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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경험을전하는남자 Oct 20. 2020

애플이 제안하는 아주 가까운 미래의 라이프스타일.

애플은 정보기술을 '보고 만지고 느낄 수 있는'형태로 최적화한다.

10월 13일(미국 시간) 애플은 차세대 핸드폰 아이폰 12를 공개했다. 세계 최초 5 나노공정으로 만든 A14칩, 5G, 라이더 스캐너, 더 개선된 이미지센서. 이를 통해 구현하는 게임, 영상 촬영, 증강현실, 다른 애플 기기와 타사 서비스 간 연동. 애플은 이 같은 면을 상세하게 설명하기 위해 아이폰 발표회에 많은 부분을 기술 설명에 집중했다.


아이폰 12 제품 발표는 겉모습만 보면 상당히 지루하다. 게다가 애플 홈페이지에서 소개하는 아이폰 12는 광학기술에 치중했다는 면이 있어 실망감도 적지 않다. 반면에 정보기술 인프라와 반도체에 관심 많은 사람들에게 이번 발표는 최고 발표다. 버라이즌 CEO가 직접 나와 5G 기술이 어떤지 설명을 하고, 라이엇 게임즈에서 나와 리그 오브 레전드에 대한 이 여기를 한다. 애플 직원들이 차례대로 나와 A14칩뿐만 아니라, Apple ProRaw에 적용된 기술들을 상세히 설명한다.

A14칩은 TSMC에서 생산하지만 제조에 사용한 기계는 ASML장비를 사용한다. 출차:ASML

아이폰과 홈팟을 통해 구현되는 구현되는 과정 속에는 인터콤, 삼성, 아마존, TSMC, LG디스플레이, ASML, AMD, INTEL, 자일링스, 소니, 엔비디아 등등 관련 기업들이 구축한 기술인프라가 스며들어있다. 애플은 단지 조밀조밀하게 연결된 이러한 인프라를 연결시켜 ‘애플 관점에서 디자인한 가까운 미래’를 제시할 뿐이다. 이런 관점에서 아이폰 12 발표는 CES에서 볼만한 발표에 가깝다.


아이폰 12 발표를 보며 2006년 제프 베조스가 한 말을 기억할 필요가 있다. 

그는 팀 오라일리에게 다음과 같이 말했고, 팀 오라일리는 그의 저서 ‘왓츠 더 퓨처’에서 다음과 같이 적었다.

"우리는 소매업체로 출발했어요. 소매업은 실제로 수익성이 낮은 비즈니스죠. 그만큼 저희는 악화되고 말고 잘할 것도 없었죠. 하지만 마이크로소프트와 구글 같이 애초에 높은 마진을 챙기는 기업에는 소매업이 좋은 먹거리가 되기 어려울 겁니다” (발췌: 팀오라일리, '왓츠 더 퓨처')소매업으로 시작한 아마존은 애초부터 고객중심으로 갈 수밖에 없었다. 소매점만큼 고객 친화가 되지 않으면 살아남을 수 없는 영역도 없으니까.

아마존이 유일하게 없는 물건. 바로 스마트폰. 그렇기에 애플이 제안하는 스마트홈은 아마존과 결이 조금은 다르다. 출처: 애플

애플은 애초부터 고객중심적인 제안을 하는 기업이 아니다. 특히 애플은 아이폰 외 다른 휴대폰 제조 사기 USB-C타입을 사용함에도 여전히 썬더볼트 케이블을 사용한다. 또한 맥북을 사용해야만 아이폰 기능을 더 윤택하게 누릴 수 있다. 애플 기기로만 운용되는 iOS와 OSX라는 폐쇄적인 생태계가 가져다주는 편리함도 있지만, 그렇다고 애플이 구축한 생태계가 '100% 고객 친화'라고 볼 수 없다.


아이폰 12 발표 중 홈팟 미니를 통한 애플 기기와 연동성은 대부분 아마존이 보여준 것들이다. 새로운 건 없다. 다만 아마존이 유일하게 가지지 못한 기기가 스마트폰이기에 아마존과는 전혀 다른 시각으로 보이는 것뿐이다. 오히려 애플은 아마존보다 더 세련되고 최적화된 형태로 보여주었을 뿐이다.(참고로 아마존이 시도한 스마트폰인 아마존 파이어는 망했다. 그리고 여기서 발전한 게 아마존 에코와 알렉사다)

인공지능 비서는 새로운 게 결코 아니다. 출처: 애플

여러 개의 강줄기가 큰 강을 이루듯이 미래도 강같이 작은 여러 개의 미래들이 큰 흐름을 만든다. 이를 통해 미래는 언제나 한 개가 아니라 여러 개가 존재함을 포착해야 한다. 이 같은 점을 기억한다면 애플이 아이폰 12를 통해 제안하는 라이프스타일. 그 입장권이라고 할 수 있는 아이폰은 우리가 앞으로 마주할 여러 미래 중 하나일 뿐이다. 오히려 '전기차'라는 작은 물줄기를 키우면서 전통 자동차 제조사까지 전기차에 더 끌어들여 물줄기를 키우는 테슬라가 지금은 애플보다 더 혁신적이다.


