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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김지아 Aug 15. 2018

왜 포르투갈이냐구요?

나만의 스타일로 여행을 채우다

친구와 여행을 마치고 돌아가는 날이었습니다.

공항에서 허기를 떼우기 위해 작은 피자집에 갔죠.

옆 테이블에 앉은 외국인, 

움직이지 않은 무거운 의자 뒤 벽에 있는 콘센트에 휴대폰 충전기를 꽂으려 

안간힘을 쓰는 것이었습니다.

친구는 자신의 보조 배터리를 빌려주었죠.

그렇게 대화는 시작됐습니다.

그분은 포르투갈에서 오신 분이더라구요.



"우리 다음엔 함께 포르투갈에 가자"



그래서 포르투갈에 오게 된겁니다.


아, 친구는 함께 못오게 되었어요.

곁에 있었으면 참 좋았을것을.

그저 혼자 왔어요.


여기가 아닌 다른 곳은 생각나지 않았어요.



지도에 목적지를 잘못 설정해놓고 한참 갔어요.

애초에 엉뚱하게 찍힌 곳이더라구요.


이곳에서 좋은 사진이 참 많은걸 보니 허튼 발걸음은 아니었나봅니다.



개인적이고도 감상적인 이유를 배제해도 

여행하기 충분히 훌륭한 나라가 포르투갈이죠.



*


1. 물가가 다른 유럽국가들에 비해 저렴하다

2. 갈데가 많지 않다. 달리 말하면, 느슨한 여행일정으로 천천히 여유를 즐길 수 있다.

3. 호스텔 천국. 잘하면 1박에 1만원대로 숙박비를 해결할 수 있는 호스텔. 


호스텔은 주머니 사정이 가벼운 20대 유러피안들이 주로 찾는 곳이다. 

우리나라로 치면 고시원 같은 느낌?

한 방에 2~3층 침대가 다닥다닥 붙어있고 허락된 것은 작은 침대 한평.


저렴한 가격이기 때문에 화장실, 샤워실 등 공용으로 사용해야하는 불편함이 있다.

진짜 아닌데만 잘 피한다면 기본적으로 

청결도나 조식 등이 훌륭하기 때문에 

호텔 이상의 만족도를 느낄 수 있다.

*호스텔 여행은 처음인 나지만 너무 좋다. 다른 국가에서 온 젊은이들을 관찰하는 재미가 쏠쏠하다.


배낭 하나만 들고 세계 각지를 여행하는 유럽 청춘들에게 묻고 싶다.

유럽에서 태어난 게 얼마나 행운인건지 너흰 알고 있니? T.T

우리나라로 치면 내일로 여행가듯 트램으로 전 유럽을 누릴 수 있다는 거니까.


단점은 보안에 취약하다는거.

아닌게 아니라 엄마가 밤에 잘때 여권이랑 현금 든 가방 끌어안고 자라고 하셨는데

에이 뭘 그렇게까지...생각했거든요.

근데 제 침대 머리맡 콘센트에 꽂힌 

제 아이폰 충전기를 가져갔더라구요.

워...

트렁크에 개똥을 밟게 될것이야 ㄱ-


+ 사람에 따라 장점이자 단점일 수도 있는데

한국인 관광객들이 그리 많지 않다는 점도 특징인 듯 합니다.

유명 관광지를 굳이 다니지 않아 그런지 한국인 관광객들을 많이 보지 못했어요.

그리고 호객하는 현지인들도 자꾸 저보고 "니하오!"를 외치시더라구요 (찌릿)



*



앞으로 일정은 요가 스튜디오 가기, 소설 작업하기, 사진 촬영하기.

매일 시내에 있는 요가원 다니고 있어요.


인터넷으로 신청한 뒤

한시간에서 한시간 반 정도 걸어 가면 끝-

이럴줄 알고 미리 요가복도 챙겨왔다구요 호호.


요가원에서 수업 참가 확정을 알리는 메일을 보내줘요.
메일로 문의했던 또다른 요가원! TRIPADVISOR라는 앱을 통해 검색했어요.

인터넷으로 미리 신청한다음 한 CLASS당 10유로를 현금으로 내면 끝!

처음 절 본 요가선생님은 왠 익숙지 않은 아시안이 여기까지 왔나...하면서 당황하셨어요.


"포르투갈어로 수업할텐데 괜찮겠어?"

라고 묻더라구요.

그래도 제가 한국에서 운동했던 가락(?)이 있잖아요.

문제 없었죠. 정말.

부끄럼타지 말고 몸이 찌뿌둥하거나 안좋을 땐 도전해보세요.

아닌게 아니라 다음국가는 요가탐방을 위해 인도로 떠날까봐요.


엄마의 걱정이라는 큰 산을 넘어야겠지만요.


소박하지만 조용하고 깔끔했던 요가원.

직접 움직였던 공간, 해먹은 유럽 음식들이 더 기억에 많이 남을 것 같아서요.

식당도 딱히 눈에 띄는 카페 아니면 잘 안가고 있어요.

어차피 혼자인데 식당에 오래 앉아있는건 아무런 흥미가 없는 일이죠.

여행 막바지나 마지막날에 벼르고 별러 제일 좋은곳 한군데를 찾아갈 생각이에요.


굳이 식당을 가지 않아도 잘먹고 다니는 이유입니다.

마트에서 쇼핑하는 재미가 쏠쏠하고 과일값도 우리나라보다 싸죠.


치아씨드, 건조된 아로니아, 바나나 세개, 조그만 포트와인, 날달걀 6개, 메론 조각.

다 합쳐 13유로 (=1만6000원).


우연히 부유한 동네(?) 마트에 들를 수 있어서 그런지 유기농, 건강 관련 식품들이 많았어요.

우리나라 편의점에서 과자 몇개만 집어도 

금방 만원이 훌쩍 넘어버리는것에 비하면 

꽤 알찬것 맞죠.


저 네개 든 soja coco는 

채식 두유 코코넛 요거트인데 정말 맛있어요b

우유 비린맛 때문에 유제품을 별로 좋아하지 않는데

완전 깔끔한데다 속도 편하죠.

우리나라에도 채식 제품이 좀더 다양하고 많아졌으면 하는 바램이에요.



*

무작정 걷기만하고

맛집도 관심없는데다

여행지에서 요가라니.



제 여행 바이브 좀 특이하죠?
뭐든 직접 만들어낸 결과물에 행복한 라이프 스타일하고 맞닿아있는 것 같기도 하고...

그래서 혼자 다닐수밖에 없나봐요.


이곳에선 숨만 쉬어도 행복한데 

자꾸 뭘 하고 싶어져요. (원초적 청개구리니까)


그럼 안뇽

또 재밌는거 많이 들고 돌아올게요 -*

오늘부턴 시티 자전거를 타볼 생각이에요. 헤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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