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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경험을전하는남자 May 24. 2024

카페마메야 카게루, 커피를 통해 취향을 발견하시길!

카페마메야 카게루, 커피를 통해 취향을 발견하시길!


카페 마메야와 카게루, 두 공간은 다르다. 마메야는 단순히 원두를 추천하고 그 맛을 경험하는 것으로 끝난다. 라테 등 다른 메뉴는 없다. 이와 달리, 카페마메야 카게루에서는 커피, 칵테일,과자를 단계적으로 맛본다. 카게루는 코스를 시작하기 전에 다음과 같이 말한다. "카케루라는 단어는 곱하기입니다. 이 시간 동안 커피를 통해 많은 것들을 즐기셨으면 좋겠습니다"이말이 끝난후,카게루의 바리스타들은 코스를 즐기는 순서까지 알려준다. 

https://youtu.be/-qdAUGIul1M


카페 마메야의 공간감은 카페마에야와 동일하다. 오히려 카페 마메야의 공간을 더 크고 높게 확장시킨 느낌이다. 게다가 킷샤텐 방식을 응용한 덕분에, 직원들을 중심으로 바가 전체 공간을 둘러싸고 있다.  높은 천장에서 아늑하게 공간을 비추는 조명들. 회색벽과 대비되는 아이보리색 소파. 금속기계들을 환기시키는 나무까지. 미니멀하고 차분한 공간에 정갈하게 쌓인 카케마메야의 원두패키지가 고객들을 반긴다.


3단계로 구성된 카페 마메야의 스탠더드 코스는 '원두'에 집중한다. 구성은 다음과 같다. 원두 그 자체를 느낄 수 있는 커피, 칵테일, 과자다. 내가 이날 맛본 원두는 롤리팝이었다. 두 가지의 에티오피아원두를 블랜딩 한 원두였다. 부드러운 산미를 가진 원두였다. 라즈베리와 체리, 카카오닙스, 누가, 밀크초콜릿의 풍미를 보여주었다. 


첫번째코스에서는 콜드브루 커피, 카카오열매를 활용한 칵테일, 봉봉초콜릿이 나왔다. 카게루의 직원은 원두를 설명한 뒤  ‘조금씩 맛을 음미하세요’라는 말을 전했다. 무알콜 칵테일인 '목테일'을 통해 '커피'의 다양한 맛을 표현하고자 함이 좋았다.

두 번째 코스는 원두를 활용한 베리에이션음료다. 나 같은 경우, 라떼와 라테를 응용한 칵테일이 나왔다. 과자는 라즈베리와 말차로 만든 슈톨렌이었다. 크리스마스에 맞춘 좋은 선택이었다. 마지막에는 직원이 롤리팝 원두를 핸드드립으로 내려준다. 같이 나온 과자를 바닐라 빈을 곁들인 버터 사블레였다. 첫 번째와 세 번째 코스는 비슷해 보이지만 달랐다. 첫 번째는 원두 그 자체를 느끼는데 집중했다. 세 번째 코스에서는 원두풍미와 바디감에 초점을 맞추었다. 같은 원두이지만, 추출방식에 따라 원두를 느끼는 ‘경험’이 다르다는 걸 알려주기 위함이었다.


카게루의 스탠더드 코스에서는 ‘원두’를 다양하게 경험할 수 있었다. 동시에 원두를 활용한 음료들과 어떤 음식이 더 어울릴지도 생각해 볼 수 있었다. 마메야에서 아쉬웠던 부분들. 모든 것들이 전부 카게루에 있었다. 마치 카페 마메야는 카게루를 위한 준비과정이라는 점을 보여주는 듯했다. 게다가 모던하면서도 차분한 공간디자인. 카페마에야와 동일한 공간감.  편안한 소파와 몽환적인 음악까지 모두 ‘커피를 즐기는 경험’을 극대화하기 위한 장치였다.

이 방식은 일본 다실을 현대적으로 재해석한 오가타 신이치로의 히가시야와 비슷하다. 심지어 의자도 비슷하다. 그러나 카페 마메야 카게루는 히가시야와는 다르다. 히가시야는 현대적인 ‘해석’과 그 해석을 ‘분위기'로 표현하는데 집중했다.  반면에 카페 마메야 카게루는 ‘취향’에서 시작한다. 그렇기에 카페 마메야 카게루는 커피 취향과 연결된 문화를 모두 경험할 수 있다.


내 경우에는 카페 마메야 카게루에서 직원과 물에 대한 이야기를 많이 했다. 오히려 이곳에서 직원과 산토리위스키인 야먀자키와 하큐슈를 이야기하면서 위스키와 커피에 사용하는 물에 대해 이야기했다. 이러한 측면은 철저히 개인의 경험과 취향에서 나온다. 카페 마메야 카게루가 의도한 것은 이러한 부분이다. 그들은 원두와 관련된 모든 측면에 집중하고 있기 때문이다. 그렇기에 직원과 다양한 대화가 가능하다.


카페 마메야는 카페의 미래를 세 가지 단계로 제시한다.


