많은 사람들이 갈망하는 걸 갖는다는 건 반드시 좋은 일일까?
최근 프리미엄 분유 브랜드 '압타밀'의 프랑스 식품 기업 다논은 800g 용량의 영아용 조제분유 일부 제품에 대해 리콜 조치를 했다. 이번 리콜 조치는 영국에서 유통된 제품에서 독소 세레울리드가 검출됐다는데 원인이 있다. 세레울리드는 바실리우스 세레우스 균주가 생성되는 독소다. 이 독소는 열에 강해 가공 과정에서 쉽게 파괴되지 않는다. 사람 몸에 들어가면 설사와 복통, 그리고 급성 식중독 증상 등을 유발한다.
압타밀 분유에 대해 이야기하는 이유는 내가 첫 아이를 키우던 2023년, 주변 엄마들로부터 분유는 압타밀을 먹여야 한다는 말을 자주 들었기 때문이다. 유럽에서 물 건너온 비싼 분유를 먹일수록 아이가 잘 크고, 건강해진다는 믿음이었다.
나는 당시 완전 모유 수유를 하고 있던 중이었다. 분유에 대해 깊이 알아보진 못했다. 다만 유명 인플루언서들이나 강남 엄마들이 압타밀이 좋다고들 하니 아이가 이유식을 시작할 때 보충용으로 압타밀을 줄까 고민했었다. 하지만 남편은 이 의견에 강력하게 반대했다.
1) 압타밀은 서양에서 만들어진 서양인 소화기관에 특화된 분유다. 동양인인 우리 아이의 소화기관과는 맞지 않을 수 있다. 2) 해외에서 제조돼 국내로 유통되는 과정이 길다. 그래서 방부제나 기타 화합물이 들어있을 수 있다. 그게 아니더라도 유통기한이 짧아지기 때문에 좋지 않다. 3) 또한 터무니없이 비싼 가격도 남편이 반대하는 이유 중 하나였다.
결국 우리는 매일 분유로 선택했고, 아이는 배앓이나 설사 없이 좋은 변을 보면서 건강하게 잘 컸다.
요즘은 유명인들이나 인플루언서가 홍보하는 물건들에 혹해서 물품을 잘 검증하지 않고 구매하는 경우가 많다. SNS 팔로워가 많은 유명인이 자신의 아이도 먹였다고 말하고, 자기도 사용하는 물건이라고 하면 대중들은 쉽게 설득 당해 지갑을 연다. 나 역시 강남 100평 자택에서 람보르기니와 우르스, 벤틀리 등의 고급 차량 등을 자랑하면서 비슷한 시기의 아이를 키우는 한 인플루언서를 봤다. 그녀는 본인의 아이들은 무조건 압타밀 분유를 먹인다는 말을 듣고 흥미롭게 지켜봤다.
하지만 돈이 많다고 해서 좋은 물건을 고르는 안목이 있는 건 아니다. 그들은 무척 운이 좋거나 어떤 다른 이유에서 부유할 뿐, 그게 물건에 대한 안목이 있다는 걸 증명하는 건 아니다. 돈이 많은 사람들이 반드시 좋은 물건으로만 둘러싸여 살아갈 거라고 믿는다면 그 역시 잘못된 믿음일 가능성이 높다.
당시 내가 출산하던 때, 엄마들 사이에서 핫한 청담동의 고가의 산후조리원이 있었다. 일반실이 전국에서 가장 비싼 산후조리원이었던 것으로 기억한다. 이곳저곳 알아보다 가격에 비해 산모가 사용할 수 있는 공간이 너무 좁고, 그곳에서 제공되는 서비스라는 게 아이와 산모를 위한 서비스라기 보단 인스타에 올리기 좋은, 그럴듯한 과시용이 전부라는 판단이 들어 그곳으로 가지 않았다.
결국 내가 출산하던 시기 그 산후조리원에는 신생아 RSV 바이러스가 집단 감염됐다는 소식이 들려왔다. 막 태어난 아이와 함께 값비싼 산후조리원에서 쉬려고 하는데, 바이러스에 감염되다니. 그 시기 그곳에 머물렀던 관계자들은 얼마나 허탈했을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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