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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경험을전하는남자 May 06. 2020

서현진의 다섯빛깔들 Part2

드라마 작품 안에서 찾아볼 수 있는 서현진 배우만의 5가지 특색 Part

이번 글도 드라마 작품 안에서 

찾아볼 수 있는 서현진 배우만의 

특색을 정리해 알아봅니다.

이번 글에서는 5가지 중에서 

나머지 2가지를 다룹니다.

https://brunch.co.kr/@freeoos/448


4. 작품의 공간감에 집중한다.

스토브리그에서 백승수 단장을 보다가 권경민을 보는 순간 짜증이 나는 건 권경민이 드라마에서 풍기는 공간감 때문이다. 출처: 웨이브

스토브리그에서 권경민이 

나오면 사람들은

 '또 뭔가 훼방을 놓겠네'라고 짐작한다.

‘제왕의 딸, 수백향'에서 ‘설희(서우)가 

 나오면 '또 어떤 계략'을 꾸미려나?

’라고 생각하게 된다.

‘또! 오해영’에서 ‘박도경’이 

혼자 있는 장면이 나오면, 

‘박도경이 다음에는 

어떤 환영을 볼까?’라고 생각한다.

이처럼 드라마나 영화 속에서

 특정 인물이 나왔을 때,

사람들이 특정 감정을 

느끼거나 기대하게 하는 일. 

이것이 이야기 속 공간감이다. 

출처: 티빙

배우가 캐릭터를 

묘사하는 일은 

입체적인 일이다.

그림을 그리는 화가와 같다. 

화가는 그림을 그리면서

끊임없이 그 안에 

자신이 의도하는 방향을

끊임없이 관찰하고 묘사한다.

그 결과물이 그림 속 공간감이다.

이와 마찬가지로 배우는 

자신이 드라마(혹은 영화) 장면에서 

어떤 ‘소실점’이 되어야 하는지 알아야 한다.

그런 면에서 서현진은 작품 속에서 

공간감을 읽어내는데 뛰어난 감각을 보여준다.

'제왕의 딸, 수백향'에서는 설난이 닭을 먹는 장면 만으로 캐릭터를 알 수 있다. 출처: 웨이브

그녀는 매 작품마다 자신의 역할을 

작품에 녹여낼 방법을 찾는다. 

카메라가 느긋하게 이야기를 

담아낼 수 있도록 최선을 다한다. 

주연과 조연을 떠나서  백화점 직원, 

음모를 꾸미는 짧은 배역(마의) 등에서도 

결코 대충이 없다. 

심지어 시체가 되는데도 말이다. 

(드라마 페스티벌의 단편 ‘불온’에서는 

오프닝에 출연한 직후 시체로 재등장한다.)

'불의 여신 정이'에서는 하이톤 딕션에 상황에 따라서 세밀하게 변한다. 출처: 웨이브

 이러한 노력은 언제나 좋은 결과물로 나왔다.

‘불의 여신 정이’에서는 극 중 

화령의 말투만 들어도 

어떤 상황인지 알 수 있었다.

‘또! 오해영’에서는 '오해영이 

이번에는 또 어떤 사고를 칠 건가?'라는

 기대감을 갖게 했다. 

극에서 오해영 표정만 보면 뭔가 

불안하기도 하고 기쁘기도 하고 

조마조마하다. 

오해영이 술을 마시면 무슨 사고를 불안하다. 그 '불안함' 이게  드라마 속에서 시청자가 느끼는 공간감이다. 출처: 티빙

‘낭만 닥터 김사부’에서는 

‘윤서정이 앞으로 어떻게 더 성장할까?’ 

‘사랑의 온도’에서 ‘이현수는 

언제쯤 사랑을 재는 일을 멈추고 

자신에게 보다 솔직해질까?’라는 

궁금증을 갖게 만든다.


 ‘뷰티 인사이드’에서는 

‘한 세계가 언제쯤 매달 겪은 고통을 

다른 이에게 이야기할 수 있을까?’ 

기대하게 만든다. 

블랙독에서는 고하늘이 

오늘은 어떤 일들을 

‘무사히 하나씩 잘 처리할까?! 

이겨내겠지?’ 라며 

고하늘을  응원하게 만든다.


5. 성장을 위해 천천히 나아간다.

출처: 티빙.

생각해보자. 자신만의 스타일이 

여러 개일 필요는 없다. 

자신의 스타일을 정의하는 

한 가지만 있어도 큰 문제가 없다. 

그 기준에서 꾸준히 

충실하게 나아가면 된다. 

자신의 스타일에서 

더더욱 디테일을 더하면

 스스로가 ‘장르’가 될 수 있으니까.

 많은 사람이 디테일을 포기하고 

쉽게 할 수 있는 쪽으로 방향을 튼다.

우리가 그저 그런 선택을 하고 

후회하는 이유 중 하나다. 

