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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진리의 테이블 Nov 20. 2021

중립적인 언론은 없습니다! 100%!

편향된 시각을 지닌 언론 사이에서 올바른 판단하는 방법

저는 매일 아침 조깅을 하면서 모 방송사 라디오 시사프로그램을 매일 1~2시간 정도를 듣고 있습니다.

이런 프로그램도 듣고, 저런 프로그램도 들었지만, 나름대로 그 방송사 프로그램이 가장 중립적이라고 여겨  주로 청취하고 있습니다.

제가 그 방송사 시사프로그램을 중립적이라고 생각하는 이유는

1) 하나의 주제를 중심으로 늘 양측의 입장을 듣도록 배려하고 있으며,

2) 진행자가 자신의 견해를 드러내지 않고,

3) 청취자가 해당 사건의 어떠한 포인트를 주목해야 할지를 알려주기 때문입니다.

"자! ***사건과 관련하여 가장 핵심적인 내용은 돈의 흐름이 어디로 흘러갔느냐 하는 점입니다. 안으로는 누가 이익을 얼마나 가져갔느냐, 밖으로는 누구에게 뇌물이 전달 됐느냐 하는 점이 가장 중요한 점입니다. 청취자께서는 여기에 집중하셔야 사건의 본질을 이해할 수 있습니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그 방송이 약간의 편향성을 가지고 있다는 것을 알고 있습니다.

앵커 뿐만 아니라, 메인 기자들의 억양, 강조점, 사용하는 단어, 바라보는 시각 등을 통해서 어떠한 견해를 조금 더 지지하는지를 느낄 수 있습니다.



중립적 언론은 없습니다! 100%!


특별한 기회가 있어 모 신문사 정치부 기자님의 강연을 들을 수 있는 기회가 있었습니다.

아침에 조깅을 하면서 낮에 있을 강연을 생각했습니다.


"어떤 질문을 할까?"

그때 저의 머리 속에 떠오른 질문이 '언론의 중립성'과 관련된 내용이었습니다.


'언론은 중립적이어야 한다'

이 말은 오랫동안 제가 '언론'을 향해 부여한 전제였습니다.

너무 순진한 생각이었지요.


기자님은 권력이란 무엇인가? 어떻게 권력을 대해야 하는가? 국민과 시민의 차이, 정치가 '아사리 판'임에도 불구하고 왜 관심을 갖고 참여해야 하는지에 대해서 주옥같은 강의를 해주셨습니다.

강연이 끝나고, 질의응답 시간이 되었습니다. 저는 아침에 생각했던 질문을 하기 위해 손을 들었습니다.

어렴풋이 그럴 것이라고 생각은 하고 있었지만, 전문가에게 확인하고 싶었습니다.


"**님, 저는 언론은 정치적으로 중립적이어야 한다고 알고 있는데요. **님의 언론사는 정치적 중립성을 어떻게 지키고 있나요? 언론이 정말 중립적일 수 있나요?"


"중립적 언론은 없습니다! 100%요!"


저는 사실 100%라는 말에 놀랐습니다.

저는 혼잣말로 "100%?"라고 읊조렸습니다.


**님은 강의를 이어가셨습니다. 왜 언론이 중립적일 수 없는지를 설명해주셨습니다.

언론사들의 데스크와 기자의 관계, 기자와 정치인과의 관계 등이 어떻게 연결되어 있는지 알 수 있었습니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그 가운데서 기자들이 어떻게 좀 더 나은 언론을 위해서 노력하는지에 대해서도 빼놓지 않으셨습니다.


강의가 끝난 후 그동안 내가 학생들에게 언론에 대해서 어떻게 가르쳤는지 되돌아 보면서 역발성적 질문을 하게 됐습니다.



"언론이 꼭 중립적이어야 하나? 중립적이라는 것은 뭐지? 팩트만 전달하는 것이 중립적인 것인가?"


중립적이라는 말의 다른 의미는 '공정하다'라는 말일 것입니다. 언론으로서 중립적이라는 것은 어느 한쪽편을 들지 않고, 양쪽에서 동일한 발언의 기회를 주는 것으로 이해할 수도 있을 것 같습니다.

하지만, 한쪽이 약자라면? 한쪽은 어른이고, 다른 한쪽은 아이라면?

아이가 제대로 말할 수 있도록 도와주는 것이 어쩌면 '공정'한 처사가 아닐까하는 생각도 들게 됩니다.

물론 누가 약자인지는 어떻게 판단하느냐 하는 문제가 발생합니다. 이 부분이 상당히 어렵다는 것도 잘 알고 있지만, 권력을 중심으로 살핀다면 그렇게 어렵지 않은 일을 수도 있습니다.


얼마 전 오랫만에 라디오 시사프로그램에 출연한 전 JTBC 사장인 손석희 앵커는 '착한 편향'이라는 말을 사용했습니다. 사회적 지형과 가지고 있는 힘의 정도를 파악해 약한 쪽에 좀 더 많은 기회를 주는 편향적 태도를 '착한 편향'이라 일컬은 것입니다.

"그렇구나. 나는 그저 언론은 중립적이어야 한다는 초보적인 시각만을 가지고 있었을 뿐, 우리가 살아가는 시대의 기울기와 권력의 편중성을 변수로 두고 생각하지 못했구나"라는 깨달음이 왔습니다.


강연을 해주신 기자님이 말씀하신

"중립적인 언론 없습니다! 100%요!"라는 말이 처음에는 세속화된 언론의 모습을 보여주는 듯 다가왔지만, 곰곰히 생각해보니, 기울어져 있는 시대를 바로잡으려는 언론의 힘겨운 노력이라는 결론에 도달했습니다.

결국 수 많은 언론은 각자 자신의 방식으로 세상을 바로 잡으려고 하고 있습니다.

어느 언론이 세상을 바로 잡는 것인지, 아니면 더 기울이려하는 것인지는 결국 시민인 우리의 몫이 아닐까하는 생각을 해보게 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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