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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경험을전하는남자 Aug 23. 2024

라베유,상품진열로 만드는 다채로운 꿀의세계.

상품진열만으로는 브랜드를 표현하는 건 한계가 있다. 그렇지만 상품진열이라도 브랜드가 무엇을 다루고 있는지 확실하게 알고 있다면 이야기는 달라진다. 오히려 상품을 놓는 방식을 통해 브랜드를 더 잘 표현할 수 있다. 도쿄에서 이것을 알려주는 브랜드는 꿀편집샵인 라베유다.

라베유는 꿀편집샵이다. 일본에 꿀문화를 만들기 위해 만든 회사다.  그들은 직접 전 세계의 양봉장에서 채밀한 꿀을 판매하는데 양봉장들과 거래를 시작하기 전에 전 세계 양봉장을 직접 방문한다. 그들은 양봉장의 자연환경, 양봉가 기술, 공장 위생 관리등 여러 항목을 검토한다. 또한 라베유는 양봉가와 그 가족과 오랜 시간을 함께 보내며 신뢰 관계를 맺는다. 이렇게 엄선해서 채밀한 꿀은 꿀 선진국인 프랑스와 이탈리아에서 배운기술을 통해 꿀의 풍미를 유지한다. 

또한 이걸로도 부족하다고 판단해 라베유만의 독자적인 품질 관리 기준으로 꿀을 관리해 꿀 본연의 풍부한 풍미를 고객에게 판매하고 있다. 현재 라베유는 자사 양봉장의 꿀을 포함특이한 꽃에서 얻은 꿀, 극한의 자연환경에서 얻은 꿀, 유기농 꿀 등 세계 12개 국에서 채밀한 80종류 이상의 꿀을 소개하고 있다.

도쿄 내 라베유 매장들은 대부분 상업시설에 집중해 있다. 대체로 샵인샵형태로 입점하는 형태가 많다 보니 라베유는 다른 브랜드들 사이에서 그 존재감이 상대적으로 덜 부각되는 면이 강했다. 실제로 긴자식스, 마츠야긴자, 미쓰코시긴자, 시부야 히카리에 점에 가면 다른 브랜드들과 있다 보니 그냥 지나치기도 쉽다. 물론 고풍스러운 나무 상품진열장을 사용한 덕분에 라베유는 기억에 남지만, 라베이만의 전반적인 이미지는 크게 그려지지 않는다. 하지만 라베유가 아자부다이힐즈점에서 보여주는 모습은 지금까지의 라베유 매장과는 사뭇 다르다.

독립매장으로 입점한 라베유 아자부다이힐즈점은 라베유가 어떤 브랜드인지. 꿀을 어떻게 심도 있게 다루는지 상품 진열로 시작해 상품진열로 끝낸다. 그 어떤 기교도 부리지 않았다. 그렇다고 라베유 아자부다이힐즈점이 무언가 새로운 모습을 보여주는 건 아니다. 다른 지점보다 상품진열을 더 감도 높게 개선했을 뿐이다. 이는 사람들이 브랜드를 더 잘 느끼고, 기억에 또렷하게 남기기 위함이다. 이렇게 라베유가 상품진열에 집중하는 이유는 사람들에게 꿀을 알리기 위해서다.

꿀은 꿀이 나오는 꽃에 따라 풍미가 다르다. 과일 꽃에서 얻은 꿀은  과일의 열매를 연상시키는 맛을 가졌다. 허브 꽃에서 얻은 꿀은 허브 꽃의 향기를 느낄 수 있다. 또한 라베유는 70년에 걸친 양봉지식과 경험을 가지고 있고 전 세계의 꿀을 가져오면서 기른 독자적인 품질 기준도 가지고 있다. 당연히 꽃, 허브등 개성이 풍부한 단화 꿀을 사람들에게 전하기 위해서는 꿀에 대한 기준을 기반으로 상품진열을 하는 게 당연하다.

아자부다이힐즈점은 상품을 두 가지로 분류했다. 일단 기존 매장에서 보여준 모습과 같다. 채밀된 꿀을 종류별로 분류한 뒤. 커다란 나무 진열장에는 채밀된 꿀이 어느 국가에서 채밀했는지, 꽃에서 채밀한 꿀인지, 허브꽃에서 채밀한 꽃인지 적어놓았다. 뿐만 아니라, 꿀마다라 베유의 기준으로 분류한 각종 수치를 적어놓았다. 꿀이 식물에서 자란다는 점을 착안해 모든 진열장을 진한 갈색나무로 만들었다. 

상품진열장이 고풍스러운 건 꿀이 만들어지는데 필요한 시간 등을 표현하기 위함이다. 고풍스러운 나무 진열장과 유리병에 담긴 꿀은 꿀의 물성이 고스란히 표현할 뿐만이 아니라, 꿀을 소중히 다루는 라베유의 브랜드철학을 구체적으로 전할 수 있기 때문이다. 라베유는 여기서 그치지 않았다. 소비자들이 꿀 정보를 더 쉽게 알게 하기 위해 작은 나무진열장에 꿀종류 2개씩 분류해 놓았다. 라베유 매장의 진열장전체를 간략하게 축소한 셈이다. 이 덕분에 사람들은 라비유에서 취급하는 다양한 꿀들을 보다 편하게 볼 수 있다.

꿀은 채취하는 곳에 따라 다양한 맛을 가지고 있다. 그 맛에 따라 맞추는 재료들이 다르다. 아무리 맛있는 꿀이라고 해도, 재료와의 조합을 맞지 않으면 그 맛을 충분히 맛볼 수 없다. 라베유는  이러한 특징을 가진 꿀의 맛을 확인한 후에 구입할 수 있다. 또, 스탭이 꿀 소믈리에다 보니, 고객들에게 꿀 정보를 보다 상세하게 전한다. 그다음은 카테고리다. 꿀은 다양한 요리에 설탕대신 사용될 뿐만이 아니라, 디저트를 만들 때 설탕대신 사용한다. 라베유는 이러한 부분에 착안해 ‘미에타리에’라는 구움 과자 브랜드를 만들었다.

라베유는 아자부다이힐즈점에서 ‘라베유’와 ‘미니타리에’ 상품 카테고리를 분명하게 나누었다. 매장 가운데에 라베유 제품을 놓고 그 옆에 ‘미네타리’에서 만든 구움 과자 브랜드를 같이 진행해 꿀의 맥락을 높였고, 이런 맥락이 자연스럽게 상품제안으로 이어진다. 꿀이 가진 맥락을 활용한 상품진열이다. 

특히 구움 과자코너에서는 구움 과자를 포장하는 파란 패키지를 강조해 ’ 미니타리에’만의 색깔을 보다 더 선명하게 만들었다. 라베유는 프로폴리스도 판매하는데, ‘꿀’ 그 자체에서 약간 벗어나는 범위이다 보니, 조그마하게 진열했다. 상품진열 이외에도 돋보이는 건 직원들 복장이다. 특히 쓰리피스슈트를 입은 남성직원은 라베유매장을 더더욱 고풍스럽게 만든다. 기존매장에서는 느낄 수 없었던 부분이다.

라베유는 아자부다이힐즈점에서 상품진열을 통해 브랜드가 얼마나 브랜드 감도를 잘 보여주는지 보여준다. 라베유는 자신들에게 가장 잘 맞는 상품진열 장식을 사용했고 기존 매장의 기준을 디테일하게 재배치함으로써 라베유 아자부다이힐즈점에서 기존 매장보다 더 직관적으로 꿀 제품을 알 수 있는 매장으로 자신들을 알리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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