라이프스타일을 위한 10가지 에세이 7. 데이터.
나는 대학시절 미술사와 경영학을 공부했다.
내가 경영학을 복수전공을 삼은 이유는 메디치 가문 영향이 크다.
메디치 가문이 유럽 전역에 자금을 융통할 수 있던 이유 중 하나는 어음이었다.
피렌체는 십자군 전쟁 당시 가죽 재가공을 통해 성장했다.
구찌의 창업가인 구찌오 구찌는 피렌체에서 가죽제품을 시작했고
지금도 피렌체는 가죽제품으로 익히 유명하다. 또한 이탈리아가 각 작은 도시로 나눠져서
전쟁을 할 때 피렌체는 도시 시민들을 통해 발행한 채권으로 용병 등을 고용해 난국을 헤쳐나갈 수 있었다.
자연스럽게 피렌체는 르네상스를 대표하는 도시중 하나가 되었다.
미술사를 공부하다 생긴 호기심은 자연스럽게 금융사로 이어졌다.
미술사는 미술에 관한 모든 부분을 다룬다. 당연히 각 시대마다 정치 경제, 사회, 문화 공부는 필수다.
자연스럽게 나는 금융에 관심을 가지게 되었다. 경영학을 복수전공으로 했지만 나는 금융의 세부적인 부분인
경제학, 회계, 채권, 주식, 파생상품을 구체적으로 알고 싶었다. 그 당시 2008년 리먼브라더스발 금융위기가 덮친 이후라 금융, 거시경제에 대한 책들이 많이 나왔고 금융을 배워야 한다는 분위기가 강했기에 쉬운 책들도 많이 나왔다. 도서관에서 책을 보며 금융과 금융사와 미술사를 공부했다.
미술사가 인간이 추구하는 아름다움을 공부한다면 금융사는 인간이 돈을 융통하면서 겪은 흥망성쇠를 다룬다. 많은 이들이 금융에 매력을 느끼는 건 그 속에 담긴 인간의 흥망성쇠 때문이 아닐까?
금융은 예나 지금은 데이터다. 수기로 작성하던 장부는 컴퓨터로 바뀌었다.
골드만삭스가 IT회사가 변했다고 놀라워하지만 철저하게 매 시대변화의 흐름을 꿰뚫은
골드만삭스다운 결정이다. 로이터와 블룸버그는 금융데이터를 가공하는 도구를 만들었고
수학자 물리학자들이 금융권으로 진출하면서 금융 쪽에서 데이터에 대한 발견을 더 가속화했다.
그 유명한 LTCM 사태의 핵심은 데이터 맹신에 있다. 반면에 금융데이터 사이에서 나오는 미세한
틈새를 발견해 수십억 달러는 번 이들도 있다. 대표적인 예가 나심 니콜라스 탈레브와 르네상스 테크놀로지를 만든 수학자 제임스 사이먼.(나심 니콜라스 탈레브는 2008년 당시 블랙스완을 모델링해서 만든 헤지펀드 모델로 돈을 많이 벌었다고 밝혔다.)
언제나 금융은 데이터 싸움이다. 소위 알파라고 하는 수익의 핵심은 언제나 데이터다. 이제 HTS를 통해 일반인들도 기관투자자만큼은 아니더라도 많은 정보를 얻을 수 있다. 또한 여기에 프로그래밍을 통해서 자신만의 투자 알고리즘을 만드는 강좌도 시중에서 어렵지 않게 찾아볼 수 있다. 예전에도 그랬지만 앞으로도 현대 금융의 한 축도 역시 데이터다. 하지만 데이터는 금융만일까?
근래 7,8년 동안 데이터만 틈 가장 주목받은 주제는 없다. 이미 많은 회사에서 데이터를 활용하고 있으며 많은 일들을 하고 있던 그에 관한 새로운 직군들도 계속 늘어나는 추세다.
이세돌 9단과 알파고의 대결은 흥미진진했다. 인공지능의 한계가 어디인지 우리조차 가늠하기 어려웠다.
많은 이들이 이세돌 9단의 압승을 기대했지만 결과는 알파고의 완승. 이미 알파고는 바둑기사들의 사고방식 자체를 바꿔놓았다. 이제 많은 바둑기사들이 알파고가 담긴 기보를 보고 연구하는 걸로 안다.
궁금증이 하나 생겼다. 구글은 알파고를 만들어서 무엇에 활용하고 있을까? 일단 구글은 알파고를 자사의 데이터센터 전기관리에 사용하고 있었다. 고작 만든 인공지능으로 전기관리라니?
