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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경험을전하는남자 Oct 08. 2024

오가와그랜드롯지, 경험은 공간에 힘을 넣는다

일본을 대표하는 젊음의 거리 시부야. 시부야를 갈 때마다 느끼는 건 ‘젊음’ 보다는 수많은 사람들이다. 도대체 이 사람들은 어디에서 오는지 늘 신기하다. 지상에도 사람이 많고, 지하에도 사람이 많다. 시부야 스크램블교차로에는 언제나 사람이 많다.‘시부야는 사람이 너무 많구나’이런 마음을 가진 체 시부야 109를 포함한 시부야의 상업시설을 돌아다니다 보면 어느 순간 시부야에서 자신만의 스타일을 선보이는 수많은 사람들이 보이기 시작한다. 자연스럽게 시부야의 스트리트 브랜드 매장을 따라 걷게 되고, 어느 순간 시부야 파르코가 내 앞에 나타난다. 시부야 파르코 앞에는 슈크림만큼이나 알려진 베이프도 있다. 구글 맵스를 켜보면 이 근처에빔즈매장도 있다고 나온다. 시부야파르코 뒤는 바로 미야시타파크로 이어지는데, 그 이어지는 골목에는 KITH가 사람들을 반기고 있다. KITH에서 위로 올라가면 시부야캐스트가 나오고 시부야캐스트를 뒤로하고 위로 올라가면 하라주쿠 캣스트리트로 이어진다.

시부야에서 젊음을 주도하는 곳이라면? 역시 파르코다. 다양한 브랜드를 모아놓은 파르코에는 장히 뜬금없이 캠핑매장이 나온다. 스트리트웨어가 가득한 공간에 캠핑매장이라니? 물론 코로나 이후, 한국이나 일본모두 캠핑수요가 크게 성장했다. 이런 걸 생각한다면, 오히려 젊은이들의 문화가 강한 시부야에 캠핑브랜드가 있다는 건, 캠핑인구의 폭이 많이 커졌다는 걸 걸 말한다고 할 수 있다. 내가 시부야파르코에서 본 광경은 젊음 이들의 문화로 스며들기 시작한 캠핑이었다. 동시에 내 시야에 들어온 공간은 오가와 그랜드 로지였다.

코로나 이후, 꾸준히 성장한 일본 아웃도어시장. 2022년도 일본 아웃도어 용품·시설·렌털시장 규모는 4,536억 7,000만 엔이다.(전년도 대비 102.2% 상승). 아웃도어 의류가 일상생활로 확대되면서 수요가 상승했다. 또한 코로나에 의한 외부활동제한이 해제되면서 등산자수가 회복되었면서 등산 관련 용품수요가 회복되기도 했다. 또한 일본 오토캠프 협회의 ’ 오토캠프 백서 2023’에 따르면, 2022 년년에 캠프 참가 인구는 650만 명(전년대비 86.7%)으로 감소했다. 하지만 캠핑을 액티 비지와 레저로 생각해 캠핑을 꾸준히 즐기는 사람들이 증가한 것으로 나타났으며. 아웃도어 서비스 관련업 (아웃도어 시설·아웃도어 용품 렌털)이 확대되었다.

한편, 코로나를 계기로 증가한 캠핑에 대한 사람들의 관심이 코로나 완화 이후, 다른 소비 활동으로 캠핑을 새롭게 시작하는 사람들의 규모는 줄어들었다. 그 결과 텐탈을 포함한 캠핑장비 판매가 지체되어 일본 아웃도어 시장(용품·시설·렌털 시장)의 마이너스 요인이 되었다. 그렇다고 이걸 두고, 캠핑산업이 침체라고 말할기는 어렵다. 그보다는 코로나 이후 캠핑에 새로 유입되는 규모가 축소해급격한 상승세가 꺾였다고 봐야 한다. 오히려 솔로캠프와 렌털서비스 확충 등으로 부담 없이 할 수 있는 친숙한 액티비티레저로 정착했기 때문에 아웃도어 용품. 수요안정화와 아웃도어 시설 가동률 상승으로 이어졌다. 오히려 캠핑은 이전보다 더 친숙한 활동 레저로 정착했다고 봐야 한다. 이처럼 코로나전후로, 일본에서 캠핑은 꾸준히 인기를 얻고 있을 뿐만 아니라, 캠핑이 일상적인 여가로 자리 잡았다. 이걸 잘 보여주는 상품이 하나 있다. 2021년 9월에 ’ 노리노리라이프’가 출시한 ‘요코 나가 메쉬타키비다이’ 제품이다. 이 제품은 오목한 형태의 ‘스테인리스 메쉬’의 약점을 보완한 사각형 스테인리스 메쉬다. 이 제품은상자 안에서 흔들리는 불길을 차분히 감상할 수 있는데, 이것이 캠퍼들 사이에서 화제가 되었다.


