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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경험을전하는남자 Mar 31. 2020

'접는다'를 생각해본다

삼성전자 Z 플립을 보며든 몇 가지 생각.


조개껍질을 연상시키는 삼성 Z플립의 클랩 쉘 디자인. 

마치 파운데이션 같기도 하다. 

최근 패션잡지 더블유에서 선보인 

갤럭시 Z플립 화보를 보자.

역시나 파운데이션을 연상시킨다. 

Z플립을 사용하는 사진들 찾아보면

핸드폰을 절반만 접어 셀피를 포함해 

다양하게 사용하는 모습을 찾아볼 수 있다.

 이 역시도 파운데이션 같다. 

이 같은 Z플립 디자인을 두고 협업한

패션 디자이너 톰브라운은 다음과 같이 말했다.

"조개껍질을 연상시키는 클램쉘 디자인이 

친숙하게 다가와 더 영감을 주었습니다."


파운데이션이라는 은유는 집하는 스마트폰을 더욱 쉽게 받아들이게 돕는다. 출처: 더블유.

‘접는다;라는 말은 무엇을 ‘끝낸다’라는 연상하기 쉽다. 

그러나 갤럭시 Z플립을 보면  ‘접는다’는 

무엇인가 ‘완결한다’는 의미가 아닌

 ‘무엇을 더 할 수 있다’라는  생각을 연상시킨다. 

어떻게 보면 갤럭시 Z플립은 

우리가 앞으로 접하게 될 ‘접는다’의 

의미를 새로운 형태로 보여주고 있는 셈이다.


파운데이션을 형태를 통해 '접히는 핸드폰'을 친숙하게 가져온 삼성전자 Z플립 출처: 삼성전자. 

이러한 ‘접는다’는 의미는 태블릿으로 이어진다. 

아이패드 프로와 맥북 간 사이즈를 생각해보자. 

그 경계가 모호하다. 애플이 최근 새롭게 선보인 

아이패드와 매직 키보드는 이 같은 모호함을 극복하기 위한 노력이다. 

애플은 아이패드 프로를  ‘맥북’급으로 끌어올리려고 한다. 

OSX도 아이패드를  따로 지원할 정도니까

노트북이라는 표현을 써 노트북이 가지고 있는 '접는다;라는 단어가 가진 프레임을 를 가져온다. 출처: 애플 홈페이지.

애플 홈페이지에서 사용한 언어들을 보자.

 ‘노트북 PC’ 기능을 비교 대상으로 삼는다.

 노트북은 기본적으로 ‘접어’ 사용할 수 있는 휴대용 기기’다. 

이를 통해 아이패드가 가진  은유 대상을

 ‘태블릿’이 아닌 ‘노트북’으로 옮기고자 한다. 

애플은 아이패드 프로 출시부터 지속적으로 ‘노트북’과 비교했는데. 

이는 여전히 모호한 아이패드의 정체성을 바꾸기 위해서다. 


애플 홈페이지 속 아이패드 프로와 매직 키보드 사진을 보자. 

마치 맥북을 연상케 하는 구도에서 사진을 찍었다. 

아이패드는 접을 수 없지만 매직 키보드로 '접는다'라는 의미를 가져온다. 

애플은  '접는다'라는 단어를 

아이패드에 집어넣기 위해 매우 세심하게 노력했다. 

그렇다면 만약 아이패드를 ‘폴더블 폰’처럼 접어서 

사용하는 시대가 오면 어떨까? 그렇다면 아이패드를 비롯한 

태블릿에 대한 접근이 조금은 새로워질지 모른다.

아이패드 프로와 매직 키보드 사진은 맥북에어를 떠올리게 한다. 출처: 애플 홈페이지.


 ‘접는다’라는 의미에 더 집중해보자. 

 ‘접는’ 기술은 더더욱 소형화, 최적화, 자동화에 집중한다. 

시간이 지나갈수록 소프트웨어와 하드웨어 

모두 사람들의 번거로움(잉여력)을 자동화하는 방향으로 가고 있다. 

최근 네이버가 선보인 크로버 더빙은 인공지능이 

자동으로 동영상에 목소리를 넣는다. 

이는 인공지능을 통해 영상에 더빙하는 시간을 줄인다. 

동시에 이는 ‘자연어 처리 기술’ 발전이 

어느 정도까지 도달했는가를 알려주기도 한다. 

