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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경험을전하는남자 Nov 06. 2018

소재: 다양한 소재는 라이프스타일 시작점이다.

라이프스타일을 위한 10가지 에시이: 2.소재

옷을 샀다.

터틀넥 5벌, 헤링본 조거 팬츠 3벌, 

니트 3벌, 레깅스 2벌. 모두 검은색이다.

왜 이렇게 샀을까? 하루를 최대한 간결하게 시작하기 위해서다.


이렇게 옷을 구입하는데 걸린 시간이 1년이다.

계절이 변하는 기간 동안 나에게 가장 적합한 옷과 색을 고민했다.

나의 일상은 대부분 움직임이 많기 때문에 작업동선도 고려했다.

1년간 가장 적합한  옷들을 매일 입어보고 옷가게도 가면서 원단도 체크했다.

내가 가장 많이 사용하는 신체부위도 체크했다. 그 결과는 놀라웠다. 

아침에 일어나서 샤워를 하고 옷을 입는 시간이 5분도 걸리지 않았다.

그 5분은 단순했고 상쾌했다. 일을 하면서 자유로움도 같이 느꼈다.


라이프스타일을 어디에서 시작하는가?

라이프스타일 혹은 생활양식이라 부르는

이 단어에 대한 정의를 우리는 어디에서 시작해야 하는가?

이 질문에 완벽한 정답은 없다.

그렇지만 나만의 답은? "소재"가 중요하다.


커피, 책 ,컵, 향신료 , 야구 수많은 소재가 있다

이프스타일을 보다 확장하면 문화다. 

문화 속에는 각자가 가진 생활양식이 있고   

서로 다른 생활양식과 문화가 크거나 작게 만난다. 

이 만남은 만남으로 끝나지 않고 새로운 무엇인가를 만든다.

우리가 지금 향유하는 '당연하다'라고 여기는 문화들은 크고 

작은 이 만남들을 겪으면서 생겼다.

우리가 북유럽 스타일을 아무리 좋아해도 대한민국은 북유럽이 아니라 아시아다.

그렇다면 우리는 북유럽 스타일을 우리나라에 맞게 바꿀 필요가 있다.

이케아 가구를 각자 집에 놓는다고 해도 그 가구는 가구주인의 색깔을 닮아가지

가구주인이 가구를 닮지는 않는다. 


아시아에서 라이프스타일에 대해 가장 앞서 나가고 있다고 하는 도쿄를 관찰하면서

서울과는 다른 무엇인가를 찾았다. 모든 가게들이 모두를 만족시키지 위해서 노력하지 않는다.

모든 가게가 가진 성격이 분명했다. 호불호가 분명했다.

우리는 호불호라는 단어가 부정적인 느낌을 줄 수 있지만 호불호가 있다는 말은 

'개성'이 뚜렷하다는 의미도 된다.


도쿄에서 관찰한 라이프스타일 가게들 모두 자신들만의 관점을 가지고 

기획과 구현을 전개한다. 그리고 그 중심에는 가게들만의 '소재'가 있다.

그렇다고 가게나 브랜드만이 소재를 가지고 있다는 말은 아니다.

음악, 게임, 책, 나무, 패션, 신발, 등산, 요리, 가구, 프라모델, 만화 등 수많은 소재가 있다.

이 소재들은 자신이 추구하는 생활양식(라이프스타일)을 시작하는 '소재'가 된다.

소재가 광대하기에 일부만 추려보았다.


츠타야:책


츠타야가 라이프스타일을 시작하는 소재는 책이다.

책에서 시작해서 책과 관련한 맥락을 연결하면서 각종 상품들을 선보인다.

다양한 상품들이 있지만 그 시작은 책이기에 츠타야는 '서점'이라는 흔적을 지우지 못한다.

책은 가장 손 맛이 강하고 책마다 모두 냄새가 다르다.

미세하게 맡아보면 책 냄새가 다르다. 나 같은 경우 매거진 B를 창간호부터 쭈욱 보고 있지만

몇몇 이슈에서 책 냄새가 조금 다르다. 슈타이틀 책도 몇 권 가지고 있는데 잉크 향이 정말 끝내준다.

 JOH에서는 잉크나 종이를 바꾸지 않았다고 했지만 분명하게 각 이슈마다 냄새가 다르다. 

책을 폈을 때 그 냄새는 아날로그가 가진 정수다.


디앤디파트먼트: 일본 생활문화

물건을 그냥 가져다 놓은 디앤디파트먼트 안에는 각각의 상품이 일본생활문화를 말한다.


디앤디파트먼트 도쿄에서는 '일본 생활문화'가 소재다. 시부야에 위치한 D47에서는 일본 전역에 알려진 지역음식과 지역 식재료를 소개하고 있고 전시회도 한다. 요식업이라 아니라 일본 생활문화를 시작점으로 하기 때문에 기획을 표현하는 방식이 신선하다. 오히려 일본에 관심이 많은 외국인들 역시 일본 생활화에 대해서 충분한 관심을 가질 수 있다.


하코야:나무


하코야는 나무가 중심이다.

