라이프스타일을 위한 10가지 에세이 8. 시간.
19세기 말 기차를 비롯한 엔진 기술 발전은 사람들이 교외로 여행을 떠나는 촉진제가 되었다.
며칠 걸어야 하는 먼 거리도 기차를 타면 몇 시간 이내로 갈 수 있게 되었다.
사람들은 삼삼오오 교외로 떠났다. 돈이 없기로 유명했던 인상주의 화가들도 교외로 나가서 그림을 그렸다. 모네는 파리 교외 풍경, 친구들과 함께하는 풀밭 위의 점심을 그렸다. 르누아르가 교외에서 친구들과 여유를 즐기는 그림을 한 번 보자. 그 당시의 사회분위기를 엿볼 수 있다.
자 다시 지금 시대로 돌아오자. 나는 스카이스캐너, 클룩, 리얼 마이 트립, 플레이 윙즈, 트리플, 카약, 트립 비토즈 등 항공권과 여행에 관한 어플을 많이 설치한다. 실시간으로 항공권 알림을 받고 가격을 확인한다.
이전에는 인터파크 항공을 접속해서 항공권을 찾았지만 지금은 스카이스캐너를 많이 사용한다.
도쿄에 갈 때도 일정에 맞는 항공권을 스카이스캐너에 저장하고 수시로 가격 변동을 본다.
19세 말 무렵에 기차가 있었다면 지금은 LCC 항공사가 있다. 그들은 짧은 단거리 노선들을 끊임없이 연결하며 수시로 프로모션을 한다. 이번에 새롭게 승인을 받은 LCC 항공사들도 마찬가지다. 단거리와 중장거리에 중점을 둔다. 19세기 말 기차를 타고 떠난 사람들은 이제 비행기를 타고 떠난다. 예전에는 여행 캐리어 짐을 가득 싸가지고 갔지만 지금은 꼭 그럴 필요도 없다. 스마트폰, 여권, 지갑만 있다면 캐리어 없이도 해외로 떠나는 건 일도 아니다. 19세기 말과 2019년 지금 여행을 떠나는 이들이 늘어난 건 19세기와 지금 시대 모두 '기술'이 사람들이 생각했던 ‘시간’의 개념에 변화를 주었기 때문이다.
“시간”의 상품화와 “구독 서비스”
과거에는 물건이 가진 기능이 중요했다. 이는 소비기준이 ‘필요성’이었기 때문이다.
물건이 많아지고 저성장 시대가 되면서 물건이 사람들에게 주는 의미는 사라졌다.
이제 소비의 축은 경험이다. 여기서 말하는 경험은 사람들이 갈망하는 ‘시간’이다.
경험을 팔고 소비하며 시간에 집중한다. 대표적인 예가 호텔이다. 극심한 스트레스를 받는 현대인들은 이제 휴식에만 집중하기 위해 호텔로 간다. 호텔에서는 눈치 보지 않고 휴식에만 집중한다. 호텔 내 피트니스센터에서 운동을 하고 수영장과 사우나에서 피로를 푼다. 아침부터 저녁까지 좋은 식재료로 만든 음식을 먹으며 쉰다. 그 시간은 오로지 나만의 것이다. 호텔은 단지 서비스를 제공하며 휴식을 도울 뿐이다.
에어비앤비는 숙소뿐만 아니라 그 지역문화 체험 프로그램도 판매한다. 개인 취향에 맞는 프로그램을 선택할 수 있으며 반응도 아주 좋다. 여행 디테일을 살리는 체험 프로그램. 현지인과 함께하는 프로그램은 인기 만점.
나는 도쿄에 자주 가는 편인데 내가 간 모든 호스텔에서는 항상 체험 프로그램이 있었다. 나도 다음에 도쿄에 가면 반드시 체험 프로그램을 해보려고 한다. (디 에디트에서 포스팅한 에어비앤비 체험 프로그램 후기는 내 마음을 사로잡았다.) 이제 많은 이들이 여행에서 쇼핑하는 일에는 질렸다. 아마존에서 하면 되니까. 오히려 여행이라는 정해진 시간 동안 더 많이 여행지에 대해서 알기를 원한다. 그 안에서도 핵심은 시간이다. 시간을 쓰는 일. 사람들이 집중하는 건 시간이다.