보이지 않는 벽에 막히더라도 

디테일을 키우기 위한 선택을 하고  

이를 위해 스스로 고통을 받아들이는 자세.

 그 자세를 ‘개방성을 취한다’라고 한다.

사랑의 온도의 이현수는 서현진배우가 출연한 작품 중 가장 낯선 묘사들이 유독 많다. 출처: 웨이브.

예컨대, 서현진 배우는 

자신이 참여했던  드라마 대부분이

 ‘사건’ 중심임을 안다. 

스스로 ‘감정’만 다루는 드라마에 참

여한 경험이 거의 없다는 사실도 알고 있다. 


자신이 캐릭터를 만드는 

과정이 한 방향으로 치우치는 면을 경계한다. 

자신을 더 키우기 위해서 라면 

자신이 해보지 않은 감정과

 상황을 다루는 작품을 해보는 일이이야말로  

나를 ‘남’과 구분하는 방법이자 디테일을

키우기 위한 좋은 방법임을 안다.

의학드라마는 특징상 진폭이 크지만 시나리오 영향도 크다. 같은 응급상황이라도 SBS'김사부'와 JTBC'라이프'는
작품이 병원, 환자, 의사를 바라보는 시점이 다르기 때문에 배우에게 요구되는 '감정의 진폭'도 다르다. 출처: 티빙.


 의학드라마인 ‘낭만 닥터 김사부’에서는 

신이 상대적으로 부족하다고 느낀 

‘감정의 진폭’ 연기에 스스로를 노출시킨다.

 ‘사랑의 온도’에서도 마찬가지다.

 ‘감정과 그 섬세함’에 도전했다.

변화를 싫어한다는 본인의 말과 다르게 

‘연기’에서만은 변화에 스스로를 노출시킨다. 

그렇기에 서현진의 연기는 매우 천천히 ‘나아간다’


‘사랑의 온도’만 보아도 그 모습은 명쾌하다. 

‘사랑의 온도’ 시나리오 자체가 

상대방에게서 사랑을 인지하는 타이밍.

 서로의 사랑을 찾고 이루려는 과정을 담고 있기 때문에

 무엇이 제일 적절할지  고민하고 판단하는 장면이 많다. 

중의적인 면들도 많다. 

그렇기에 ‘사랑의 온도’에서는 서현진 배우가 '

이현수'라는 인물 표현의 ‘방향’을 스스로 설정해야 한다. 

출처: 웨이브

그렇기에 ‘사랑의 온도’에서는 충분함’에 

포인트를 잡고자 하는 노력을 볼 수 있다.

 '사랑의 온도' 다음 작품인 '뷰티 인사이드'는 

로맨틱 코미디다 보니 섬세한 감정 연기폭이 강하지 않다. 


그러나 블랙독에서 보여주는 '고하늘'에

 대한 섬세한 묘사는 '사랑의 온도'에서 

충분히 담금질되었다는 걸 충분히 발견할 수 있다.


적지 않은 이들이 블랙독의 

고하늘을 보고 놀라는 이유도

서현진을 ‘로맨틱 코미디’라는 

돋보기로만 보기 때문이다.

출처: 티빙.

블랙독에서 그녀는

그동안 자신이 보인 연기와는

전혀 다른 결을 선보이는데

이는 어느 날 갑자기 된 게 아니다.

‘또! 오해영’ 이후 

디테일을 천천히 나갔기 때문이다.


기발함과 탁월함은 세상에 없던 

희한한 무언가를  내놓는 게 아니다. 

그보다는 무엇이 ‘중요’한 지를 아는 힘이다. 

가득 차 있던 것들에서 필요 없는 것을

 버려내면 그때 드러나는 것이 기발한 게 된다. 

무엇이 본질인지를 알게 되면, 

그렇지 않은 것을 조금씩 버리게 된다. 

‘버리는’ 용기와 ‘의지’. 

이를 본인이 확신하면서 나아갈 때 

자신만의 창의가 나오기 시작한다.

출처: 티빙.

서현진배우에게도 

이러한 창의를 충분히 발견할 수 있다.

'식샤를 합시다'이후부터는

 '더하는 연기'보다는  작품 맥락에 맞는

 '빼는 연기'의 방향으로 바꾼다. 

이를 통해 항상 연기에 

디테일을 더할 수 있는 선택지를 고른다. 

마치 작은 자갈들이

 미묘하게 균형을 맞추며 

하나의 산을 만들어가는 모습이다. 

여기서 돌 하나하나가 무엇인가 하면 

드라마, 영화, 뮤지컬을 비롯한 

서현진배우가 해온 모든 시도들이다.


 

서현진 배우에게 유일한 욕심은 

연기를 매일 조금 더 사랑하는 일인 듯하다.  

다른 일이나 꿈도 필요 없이 

그냥 연기만 잘하고 싶어 하는 듯한 욕심. 

이처럼 연기에 대한 ‘나아감’은 

그녀의 모든 작품에서 볼 수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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