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술사에 대한 내 나름의 답을
나는 대학에서 미술사를 전공했지만
지금은 미술사 하고 관련한 일을 하지는 않는다.
대학교를 졸업하기 전에 장사를 업으로 사회생활을 시작하다 보니
미술사와 많이 멀어진 건 사실이다.
그래도 가게에 미술사 책이 상대적으로 많다 보니
종종 사람들에게 질문을 많이 받았다.
“미술책이 많네요? 그쪽 공부를 하셨나요?”
“제가 전공이 미술사에요.”
“와 진짜요? 어떻게 하면 그림을 잘 볼 수 있어요? 그림 잘 그리시나 봐요!”
전공이 미술사라고 이야기하면 꼭 한 번씩은 위와 같은 질문을 받는다.
가게에서 대여 서비스를 시작했었을때 매달 한 번씩 회원분을 위한
미술사 강의를 하기도 했다.
나 역시도 그랬지만 많은 이들이
미술을 대할 때 이유 모를 두려움을 느꼈다고 한다.
마치 '미술은 아는 사람들만 아는 것'이라는 생각 때문에
스스로를 깍아내리는 경우도 많이 보았다.
나도 미술을 전혀 몰랐기에 그 두려움을 안다.
누군가 미술사에 관심이 있다면 할만한 질문에 대한 내 나름대로의 답을
글로 적어보고 싶었다. 나 역시도 미술에 대한 막연한 두려움에서
미술사를 공부했고 미술의 미자도 모르던 사람이었으니까
Q:미술사는 그림을 그리지 않나요?
A:미술사는 그림을 그리지 않는다. 다만 몇 몇 수업시간에 그림을 그리는 과제가 있는 경우도 있다.
아마도 미술사학과가 있는 학교마다 다르리라 생각한다.
미술사라는 이름처럼 '미술 역사'를 중심으로 공부한다. 사학과에서 떨어져 나온 것 같지만
꼭 그렇지는 않다. 미학같이 철학도 배우니까. 아무래도 미술이라는 말이 붙다 보니까
미술사도 미술이라고 생각하는 모양이 강하다. 그러나 이게 틀린 말은 아니다.
처음 대학에 들어갔을 때 미대를 지망하다가 미술 그 자체의 매력을 느껴서 미술사학을 선택한
선배, 동기, 후배들이 적지 않았다. 이제 막 20세 나이에 “미술을 그리다가 미술이 가진 매력에 빠졌다. 그게 나를 미술사학으로 이끌었다.라고 말하는 모습을 보며 무척이나 멋있다고 생각했다.
Q:미술작품을 보려면 꼭 지식이 필요한가?
A:많이 알수록 좋은 건 사실이다. 미술에 대한 많은 지식이 있을수록
미술작품에 대한 이해도 많아지는 건 사실이다. 그건 부정할 수 없다.
위축될 필요는 없다고 본다. 그렇지만 누구나 처음부터 미술사에 박식할 수는 없다.
자신의 취향에서 하나씩 알아가는게 중요하다.
관심을 갖는 것만으로도 반은 먹고 들어간다.예술은 긴 호흡이 필요하다.
오히려 미술작품을 한 개씩 알다 보면 자연스럽게 예술이 가진 매력에 빠진다.
어느 순간 자신이 끌리는 화가가 생긴다. 신기하게도 그 화가 화풍이 자신에게 영향을 준다.
나는 그림 속에서 빛 역동적으로 묘사하는 하는 카라바조와 렘브란트를 좋아하는데
이 같은 성향은 내가 찍은 사진을 보정할 때 많이 나타난다.
또한 가고 싶은 전시회가 있다면 일단 가는 게 좋다.
전시회에는 항상 작품을 설명하는 도슨트들이 있으니 걱정할 필요가 없다.
오히려 “왜 나는 이 전시회에 끌렸지?”라는 생각이 더 중요하다.
미술을 볼 때는 자신의 오감을 믿는 게 좋다. 만약 친구와 같이 갔다면
서로 끊임없이 이야기를 주고받으면서 전시회를 보아라.
“너는 이거 느낌이 어때?” “이 그림 속에 이건 어떤 의도로 그렸을까?”하는
질문을 서로 던지면서 이야기하는 게 좋다.
나는 요즘 사람들이 전시회 가서 인증샷 찍는 게 너무 좋다.
전시회를 가지고 말랑말랑하게 노는 그 자체가 정말로 예술이다.
미술사 책은 미술에 관심이 생긴 후에 읽어도 늦지 않다.
Q:미술사에 관심이 많다면 무엇부터 보는 게 좋을까?
A: 나는 무조건 인상주의 미술이다. 인상주의 미술을 예술 입문에 너무나 좋다.
일단 그림에서 화가가 무엇을 강조하려는지 직관적으로 알 수 있다.
인상주의 미술은 전 세계 미술관에서 인기가 많은 건 우연이 아니다.
대표적인 인상주의 미술가인 클로드 모네는 사물에 빛이 비쳤을 때 변화를 그림에 담으려고 했다.
실제로 클로드 모네의 그림을 실제로 보면 이를 직관적으로 알 수 있다.