대기업부터 스타트업까지 이제 많이 기업들이 오랜 기간 고수 하먼 ‘판매중심’ 전략을 서서히 ‘구독’ 서비스로 옮기고 있다. LG, SK 매직 등 가전제품을 판매하던 기업들은 일부 상품을 렌털 서비스로 운영한다.
위워크, 패스트 파이브 등 공유 오피스 회사들은 공간에 대한 구독 서비스를 제공한다. 홈페이지, 브로셔 등을 보면 몸만 와서 일만 하라는 메시지를 많이 담는다. 나도 위워크에서 가서 몇 번 일을 해보았다. 노트북, 노트, 빈 몸으로 가서도 일을 할 수 있다. 커피가 필요하면 커피를 마시면 되고 맥주가 마시고 싶다면 맥주를 마셔도 된다. 공유 오피스가 제시하는 메시지는 간단하다.
“이곳에서 일하세요. 자잘하게 나가는 돈, 시간을 우리가 절약시켜드릴게요.”
보통 사무실을 임대하면 보증금과 임대료는 기본이다. 여기에 추가적인 전기비, 관리비, 시설유지비등
생각지 못한 비용이 발생한다. 비용은 그렇다고 치자. 거기에 낭비하는 시간은 생각보다 많다.
그걸 모두 비용 처리하는 시간까지 모두 계산해보라. 공유 오피스는 이 같은 기존 사무실 임대에 대한 시간과 자원낭비를 줄이는데 초점을 둔다. 여기에서 그치지 않고 각종 기업 간의 네트워크 모임 등 부가적인 서비스도 제공한다. 역시 시간이다.
수동적인 시청자에서 주도하는 시청자로의 변화
유년시절 나는 아침마다 신문을 보았다. 내가 신문을 본 이유는 딱 한 가지였다 TV 방송시간표를 보기 위해서였다. 지금은 수많은 방송사를 비롯해 유튜브 채널까지 다양 하지만 당시에는 EBS, KBS1, KBS2, MBC, SBS가 전부였다. 방송시간표를 보고 그날 방영하는 만화를 확인했다. 그 당시에는 오직 드라마만 주말에 재방송을 했고 만화를 재방송하는 일은 없었다. 항상 5시 30분경에는 티브이 앞에 앉았고 6시 30분 혹은 7시까지는 만화를 보았다. 90년대 시청자는 철저히 방송사가 만든 스케줄을 따라가야 했다.
보기 싫은 광고도 만화나 드라마를 보려면 감수해야 했다.
대략 25년 정도 지났을까?
지금은 유튜브, 넷플릭스, 왓챠 플레이 같은 정기구독 서비스(유튜브는 제외)를 통해 콘텐츠를 마음껏 이용하는 시대다. 1달 동안 일정액을 내고 무제한으로 이용할 수 있다. 여기서 무제한은 콘텐츠 개수이지 시간이 아니다. 만약에 우리들 중 누군가 타임 스톤을 가지고 있다면 시간을 무한대로 사용할 수 있을지 모르지만 그건 어디서나 마블 유니버스에서나 가능한 일이다. 시간은 무제한이나 우리에게 주어진 시간은 유한하다.
미국에서는 넷플릭스에서 스트리밍 하는 드라마를 한 번에 모두 보기 위해서 사람들이 종종 휴가를 낸다.
미국인들은 이를 빈 지 워칭이라 부른다. 한국말로 풀이하면 몰아서 보기다. 이를 해석하자면
“나의 소중한 24시간을 넷플릭스에서 만든 드라마를 보기 위해 투자하겠다”라는 말이다.