카페는 세 단계로 이뤄진다. 첫 번째 단계에서는 훌륭한 원두와 음료를 철저히 소비하는 단계다. 이 단계에서 고객들은 자신이 원하는 취향을 찾는 여정을 경험한다. 두 번째 단계는 원두를 더 깊이 알아가는 단계이다. 고객들은 1단계에서 커피를 소비함으로써 선호하는 특정한 요소를 발견한다. 카페라테, 카푸치노, 롱블랙, 드립, 콜드브루, 아메리카노 등 취향의 우선순위를 정립한다. 이 단계에서는 고객은 매우 까다로워 보일 수 있지만, 취향을 알고자 하는 단계이기에 자연스럽다. 이 단계에서부터는 자신의 취향에 맞는 원두를 찾아내고 그것을 기반으로 자신만의 음료를 만든다. 카페 마메야는 이 세 단계에 완벽하게 부합하는 카페다. 그들은 오모테산도 커페에서 시작해 카페 마메야와 카페마메야 카케루까지 각 단계에서 맞는 차별화된 경험을 만들었다.


그들은 오모테산도 커피에서 사람들에게 자신들의 관점을 ‘제시’하는 선에서 끝났다. 사람들은 그들이 만든 커피. 그들의 시각을 고스란히 소비만 하는 공간이었다. 그렇기에 들은 언제나 오모테산도를 비롯한 일본 카페들과 경쟁해야 했다. 동시에 항상 비교 대상이 되어야 했다. 이는 당연한 일이었다. 이 단계에서는 바리스타와 로스터를 포함한 카페를 포함한 모든 이들이 개인역량을 총동원하여 끊임없이 소진되는 노력을 기울여야 했다.



카페 마메야는 카페의 두 번째 단계다. 일단 카페 마메야에서는 그들 자신이 오모테산도커피처럼 소진되지 않는다. 오히려 오모테산도커피의 경험과 지식을 바탕으로 사람들과 소통하며 원두를 추천한다. 이 단계에서 바리스타와 로스터는 소진되는 것이 아니다. 오히려 지속적으로 관점을 갈고닦아 사람들과 소통한다. ‘경험을 통해 축적한 기술’이 자신을 표현하는 효과적인 도구로 변한 단계다. 이 같은 카페 마메야의 접근은 단순히 커피 소비자에게 맛을 ‘제공’하는 것을 넘어선다. 소비자와의 소통을 중시하고 이를 통해 차별화된 경험을 제공하는데 집중한다. 이는 단순히 커피 맛에만 집중하는 기존단계 커피 경험을 넘어서서 바리스타와 로스터의 적극적인 소통과 지식 공유를 통해 더 깊은 커피 체험을 만든다.

내 경우, 2018년에 처음으로 카페 마메야를 방문했을 때 강배전의 원두를 선호했다. 그러나 2023년에 다시 찾은 카페 마메야와 카게루에서는 산미가 풍부한 약배전 로스팅 원두를 선택했다. 이는 지난 5년 동안 내 취향이 변화했기 때문이다. 2023년에 방문한 마메루에서는 처음부터 약배전 원두가 현재 매우 좋다고 말했다. 내 말을 들은 마메야의 직원은 나에게 약배전 원두만을 골라 세세하게 설명하며 원두를 추천했다. 마메야는 내가 고른 원두를 콜드 브루 방식으로 제공했고, 이 방식이 원두의 특징을 효과적으로 표현한다고 말했다. 이 단계에서는 바리스타는 더 이상 커피를 만드는 사람이 아니다. 원두를 카운슬러로 바뀐다. 다시 말해, 소통에 중점을 두게 되는 단계입니다. 이로써 카페는 더 이상 '소비'의 공간이 아닌, 고객과의 '경험'과 '응대'가 중요한 단계로 나아간다.


마지작 세 번째 단계는 원두와 자신만의 식문화를 연결하는 단계다. 이 단계에서는 원두 추천이 무의미하다. 고객은 이미 취향을 알고 있기 때문에 계속해서 원두를 맛보는 일은 의미가 없다. 오히려 취향이 변한다는 사실을 스스로 알고 있다. 원두의 맛을 스스로 응용할 줄 안다. 이 단계에서는 자신의 취향에 맞는 음료를 찾거나, 새로운 취향을 오히려 발견하는 능력이 필요하다. 이 시점부터는 원두와 결합된 다양한 음식을 탐험하는 단계다. 

카페마메야는 이 세 단계에 맞추어 자체적인 아이덴티티를 형성했다. 1단계는 오모테산도커피였다. 이때 경험을 쌓은 경험 덕분에, 그들은 1단계를 넘어갈 수 있었다. 게다가 이미 1단계의 카페들은 무수히 많기 때문에, 카메 마메야는 더 이상 1단계의 카페를 만들 이유가 없다. 이로써 그들은 2단계에서 자체적인 아이덴티티를 형성한 후, 일본카페문화중 하나인 킷샤텐을 3단계인 접목 해 카페 마메야 카게루를 만들 수 있었던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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