밤 10시 15분
“선생님 저 엄마한테 전화 좀 할 수 있을까요?”
“그럼, 근데 왜?”
“몸이 안 좋은 것 같아요. 병원 가야 할 것 같아서요.”
“그래?”
저는 손을 들어 이마를 만졌습니다. 다행히도 열은 나지 않았습니다.
“다행히 열은 안 나네, 일단 엄마하고 통화해 보자. 근데 지금 시간에 병원에 가봤자
병원비만 많이 나오고, 특별한 처방도 못 받으니까. 힘들더라도 약 먹고, 빨리 자고
내일 양호실 가보자"
늦은 밤에 자녀들이 전화를 해서 아프다고 하는 경우, 부모님들은 이러지도 저러지
도 못하는 상황이 되고 이를 이해하기에 아이들을 안심시키고 일찍 재웁니다.
“선생님이 약 갖다 줄 테니까, 먹고 얼른 자자"
통화를 마치고 온 아이는 고개를 끄덕이며 방으로 돌아갔고, 저는 1층 사무실로
내려와 진통제와 콧물 약을 챙겨서 방으로 올라왔습니다.
방에 들어서니 자기 침대에 힘 없이 앉아 있는 아이의 모습이 안쓰럽습니다.
집에 있으면 엄마가 잘 돌봐주며, 밤새도록 간호를 할 터인데, 생활관이라는 공간이
갖는 한계가 느껴집니다. 약 먹는 것을 지켜보고, 침대에 누운 후에 기도를 해주고
밤새 회복되기를 바라며 방을 나왔습니다.
아이들이 겪는 어려움에 대해서 생각해 보았습니다. 저 나이에 홀로 겪는 어려움…
외로움… 가운데서 마음이 강해지고, 하나님을 의지하며, 부모, 가족 그 모든 것들
에 감사하는 마음을 갖기를 바랍니다.
힘들지만, 날마다 배워가는 이 공간, 꿈의학교 생활관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