뷔가 동기부여하는 영상이구나’, ‘어디 세미나에서 얘기하는 영상이구나’, ‘어떤 예측을 내놓은 영상이구나’ 하는 식이다. 그래서 골라보게 된다.
반면 그래함 스테판은 유튜브 영상을 일주일에 한번 정도 내보낸다. (최근에는 2~3일에 한번 정도 올라오긴 한다.) 대신 영상에 진짜 유용한 내용만 담는다. 정말 유용한 팁들이 담겨있다. 그래서 영상 하나당 조회수가 높다.
Q. 그럼 그레이엄 스테판과 개리 뷔 중 어떤 방식이 좋은가?
본인이 유튜브를 하는 목적에 따라 선택하면 된다. 취미로 할건지, 인플루언서가 되고 싶은건지, 내 일을 홍보하는 수단으로 삼을건지 고민해보길 바란다. 개리 뷔는 “Dont Create, Document”라고 조언했다. 개인에게 인플루언서로 크는 방법을 알려준것이다. 다만 나는 인플루언서로 크고 싶은게 아니다. 인플루언서로 온라인에서 구독자를 만드려면 꾸준함이 필요하다. 러셀 브런손(Russell Brunson)같은 큰 비즈니스 인플루언서들이 알려주는 공식에 꼭 들어맞는다. 꾸준하게 콘텐츠를 만들어야 한다.
그런데 나는 콘텐츠를 매일 만들 시간이 없다. 회사용 콘텐츠를 만들어야 하니까. 최근까지 개인 인스타그램을 하다 말았는데 이 역시 공들여 만들기 위해선 시간이 드는 일이었기 때문이다.
글을 쓰거나 유튜브 영상을 만드는 일은 하나의 콘텐츠를 만드는 일이다. 나의 아이덴티티를 유지하기 위해서는 고민을 거쳐 창작하는 과정이 필요하다. 시간이 든다는 말이다. 완벽주의 성향 때문에 빨리빨리 만들어서 올리기가 힘들었다.
대신 효과적으로 매일 콘텐츠를 만들 수 있는 방법을 찾았다. 바로 라이브 방송을 하는 것이었다. 라이브방송을 하면서 소통하고, 사람들이 듣고 싶어하는게 뭐고, 진짜로 사람들이 필요하는 이야기가 무엇인지 관찰해 영상을 올린다. 시간과 공을 들이지 않고 콘텐츠를 실시간으로 생산해내면서 구독자를 모은다. 구독자들과 실시간으로 소통하면서 이들의 니즈를 파악해 유튜브 영상을 공들여 올린다. 개리와 스테판의 의견을 모두 절충한 방식이라 할 수 있다.
Q. 많은 사람들이 유튜브를 하고 싶어하지만 본업에 영향을 주지 않을까 고민한다. 어떤 조언을 줄 수 있을까?
업으로 할 생각이거나 여유가 충분하지 않다면 유튜브는 시도하지 않는게 좋다. 나는 외주업체에게 맡길 수 있는 자금이 있다. 또 다른 사람들보다 경쟁력이 있는건 다른 사람보다 이 분야(마케팅/비즈니스/아마존 사업)에 대해 완벽하게 알고 있다는 것이다.
물론 그렇지 않다고 해서 유튜브를 하지 못하는건 아니다. 다만 리서치를 하거나 대본을 준비하는데 시간이 들것이다.
Q. 유명 인플루언서들의 도움도 많이 받았다. 김미경tv의 김미경 대표님, 신사임당의 주언규 대표님 등이다. 우리나라에서 대표적인 비즈니스 유튜버라고 불리는 분들과 어떻게 함께 할 수 있었나?
플랫폼을 활용하는 것이다. 유명 유튜버의 채널은 하나의 플랫폼일 뿐이다. 언론도 역시 하나의 플랫폼이다. 나는 사업을 시작하면서 빈토리오에 대한 콘텐츠를 계속해서 만들어왔다. 이슈가 될만한 콘텐츠, 스토리가 될 만한 콘텐츠를 다른 플랫폼에서 활성화시킨 다음에 그 스토리를 여러 플랫폼에 돌아가면서 프로모션 하는 것. 그게 가장 핵심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