동시에 이 말은 다음과 같은 뜻도 동시에 말한다. ‘나의 소중한 24시간을 낭비하는 콘텐츠를 조금이라도 제공한다면 난 언제든지 너네 서비스를 끊을 거야! 똑바로 알아두라고!’
지금도 드라마는 오후 9시 50분-11시 사이에 방영하지만 이건 방송 편성 때문이다. VOD 서비스를 통해 방송사와 시청자가 방송 스케줄에만 따르던 시대는 끝난 지 오래다. 오히려 가정마다 통신사가 제공하는 IPTV 서비스가 있으며 이를 통해서 언제나 드라마를 즐길 수 있다. 우리 어머니도 주말드라마를 토요일에 보지 않으시고 일요일에 IPTV로 몰아서 보신다. 이같이 사람들이 방송콘텐츠에 할애하는 행동변화는 매출에 그대로 영향을 줬다. Sk, KT, LG 3대 통신사가 IPTV로 매출이 두 자릿수로 성장했다는 점은 이를 증명한다.
누군가에게 3시간 동안 가만히 앉아 있으라고 한다면? 게다가 화장실 가는 일도 참아야 한다면? 지독한 고문이다. 최근에 이같이 고문이라고 생각한 일을 1200만 명이 넘게 경험했다. 나 역시도 마찬가지다. 무엇이냐고? '어벤저스:엔드게임'이다.'어벤저스 엔드게임'은 상영시간이 3시간이다. 루소 감독은 화장실을 가는 일을 유의하라고 했다. 심지어 마블 팬들 커뮤니티에서는 영화보기 전날 사우나를 권하는 글도 올라왔다. 왜 그럴까? 사람들에게 어벤저스를 경험하는 3시간은 행복이니까. 사실 극장에서 3 시간 넘게 상영한 영화는 어벤저스만이 아니다. 반지의 제왕은 반지원정대, 두 개의 탑, 왕의 귀환 모두 3시간이었다
음반시장이 음원 판매가 아닌 공연 판매로 방향을 선회한 건 음원은 사람들이 언제든지 소비할 수 있지만 공연은 정해진 시간에만 돌 수 있기 때문이다. 아무리 좋아하는 뮤지션의 음질이 좋아도 직접 공연을 보는 일을 따라잡을 수 없다. 듣는 행위와 경험은 비교할 수 없는 질적 차이를 가지고 있기 때문이다. 콜드플레이, 폴 메카트니 등 서울에 처음 온 뮤지션들 공연을 예매하기 위해서 수많은 인원이 몰린다. 당연히 서버가 터진다. 표를 판매하는 사이트에서 죄송하다는 말을 한다. 사람들은 사이트에 항의를 하고 욕설도 서슴지 않는다. 왜? 그들의 공연 볼 시간은 정해져 있으니까. 언제 다시 오지 않을 시간이니까.
구독 서비스는 현업에서 일하는 사람들에게 정보를 찾는 하나의 매개체가 되고 있다.
퍼블리와 북 저널리즘 같은 큐레이션에 기반한 서비스들의 성장은 시대변화를 뜻한다.
퍼블리는 퍼블릭에서 엄선한 저자들이 만든 리포트, 뉴욕타임스, 파이낸스 타임스의 기자를
현업에 종사하는 사람들이 직접 자료를 선별한다. 기획자, 마케터 등을 타깃으로 하는
퍼블리는 그들의 시간을 자신들에게 조금이라도 더 가져오기 위해서 노력한다.
북 저널리즘은 퍼블리와는 조금 다르다. 그들은 이코노미스트, 인문학, 사회과학 등보다 더 심도 있는 지식에 더 힘쓴다. 이 두 서비스가 집중하는 타깃도 역시 시간이다. 그들이 추구하는 사업목적에는 ’ 현업으로 일하는 이들이 자료 찾는 시간을 줄이겠다’가 있다. 단지 드러나지 않을 뿐이다.