KIITE에 위치한 하코야는 나무로만 만든 상품만을 선보인다. 츠타야에서는 책향이 짙게 나지만,

이곳에서는 나무향이 반긴다. 종이와 나무만큼 사람에게 따뜻함을 선사하는 소재는 없다.

물건을 사지 않아도 하코야에서는 나무가 전하는 난 질감과 냄새만으로도 행복해진다.


제니스 웡: 디저트

신주쿠에 위치한 제니스 웡은 라이프스타일 편집샵은 아니다. 디저트 바이지만 디저트 주 내용은 우리가 흔히 생각하는 디저트 재료를 넘어선다. 다양한 재료와 분자요리기법(액체질소, 레시틴 등 활용한 거품 요리)을 선보인다. 디저트를 좋아하는 이들에게 제니스 웡은 영감이 솟구치는 장소이다. 동시에 전위적이다.

디저트가 선사하는 미식의 감동을 좋아한다면 제니스 웡 코스 가격인 5000엔(세금 포함 5400엔)은

아깝지 않은 비용이다. 하지만 가성비와 디저트에 큰 관심이 없는 이들에게는 5000엔은 정말 말도 안 되는 가격이다. 이 부분이 중요하다. 사람마다 분명한 취향이 있다는 점을 고려해본다면 플레이팅 디저트바는 아주 의미 있는 장소이다.


아키하바라:마니아의 성지

아키하바라에 위치한 코토부키야매장 이곳 4층에는 스타워즈상품만 따로 파는 코너가 따로 있다.

아키하바라는 지역이다. 그렇지만 아키하라에 위치한 프라모델, 피겨, 게임 관련 상품은 마니아(특히

오타쿠)라고 불리는 이들에게 성지이다. 이해 불가할 정도로 높은 가격의 빈티지 장난감과 프라모델 그리고 피겨가 자신의 눈을 의심하게 만들지만 마니아들에게는 언젠가는 구입하고 싶은 버킷리스트이기도 하다.

그렇게 버킷리스트를 작성하고 구매력이 올라가면 가차 없이 자신이 꿈꾸던 피겨나 프라모델을 구입한다. 지금의 키덜트 시장이 성장 원인은 이 같은 요소를 무시할 수 없다(요즘은 스니커즈가 그렇다.)


도버 스트리트 마켓: 패션

도버스트리트마켓은 꼼데 가르숑의 또다른 감성이 있다.

도버 스트릿 마켓 긴자는 어떠한가? 꼼 데 가르숑이 만든 이 편집샵은 패션을 사랑하는 이들에게는 성지중 하나이다. CDG라인을 구입할 수 있는 유일한 공간 중 하나이며 운이 좋으면 희소성이 높은 스니커즈, 한정판 상품을 구입할 수 도 있다. 무엇보다 꼼데 가르숑이 가진 감정을 편집샵으로 표현했다는 사실만으로 가볼만하다. '만드는 일'에도 능한 브랜드가 어떻게 편집하는지 보는 일은 상당히 흥미롭다. 하지만 패션에 큰 관심이 없다는 안 가도 그만이다. 개인이 추구하는 생활양식 차이니까.


무인양품:"일상 속 아름다움"

 

무인양품은 의식주에 기반한 모든 부분을 판매하지만 그 안에는 일상 속 아름다움이 있다.

일상에서 소소한 기쁨을 누리는 삶을 선호하는 사람들에게 무인양품은 사랑스러움 그 자체다.


도쿄 미드타운:부동산

도쿄 미드타운은 그 자체로 라이프스타일을 제안한다. 부동산 개발에 관심이 많은 이들에게 도심 부동산 개발 브랜드 개발에 대한 영감을 줄 수 있다. 반면에 도시의 삶을 중시하는 이들에게 도쿄 미드타운 활력소가 되는 공간이 될 수도 있다. 자신이 관심 있는 소재에 따라서 라이프스타일은 달라지고 대상을 보는 관점도 달라진다.


이렇게 조금이나마 적었지만 사실 이는 빙산의 일각의 일각에도 들지 못할 만큼 다양한 소재가 이 세상에 존재한다. 커피를 시작으로 라이프스타일을 전개하는 가게도 있다. 음식이나 책은 접객면에서 좋다. 부동산 리스크도 상쇄해준다. 그래서 패션 하우스들도 카페를 하기도 한다. 시작점은 첫인상이기도 하고 자신을 규명하는 첫걸음이기도 하다.

음반레이블에서 패션으로까지 확장 메종 키츠네는 카페 키츠네를 통해서 자신들이 추구하는 음악을 선보인다.

우리는 개개인마다 라이프스타일을 추구하는 시대에 살고 있다. 시작점은 그래서 중요하다.  

물건은 넘쳐나지만 품질은 천차만별이다. 이에 그치지 않고 기능도 다양하지만 정작 나에게 필요한 기능을 우리가 스스로 찾아야 하는 아이러니 속에 살아간다. 


무엇에서 시작할까? 이는 어렵고도 쉬운 질문이다.

하지만 이 질문에 스스로 답하기 위해 사는 재미가 있을지 모른다.


(계속)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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