'개인'에 초점을 두었던 애플의 다음 행보는 '집'.


코로나 19는 집과 내 주변을 좀 더 관찰하는 계기를 만들었다. 전 세계로 어디로 나갔던 이전 삶은 이제 더 이상 존재하지 않는다. 일, 학교, 취미까지 모든 생활이 집으로 응축된 지금. 애플은 그 어느 때보다 다시 부각되고 있는 집을 다시 강조한다.


아이폰 12와 함께 소개한 ‘홈팟 미니(HomePod mini)’는 그 주인공이다. 애플은 아마존, 구글가 만든 스마트 스피커와 다르게 ‘스피커' 본연의 기능인 ‘소리’에 집중한다. 이미 '에어 팟 = 음악을 듣는 행위’라고 볼 수 있는데 홈팟은 에어 팟을 집안으로 확장시킨 개념이라고도 볼 수 있다. 이를 위해 애플은 홈팟 미니에 우퍼스피커를 바닥을 향하게 음향이 잘 펴져나가도록 했다. 구글과 아마존과 다르게 스마트 스피커를 정의 한셈이다.

출처: 애플

홈팟 미니는 애플 뮤직을 비롯해 팟캐스트, iHeartRadio, radio.com, TuneIn의 라디오 스테이션과 연동이 가능하며, 추후 판도라, 아마존 뮤직으로도 확장할 예정이다. 또한 여러 개의 홈 포드 미니를 설치하면 이들 스피커가 동기화해 여러 방에서 음악과 팟캐스트를 스트리밍 한다. 이 역시도 스피커 본연의 기능인 ‘소리’를 중점에 두며 더 많은 상품을 판매하고자 하는 전략이다.

아이폰에 그려진 저 그림은 애플 피트니스하고 자연스럽게 연결된다. 출처: 애플

애플은 홈팟 미니를 통해 시리와 연동성을 더욱 높이고자 한다. 시리는 음향에 맞게 음악과 팟캐스트를 선정하며 메시지, 메모, 캘린더, 약속에 접근한다. 전화를 하던 중 발생하는 개인 요청에 대응한다. 이는 아마존 알렉사같이 가족 구성원 모두의 비서 역할을 하겠다는 뜻이다. 또한 이에 연관된 콘텐츠는 애플이 엄선한 콘텐츠로 엮어낸다. 애플이 아이폰 12와 홈팟 미니 발표전에 아이패드와 애플원, 애플 피트니스, 아케이드(게임)등을 먼저 발표한 이유도 이 때문이다. 홈팟 미니 발표에서 '아이폰 유저를 위한 궁극적인'이라는 표현이 나온 이유도 이 때문이다.


개인정보보호와 보안을 고려한 설계도 강조했다. 애플은 이전부터 꾸준히 보안과 개인정보보호에 근거해 하드웨어부터 소프트웨어, 서비스를 설계한다고 이야기했다. 007 음악과 3중 보안 박스에 담긴 아이폰 12 mini를 꺼내는 장면은 이를 간접적으로 전하는 퍼포먼스이기도 했다. 또한 홈팟 미니가 ‘시리~’라는 명령어를 감지하거나 사용자가 터치로 시리를 활성화하는 경우 정보를 애플 서버로 전송한다고 밝혔다. 이 역시도 사용자 애플 ID와 연동하지 않아 개인정보 식별을 막겠다는 말이다.

홈팟 미니 설명을 위한 세트 구성. 출처: 애플

이번 발표회에서 유심히 볼 점은 키노트 동영상의 영상 설계다. 홈팟 미니를 소개하는 키노트 영상만 유일하게 다른 발표 영상과 다르게 영상 설계가 다르다. 홈팟 미니 소개 영상에서만 집안에서 가족들이 어떻게 이용하는지를 묘사하는데 중점을 둔다. 영상이 주목하는 방향은 '기능이 어떻게 집안에서 활용되는가?'다. 이러한 영상 속에서 우리가 볼 점은 '홈팟 미니' 제품만이 아니다. 그 안에서 우리가 당연하게 생각하는 기술들이 얼마나 유기적으로 라이프스타일로 연결되고 있는가를 보아야 한다.

아마존은 이미 애플 홈팟미니가 전하는 스마트홈 모습을 보여주었다. 단지 애플과 다르게 소매업 관점에서 접근한 면이 적지 않다. 출처: 아마존

홈팟 미니를 활용한 주거생활은 이미 아마존이 구축한 모습이기에 새롭지도 않다. 아마존이 사람들에게 인식시켜놓은 모습들을 애플이 자사 제품을 중심으로 소개한다는 점 외에는 새롭거나 혁신적인 면은 없다. 그렇지만 애플은 아마존처럼 소매업을 다루지 않고, 기술을 디자인으로 최적화를 시키는 역량이 강한만큼 애플이 보여주는 모습은 아마존보다 조금 더 세련되었다.