고객이 가진 시간을 자신들에게 집중시키기 위해 치열한 경쟁을 하는 분야는 단연코 유통이다.
새벽 배송, 로켓 배송, 쓱 배송, 갓배 송등 빠른 배송을 보장하는 서비스는 이제 유통을 다루는 기업에게 필수다. 여기서 그치지 않는다. 농협 하나로마트, 이마트, 롯데마트는 물론 동네에 위치한 소규모 마트까지도 이제 배달은 이제 필수다. 배송을 단순한 서비스가 아닌 ‘시간’ 싸움으로 본다면 배달 서비스도 유통 범주에 들어간다. 배달의 민족 같은 경우는 배송시간에 대한 정보를 소비자에게 더욱 정확하게 하기 위해서 수시로 시스템을 개선하려고 한다.
예를 들어 배달의 민족 내 배민 라이더스 같은 경우는 가맹점주에게 주문이 들어오면 조리시간을 찍고
라이더가 출발했다는 정보를 가맹점주에게 통보한다. 가맹주는 라이더 출발 정보를 보고 음식을 조리한다.
소비자들이 소비를 하는 시간을 독점하기 위한 싸움이 지금 시대 경쟁의 핵심이다.
이 같은 경쟁의 최강자는 역시나 아마존이며 그 안에서도 아마존 프라임이다.
과거에는 물건마다 차별화를 하는 기준은 ‘기능’이었다. 예전에는 물건과 정보가 부족했고 원하은 물건을 찾으면 상당한 희열을 느꼈다. 예전에는 한정판 신발을 구하기 위해서는 압구정, 명동 매장 등 소위
물건을 잘 가져오는 쪽으로 가야 했다. 그러나 지금은 다르다. 인터넷에서 검색하면 다 나온다.
키보드와 손가락 터치로 물건을 찾아내는 건 기본이다. 사람들끼리 정보를 공유하면서 찾는다. 몇 년 전만 해도 드라마에서 배우들이 입은 옷은 패션잡지에서 가장 먼저 알 수 있었지만 지금은 인공지능이 알아서 다 찾아준다. 이제 물건을 사고 희열을 얻는 일은 아주 드문 일이다. 오히려 나이키와 아디다스는 이 같은 변화를 를 활용한다. 한정판 신발은 온라인 추첨으로 진행하고 나머지는 오프라인 한정 발매로 소비자들이 줄을 서게 만든다.
멋진 물건이 아닌 소비자의 ’ 시간’을 붙잡아야 물건을 팔 수 있는 기회를 얻는 시대가 되자
모든 브랜드들이 편집력을 장착한 큐레이터로 변하기 시작했다. 이제 모든 브랜드들은 물건 사용을 제안하는 집단, 커뮤니티가 되어야 한다. 디자이너가 기업을 이끄는 게 아니라 기업모든 구성원이 디자이너가 되어야 하는 시대다. 사람들은 물건을 갈망하지 않는다. 오히려 그 물건이 왜 필요한지 납득을 시켜야 한다,
라이프스타일이라는 말은 ‘미사여구’라는 사실을 이미 사람들이 안다. 그렇기에 라이프스타일을 제안하려면 그 안에는 철저하게 소비자에게 기쁨과 시간을 할애하는 아우라가 있어야 한다. 동시에 솔직해야 한다. 이러한 면에서 가장 앞서가는 브랜드는 아마도 바로 생각이 날 거다. 무인양품.
나 같은 경우만 해도 발뮤다 공기청정기, 가습기, 그린팬 S, 더 토스터를 사용한다.
