삼성디지털프라자 강남본점: 삼성은 라이프스타일 인프라에 집중한다.
지금 시대에 가전제품 매장은
개인의 취향을 더 구체적으로 만드는 걸 도와야 한다.
삼성전자는 이를 위해 생활가전 사업의
새로운 비전인 ‘프로젝트 프리즘(Project PRISM)’ 을 2019년부터 시작했다.
프로젝트 프리즘은 단조로운 백색 광선을 갖가지 색상으로
투영해 내는 프리즘처럼 삼성전자가 밀레니얼 세대를 포함한
다양한 소비자들의 라이프스타일과
취향이 반영된 ‘맞춤형 가전’ 시대를 만들어 가겠다는 뜻을 담았다.
삼성전자는 이를 위해 창조, 개인화, 협업을 통해 폭넓은 세대의 취향을 충족시키고자 한다.
{이번 글은 삼성전자 디지털 프라자 강남본점 4층에
자리한 프로젝트 프리즘을 다루는 글인데요.
내용이 많아 글을 4개로 쪼갰습니다.}
비전은 직접 보고 만질 수 있어야 한다. 가
전제품이라면 더욱 그렇다.
삼성은 소비자에게 '프로젝트 프리즘'이라는 비전을 공간으로 전하기로 했다.
도산대로에 자리한 삼성 디지털플라자 강남본점 4층.
삼성은 이곳에 '프로젝트 프리즘'이라는 공간을 만들었다.
이곳에서는 소비자들의 취향이 담긴 공간을 만드는 일에
삼성 생활가전이 어떤 기여를 하는지 쇼룸으로 보여준다.
최근에는 비스포크 냉장고를 이어 그랑데 세탁기로 구현한 쇼룸도 새롭게 생겼다.
이 곳은 라이프스타일 공간을 제안하는 장소이지만
그 중심에 삼성전자가 자리하지 않는다.
그보다는 삼성제품이 ‘공간’을 만드는 과정에서
어떤 ‘역할’을 하는지 소비자에게 전하고자 한다.
여기에서 말하는 '역할'은 단순히 제품 ‘기능’이 아니다.
‘기능은 이미 검증’된 ‘디자인’으로서 역할이다.
프로젝트 프리즘 쇼룸은 츠타야가 만든 쇼난 티 사이트와 비슷하다.
쇼난 티 사이트의 구조를 보자.
쇼난 티 사이트는 쇼핑센터처럼 많은 매장이 줄지어 있는 구조가 아니다.
서점과 30개 정도 전문 매장들이 유기적으로 연결되어 있다.
서점 한 구획에는 잡화, 의류, 식품 점등이 입점해 있다.
스타벅스와 쇼난 지역이 원조인 지역 특산물 매장도 입점해 있다.
서점과 매장에는 각각 매장에서 판매하는 상품과 관련된 책도 놓여있다.
쇼난 티 사이트 안에서 모든 매장은 후지사와 SST 거주민을 위한 생활 제안에 집중한다.
모든 상점과 공간은 이 지역 사람들을 위한 디자인으로 존재한다.
동시에 거주민들은 자신의 의지에 따라 그 디자인을 고르면 된다.
매일매일 말이다. 삼성전자가 가전제품을 통해 지향하는 방향은 이와 비슷하다.
여전히 일반 가전제품 매장은 냉장고, 에어컨, 청소기처럼 아이템에 따라 코너를 구분한다.
삼성 디지털플라자 강남본점(이하 강남본점)도 마찬가지다.‘
프로젝트 프리즘’ 공간 아래 1,2,3층은 스마트폰,
비스포크&셰프컬렉션 냉장고, 청소기 등 삼성에서
만든 가전제품을 아이템별로 볼 수 있게 진열했다. (3층은 공사 중)
단순히 상품을 줄지어 진열하는 방식은
요즘 생활방식과 어울리지 않는다고 생각할 수도 있다.
기대보다 사람들 생각은 하루아침에 변하지 않는다.
오히려 세대가 지나가면서 천천히 변한다.
누군가에게는 아이템별 구분이 편하다.
반면에 누군가에게는 쇼룸 형태기 편할 수도 있다.
그렇다면 우리는 무엇을 추구해야 할까?
그 사이에서 적절하게 균형을 유지해야 한다.
또한 젊은 세대가 선호하는 기술들이 윗 세대까지
전해지기까지 기다리기도 해야 한다.
오팔 세대가 온라인 커머스를 이용하기 전까지
이커머스는 젊은 세대만의 점유물이었다.