이처럼 인공지능은 아주 조그마하게 일상 속에서 

자잘한 일을 ‘자동화’하는 역할을 하고 있다.

네이버의 인공지능 기술 실력을 보여주는 크로버 더빙. 출처ㅣ 크로버 더빙 홈페이지.

코로나바이러스 진단키트를 만드는 씨젠도 인공지능을 

사용해 코로나 바이러스 진단기술을 끌어올렸는데,

이 역시도 원래 사람들이 손수 실험을 해보야 할 영역이었다.  

이 같이 ‘자동화’를 위한 데이터 처리와 알고리즘에 관한 기술은 더 발전할 거다. 

또한 이를 도울 하드웨어 기술. 

예를 들어  이미지센서, 메모리와 비메모리 부분 기술은 

더더욱 고도화될 거다.  뿐만 아니라, 

이를 더 직관적으로 전할 ‘디자인’에 대한 고민도 더 커질 거다.


애플은 언제나 기술을 

최적화해 '라이프스타일'을 제안했다. 


 나는 삼성과 애플을 비교하는 건 무의미하다고 생각한다. 

애플과 삼성과의 관계는 표면적으로는 경쟁사다. 

삼성이 기술적인 부분에서 ‘투박한 메시지 ’ 제시하면 

애플은 이를 라이프스타일 제안 형태로 보다 세련되게 만든다. 

누군가는 삼성을 그냥 애플 아류라고 무시하지만, 

삼성이 만드는 하드웨어가 없으면 애플도 없다. 

곧 애플은 아이폰 5G 모델을 출시할 예정이다.

그렇다면 삼성은 무엇을 하나?

지난 1월  삼성은 미국에서 5G 망을 설계하고 

최적화를 하는 전문기업인 ‘텔레월드’를 인수했다.

망설계 회사 텔레월드는 삼성전자 미국법인 자회사로 편입되었다. 출처: 텔레월드 홈페이지.

‘갤럭시 버즈’만 해도 ‘에어 팟 프로’ 아류라고 이야기한다.

 하만을 자회사로 가진 삼성은 에어 팟 프로의 

대항마를 무리해서 만들 필요가 없다. 

노이즈 캔슬링 기술이 들어간 에어 팟 프로가 나온 이후, 

삼성은 갤럭시 버즈 신제품을 발표했지만 

노이즈 캔슬링이 없음에 많은 이들이 아쉬워했다. 

하지만 뒤이어 하만의 AKG에서 노이즈 캔슬링 이어폰을 출시했고 

'아쉬움'은 쏙 들어갔다. 

(참고로 하만은 현재 블루투스 스피커 전체 시장 1위다).


반도체 분야로 조금만 넓혀서 생각해보자.

두 기업은 많은 부분에서 서로 협력한다. 

애플은 아이폰에 들어가는 칩을 전량 TSMC에 위탁생산을 맡긴다. 

아이폰 생산은 팍스콘에서 맡기지만 

디스플레이와 메모리 부품은 삼성전자, 삼성디스플레이에서 받는다. 

(OLED는 JDI와 LG에서도 납품받는다.) 

TSMC가 2020년까지 애플과 계약을 맺었기에, 

2021년부터는 삼성 파운더리 사업부가 

애플 칩 일부를 수주할지도 모른다.

세상 속 모든 일은 언제나 ‘진행형’이기에 어떻게 될지 모른다.

애플의 모든 기기는 애플이 구축한 생태계로 들어가는 입장권이다 출처: 애플코리아.

애플은 하드웨어보다는 디자인,디바이스경험, 콘텐츠에 

기반한 기획회사에 가깝게 변하고 있다. 

애플에게 아이폰과 맥 제품 라인업은 단순한 하드웨어가 아니다.

애플이 만들고 연결하는 생태계를 즐기기 위한 공간이다. 

애플 제품을 사용하는 이들이라면 더더욱 잘 아리라 생각한다. 


여전히 더디기는 하지만 앞으로 사람들은 5G를 기반으로 

더욱 끊김이 없는 콘텐츠를 즐기고 싶어 할 거다. 

그에 맞는 기기가 필요한 건 당연하다.  

그렇기에 애플이 5G 폰을 만들어야 하는 건 당연한 일이다. 

애플도 조만간 폴더블 폰을 내놓겠지만  

애플은 ‘폴더블’에 부합하는  

라이프스타일을 제시할 방향이 크다.

 ‘Designed by california’라는 

말은 괜히 있는 게 아니니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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