캠핑이란 지구와 함께 노는 것


100년 동안 캠핑장비를 만들어온 아웃도어 용품 브랜드인 오가와. 오가와는 1914년 ‘오가와 지베츠키 상점’이라는 가게로 시작했다. 1914-1945년에는  군대에 군용 텐트를 납입했으며, 이 기간 동안 축적된 군용 텐트제작 노하우는 지금까지도 오가와의 모든 텐트제품에 활용되고 있다.오가와 지베츠키 상점은 이후, ’ 오가와 텐트 주식회사’와 ’ 주식회사 오가와 캠퍼’로 회사이름을 바꾸었다.

’오가와 텐트’나 ‘오가와 캠퍼’ 시대에는 ‘사람과 자연과의 풍부하고 쾌적한 환경 만들기’라는 콘셉트를 기반으로 텐트를 포함한 아웃도어 공간을  만드는 제품을 만들었다. 최ㄴ 그들은 캠페재팬으로 회사이름을 바꾸었다. 기존의 ‘‘사람과 자연과의 풍부하고 쾌적한 환경 만들기’라는 콘셉트를 더욱 발전시켜 ‘100년간 이어온 역사를 가진 품질 좋은 제품을 만드는 회사’, ‘안심하고 쾌적한 아웃도어 라이프’로 브랜드를 한걸음 나아가게 하기 위해서다. 무엇보다도 그들은 100년의 역사에서 길러온 신뢰를 바탕으로 품질 높은 제품을 만들고 있으며, 시대와 흐름을 맞추며 제품을 만들고 있다.. 그들은 현재 다양한 여전히 ‘텐트’를  브랜드중심으로 놓고 제품을 만들고 있으며 텐트를 포함한 다양한 아웃도어 제품을 선보이고 있다.현재 오가와의 제품은 일본시장 이외에 중국, 대만, 한국, 태국등에서 팔리고 있다.


오가와의 브랜드 철학은‘지구와 놀자’다. 그들은 캠핑을 하는 순간만은 모두가 자연 속에서 밝고 건강해진다고 여긴다.캠핑이란 지구 전체를 필드로 여기도 그것을 누리는 행위이기 때문에, 자연이 있는 어디든지 상관없다고 생각한다.물론 스스로 캠핑을 하는 일이 점점 귀찮다고 생각할 수도 있다. 캠핑 외에서 할 수 있는 것들이 너무나도 많기 때문이다. 하지만 캠핑은 그렇게 어렵지도 번거로운 일도 아닌 간단한 일이라는 걸 전하고자 하는 게 오가와의 철학이다. 이를 위해서 오가와는 ‘체험’을 기본으로 한 오프라인 매장을 만들었다.  기존의 오가와 그랜드 로지는 제품을 직접 만져볼 수 있는 체험형 쇼룸매장으로 만들었다. 또한 오가와 그랜드 로지 카페를 만들어 ‘캠핑에서 밥을 먹고 즐기는걸 간접적으로 체험하게 만들었다. 또한 오가와 그랜드 로지 필드라는 캠핑을 할 수 있는 공간을 만들었다. 이곳에서는 사람들이 오가와 제품을 렌탈해 캠핑을 할 수 있다.


업의 본질에 집중한 브랜드공간


오가와캠핑의 경쟁자는 스노우피크가 아니다. 닌텐도, 넷플릭스, 나이키, 룰루레몬, 카페, 체육관같이 시간을 제공하는 서비스를 제공하는 모든 브랜드다. 지금은 집안에서도 다양하게 혼자 혹은 여럿이서 즐길 수 있는 게 많은 시대이기 때문에 사람들이 캠핑장비를 번거롭게 구입해 밖으로 나가는 수고까지 해야 할 이유가 없다.  오가와는 조급하지 않았다. 그들은 일단 사람들이 ‘캠핑’을 알아야 한다고 생각했다. 그들은 캠핑이 ‘경험’으로 시작해 ‘경험’으로 끝난다는 사실을 알았다. 이를 위해 오가와는 ‘경험’을 기반으로 하는 세 가지 유형의 공간을 만들었다.

