Chapter 10. 불신의 틈

말하지 못하는 마음, 멀어지는 손길

by 역마자

그날 이후, 나는 샤샤를 바라보는 눈이 달라졌다.

아니, 애써 달라지지 않으려 했지만, 내 시선은 자꾸만 그날의 카페로 돌아갔다.

그녀의 미소, 왕웨이의 눈빛, 두 사람 사이를 흐르던 조용한 친밀감.

그 장면은 마치 머릿속에 각인된 한 장의 사진처럼, 지워지지 않았다.


“왜 그렇게 멍하니 있어요?”

샤샤가 가볍게 물었을 때, 나는 고개를 흔들며 대답했다.

“아니야. 그냥 피곤해서 그래.”


그건 명백한 거짓이었다.

내 안에는 수없이 많은 물음표들이 소리 없는 가시가 되어 가슴을 찔렀다.

도대체 왕웨이는 어떤 존재인가?

정말 아무런 관계가 아니라면, 왜 그렇게 자연스럽게, 다정한 눈빛으로 서로를 바라봤는가?


나는 몇 번이고 물어볼 기회를 잡았다 놓았다.

혹시라도 내 질문이 우리의 관계를 무너뜨릴까 봐 두려웠다.

나는 언제나 조심스러운 사람이었고, 상처받는 것을 두려워하는 성격은 나를 한없이 소극적으로 만들었다.


그녀의 휴대폰이 울릴 때마다, 나는 무심한 척 고개를 돌렸다.

화면을 보지 않으려 애썼지만, 마음속에는 검은 파문이 계속 번져갔다.

그러나 끝내 나는 아무 말도 하지 못했다.


퇴근 후, 우리는 평소처럼 함께 산책을 나섰다.

밤공기가 코끝을 스치고, 그녀의 향수가 희미하게 섞여왔다.

나는 아무렇지 않은 척 물었다.

“요즘 많이 바쁜가 봐?”

그녀는 고개를 살짝 기울이며 웃었다.

“응, 그냥 이것저것 일이 좀 있었어.”


그 웃음은 여전히 예뻤지만, 내 마음속에는 무거운 돌덩이가 굴러다녔다.

‘그 일에 왕웨이도 포함되는 걸까?’

속으로만 묻고 또 물었다.

하지만 입 밖으로 내지 못한 질문들은 내 안에서 곰팡이처럼 번져 나를 좀먹었다.


나는 원래부터 모든 걸 혼자 삭이는 사람이었다.

누구에게도 쉽게 고민을 털어놓지 못하고, 혼자서 수백 번 되새김질하며 스스로를 몰아붙이는 사람.

그 성격은 나를 지켜줬지만, 동시에 나를 더 깊은 외로움 속에 가두었다.


샤샤가 웃을 때면, 나는 안도하는 동시에 그 웃음이 정말 내 몫인지 의심했다.

밤이 깊어지면, 그녀의 과거를 상상하며 괴로워했고,

침묵 속에서 끝없이 자신을 탓했다.

‘내가 뭘 잘못한 걸까?’

‘차라리 확실히 물어봤어야 했나?’


그런데도, 나는 결국 아무 말도 하지 못했다.

내 두려움과 상처가 나를 끝내 침묵으로 밀어 넣었다.


그녀는 여전히 내 옆에 있었지만,

우리 사이엔 보이지 않는 유리벽이 자라나고 있었다.

그녀는 손을 뻗으면 닿을 거리였지만, 나는 점점 더 혼자가 되어가고 있었다.


서로를 바라보는 눈길은 더 이상 예전처럼 따뜻하지 않았다.

우리 사이의 공기에는 어색한 정적이 흘렀고,

웃음 뒤에 남는 짧은 침묵은 마치 차가운 바람처럼 나를 스쳤다.


나는 그녀의 손을 잡고 싶었지만,

언제까지나 붙잡을 자신이 없었다.


그렇게, 사랑은 천천히, 그러나 분명히 우리 사이에서 식어가고 있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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