구글, 아마존, 페이스북 등 거대 기업 등은 서버 속도가 경쟁력이다. 더 빠른 데이터 처리를 위해서는 항상 서버센터를 제대로 관리해야 한다. 데이터 처리가 많을수록 서버는 뜨거워지기 때문에 서버센터에서 온도관리는 서비스 품질과 바로 이어진다.(쾌적한 게임을 위해서 수냉 쿨러를 쓰는 일과 다를 게 없다.) 네이버가 춘천에 데이터센터를 만든 유중 하나가 서늘한 춘천의 온도다. 데이터센터 안 서버에서 열이 발생하면 데이터 처리 속도가 떨어진다. 당연히 서버센터는 열관리를 위해 365일 에어컨을 풀가동한다.
이렇기 때문에 많은 전기요금이 나온다. 전기를 효율적으로 관리하면서도 비용도 절감한다면? 이는 당연히 기업이익이나 다른 분야 투자로 쓸 수 있다. 구글은 정확한 액수를 밝히지는 않았지만 알파고는 구글 서버센터의 전기비용 약 15%을 절감시켰다. 아마도 대략 수백만 달러로 추산한다. 알파고뿐만 아니라 IBM이 만든 왓슨은 의료분야에서 활용하고 있고, 아마존의 알렉사는 집안에서 새로운 라이프스타일을 만들고 있다. 이처럼 아직은 시작이지만 데이터를 기반으로 한 인공지능은 계속해서 우리 일상 속에 파고들고 있다.
그렇지만 정말 이것뿐일까? 아니다. 요즘 데이터는 마케팅에서도 적극 활용한다. 특히 이제는 데이터를 활용해 경영전략을 세운다. 츠타야를 운영하는 ccc의 마스다 무 네이키도 자신의 저서에서 “T포인트로 나온 데이
터를 분석해 소비자의 방향을 본다. 이를 기반으로 해 직감을 가지고 기획을 한다”라고 이야기했다. 디즈니 플러스 론칭 때문에 넷플릭스도 콘텐츠 확보에 빨간불이라고 하지만 넷플릭스는 익히 데이터로 취향을 제안하는 곳으로 유명하지 않은가? 왓챠 플레이를 운영하는 프로그램스도 마찬가지다. 이제 우리가 접속한 인터넷 기록은 기업 내 그로스 해커팀이 추적해서 광고를 집행하거나 서비스 개선을 위한 기반으로 사용한다. 우리가 그들의 제품 혹은 서비스에 계속 있게 만드는 일만이 역시 데이터의 전부일까?
일단 이 글에서 엔드게임에 대한 스포일러는 없다. 픽사는 토이스토리로 유명하고 스티브 잡스가 다시 재기하게 만든 일등공신으로 유명하다. 반면에 의외로 토이스토리를 만든 그래픽 프로그램 속 물리엔진을 만든 이들이 수학자와 물리학자라는 사실을 잘 모른다.. 조지 루카스가 스타워즈 에피소드 4,5,6을 만들 때 화려한 컴퓨터 그래픽은 없었다. 당시 스타워즈 스텝들은 그림을 그리던가 모형을 직접 만들었다. 대표적인 사례가 데스 스타. 수십 년 뒤에 조지 루카스는 CG 기술이 발전하자 에피소드 1,2,3을 만들었다. 조지 루카스가 말한 이유는 단순했다. 에피소드 4,5,6을 만들 당시에는 에피소드 1,2,3을 만들 기술이 없었기 때문이라고.
수학과 물리학으로 만든 물리엔진은 특수효과의 기본이다. 어벤저스:엔드게임도 자유롭지 않다. 아이언맨의 슈트를 보면서 열광하지만 토니 스타크보다 대단한 건 특수효과 팀이다. 특수효과팀이 없었다면
헐크버스터도 없고, 아이언맨의 나노기술도 없다. 물론 토르와 캡틴 아메리카의 '묠니르+방패' 합동 공격도 불가능하다.
