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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조성은 Aug 19. 2019

디즈니는 역시 대단해!

90년이 넘는 시간 동안 축적된 디즈니 콘텐츠.

8월 18일을 4개월간의 전시를 끝낸 디즈니 애니메이션 특별전.

디즈니가 만들어온 작품, 음악, 영상을 소개하는  이 전시회는 디즈니 역사 그 자체였으며 거장의 회고전을 방불케 했다. 수많은 삽화와 콘티들은  디즈니가 지금까지 얼마나 많은 작품을 만들어 왔는지 가늠할 수 있는 시간이기도 했다.


'모두의 디즈니'에 집중한 전시회.

60대에서 어린이들까지 전시회를 찾은 연령층은 다양했다. 또한 밀레니얼 세대와 Z세대로 추정되는 많은 이들이 미키마우스, 인어공주, 미녀와 야수 전시 그림 앞에서 사진을 찍으면서 놀고 있었다. 이제 스마트폰 카메라는 내장기능이 아니라 놀이도구다. 사진을 무수히 찍고 합성도 하고 보정을 하는 일은 이제 놀이문화다. 

그렇기에 이곳은 전시회이면서도 동시에 디즈니를 사랑하는 모든 이들의 놀이터다.

수많은 이들이 미키, 미니마우스 앞에서 사진을 찍는다. 사진을 찍을수록 미키의 브랜드 파워는 더 커진다.

많은 이들이 전시회를 보면서 삽화 같이 셀카를 찍거나 미키마우스 등 만화를 소개하는 벽에서 기념촬영을 했다. 종종 어떤 이들은 틱톡에 올리려는 듯한 포즈를 지으면서 연사 사진을 찍고 있기도 했다.  끊임없이 사진을 찍으면서  디즈니 콘텐츠를 새롭게 발견하는 젊은 세대들의 모습. 이는 자신의 취향을 남들에게 보여줄 뿐만 아니라 디즈니 브랜드 자체를 강화시키는 역할을 한다.(참고로 전시회에서 사진은 허용했고 영상 촬영은 금했다.) 

만화는 수많은 콘텐츠 중에 하나이며 동시에 사람들에게 소속감을 준다. 디즈니 애니메이션을(극장 혹은 스트리밍 서비스를 통해) 보고, 소셜미디어 내 커뮤니티에서 이야기를 하고 인스타그램에 전시회 사진을 올린다. 나 역시도 페이스북 '마블&DC덕후 집합소'에 글을 올리거나 댓글을 달기도 한다. 최근 마블이 이터널즈를 비롯한 마블 페이스 4에 대한 정보를 샌디에이코 코믹콘 2019에서 발표한 했는데 그 이유 중 하나도  코믹콘 자체가 만화를 사랑하는 이들이 모인 거대한 놀이터라서 그렇다.



“덤보가 옛날 거였어? 정밀??" "난 요즘 꺼인 줄 알았는데?"라는 대화.

그 속에서 즐겁게 콘텐츠를 들기는  이들의 모습은 디즈니 콘텐츠가 얼마나 탄탄한지  알려준다. 

라이온 킹 실사판을 본 이들은 라이온 킹 애니메이션 코너에서 실사판에 대한 혹평을 쏟아내기도 했다. 

“이 장면을 어떻게 실사로 함?” "이런 장면은 역시 만화로 구현해야 더 좋은 거야."

"라이온 킹 같은 명작을 실사로 만드는 건  아니었어. 알라딘하고 다르잖아" 뮬란 코너를 지나가는데 다음과 같은 이야기도 들렸다. “난 뮬란이 일본 배경인 줄 알았어 ”, "어 뮬란 이거 중국 배경이야 실사도 제작하고 있잖아?" 전시회에서 모든 대화 주제는 모두 디즈니다. 

아날로그 기술에서 디지털기술까지 아우리는 디즈니 콘텐츠. 


전시회에서는 '아날로그 기술'과 '디지털 기술'을 시간대로 배치해 전시방향의 일관성을 잡았다. 전시회 대부분은 디즈니사에서 만든 애니메이션 삽화다. 이 삽화들은 디즈니가 애니메이션에 쏟은 노력을 고스란히 보여준다. 1937년도 백설공주의 삽화를 보자.  그 안에는 얼마나 많은 노력들이  들어갔는지는 가늠할 수가 있다.  세밀한 디테일들!  '101마리의 달마티안'의 콘티도 보자. 

