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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진리의 테이블 Aug 28. 2022

내 안에서부터 시작해야 끝까지 간다.

일상의 소소한 깨달음

오늘 예배를 드리고 교회 카페에서 차를 마시면 선생님들과 이런저런 이야기를 나누었습니다. 

한 선생님께서 다음 수업 주제가 'Apple Tax'라고 하셨는데, 저는 apple tax라는 말을 처음 들어봐서 그게 무엇인지 궁금했습니다. apple tax란 애플이 가지고 있는 고가의 가격정책을 의미했습니다. 

가장 먼저 떠오르는 것은 맥프로 바퀴였습니다. 89만 원짜리 바퀴인데, 애플 제품을 많이 사용하는 저에게도 바퀴를 생각하며 도대체 이걸 누가 살까 하는 생각을 했던 적이 있습니다. 

자연스럽게 애플과 삼성에 대한 이야기가 시작되었고, 단순히 기기의 편의성과 특징을 넘어서는 두 기업이 가지고 있는 정신적 차원의 차이가 무엇인지 이야기를 나누었습니다. 


솔직히 애플이나 삼성이나 기계를 사용한다는 측면에서의 큰 차이는 없다고 생각합니다. 상호 OS 간의 차이는 있지만 원하는 기능을 구현하는 측면에서는 거의 비슷합니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시간이 지날수록 두 기업 간의 격차가 점점 커지는 이유가 무엇일까요? 


최근에 졸업생들과 북스 터디 모임을 하면서 다시 읽은 책에 이런 내용이 있습니다. 


"언제나 그 결과는 비현실적이었고 진정한 나 자신을 왜곡하는 것이었다. 원인은 나의 내면에서 밖으로 뻗어 나간 삶이 아니라 바깥 세계에서 안으로 밀려들어 온 삶이었기 때문이다. 나는 내 마음에 귀 기울이기보다 영웅들의 인생을 흉내 내는 '고상한' 길을 찾았던 것이다." 

출처: 삶이 내게 말을 걸어올 때_파커 파머


<삶이 내게 말을 걸어올 때>의 저자 파커 파머는 인생의 영웅들을 흉내 내고 쫓아가는 삶을 살았다고 했습니다.
"마틴 루터 킹 2세, 로자 파크스, 마하트마 간디, 도로시 데시처럼 숭고한 목표를 가진 삶을 살아야 한다는 의미로 다가왔다. 나는 내가 찾을 수 있는 최고의 이상을 늘어놓고는 그 이상을 달성하기 위해 앞으로 달려갔다." 

출처: 삶이 내게 말을 걸어올 때_파커 파머


일반적으로 '삼성'이라는 기업을 Fast Follower라고 합니다. 애플이 먼저 '아이폰'을 내놓으며 스마트폰 시장을 열었을 때 삼성은 갤럭시라는 제품을 만들어 순식간에 따라붙었고, 어느 순간 가장 높은 매출을 올리는 기업이 되었습니다. 1등 기업이 된 것이지요. 

하지만, 아이러니하게도 삼성은 그때부터 내리막 길을 걸었습니다. 

여러 전문가들의 지적처럼 '빠르게 따라가는 일'에는 최고의 능력을 가진 삼성이 '스스로의 길을 만들어 가는 일'에 대해서는 그렇지 못했습니다. 

따라가야 할 모델이 없는 상황에서 삼성은 우황좌황하며 의미 없는 기술적 노림수 몇 개를 던지고는 그대로 물러나 앉았습니다. 

애플은 여전히 자신의 길을 갑니다. 그들은 자기 내면에서부터 나온 기업 철학과 문화를 바탕으로 누구도 따라가지 않고 스스로의 길을 만들어 가는 것처럼 보입니다. 


같은 테이블에서 이야기를 나누고 있던 한 선생님께 이런 이야기를 했습니다. 

"선생님은 요즘 외적으로나 내적으로나 자기 자신을 마음껏 알아가고 있는 것 같아요. 그런 모습이 멋지게 드러납니다." 

그 선생님은 어떠한 종류의 불안함이나 초초함이 아닌 굉장히 안정적인 상태에서 자신만의 인생을 알아가고, 세워가며, 찾아가고 있는 듯했습니다. 


'창의성'이란, 자기 안에서 자신의 것을 찾아 세상에 선보이는 것이 아닌가 하는 생각이 듭니다. 

하나님께서는 사람에게 다양함을 선물하셨고, 그 다양함은 우리의 내면에 아직 열지 않은 선물처럼 숨겨져 있습니다. 그 상자를 열어 세상에 보이면 그것은 어디에도 없는 유일한 것으로서 창의적인 것이 됩니다. 


대한민국의 현대사는 태생부터 다른 것을 좇는 것으로부터 시작했습니다. 우리의 것을 지켜내 힘도 없었고, 여유도 없었습니다. 교육도 이 바탕 위에서 시작했고, 경제도 마찬가지입니다. 

하지만, 이제는 우리도 우리 안에 있는 것에 집중하며 확고한 기반으로부터 출발해야 합니다. 


아이들도 자신의 내면에서 자신의 것을 시작해야 합니다. 두려움이나, 초초함 때문에 자신으로부터 출발하지 못하는 아이는 결국 어느 순간에 성장을 멈추게 됩니다. 조금 늦더라도 자기 내면의 확고한 토대로부터 출발하는 것이 가장 창의적인 길이라 생각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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