내가 설명하지 않았음에도 인상주의 미술특징을 직관적으로 알았다.
에드가 드가, 오귀스트 르누아르 등 인상주의자들이 그린 그림에서는
빛의 변화, 구도는 물론 19세가 말 프랑스 사람들의 삶이 담겨있다.
만약에 19세기말과 20세기 초에 대한 궁금증이 생긴다면 그 순간부터 책을 읽으면 된다.
우리나라에서 가장 유명한 인상주의 화가는 빈 센트 반 고흐로 알려져 있다는데
사실 반 고흐는 인상주의 화가로 분류하지 않는다. 보통 반 고흐는 후기 인상주의자로 이야기를 많이 한다.
보통 인상주의자라고 하면 에르아루도 마네, 클로드 모네, 오귀스트 르누아르, 에드가 드가 등을 꼽는다.
(사실 좀 더 많다.) 만약 교회에 다닌다면 르네상스, 바로크 미술도 좋다고 생각한다.
Q. 미술사 공부를 해보고 싶다면 어떻게 시작하면 좋을까?
A: 미술사 책부터 보는 일을 권하지 않는다. 보통 곰브리치의 서양미술사를 많이 보는데 너무 두껍다. 읽다가 지치기 쉬운 책 중 하나다. 만약에 미술사 책부터 본다면 무조건 얇은 책부터 추천한다. 나는 미술에 ‘미’ 자로 모르던 사람이었다. 나 역시도 가장 얇은 책에서 시작했다. 미술사를 처음 공부할 때는 교수님이 하는 말을 거의 이해를 못 했다. 교수님이 ART의 어원부터 시작하는데 그렇게 재밌지 않았다. 중세미술을 이해할때는 기독교 교리도 공부해야한다. 나는 미술에 관한 시중에 나온 다큐멘터리를 보면서 시작했다. 어떤 분야이던지 일단 익숙해야 내용이 들어오기 마련이다. 미술 자체가 그림이고 이미지가 주된 매체이기 때문에 다큐멘터리와 영화로 시작하는 게 훨씬 더 좋다. 만약에 이제 막 대학생이라면 학교 미술교양수업을 들어보기를 추천한다.
좋은 책들이 너무나 많지만 내가 추천하는 책은 아래 일단 아래 3권이다.
클릭 서양미술사는 내가 미술사를 처음 배울 때 읽었던 책이다. 상대적으로 얇은 미술사 책이라서 처음 배우는 나에게는 너무 편했다. 알랭 드 보통의 영혼의 미술관은 미술사 자체가 아닌 미술을 보고 사유하는 법을 제시해서 좋다. 그림이 들려주는 이야기는 인상주의 미술 작품마다 담긴 이야기를 담아서 좋았다.워낙 좋은 책들이 많기 때문에 내가 위에 적은 책이 '무조건'은 아니다.
Q. 미술사를 더 친근하게 알아가고 어떤 다큐멘터리가 좋을까?
A: 일단 두 가지 다큐를 추천한다. 넷플릭스에서 나온 '미술 탐정단'과 KBS 스페셜 '미술' 5부작이다.
넷플릭스에서 나온 미술 탐정단은 에피소드마다 미술작품의 진위여부를 판별한다. 미술사를 전공하는 이들이 어떤 일을 하는지를 알 수 있으며, 미술작품 판별을 위해서 어떤 과학적인 방법들을 사용하는지 엿볼 수 있는 다큐다.
KBS 다큐스페셜은 이제 미술에 관심을 갖은 입문자들을 위한 최고의 다큐다.
총 5개의 에피소드로 구성되어있다. 레오나르도 다빈치의 모나리자, 인상주의 미술의 포문을 연 에두아르도 마네, 앤디 워홀, 현대 영국 미술, 아시아 미술 등 과거에서 현재까지의 미술에 대한 개괄적인 이야기를 다룬다. 다만 2010년에 만들어진 다큐라서 근 10년간의 미술에 대해서는 언근이 없다.
그렇지만 입문용으로는 너무나 좋은 다큐다.
영화 중에서는 '진주 목걸이를 한 소녀'를 권한다. 바로크 시대 네덜란드 델프트에서 활약한 얀 반 베르메르의 이야기이다. 베르메르의 걸작인 '진주 목걸이를 한 소녀'에 대한 이야기이다. 소설가 트레이시 슈발리에의 원작을 기반으로 한 영화라서 영화 속 내용이 진짜인지는 확인할 길이 요원하지만 화가 '베르메르'의 그림을 소재로 사용했다는 점에서 미술에 대한 친근감을 더하기에는 좋은 영화다. 출연 배우는 콜린 퍼스와 스칼렛 요한슨이다. 보통 많은 분들이 '사랑도 통역이 되나요'와 '진주 목걸이를 한 소녀'를 보고 스칼렛 요한슨에게 입덕 한다고 한다.
미술사는 긴 호흡이 필요한 분야다. 단번에 늘지도 않고 요령도 없다.
그저 일상에서 소소하게 꾸준히 보는게 중요하다.
시간이 허락하는 방향에서 주변에 전시회가 있다면 가보는게 좋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