개학이 되어 생활관에 학생들의 소리로 활기가 넘칩니다.
캐나다 연수를 다녀온 제자가 잘 지냈는지 궁금해서 그동안의 삶에 대해서 물었습니다.
"캐나다에서는 잘 지냈니?"
당연히 '예 별일 없었어요'라고 대답할 줄 알았는데, 제자는 고개를 저으며
"많이 힘들었어요"라고 대답했습니다.
생각보다 얼굴이 어둡고, 힘들어하는 목소리에 깜짝 놀라 자세를 고쳐 앉았습니다.
"그래? 무슨 일 있었어?"
제자를 힘들게 했던 것은 '관계의 문제'였습니다.
한 친구와 서로 잘 맞지 않는 부분이 있어서 캐나다 연수 내내 냉랭하게 지냈는데, 어느 순간부터 그 친구가 다른 친구에게 자기 험담을 하고 다니는 것 같다고 했습니다.
"그럼 같이 얘기를 좀 해보는 게 어떨까? 그래도 풀어야 하지 않겠어?"
"선생님 이제 너무 늦은 것 같아요. 그냥 안 보고 싶어요. 이렇게 지내다가 하나님께서 마음을 주시면 누가 먼저 다가가게 되겠죠"
마음속의 상처가 깊었습니다.
"그래, 많이 힘들었지? 얼마나 힘들었겠니. 그래도 누군가는 하나님 말씀에 순종하는 사람이 있어야 주님의 뜻이 이루어지지 않을까?"
제자의 눈이 조금 깊어졌습니다. 말씀이 들어가겠다는 생각에 계속 이어갔습니다.
"선생님은 그냥 '얼마나 힘들었니? 정말 힘들었겠다'라고 말하고 끝낼 수도 있어. 근데 선생님은 네가 정말 성장하는 사람이기를 원해. 참 감사한 게 지금 너에게 처한 이 상황이 너를 더 깊은 사람으로 성장시키는 기회가 될 거라는 사실이야. 선생님은 네가 온유한 사람이기를 원해. 온유한 사람이란 순한 사람이 아니라, 하나님의 말씀이 드릴 때 그 말씀에 순종하는 사람이야. 지금 너는 두 가지 선택 중에 하나를 할 수 있어. 하나는 지금처럼 그 친구와 냉랭하게 지내는 것이고, 다른 하나는 주님께서 우리에게 하신 것처럼 그 친구를 용서하기 위해 다 가기는 거야. 너의 마음은 끝까지 미움을 담고 싶겠지만, 성령의 음성은 그 친구를 용서하라고 하는 것은 아닐까?"
제자는 조용히 눈물을 흘리며 고개를 끄덕였습니다.
"이번학기 네가 마주해야 할 성품은 '용서'인가 보다'
나는 제자의 손을 꼭 잡고 함께 기도했습니다.
"주님, 제자에게 성장의 기회를 주셔서 감사합니다. 이 기회를 통해서 더 깊은 사람으로, 더 넓은 사람으로 성장할 수 있도록 인도해 주세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