발리에 있는 코워킹 스페이스인 Outsite Bali 에서 일주일을 살았다. 다른 경험자의 이야기에 따르면 일주일은 적응기간이다. 일주일은 부족할 수 있는 시간이지만 오히려 적응한 후에 무감각해진 후보다는 적응기간인 일주일 동안 민감하게 느낀 점이 더 특별할 수 있다. fresh eye.
하루의 일과를 이렇게 보낸다.
1. 머리속에 번뇌가 많을때는 파도소리만 들어도 마음이 평안해 진다. 현지인은 낚시를 많이 하는 것 같지만, 외국인은 아침 바닷가 조깅을 하는 더 많이 하는 편이다. Canggu Bali 는 서핑의 성지다. 제대로 서핑을 배우고 즐기고 싶은 사람에게 최적이다. ( 스킨 스쿠버나 프리 다이빙을 하고 싶은 사람들은 동쪽으로 가는게 좋겠다. )
2. 공동 업무 공간에서 일을 한다. 일의 대부분은 메신저, 이메일, 문서작성등으로 이루어져 있어서 원격으로 일을 하는데 큰 걸림돌이 없다. 바람과 햇볕이 좋아서 업무 중간에 쉴때 잠시만 쉬어도 많이 쉰것 같다. 공동 공간에서 노동요를 틀어주는 유럽인이 있어서 도움이 된다. 음악과 바람 소리,풍경 소리가 섞여서 타이핑 속도가 빨라지는 것 같다.
3. 점심은 가까운 식당에 슬슬 걸어가서 먹거나, 고젝으로 시켜 먹는다. 점심 시간의 적도는 햇볕이 뜨겁기 때문에 멀리 걸어가서 먹기는 무리다. 스쿠터를 빌렸다면 조금 먼 곳으로 식사하러 갈 수 도 있지만, 너무너무 저렴한 인건비로 너무너무 훌륭한 서비스를 제공하는 고젝으로 다양한 음식중에서 골라먹는 것도 재미있다. 언제라도 꽤 거리가 떨어진 한국식당의 음식을 먹을 수 있다.
4. 업무로 굳어진 근육, 뭉친 어깨는 마사지로 푼다. 한눈에 보이는 거리에 마사지샵이 두세집은 꼭 있다. 좌우의 다랭이 논사이에 마사지샵이 나타나면 의아스럽기까지 하다. 혹시 농사일 하다가 마사지 받는걸까?
5. 요가를 가르쳐 주는 곳이 많다. 발리에 왔으니 생애 처음으로 생초보 요가 수업을 받아 본다. 직장생활하면서 절대 쓰지 않았던 근육을 처음 써본다. 한쪽 다리를 꺽은채 뒤로 젖히는 자세를 평생 처음 시도해 본다. 두 다리를 벌리고 상체를 앞으로 숙여본다. 두리번 거리지 않아도 확신이 든다. 이 방에서 내가 제일 뻣뻣해.
주말이 되면 조금 다른 스케줄이 생긴다.
1. WhatsApp 채널로 이벤트가 전달된다.
2. Dojo Bali 출신 친구들과 친구의 친구들이 BlackSand Brewery 에 모인다고 한다. 친구들과 함께 오시라.
3. Pererenan street 의 co-working space 308 에서 주변 식당들의 시식회가 열린다. 원래 250k 루피아로 입장인데 200k 루피아로 입장 가능하니 점심 적게 먹고 꼭 오시라. 밴드도 있다고 한다.
4. 어딘가 빌라에서 cowork popup 이 있다고 한다. 장소는 당일날 공개된다고 한다. 점심도 준다고 한다. 가볍게 일하고 네트워킹하는 날이다. 동네 리모트 워커, 디지털 노마드 다들 모이란다.
5. 내일 떠나는 샘하고 샘의 여친이 스미냑 potato head club 에 간다고 한다. 커뮤니티 매니저가 한말씀 하신다. "지난번에도 거기서 사고 쳤는데, 니들 조심해라. 내가 지켜본다." 지켜보는 사람이 있어서 안심이다.
6. 이런 메세지도 온다. "요 몇일안에 스킨스쿠버 갈 사람?"
코워킹 스페이스는 하나의 공간만으로는 완성되지 않는다. 타운 자체가 거대한 문화 공동체로 이루어져 있고 코워킹 스페이스 하나는 생태계의 일원으로 자기가 맡은 역할을 수행해서 공동체에 기여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