오팔 세대는 젊은 세대와 다르게
모바일 쇼핑에 적응하는데 시간이 걸렸다.
지금은 어떠한가? 오팔 세대가 모바일 쇼핑에 적응하자,
이 커머스 내에서 그들의 이용률이 급속하게 늘기 시작했다.
[삼성이 나아가고자 하는 방향은 이케야와 결이 같다.]
삼성이 추구하는 방향은 애플보다는 이케아에 더 가깝다.
이케야와 삼성은 엄연히 다른 산업에 속한 기업이지만,
프로젝트 프리즘이 지향하는 방향은 이케야가 보여준 공간과 그 결이 같다.
단지 가구와 인테리어를 포괄적으로 다루는 이케야와
다르게 삼성은 ‘전자제품’만 다룬다는 점이다.
이러한 특징 때문에 프로젝트 프리즘은 ‘제품’만 강조한 것처럼 보인다.
이케아는 북유럽 디자인. 초기 미국 양식풍 아이템,
심플하면서도 모던한 아이템들을 디자인별로 나눈다.
이케아 매장 동선을 기억해보자.
이케아는 쇼룸을 먼저 보여주고 개별 상품을 소개한다.
숲을 보게 한 뒤, 나무를 보게 하는 셈이다.
이케아 매장 내 쇼룸을 통해 전시된 아이템들은
모두 각각 세계관 속에서 조화를 이룬다.
쇼룸이 생활 속 장면을 구체적으로 떠올리게 하기 때문이다.
[삼성전자는 라이프스타일 인프라 구축을 돕는 파트너가 되기를 원한다.]
삼성전자가 가전에 쏟는 연구개발비 및 매출은
반도체 사업부와 비교할 수 없다. 규모가 다르다.
그럼에도 삼성이 생활가전제품을 만드는 이유는
단순히 라이프스타일을 제안하는 회사임을 증명하고 싶어서가 아니다.
그보다는 개개인의 라이프스타일을 구현함에 있어,
삼성전자가 보유한 ‘기술 인프라’가 얼마나 도움이 되는지를 알리고 싶어 한다.
이는 반도체사업부와도 마찬가지다.
지난 2019년 동경 게임쇼에 갔었다.
비디오 게임 부스는 단연코 플레이스테이션이 주도하고 있었다.
반면에 PC게임과 이스포츠 쪽은 작은 편이었다.
(일본은 이스포츠 규모가 작다. 동경 게임쇼에서도
PC와 이스포츠 부스를 같이 만들어 운영하고 있었다.
관람객 수도 비디오 게임과 비교할 수준이 되지도 않았다.)
삼성전자는 거대한 단독 부스를 통해 SSD 제품군인
960 evo와 t5시리즈(외장 SSD)를 대대적으로 홍보하고 있었다.
심지어 이스포츠팀을 초청해 컴퓨터 조립 시연 및 토크 콘서트를 하며
삼성 SSD를 사람들에게 매우 구체적으로 전하고 있었다.
뿐만 아니라, 삼성전자 일본 무선사업부도
도쿄 하라주쿠에 자리한 갤럭시 하라주쿠를 통해
'라이프스타일 인프라'구축을 돕는 파트너로서 '갤럭시'를 전하고 있었다.
정서와 커뮤니티에 중심을 두거나 혹은
라이프스타일 제안을 공간에서 중요하게 보이는 이들에게
이곳은 맥락이 부족한 장소일지 모른다. 내가 그랬다.
하지만 관점을 바꾸자 보이는 게 달려졌다.
이 곳에서 삼성은 라이프스타일 제안보다는 ‘구축’을 돕는 탄탄한 기능.
그에 부합한 제품 그 자체를 전하고 있었다.
이게 삼성전자가 나가고자 하는 방향이다.
제안보다는 ‘인프라를 지향하는 삼성가전’이라고 할 수 있다.
이런 면에서 삼성가전은 반도체사업부와 방향이 비슷하다.
단지 반도체사업이 공학전문성이 강하기에
삼성가전과 연결성이 상대적으로 보이지 않을 뿐이다.
만약 애플 혹은 츠타야 같은 ‘라이프스타일’을 제안하는 공간을 기대한다면?
이곳은 실망하기 쉽다. 또한 이곳을 로컬 사람들을 묶는
'커뮤니티' 공간으로 볼 경우도 마찬가지다.
오히려 '프로젝트 프리즘'공간 은 ‘개인’에게 초점을 둔다.
공간에는 우열이 없다.만일 공간의 우열을 따진다면?
그 기준은 공간이 ‘사람’을 향하는가 아닌 가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