만화를 만들기 위한 뼈대를 잡는 과정이 콘티에도 심혈을 기울였음을 알 수 있다.


101마리 달마티안 장면의 콘티들. 콘티는 지금도 필수적으로 사용하는 방법 중 하나다.

우리는 이제 스크린을 통해 하루에만 수십 장이 넘는 사진을 본다.  하지만 스크린으로 보는 세상과 직접 보는 세상은 다르다.  스크린으로 보는 화면은 가상이며 결코 만질 수 없다. 그 속에서는 시각적인 부분만 볼 수 있다. 다른 감각은 없다. 그러나 직접 연필로 그린 삽화는 눈으로  다가가서 보아야 한다. 직접 관찰하고 질감을 봐한다. 또한 삽화를 보며 감각을 동원해서 삽화 속 장면을 상상해야 한다. 


전시회에 출품된 몇몇 삽화 옆에는 애니메이션도 같이 나오는데 삽화가 움직이는 장면으로 변한 걸 보면 흥미롭고 재밌다. 삽화가 움직이는 화면으로 구현이 되는가를 상상해보는 일. 이건 온라인에서 할 수 없다. 오로지 오프라인에서만 가능한 일이다. 게다가 전시회 속 삽화를 이해할수록 디즈니에 대한 감탄도 커진다. 콘텐츠를 축적한다는 게 참으로 대단하다. 


엘사와 안나를 스케치로 보는 건 또 다른 즐거움!
캐릭터 작화,디지털 컨셉아트, 레진으로 만든 피규어까지 모두 선보인 겨울왕국.

전시회에서 3분의 2는  아날로그 삽화와 콘티이며 라푼젤을 비롯한 3D 애니메이션 구역이 나와야 비로소 디지털 작업물이 더 많아진다. 디지털 작업물이 많이 나오면서 점차 전시회 분위기는 연필 스케치'를 기반으로 한 아날로그에서 '디지털'로 전시회 물성이 바뀐다. 이를 의식한 듯 디지털 애니메이션이 나오기 시작하는 코너에 디즈니에서 자체 개발한 '토닉'이라는 소프트웨어를 소개하며 애니메이션 작업 환경이 바뀌었음을 설명한다. 전시회에서 디즈니는 계속해서 만화를 만드는 새로운 기술을 개발하는 것을 강조했기에 위화감은 없다. 오히려 관람객들은 앞에서 본'스케치와 삽화에 기반한 전시'와 '디저틸 기술로 만든 만화'를 보면서 디즈니에 감탄할 뿐이다. 

펜에서부터 디지털 도구까지 다양한 기술을 반영하는 요


애니메이션에 적용했던 기술 설명. 


작품에 사용한 기술에 대한 설명도 잊지 않는다.

전시회에서는 꾸준히  디즈니가 더 실감 나는 만화를 만들기 위해 시도한 끊임없는 연구와 개발을 강조한다.

디즈니가 만들었던 작품뿐만 아니라 작품 제작에 사용한 기술도 소개한다. 애니메이션 영사기 기술을 설명하는  '미키마우스의  스팀보트 윌리', 총천연색 색채로 만든 '백설공주',  디지털 기술로 섬세함을 표한 '모아나'까지 말이다. 뿐만 아니라 음악과 만화의 결합시킨 새로운 장르인 '환타지아', 그림만으로 감정을 표현한 '덤보'등 당대에는 볼 수 없었던 새로운 만화를 개척한 디즈니도 전시회에 담았다. 


음악과 만화를 결합한 환타지아와 오로지 '표정'으로만 감정을 전해야했던 덤보.

전시회에서 가장 좋았던 부분은 디즈니에서 애니메이션  개발을 위해 만든 그래픽 소프트웨어인 '토닉'에 대한 설명이었다. 토닉에 대한 짧은 영상에서는 토닉으로 '모아나'와 '겨울왕국 캐릭터 디자인 장면'을  설명하는데 이를 보는 대부분 관람객들은 감탄사를 연발했다. “시대에 기반한 기술로 항상 감동을 주는 이야기를 전한다.  시대를 선도하는 콘텐츠 제국으로 디즈니는 대단하고 막강했다.

디즈니에서 사용하는 자체 제작 프로그램인 토닉. 사진 우측은 디즈니 유투브.

콘텐츠 축적이 가지는 의미

나는 전시회장 안에서  언제쯤 전시가 끝날지 알 수가 없었다. 정말 너무 많았다.

