brunch

You can make anything
by writing

C.S.Lewis

by 김지아 Sep 20. 2024

돈 잘 벌고 여성스러운 여자

자웅동체다

전통적으로 성의 구분은 '여성성'과 '남성성'으로 나뉜다.


남자들은 당연하게도, 여성스러운 매력이 부각되는 여성에 이성적인 호감을 갖는다.


여성들도 대체로 남성스러운 매력을 가진 남성을 좋아한다.

함께 살아보면, 서로가 가진 각자의 성별 특성이 부각될 때가 있다.


예를 들어 아기 키울 때다.


많은 남성들이 '리액션'이 좋고 '밝고 긍정적인' 여성을 이상형으로 꼽는다. 또 ‘꼼꼼하고 섬세한 성격'도 좋아한다.


이 특성은 아기를 키우는 능력과도 연결돼 있다.


육아에 있어 리액션은 정말 중요하다. 아기는 양육자의 '리액션'에 따라 두뇌자극이 발달한다. '밝고 긍정적인 특성' 또한 마찬가지다. 활짝 웃고 밝은 목소리로 반응해주는 양육자의 행동 하나하나에 아기도 세상을 안전한 곳으로 인식하며 성장한다.


반면 무표정하고, 아기의 행동에 반응이 없는 양육자의 태도는 아기의 두뇌를 쪼그라들게 만든다. 이런 양육환경에서 자란 아기들은 두뇌발달이 미성숙할 가능성이 크다.

뿐만 아니라 육아는 섬세하고 세심한 관찰력도 필요로 한다.


아이가 호기심을 갖는 것이 무엇인지 집중해 바라봐야 하고, 작은 목소리로 중얼중얼 거릴 때 그 말의 의미가 무엇인지 파악해야 한다. 크게 울면서 뭔가를 요구할 때도 있다. 이 때도 요구하는 바가 밖으로 나가자는 뜻인지, 졸리다는 뜻인지 등 정확하게 파악하려면 주의깊은 관찰과 집중이 필요하다.


내가 지켜본 바로는 대부분의 남성들은 육아를 못한다. 남성들은 빠르고 크게 움직이는 시각적인 것에 집중한다. 아마도 사냥본능 때문이 아닐까 싶다. 그래서 아기들의 미묘한 표정 변화나 울음 톤의 차이를 구별하지 못한다. 애 쓴다고 하지만, 아기의 감정에 심드렁하고 육아 스킬이 뭉툭하다. (물론 아닌 경우도 많이 봤다. 요즘은 정말 아빠들도 많이 노력하고, 수준도 크게 올라왔다. 나는 이런 아빠들을 '유니콘'이라 부른다. 행복한 가정을 꾸리고 싶다면 이런 유니콘과 결혼하길 바란다.)

이 점을 인지한 상태에서 결혼해야 한다. 성의 본질적인 차이다. 엄마들은 아기 울음소리만 들어도 배가 고픈지, 기저귀가 젖었는지 구분한다. 반면 남자들은 못한다. 엄마들은 아기가 울면 심장이 쪼그라들 것 같고 빨리 그치게 해야 한다는 생각에 사로잡히지만, 아빠들은 무심하다. "아기니까 우는게 당연하지"라는 말을 아무렇지 않게 한다.


그래서 아기를 낳고 1~2년간은 부부가 박 터지게 싸운다. 몸은 고되고, 잠은 못자는 극한의 상황에서 옆에 있는 존재가 자꾸 헛스윙만 해대기 때문이다. 하지만 배우자가 최선을 다 하고 있음을 인정하고, 노력하고 있는 모습을 바라봐줘야 한다.


그러니 사실 남성들이 리액션 좋고, 밝고 긍정적이며, 꼼꼼하고 세심한 여자를 좋아한다는 건 다 미래에 낳고 기를 양육자의 성향을 염두에 둔 이상형인 셈이다.

반면 여성들의 이상형은 어떨까.


여성들의 요즘 이상형은 과거와 비교했을 때 많이 바뀌었다. 일단 할머니들이 좋아하는 총각 스타일은 2030대 여성들한테 사실 별로 인기가 없다는 것만 봐도 알 수 있다.


전통적인 남성적이고 마초적인 스타일보다는, 비누향 날 것 같은 깔끔한 남자가 인기다. 몸매관리를 잘 하고 근육질의 슬림한 스타일을 추구한다. 땀은 많이 안 흘릴 것 같은 스타일도 좋아한다. 일일이 열거하기란 불가능하다. 여자들의 이상형 스펙트럼은 남자들에 비해 획일화하기 어려울 정도로 꽤나 넓고 다양하기 때문이다.