그동안 발뮤다 제품에 대한 경험이 좋았기 때문이다. 하지만 다른 이에게 발뮤다를 무조건 추천하지도 않는다. 사실 발뮤다 더 퓨어가 출시된 이후 발뮤다를 보는 시선이 바뀌었다. 기존에 발뮤다 에어 엔진은 e11필터지만 더 퓨어는 e13이다. 발뮤다가 더 퓨어를 출시했다면 기존 에어 엔진 필터에 대한 개선도 해야 했다.
e13으로 바꿔서 재출시를 해야 했다. 물론 발뮤다에서는 e11이 에어 엔진이 가진 먼지 흡인력에 최적화되었다고 말해서 납득은 가지만 쉽게 수긍이 가지는 않는다. 소비자는 이제 가혹하다. 한결같은 노력, 경험을 제시하지 않는다면 가차 없다.
사람들이 더 이상 물건을 사지 않는 시대가 다가올수록 더욱 소비주축이 되는 건 시간이다.
솔직하게 말하자면 라이프 스타일붐은 라이프스타일 매장에서 물건을 구입하는 유행이다.
이런 흐름에서 잡지, 서적, sns 같은 매체가 강력한 역할을 할 수밖에 없다.
그 이유는 책과 잡지는 추상적인 라이프스타일을 ‘이미지’로 보여주기 때문이다.
요 근래 많은 여성잡지들이 패 간하고 이유는 더 이상 물건만 권하는 제안이 먹혀들지 않기 때문이다.
나는 10년간 보던 남성잡지를 더 이상 보지 않는다. 그 항상 내용 구성이 똑같다. 300페이지 정도가 넘는 잡지에서 좋은 내용은 고작 3,4페이지다. 나머지는 제안을 가장한 광고라서.
요 근래 우리나라 가전제품 매장 및 편집샵들도 많은 변화 중이다.
일찍이 우리보다 먼저 라이프스타일 판매가 흐름이 된 도쿄처럼
책, 잡지를 중심으로 한 라이프스타일을 판매하는 가게가 늘어나고 있다.
도쿄가 경험했듯이 서울에 생긴 라이프스타일 가게에서도 책, 잡지, 모바일이 중심이다.
”자본주의 안에서 라이프스타일 변화는 철저하게 소비로 이루어진다’는 전제는 변하지 않았기에
책과 잡지가 가진 원래 모습은 없어지고 철저히 소비를 위한 도구로 변한다.
오로지 기획 논리에 맞는 오브제로서 말이다.
예를 들어 “친구들과 함께하는 주말 브런치’라는 기획을 한다고 하자.
이 안에서 요리책은 브런치 요리 레시피와 분위기를 전하기 위한 매체로만 사용한다.
그 안에 인테리어 잡지가 있다면 그 잡지도 브런치 분위기 조성을 위한 조언으로만 사용한다.
앞서 말했듯이 ‘이미지’만 가져온다. 그 이미지는 ‘맥락’을 만든다.
‘킨포크’와 ‘매거진 F’ 같은 잡지가 이런 경우에 매우 요긴하다.
(잡지 발행인들이 추구하는 의지와는 상관없는 일이다. ) 그렇지만 이는 기획 논리이자 겉모습이다.
중요한 건 ‘친구들과 함께 하는 주말 브런치’라는 시간을 제시하고 판매하기 위함이다.
이러한 제안이 가진 핵심은 사람들이 가진 욕망을 판매하는 일이다.
누군가는 라이프스타일 가게가 편집력에 기대며 실제로는 ‘만들다’는 없다고 이야기한다.
이는 타당한 말이다. 라이프스타일가게서 본 책이 오브제 그 이상 이하도 아님을 느꼈다면
”자본주의 안에서 라이프스타일 변화는 철저하게 소비로 이루어진다’는 면을 정확하게 본 거다.
그렇지만 아직도 기능 중심으로 배치하는 가전제품 가게가 많은 건
변함없이 기능을 중심으로 물건을 구매하는 사람들이 있기 때문이다.
시대가 변하고 라이프스타일과 시간을 소비하는 일이 늘어난다고 해도
모두에게만 해당하는 건 아니라는 점을 숙지해야 한다.
모든 사람이 이제 시간을 소비한다는 전제는 어떤 면에서 상당히 오만하다.