걷다가 문뜩 다음과 같은 생각을 했다. 

'아~ 픽사는 디즈니 계열사라서 나오지도 않았구나… 마블도.. 있지… 스타워즈도 있잖아?

그런대로 이렇게 많아? 여기에 마블 하고 픽사까지 오면 장난 아니겠다....’

디즈니가 가지고 있는 콘텐츠의 양의 막강함에 그저 놀랄을 뿐이다.


내 생각에 아마도 디즈니 특별전에서 디즈니가 전하고 싶은 메시지는

 '콘텐츠를 쌓아 올린 시간'이 아닐까?

80년이 지난 지금도 사랑받는 캐릭터인 도널드 덕. 내가 미키 다음으로 좋아하는 캐릭터다.

이번에 열렸던 디즈니 애니메이션 특별전에서는 '디즈니' 작품만 있다. 디즈니 계열사인 마블과 픽사는 없다. 게다가 디즈니 오리지널 작품의 일부 자료만 가지고도 풍성한 전시회를 만들었다. 이곳에서 본건 막강한 콘텐츠를 가진 디즈니였다. 더불어 '디즈니가 만든 모든 콘텐츠를 집대성한 디즈니랜드는  정말로 장난이 아니겠다.라는 생각도 들었다. 

디즈니 만화를 본이들이 성인이 되어서 디즈니 만화를 만든다. 

콘텐츠 축적이 갖는 의미는 ‘고유성’이다. 또한 방향이 분명한 콘텐츠 축적은 자신만의 정체성을 더욱 강화한다. 넷플릭스가 아직까지는 스트리밍 시장을 선도하고 있지만 넷플릭스 오리지널 시리즈 제작에 들어가는 비용에 따른 부채 증가와 아마존의 스트리밍 콘텐츠 증가,  '디즈니+' 론칭 등은 넷플릭스에게 큰 악재로 다가오고 있다. 오랜 시간 동안 콘텐츠를 쌓아 올린 디즈니. 반면에 콘텐츠를 축적한 시간이 디즈니에 비해서 짧은 넷플릭스는 콘텐츠량에서 절대적으로 약세다. 또한 넷플릭스의 치명적인 약점은 자사 콘텐츠를 담을 오프라인 공간이 없다는 점이다. 스타워즈를 인수한 디즈니가 곧장 바로 디즈니 랜드 안에 스타워즈 구역 제작에 착수란 것과는 대조적이다. 하우스 오브 카드나 오렌지 이즈 뉴 블랙을 위해서 백악관이나 교도소를 지을 수는 없으니까.


디즈니의 모든 콘텐츠를 담아넣은 디즈니랜드. 출처: 디즈니랜드 홈페이지.

전 세계 놀이동산 1위부터 3위가 모두 디즈니 랜드다. 도쿄만 해도 디즈니랜드, 디즈니씨같이 연령별로 나눈 테마파크가 있을 정도다. (참고로 2018년 테마파크 3위는 도쿄 디즈니랜드, 4위는 도쿄 디즈니씨다.)

뿐만 아니라 디즈니는 '디즈니랜드 파리'를 열면서 시설 내 일부 F&B를 피에르 에르메와 협업을 하기도 했다.

뿐만 아니라 디즈니는 자사의 콘텐츠를 온오프라인 쌍방향에서 어떻게 활용하는 방법을 잘 안다. 세가, 스퀘어에닉스등 게임사와의 협업을 통해 디즈니 캐릭터가 중심이 된 게임을 만들기도 했다. 패션 브랜드들과 협업은 기본이고 라이센스판 매도 기본이다.  이 같은 다양한 협업 및 상품 판매가 가능한 건 오랜 시간 동안 축적한 콘텐츠가 있기 때문이다. 


디즈니가 전 세계를 뒤흔드는 거대한 콘텐츠 제국이 된 것도  '미키마우스'에서 

시작해 도널드 덕 , 구피 등 꾸준한 콘텐츠 축적이 있었기에 가능했는지도 모른다.

아마도 내가 디즈니 특별전에서 본건 콘텐츠 축적의 중요성 일지 모른다.

물론 거대한 규모를 자랑하는 디즈니와 개인을 비교하는 일은 무리라고 할지도 모른다. 

그렇지만 모두가 크리에이터가 되는 시대에 자신의 정체성이 담긴 콘텐츠를 만드는 일은

어떻게 보면 진부할 말일지 모르지만 가장 중요하다고 생각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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