게임도 마찬가지다. 게임에서 사용하는 물리엔진은 철저하게 수학계산이 필요하다.. 일반적으로 유니티, 언리얼 엔진이 유명하지만 기본적으로 각 게임사는 자사가 가진 게임엔진이 있다. 게릴라 게임즈는 데시마 엔진(데시마 엔진으로 만든 대표적인 게임은 호라이즌 제로 던) 캡콤은 바이오하자드 7과 동시에 자사의 새로운 게임엔진인 ‘RE엔진’을 선보였고 이 엔진으로 만든 게임인 바이오하자드 re:2 , 데빌 메이 크라이 5는
흥행 연타석을 날렸다. 스퀘어 에닉스 같은 경우는 루미너스 엔진이 있다. 이제 어떤 면에서 우리가 살아가는 문화에는 데이터가 지배한다고 해보 무관하다. 우리는 데이터가 단순한 제품 판매 결과, 교통정보로 생각하지만 관점을 바꾸면 모든 데이터는 일상 속 모든 부분 그 자체다. 오늘 아침에 먹은 아침식사는 소변, 대변이라는 유기물 데이터로 나온다. 조선시대 어의는 왕의 건강상태를 위해서 대변을 먹었고 지금도 우리가 소변검사를 하는 이유도 건강검사를 위함이다. 이게 모두 데이터이기 때문이다.
18/19 챔피언스리그 16강전에서 아틀레티코 마드리드와 유벤투스의 경기는
데이터를 활용한 전략의 빅뱅 승부였다. 1차전은 시메오네 감독의 완승이었지만 2차전은 알레그리 감독의 완승이었다. 이미 아틀레티고 마드리드의 시메오네 감독은 데이터 분석을 통해서 전략을 짜는 걸로 유명하다.
메이저리그도 데이터를 활용해 전략을 짜고 선수를 영입하고 로테이션 늘 짜는 건 많이 알려져 있다.
‘머니볼’로 유명한 빌리 빈과 빌리 빈이 추구한 전략을 도입한 보스턴 레드삭스가 월드시리즈 우승으로 데이터를 기반으로 한 전략 및 선수 영입을 증명했다.
다시 챔피언스리그로 돌아오자 1차전에 시메오네 감독은 철저하게 유벤투스의 수비수인 레오나르도 보누치만 괴롭혔다. 그 이유는 데이터 때문이었다. 보통 수비수는 공중 점유율이 70% 넘어야 한다. 반면에 보누치의 데이터는 47% 내외. 보누치 본인이 훌륭한 수비수인 건 모두 인정하지만 190cm의 장신임에도 제공력이 떨어지는 건 다소 의외다. 아틀레티고 마드리드는 수비수인 제공권이 낮은 보누치를 공략했다.
시메오네 감독은 끊임없이 보누치를 공략했고 유벤투스는 무너졌다.
2차전에서 유벤투스는 이 데이터를 반대로 이용했다. 철저한 측면 공격과 롱패스를 주축으로 했다. 이 역할을 담당한 건 제공 공격이 뛰어난 크리스티아노 호날두. 또한 190cm 넘는 장신인 만주키치였다. 그들은 끊임없이 아틀레티코 수비를 공략했다.(2차전에서 유벤투스가 기록한 3골 중 2골은 모두 헤딩골이었다.)
끊임없이 공중 경합을 하니 장신의 수비수들은 체력 소진이 빨랐다. 특히 나이가 많은 아틀레티코 마드리드 중앙 수비수 고딘은 금방 지쳤고 이는 유벤투스가 승리는 원동력이 됐다. 이 경기에서 핵심은 감독이 선택한 선수들의 데이터에 있었다. 데이터를 가지고 어떤 공격 혹은 수비를 하는가에 따라서 전략이 달라진 거다. 말이 전략이지 이는 결국 문제를 해결하는 능력이다. 데이터가 가져올 세상에서 핵심은 문제 해석과 문제해결력이다. 직감은 오히려 데이터가 뒷받침하는 행동이 될 뿐이다.
데이터는 알게 보르게 보이지 않게 우리 삶의 한 축이다. 데이터가 얼마나 우리 삶에 가까운지 알고 싶다면
알람시계 하나로 충분하다. 시간이라는 데이터가 내가 일어나야 할 시간을 해석해서 알려준다.
버스를 탈 때도 버스도착이 3분 뒤라는 사실을 알려주는 안내방송도 gps데이터의 산물이다. 길을 찾을 때 사용하는 구글 맵스도 마찬가지다. 음악파일도, 애플뮤직에서 추천도 모두 데이터다. 데이터는 변한 게 없다. 항상 그대로다. 다만 인간이 사용하는 방식을 삶에 맞도록 발전시킨 거다.
수없이 쌓인 데이터 속에 남은 건 메시지다. 과거에 우리가 어떻게 했는가에 대한 메시지.
데이터는 과거의 경험을 기반으로 하며 데이터 분석은 자연스러운 행동이다.