오히려 기업들이 사람들에게 ‘시간’을 소비하게 만들기 위해 물심양면으로 노력하는 걸 보자.
고객 입장에서 생각하고 마케팅하는 일은 오히려 기능에 중심을 둔 이들의 마음을 돌리기 위한 노력이라고 보아야 한다. 아마존이 월마트를 온라인에서 제압하고 오프라인에서 제압하려고 하자,
월마트는 오프라인상에서 자신들이 가진 장점을 고객중심으로 변해서 아마존과 경쟁하고 있지 않은가?
롯데마트, 이마트도 이커머스에 맞서서 자신들이 가진 오프라인 매장을 배송센터로 적극 활용하면서
변화에 대처하고 있지 않은가? 예전에는 기능을 강조하던 기업이 이제는 기능을 전제로 한 가치를 팔아야 한다. 더더욱 디테일이 필요해진 거다. 기능을 전제로 한 가치를 판매하는 일은
소비자의 생활 속 시간으로 들어가는 일과 마찬가지다. 물건만 판매하면 끝인 시대는 이제 옛날 일이다.
미세먼지로 인해 생긴 생활모습을 한번 보자. 미세먼지 수치가 올라가면 사람들은 창문을 닫고 공기청정기를 세게 돌린다. 밖에 나가지 않는다. 배달앱으로 음식을 시키고 새벽 배송으로 물건을 받아 직접 요리한다.
사람들이 밖으로 나오지 않기 때문에 음식점, 상품매장에는 손님이 없다. 이런 상황에서 기업과 음식점이 매출을 늘리려면 공기청정기를 팔아야 하고, 배달앱을 설치하게 해야 하며 배달앱에서 음식을 주문하게 마케팅을 해야 한다. 미세먼지가 만들어낸 변화는 사람들이 사용하는 시간 중
‘집’이 차지하는 비중이 늘어났다는 점이다. 즉 사람들 시간 속으로 들어가야 한다.
그렇다면? 고객을 연구하고 고객중심으로 가야 한다.
자연스럽게 마케팅 방법도 달라졌다. 소비자가 조금이라도 '경쟁사에 시간을 허락하지 않도록' 다양한 방법을 찾는다. 그로스 해킹, 퍼포먼스 마케팅, 인플루 엔서를 활용한 마케팅도 결국 시간이다.
소비자의 시간을 빠르게 자신들에게 오게 해야 하기 때문이다, 고객들이 원하는 걸 찾아야 하기 때문에 빠르게 자주 가설을 실험한다. 그 안에서 발생하는 데이터를 면밀히 분석하고 이를 반복한다. 실험실 같은 방법은 ‘보다 더 고객으로!’라는 답이 없는 문제 해결을 위한 접근방식이다. 마케팅은 변한 게 없다. 언제나 사람들 라이프사이클 변화를 포착하며 진화했을 뿐이다. 지금 시대 디지털 마케팅이 대세라는 건
사람들이 시간을 가장 많이 보내는 공간이 디지털이기 때문이다.
자본주의가 물건에 시점을 옮기 전 시절은 이제 시간으로 시선을 돌리기 시작한 지 오래다. 그 이유는 간단하다. “시간은 한정되어있으니까”시간은 모두에게 동일하게 주어진다. 모두 매일 새벽 12시가 되면 새로운 24시간을 부여받는다. 하지만 언제 어디서 사고를 당할지 모른다. 몇 년 전에 나는 햄버거를 사러 골목길을 뛰어나가 갑자기 튀어나온 차에 교통사고를 당했다. 언제 어디서 갑자기 그 시간이 끝날지 모른다.
이제 시간은 사람들이 가장 소중하게 여기는 가치다.시간은 금이다. 과거에도 유명했던 이 말은 지금 시대에도 변함없이 유효하다.글을 마치며 이 글을 끝까지 일고 이글에 시간을 할애해준 구독자분 및 모든 분들에게
감사하다는 말을 하고 싶다."감사합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