분명한 건 남자가 부리는 허세를 견디지 못하는 여성들이 많아졌다. "여자는 이래이래야 한다~" 같은 말을 하는 남자들은 질색한다. (심지어 그런 말을 하는 시댁 때문에 이혼을 결심하는 경우도 많다.) 말을 예쁘게 하고 다정다감하고 섬세한 성향의 남자는 언제나 인기 1순위다. 외모는 평범한데 여자가 끊이지 않았던 남자들을 보면 다 그랬다. 남성성을 강조하기보다는 자신만의 확고한 취향과 개성이 있는 남자들은 항상 인기가 많았다.

왜 이런 차이와 변화가 나타났을까?

일단 여성들이 일을 하면서 경제력을 갖게 된 까닭이 가장 크다.


내 주변 부부들은 대부분 맞벌이다.

여성들이 회계사, 변호사, 약사 등 전문직 자격증을 갖고 있다.


여자들이 남자가 일하고 돈 벌어 온다고 집에서 남편 발 닦을 수건 따뜻하게 뎁혀서 기다리는 거 안한다. 과거 남성들이 일을 마치고 가정으로 돌아오면 그랬듯, 여성들도 가정으로 돌아오면 심리적 안정감과 편안함을 갖고 싶어한다.


커리어에 욕심도 많아서 아기를 낳아도 바로 복직할 계획을 세우고 있다. 육아 참여 비율은 50대 50 정도를 원한다. 부부동반 모임을 갖다보면 사업가 남편&전업주부 아내와, 전문직 맞벌이 부부의 차이가 확연하게 드러난다. 전문직 여성들의 결혼 상대감은 대체로 성격이 어느정도 유순하고, 아내의 의견을 가장 우선시 한다.

여성들은 결혼하고 싶다면, 과거 전통적인 이상형을 그대로 잘 따르면 된다.


미모관리 잘 하고, 리액션을 적극적으로 키우고, 밝고 긍정적인 성격을 갖추면 좋다. 거기다 생활력 있는 면모까지 갖춘다면 인기가 많을 수밖에 없다.


반면 남성들은 결혼하고 싶다면, 전통적인 방법을 따라선 안된다. 본인이 압도적인 자산을 보유한 사업가나 자산가가 될 게 아니라면 말이다. 만약 당신이 이런 사람이라면 여자가 집에서 살림만 해도 부부가 서로 아무 불만 없을 것이다. 한마디로 자기 객관화를 통해 포지셔닝을 잘 해야 한다는 뜻이다.


만약 남성이 결혼생활을 떠올렸을 때, 여자가 결혼 후에 어느 정도 수입이 있고, 아기도 자연스럽게 갖게 되는 구도를 상상한다면, 남성성을 버리길 추천한다. 요리는 몇개 정도 할 수 있어야 하고 살림과 정리정돈을 잘 하는 습관을 들여야 한다.


왜냐하면 일터에 나가는 거의 모든 여성들은 여성성을 전부 버리고 일하기 때문이다. 돈을 번다는 행위는 전통적인 여성성만 가지고는 절대 할 수 없다. 기본적으로 어딜가나 치열한 경쟁과 치킨게임이 펼쳐지는 곳이다.


그래서 돈도 잘 벌고 여성스러운 여자가 이상형이란 말은 남성과 여성의 생식기를 모두 보유한 자웅동체를 원한다는 뜻과 같다. 마찬가지로 사회적으로 성공한 남자가 여친의 머리색 바꾼 걸 알아차려주길 원한다거나, 속눈썹 펌했다는 변화를 인지해주길 바래선 안된다. 집에 돌아온 남편에게 낮에 브런치 하면서 수다 떤 친구들 뒷담만 늘어놔도 별로다.


얻는 게 있으면 잃는 게 있다. 이 사실을 알게 된다면, 완벽한 결혼생활이란 절대 존재하지 않는다는 걸 깨닫게 된다. 모든 인생이 그러하듯 말이다.


어떠한 경우에도 상대방의 희생과 노력을 감사할 줄 아는 사람이 되어야 한다. 그렇지 않으면 서로 잘났고, 상대가 못났다고 핏대 세우다 가정은 풍비박산 난다.


p.s

실로 유니콘과 유니콘의 만남이다. 돈 잘벌고 여성스러운 여성+슈퍼리치에 다정다감하고 삼세한 남성

요약 :

전통적인 남성성과 여성성은 과거 육아와 경제 생활에서 각자의 역할로 드러났다. 하지만 현대 사회에서는 그 경계가 흐려지고 있다. 경제력을 가진 여성들이 늘어나면서, 결혼 생활에서도 남성들의 적극적인 가사와 육아 분담이 요구된다.


정답이 있는 완벽한 결혼은 없다. 각자의 현실에 맞는 자기 객관화와 협력이 중요하다. 어떠한 경우라도 나를 선택해준 배우자에게 감사하고 가정에 충실하길 바란다. (이 말은 사실 스스로에게 하는 다짐이다.)


https://www.youtube.com/watch?v=s_paZpQvca0



브런치는 최신 브라우저에 최적화 되어있습니다. IE chrome safari