데이터는 이제 10.20분 전의 과거도 순식간에 분석한다. 빅데이터 혹은 스몰데이터이건 상관없다.
데이터를 실시간으로 분석한다고 해도 데이터가 형성되는 시점은 언제나 과거다.
그렇기에 결코 과거에서 자유로울 수 없다. 또한 이를 통한 예측에만 과도하게 집중해서는 안된다.
데이터를 통해서 축적한 과거는 비슷한 상황 시에 어떻게 대처할지에 대한 문제 해결하는 방법으로
나아가야 하는데 핵심이니까.
데이터와 통계학은 빠질 수 없는 형제다. 데이터를 가공하며 그 속에서 의미를 가져오는 걸 연구하는 게 통계학이다. 우리는 중학교에서 기초개념을 배운지만 고등학교 수학에서 본격적으로 통계를 배운다. 통계학을 배우다 보면 항상 따라다니는 단어가 하나 있다. 편차(Bias)다.
데이터에서 평균을 구하고 평균과 각 데이터가 차이를 말하는 게 편차다. 데이터가 얼마나 정확한지는 편차가 좌지우지한다. 편차가 어렵다면? 오차와도 비슷하다. 이 편차를 제대로 이해만 해도 데이터를 보는 눈은 바뀐다. 모두가 다들 데이터를 강조하는 이유는 데이터를 통해 자신이 새운 주장이 얼마큼 맞는지 알기 위함이니까.
고등학교 시절 우리를 괴롭힌 극한. 극한을 배울 때 ’x가 n에 가까워질수록 혹은 무한대로
가까워질수록 극한값에 ‘가까워’ 진다 ’라는 말이 가진 의미를 생각하자. 여기서 말하는 '극한값에 가까워진다'는 말은 극한값이 정해졌다는 말이 아니다. 만약 극한값을 구할 때 ’x가 무한대에 가까워질 때’를 생각해보자. 만약 무한대 바로 전에서 데이터 값을 뒤집어지는 새로운 데이터가 나온다면?
그 데이터는 의미가 없어진다. 2008년에 우리는 제대로 경험했고 이제는 검은 백조라고 말한다.
(반면에 검은 백조 개념을 만든 나심 니콜라스 탈레브는 2008년은 검은 백조가 아니라고 한다. 맞는 말이다.)
그렇기에 우리는 여기에서 ‘확정’이 아니라 ‘수렴’이라는 단어를 사용한다.
데이터 처리가 비약적으로 가능하게 된 건 생각만큼 오래되지 않았다. 통신기술, GPU, SSD, 클라우딩 기술, 수많은 데이터를 처리하는데 도움을 주는 하드웨어 기술이 밑바탕이 되었기 때문이다.
특히 이제 막 첫 삽을 뜬 5G 기술은 더 많은 데이터 처리를 필요하다 더 많은 데이터가 생길 거다. 빅데이터는 이제 아마도 ‘인크레더블 데이터’로 넘어갈 거다. 이를 뒷받침할 연관분야가 더 발전할 거다.
하지만 데이터는 과연 삶에 어떤 영향을 줄까? 하루가 24시간이라는 점은 변함없지만 데이터양은 더욱 늘어나고 있다. 1998년에서 2017년까지 네이버 뉴스 데이터량은 대략 60기가라고 한다. 반면에 매일 카카오톡으로 쌓이는 데이터가 약 2기가라고 한다. 카카오톡만 이 정도인데 하루에 쌓이는 데이터는 얼마나 많을까? 이제 우리가 데이터를 말하는 기준은 예전과는 양 자체가 아예 다르다. 양이 많다고 꼭 좋은 건 아니다. 양이 많을수록 놓치는 부분도 많으니까. 데이터를 강조하지만 우리가 놓치는 부분은 데이터를 통해 변하고 있는 라이프스타일 디테일이다. 나는 그 시작은 시간 단축이라고 생각한다. 이제 모든 데이터의 방향은 ‘라이프스타일 제안을 위한 시간’에 집중할 거다. 이미 그렇게 나아가고 있다.
일상생활에서 데이터가 가장 많은 영향을 끼친 분야를
고르고 묻는다면 단연코 “배송”이다. 며칠 전 아마존은 미국 내 1일 배송을 하겠다고 발표했다.
아마도 그동안 쌓은 배송 데이터를 면밀히 분석해서 1일 배송을 가능하게 만들 방법을 찾았나 싶었다.