첫 번째 공간은 체험형이자 쇼룸매장인 ‘Ogawa GRAND lodge’ 매장이다. 오가와는 ‘캠핑’ 그 자체를 ‘자연과 논다’고 생각하기 때문에, 매장도 이와 같아야 한다고 생각했다. 일단 오가와는 매장안에 캠핑장비를 돋보이게 하는 화려한 조명을 단 한 개도 사용하지 않았다. 오히려 매장 바닥에 무늬목타일과 잔디밭을 연상하케하는 메트를 깔았다.  매장에 진열된 텐트가 캠핑지에 설치했을 때 모습을 표현하기 위해서였다. 이렇게 만든 바닥 위에는 텐트가 자연스럽게 설치되어 있다. 스노피크가 만든 비오토프매장과는 사뭇 다르다.  이 덕분에 사람들은 매장 안에서 텐트 부품 하나하나를 만져보면서 텐트 안이 어떤지 알 수 있다.

실제로 내가 가본 오가와 그랜드 로지 시부야파르코매장은 텐트와 제품들로 가득했다. 그렇다고 제품만 놓인 매장과도  달랐다. 텐트들을 중심을 한 매장 주변에는 캠핑에 필요한 물건들이 진열되어 있었다. 캠핑을 거의 해보지 않은 나 같은 경우에도 텐트 주변에서 제품을 보면서 각 제품들을 보면서 캠핑할 때의 느낌을 상상해 볼 수 있었다. 무엇보다 오가와에서 매장 입주와 주변의 벽을 잘 처리해 시부야 파르코의 다른 브랜들이 눈에 들어오지 않았다. 이 덕분에 오가와에만 집중할 수 있었다


잔디밭처럼 만든 바닥에는 의자와 책상도 같이 배치했다. 캠핑용의자와 나안히 놓여있는 의자를 보면, 캠핑시 이 제품들이 어떤 느낌일지, 어떻게 사용할지있지도 가늠할수있다. 상품배치도 인상적이다. 오가와는 상품을 단순히 진열하는일에서 끝나지 않는다.  예를 들어 캠핑용 책상위에는 수납가방에 넣을경우, 부피가 어떻게 변하는지 알리기 위해 책상위에 가방을 수납가방에 넣었을때 모습 그대로 올려놓었다.

매장 구석구석을 살펴볼수록, 오가와그랜드 롯지는  사람들로 하여금 캠핑을 보다 구체적으로 생각할수있도록 도우려고 하는걸 알 수 있다. 이처럼 오가와는 체험과 쇼룸형을 모두 섞어 매장안에서 사람들이 캠핑을 구체적으로 생각하고 계획할수있게  돕는다. 비록 오가와 그랜드 롯지는 멋있는 매장은 아니지만 고객가치를 우선으로 하는 공간이 무엇인지를 그들은 제대로 보여준다.  제품을 쇼룸으로 진열하는 선에서 그친 스노우피크매장과는 다르다.

두 번째는 카페다. 오가와는 세이부신주쿠선 하나고가네이역 주변에 오가와 그랜드 로지 카페라는 공간을 만들었다. 1층은 오가와의 쇼룸이다. 2층은 다양한 종류의 텐트를 설치한 카페다. 아이를 동반하는 가족단위 손님들을 위해 신발을 벗고 오르는 타입의 텐트도 설치했다. 카페에 설치한  텐트 안에는 러그나 쿠션들도 비치해 집처럼 휴식을 취할 수 있게했다.


오가와 그랜드 로지 카페에서 사용하고 있는 물건들은 전부 캠핑용품으로 캠핑브랜드가 할 수 있는 최선의 ’ 경험’을 디자인하는데 집중했다. 카페에서는 텐트 안에서 먹을 수 있는 음식들도 판매하는데, 음식들은 전부 캠핑에 사용하는 식기에 나온다. 카페에서 마시는 물도 캠핑 때 사용하는 스테인리스물통이다. 물컵도 마찬가지다 야외에서 사용할 수 있는 스테인리스 스틸 머그컵이다. 직원을 부를 때는 랜턴에 불을 켜고 텐트 밖의 훅에 걸어두게 했다. 이처럼 오가와는 카페의 모든 공간의 시작과 끝을 캠핑으로 해놓았다. 참고로 오가와 롯지 카페는 현재 영업을 종료한 상태다.

