brunch

You can make anything
by writing

C.S.Lewis

by 진리의 테이블 Mar 27. 2023

우리 애가 부쩍 컸어요

꿈의학교 생활관 이야기

금요일 오전, 아내 건강검진 때문에 병원에 갔다가 학교로 복귀하는 중이었습니다. 

전화벨이 울려 확인해보니 우리 목장의 어머님이셨습니다. 


“어머님, 안녕하세요? 잘 지내셨어요?” 

“예, 선생님! 잘 지내셨죠?” 


“예 그럼요. 무슨 일이세요?” 

“예, 다른 게 아니고요. 이번 주 외박 때 ***가 친구 집에 간다고 해서요. 서울로 가는 버스표를 취소하고 광주 가는 것으로 변경하라고 전달 좀 해주세요.” 


해당 학생은 이제 막 학교에 적응한 중등 신입생이었습니다. 버스표를 취소하고, 다시 예약하는 일이 쉬워 보여도 중등 신입 남학생에게는 상당히 복잡한 일일 수 있습니다. 

특히, 그 학생은 12월 생으로 또래 아이들에 비해 조금 더 어린 듯 보이기도 했습니다. 


“어머님, 죄송한데요. 그냥 버스표 취소는 어머님이 행정실에 전화해서 해주시고, 아이한테 서울 가는 표를 사라고 하는 게 더 좋을 것 같아요” 

“선생님 알겠습니다. 그럼 그렇게 할게요" 


“어머님, ***는 학교 생활 잘하고 있나요?” 


학생에 대한 정보는 때에 따라 부모님이 더 많이 아는 경우도 있고, 교사가 더 많이 아는 경우도 있습니다. 특히, 입학한 지 얼마 되지 않은 신입생의 경우는 교사보다는 학부모님이 더 많은 정보를 가지고 있는 경우도 많습니다. 


“선생님, 우리 애 정말 잘 지내고 있는 것 같아요. 지난번에 집에 왔는데, 자기 방 정리도 잘하고, 음식도 잘 먹고, 진짜 많이 큰 것 같더라고요. 아마 선배들 보면서 많이 배우는 것 같아요. 목장 선배들이 다 좋다고, 다 잘해준다고 하더라고요.” 

“아 그래요? 정말 감사한 일이네요. 아이들이 선배들하고 같이 생활하면서 학교에서 가르쳐주는 것보다 더 많은 것을 배워요. 보이지 않는 교육과정이죠.”


“정말 그런 것 같아요. 처음에는 생활관에서 지내는 것에 대해서 걱정이 많았는데, 이제 많이 안심이 돼요” 

“어머님, 감사해요. 저도 더 잘 지내도록 지도할게요. 또 뵐게요" 


그렇게 전화를 끊고 나서 기분이 참 좋았습니다. 물론, 아이한테 앞으로 어떤 어려움이 닥칠지 모르지만, 생활관 학교인 꿈의학교에서 선배들로 인해 많은 것을 배운다는 말이 참 위로가 됐습니다. 

많은 분들이 생활관 학교에 대한 걱정을 가지고 있지만, 잘 준비된 생활관 학교에서는 어디서도 경험할 수 없는 많은 배움이 있다는 것을 잘 모릅니다. 

꿈의학교 생활관은 대안교육이라는 배움터에서 스스로의 인생을 개척해 가는 한 발 앞서가는 선배들과 함께 생활하며, 인생을 배워가는 곳입니다. 

교사들조차도 대안교육을 경험하지 못했습니다. 가까운 곳에서 지도하지만, 우리 스스로가 대안교육 안에서 성장한 사람들이 아니기에 지도하는데 어려움이 있기도 합니다. 하지만 꿈의학교 생활관에서는 선배들과 함께 방을 쓰고, 고민을 털어놓고, 함께 길을 걸어갑니다. 특별한 삶을 살아가는 학생들의 공간, 바로 꿈의학교 생활관입니다.

브런치는 최신 브라우저에 최적화 되어있습니다. IE chrome safari