꿈행글 1기 - 꿈꾸고, 행동하는 글쓰기 - 9일 차
자유 타령을 하다 하다 이제는 자유로운 하루를 선물 받으면 무얼 할까에 대한 글을 쓰게 되었다. 내가 바라고 또 바래서 그런 건지 아니면 나와 비슷한 생각을 가진 사람들이 많아서 자연스럽게 이런 주제가 굴러들어 온 건지 알다가도 모르겠네. 전자라고 생각하고 싶다. '간절히 바라면 원하는 것은 이루어진다'라고 하는 말도 있지 않은가? 나의 간절한 바람으로 인해서 원하던 것을 이루기 위한 쪽으로 내 주변의 모든 것이 움직이기 시작했다고 믿는다.
상상해보자. 오늘 나는 혼자서 뭐든지 할 수 있는 24시간을 선물 받았다.
혼자서 어딜 가면 좋을까 생각해본다. 일단 24시간 내에 갔다가 와야 하므로 2~3시간 내 갈 수 있는 곳으로 정한다. 그래. 온천에 다녀와야지. 최대한 오래 데굴대다 오고 싶으니 가까운 곳으로 찾아보자. 어디가 있을까.. 하코네, 쿠사츠, 아타미, 유가와라, 카와구치코... 오! 오래전 부모님을 모시고 일본어를 가르쳐주시던 선생님과 함께 갔던 유가와라에 가봐야겠다. 결정했으면 행동으로 옮기기!
가방에 지갑과 전화기, 노트와 펜을 넣고 가족들에게 다녀온다는 인사를 날리며 바람처럼 튀어 나간다. 차 열쇠를 잊지 말고 챙겨 나갈 것! 시동을 건다. 일단은 근처 맥도널드에 가서 따뜻한 캐러멜 라테를 사서 세팅을 하고 고속도로로 향한다. '나는 베스트 드라이버다'라고 주문을 걸면서 고속도로 진입! 혼자 운전하고 고속도 로고 뭐고 1시간 이상 달려본 적이 없어서 떨리지만 뭐 어때. 조심조심 가면 되지.
달리고, 또 달리고, 가끔 창문을 열어서 바람을 실컷 들이마셔본다. 차가운 바람이 들이닥쳐서 얼굴의 감각이 점점 없어지는 것 같지만 입은 점점 벌어져서 헤벌쭉해진다. 휴게소가 있었지만 머릿속이 쨍! 한 것이 피곤함이 느껴지지 않으므로 패스하고 목적지까지 간다.
드디어 도착! 2시간이 안 걸렸다. 혼자 운전하고 온 나 최고 멋지다! 기어를 바꾸느라 온 신경을 왼쪽 손과 발에 집중했더니 손 발이 차가워져서 그런지 달달 떨린다. 에라이. 내 몸과 같이 챡챡 움직여지면 좋으련만 아직 멀었네 멀었어. 그래도 꿋꿋이 히가에리 온천(온천욕만 하고 밥 먹고 쉬거나 할 수 있는 온천)을 찾아 들어갔다.
방도 하나 배정받고 데굴데굴~ 캬~ 천국이 따로 없구나. 점심을 부탁하고 느긋하게 온천으로 향한다. 평일이라 그런지 사람이 없으니 온천장이 내 것인 것처럼 느껴진다. 실컷 노천탕과 안을 왔다 갔다 하며 멍도 때리고 풍경도 감상한다. 웃기는 것이 가족들과 함께 와서 즐길 때는 그렇게 시간이 잘 가더니 홀로 즐기니 느긋한 기분처럼 느리게 간다. 하루가 이리 길던가. 눈 깜빡할 사이에 다 지나가는 것이 하루라고 생각했는데 참 다르다. 안경을 안 쓰면 윤곽이 뿌연 것이 잘 보이 지를 않는데 그래서 안경을 쓰고 들어갔더니 벗었다 썼다 바쁘다. 항상 가까이 있는 것만 보느라 신경을 못 썼는데 멀리 좀 보려고 하니 쓰면 수증기 탓인지 앞이 허옇게 변해서 보이 지를 않고 벗으면 눈이 나빠 흐릿해진다. 이러나저러나 똑같네. 다음엔 렌즈를 끼고 와야 하려나보다.
어쨌든 밥도 먹고, 노트에 뭘 끄적여대 보기도 하고, 그러다가 문득 아이들 맛난 거 사다 줘야지 싶어서 주섬주섬 짐을 챙겨 들고 온천장을 나섰다. 그리고 기념품 가게와 먹거리 파는 곳을 기웃거려본다. '뭘 사줘야 좋아할까...' 한참을 뱅글뱅글 돌다가 몇 가지 사들고 다시 차를 탄다. 입에는 함박웃음이 걸렸다.
이번에는 온천으로 개운해진 기분으로 빨리 가고 싶다는 생각에 휴게소를 패스하고 집으로 향한다. 그새 운전이 익숙해졌는지 온천 덕에 몸이 따뜻해진 덕분인지 기어를 잡은 왼손도 클러치를 밟고 있는 왼발도 달달 떨지 않고 편안해한다. 아이들이 사간 기념품을 받고 좋아해 주면 좋겠다.
상상하다 보니 결국 난 아이들 생각하며 서둘러 집으로 와버렸다. 에라이. 아직은 아이들을 내가 떼 놓지를 못하고 있네. 그러면서 자유 타령은.
나를 좀 돌보자. 나를. 그래야 온전히 내가 좋아하는 것들에도 애정을 쏟지 않겠는가. 그러니 내가 먼저다. OK?