세번째는 오가와 그랜드 로지 필드다. 오가와는 캠핑지를 아예 만들었다. 이곳에서는 캠핑도구를 가지고 와서 캠핑을 할 수 있을 뿐만 아니라, ’ 오가와에서 제품을 빌려주기도 한다. 물론 경쟁사인 스노피크오캠핑장을 만들어 체험형 매장을 운영하고 있기 때문에 오가와그랜드 로지 필드가 새로운 건 아니다. 또한 오가와는 1980년대 에시즈오카현대 패밀리캠프장을 운영한 적이 있다.


오가와가 오가와 그랜드 로지 필드를 만든 목적은 예전과는 다르다. 이제 막 캠을 시작하려는 사람들이 조금이라도 캠핑을 쉽게 할 수 있는 걸 돕기 위해 ’ogawa GRAND lodge FIELD’를 만들었다. 최근 일본에서 캠핑을 즐기는 사람들은 텐트설치, 도구선택등 캠핑에 대한 정보를 유튜브를 포함해 다양하게 얻고 있다. 그렇기에 지금의 캠핑유저들은 이전보다 더더욱 자신의 스타일에 맞는 용품을 선택하고 있다. 어떤 면에서 캠핑캠핑을 시작하기 위한 장애물이 내려가고 있다.  캠핑을 시작할 때까지의 환경이 인터넷을 통해 크게 개선된 셈이다. 또한 ‘스페파’라고 불리는 공간효율성을 중요시하는 트렌드로 인해 집안에서 캠핑의자, 도구들을 사용하는 경우도 늘고 있다. 가구 대신 캠프 용품을 사용해 평소에는 집에서 가구로 사용한뒤, 휴일에는 밖으로 꺼내 캠핑으로도 즐길 수 있기 때문이다. 이처럼 사람들의 라이프스타일 변화는 캠핑장비의 벽을 더 낮추고 있다.

하지만 야외로 캠핑을 나가는 건 다르다. 일본 내에서도 인기 있는 캠핑지는 예약이 힘들다. 캠핑 입문자 중에는 이러한 부분 때문에 캠핑을 시작하는 것을 망설이는 사람도 있다. 오가와는 이 같은 캠핑 입문자들을 위해 사람들이 인터넷으로 오가와 그랜드 로지 필드를 알 수 있도록 VR서비스도 만들었다. 드론으로 찍은 사진을 기반으로 만든 VR체험장은 캠핑장의 풍경 전체를 구글어스처럼 살펴볼수있다. 또한 VR체험장은 VR로 캠핑장만 보는게 아니라, 캠핑구역까지 미리 확인한뒤 예약까지 가능할뿐만이 아니라, 필요한 캠핑도구도 가늠할수있다.뿐만 아니라, 오가와 그랜드 로지 필드 안에 딸기 농원도 만들어서 캠핑을 온 사람들이 딸기도 같이 즐길 수 있게 해 놓았다. 오가와 그랜드 로지필드는 렵고 숙련된 캠핑유저를 위한 곳이 아니다.


브랜드가 다루는 ‘경험’이 공간에 힘을 준다

경험을 제시하는 일은 특별하지 않다. 브랜드가 할 수 있는 경험. 그 경험을 전할 수 있는 곳에서 고객과의 접점을 늘리면 된다. 오가와그랜드 로지는 고객과의 접점을 포인틀고객에게 필요한 ‘경험’에서 찾고 있다. 그들이 만든 3곳의 공간은‘캠핑을 위한 준비’, 캠핑 내부 생활을 간접경험해 보기’,’ 캠핑을 쉽게 시작해 보기’라는 경험을 이끌어낸 포인트에 맞춘 공간을 만들었다.


오가와 그랜드 롯지는 고객이 캠핑을 통해 경험할 ’ 시간’에 집중했다. 캠핑을 전혀 몰라도 괜찮다. 얼추 알고 있어도 괜찮다. 오가와 그랜드 로지매장에서는 캠핑모습을 고스란히 볼 수 있다 물론 스노피크도 이러한 매장을 운영 하지만 스노피크는 캠핑장비를 전시해 놓았다는 느낌이 더 강하다. 이와 다르게 오가와텐트는 사람들이 캠핑을 할 때의 ’공간’이 어떤지 그 ‘막연한’ 느낌을  구체적으로 ‘경험’하게 해준다.즉, 고객들이 마주한 막염함을 해소하는데 집중한다. 그렇기에 단순히 체험혈 쇼룸매장만이 능사가 아니다. 체험형매장이라도, 그 ‘체험’은 고객의 막연한 생각을 구체적으로 만들어주어야한다. 도쿄 브랜드들은 언제나 이 구체적인 부분이 집중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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