우리나라는 땅이 미국만틈 크지 않기 때문에 1일 배송은 익숙하다. 반면에
미국에서는 전혀 다르다. 미국 현지인들 말로는 2일 만에 와도 빠른 거라고 한다.
오히려 아마존이 발표한 1일 배송은 우리나라로 치면 새벽 배송에 가깝다.
데이터가 중요하다지만 우리가 삶에서 추구하는 라이프스타일은 생각만큼 크게 바뀌지는 않았다.
음식 배달은 예전에도 있었지만 배달어플도 더 다양한 곳의 배달이 가능하게 만들었다.
인공지능과 머신러닝을 활용한 물류 예측기술은 과거 물류기술을 더 진보했다는 점을 상기하자.
데이터는 점진적으로 우리 삶에서 시간을 줄여나가는 면에서 큰 역할을 하고 있다는 점을 볼 수 있다.
전복을 하루 더 빨리 먹는 일, 마카롱을 어젯밤에 주문해서 오늘 아침에 받은 일.
원두가 정기적으로 배송되는 일. 전에는 시간을 쓰며 나가던 일들이 터치로 끝난다.
지금 시대 기술발전과 데이터가 비약적으로 만든 결과물은 ‘시간 단축’이다.
쿠팡은 배송을 위해 데이터 분석을 실시간으로 하며 머신러닝 기술을 활용해 계속해서 고객에게 상품을 제안하고 데이터를 배송에도 사용한다. 마켓 컬리의 '새벽 배송', 이마트의 '쓱 배송'도 마찬가지다. 데이터 분석과 머신러닝은 이제 배송 물류 예측에 필수다. 우리는 여기서 데이터에 기반한 예측모델이 해결하고자 하는 방향을 봐야 한다. 역시 “시간”이다.
최근에 쿠팡에서 물건을 구매했다. 쿠팡이 어떻게 배송을 하고 어떤 단어를 쓰는지 궁금해서
쿠팡 배송상태를 보았다. 배송상태 안내 창에는 ' 15-17시 베송 보장’이라고 나온다.
하지만 물건은 17시까지에 오지 않고 18시 30분경에 왔다. 보장 시간보다 1시간 30분이 늦은셈이다. 그렇다면 왜 1시간 30분이나 늦었을까? 그냥 혼자 생각했다. 일단 1시간 30분을 분단위로 바꿔서 보면 90분이다.
만약 당일 택배가 45개이며 피치 못할 사정으로 각 제품당 2분씩 늦었다고 가정한다면?
그 과정에는 교통체증, 주차시간, 택배기사가 밥 먹은 시간, 물건을 내리는 시간, 도로에서 갑자기 차선을 침입한 차 등 수많은 변수가 있을 거다. 이 같이 당일 일어날 수 있는 사소한 일들을 데이터로 예측할까?
답은 할 수도 있고 아닐 수도 있다. (아마도 수집한 데이터는 쿠팡 데이터팀에서 분석할 거다.)
데이터는 과거 사실을 수치로 알려주며 우리에게 동일한 상황이 발생할 시에
어떤 해결방안을 제시할지에 대해 이야기할 뿐이다. 그렇다고 그 방향이 절대적이지도 않다.
데이터는 나무에 불과하다. 데이터로 보야야 하는 숲은 ‘문제 해결’이다.
(내가 물건 배송 1시간 30분 늦었지만 내가 주문한 물건이 오기까지 24시간도 걸리지 않았다.
나는 정말로 빠른 배송이 신기했다.)
https://www.youtube.com/watch?v=1C1Wpktw9q8
데이터가 라이프스타일의 변화에 기여하지는 모습이 극적으로 보이는 일은 없으리라 본다.
오히려 라이프스타일을 만드는 기둥이 될 거다. 동시에 하나의 사고방식으로도 자리 잡을 거다.
동시에 정확성을 높이기 위한 사람의 손과 눈이 더 중요해질 거다. 이마트의 배송센터는 데이터를 활용하지만 물건 검수는 사람이 한다. 기술로 효율을 40배 이상 올렸다고 이마트는 설명하지만 마지막 검수과정은 사람몫이다. 데이터기술로 기반을 닦은 배송시스템이라도 고객에게 전해야할 가장 중요한 서비스 경험은 정확한 배송'이다.
나는 문과가 처한 위기는 정말 심각하다고 본다. 내가 미술사를 전공해서 문과의 취약점을 잘 안다.
문과는 해결방안에 초점을 맞추는 학문이 아니다. 우리가 문과라고 통칭하는 학문들은 대부분
사람들에게 무엇인가 제시하는 면에 중점을 둔다."어떻게 살 것인가?, "삶의 가치는 무엇인가?"
"자존감은 무엇일까?" 문과라는 점주에 속한 대표적인 학문인 철학, 미술사, 언어학이 문제를 해결하는데 특화된 학문이 아니다. 오히려 사람들이 나아가야 할 사유의 방향을 제시하지 해결방안에 대해서는 추상적이 고며 모호하다.ㅍ 하지만 이과는 다르다. 이과의 모든 학문체계는 철저하게 데이터를 수집하고 가설 설정과 검증을 반복하는 과정에서 도출하는 문제 해결이다. 지금 문과가 처한 진짜 문제는 취업률, 실용성이 아니다. 문과 범주 내의 학문이 현대 사회가 추구하는 ‘생각 패러다임’에 대처하는 어떠한 제안도 하지 못한다는 점에 있다. 국문학을 배웠다면 사람들이 사용하는 언어의 변화는 사람들 사고방식에 어떤 영향을 주어야 할지 주목해야 하며 한글을 어떻게 더 데이터 처리가 용이한 방향으로 바꿀지 공학자와 머리를 마주해야 한다. 문과에게 필요한 건 어떻게 문과에 속한 학생들이 '문제를 해결하는 논리체계'를 가지게 할 건 가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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데이터는 과거에도 있었고 지금 이 순간에도 있고 앞으로도 계속 생길 거다.
사람이란 게 데이터로만 이야기할 수 없다. 데이터 홍수지만 오히려 사람들은 더 만나고 싶어 한다.
물건도 차고 넘친다. 물건으로 삶의 만족을 찾던 시대는 끝난 지가 한참이다.
다른 분야와 지속적으로 끊임없이 협업을 해야 하는 이유도 데이터 간의 교류 때문이다.
결국 데이터를 해석하는 건 데이터를 마주하는 사람에게서 나오기 때문이다.
기획을 하는 이는 기획에 관한 데이터에 초점을 둔다.
디자인을 하는 이는 편안한 디자인에 관한 데이터에 초점을 둔다.
음식을 하는 이는 재료에 대한 각종 데이터에 초점을 둔다.
마케팅을 하는 이들은 마케팅에 관한 데이터에 초점을 둔다.
각기 다른 데이터를 해석하는 일도 사람이다. 데이터에서 수반된 문제 해결방을 찾는 일도 사람 몫이다.
인공지능은 이제 사람이 다루기 힘든 분야를 대신하겠지만 사람이 해야 하는 결정을 기계가 하지 않을거다.
오히려 데이터를 통해 만들어지는 세상에서 우리는 더욱 정치적 참여를 높이고 있지 않은가?
알파고는 바둑에서 승리만 하기 때문에 사람이 개입할 이유가 애초부터 없다. 이미 ‘바둑에서 이겨야 한다’라는 전제가 있으니까. 데이터가 중심이 되는 사회에서는 모든 이가 데이터와 직관을 융합할 수 있는 생각을 가져야 한다. 또한 이를 키우기 위한 모임의 장을 더욱 커질 거다.
인간은 생각을 '0'과'1'로 하지 않는다.
train.loc [train ["Age"] < 15, "Agetype"]="young"같은 코드도 아니다.
데이터 시대를 살아가려면 데이터 해석 능력과 그에 기반한 직감을 더 믿어야 한다.
데이터는 과거고 언제든지 변한다. 그 변화에서 대처하는 능력은 직감이다.
우리는 점차 불가능했던 연산을 기계와 인공지능을 통해 해내고 있다.
데이터가 만들어낸 세상은 어제까지의 세계다. 데이터는 과거 우리가
불편했던 사실을 알게 하고 개선하게 돕는다. 지금 수많은 스타트업들이 생겨나는 건
데이터가 보여주는 우리가 직면한 문제를 개선하기 위해 나온 인간의 도전이다.
‘데이터가 모든 걸 지배한다’는 말은 올바르지 않은 표현이다.
‘데이터가 모든 걸 드러내게 할 거다’가 더 올바르다.
데이터가 중심이 되는 사회는 진행 중이다. 데이터는 우리가 이해하고 싶었던 것을
이해하기 시작하는 첫걸음이다. 데이터가 가져올 변화는 오히려 사람이 가진
무형의 가치에 해당하는 신뢰, 행실에 더 주목할 거다.
(계속_)