애플 워치, 아이폰, 홈팟 미니로 수집하는 수많은 데이터. 이를 연산하는 A14칩. 아이폰으로 수집하는 모든 데이터는 '애플 기기로 만들어진 데이터'라는 배타성을 가진다. 애플은 이렇게 수집한 데이터를 기반으로 '앞으로의 애플'을 만들어가려고 한다. A14는 이것을 위한 매우 강력한 데이터 분석도구 중 하나다.

시리가 모으는 데이터들. 출처: 애플

홈팟 미니를 통해 이루어지는 영상 속에는 음성, 텍스트 등 수집 가능한 모든 데이터를 기반이다, 그 안에는 이를 정제하고, 알고리즘으로 추구하고자 하는 애플의 의지가 담겨있다. 애플 워치와 아이폰이 '개인 데이터'에 집중한다면 홈팟 미니는 '가족'까지 그 범위를 넓힌다. 여기에 연동되는 애플 콘텐츠와 그곳에서 나오는 데이터도 애플이 앞으로 나아갈 전략을 수립하는 게 기여한 데이터 어장이다. 애플이 추구하는 데이터 전략은 홈팟 미니에 고스란히 담긴 셈이다. 

출처: 애플

애플이 '홈팟 미니'를 아이폰 12 보다 먼저 소개한 이유도 이 때문이다. 홈팟 미니는 '새로움'보다는 그동안 천천히 생태계를 구축한 애플이 향후 어떤 방식으로 라이프스타일을 최적화하고 재정의할지 알려주는 메시지인 셈. 그 대상은 모든 이가 아니다.  '아이폰' 유저다. 아이폰 12 소개 전에 홈팟과 이와 연결된 라이프스타일을 보여주는 이유는 아이폰이 그 중심에 있다는 걸 환기시키기 위함이다. 홈팟 미니 발표 마지막에 '아이폰 유저를 를 위한 궁극적인-'이라는 표현은 단순한 말이 아니다.


사진, 영상을 넘어 메타버스까지의 확장을 고려한 광학기술.


아이폰 12의 사진 촬영기술은 이미지센서와 라이더 스캐너가 포착한 정확한 빛 움직임. 두 가지가 포착한 세밀한 정보를 1초당 11조 번 연산하는 A14칩 이 3가지 요소가 유기적으로 움직인다. 우리 눈에 보이는 건 이 3가지가 만들어낸 사진 혹은 영상이다.

출처: 애플

사진 촬영을 통해 수집된 건 빛 정보이다. 영상과 사진으로 모은 정보는 지도, 증강현실, VR 등을 위한 다양한 소스로 활용될 수 있다. 이미 애플은 미모 티콘 기능으로 개인 프로필 작업을 할 수 있다. 아이폰 12에서 선보인 광학기술을 기반으로 모은 빛 정보를 기반으로, 미모 티콘보다 더욱 발전한 미모 티콘 기능을 추가할 수도 있을 것이다. 예를 들어 스타워즈에서나 볼만한 홀로그램 아바타로 발전시킬 수도 있다. 이를 향후 AR과 메타버스에 활용하는 방안으로도 더욱 넓혀 생각할 수 있다.

출처: 애플
출처: 애플

애플은 이렇게 모은 정보를 연산 처리한 결과와 과정을 '컴퓨테이셔널'라고 말한다. 아이폰 12에서 컴퓨테이션이라는 말을 강조하는 이유도 이 때문이다. Computation이란 단어는 '계산'이라는 뜻을 가지고 있으나, 애플은 이를 a14칩이 데이터를 연산해 사람들에게 최적 결과를 제시하는 개념으로서 'Computation'을 재정의한다. 이를 5G 기술과 연결해 데이터에 기반과 연산으로 다듬은 '사용자 경험 제시'로 확장한다. 애플이 애플 워치에 심장박동수 기능을 넣은 이유도, 아이폰 12를 통해 사진 촬영, 5G 기술을 통한 원격의료를 키노트에서 발표한 이유도 이 때문이다.

애플은 '컴퓨테이션'이라는 단어는 '연산'이라는 단어를 넘어 우리 삶에 필요한 기반으로 재정의한다. 출처: 애플

컴퓨테이션이란 말은 '인공지능을 활용한 연산'과 다른 게 없어 보이지만 이를 이용해 일상에서 개인 취향을 찾아내는 행위. 이것이 애플이 이번 발표에서 선보인 홈팟 미니와 아이폰이 지향점이다. 아이폰 12라는 제품에 가려 애플이 전하고자 한 메시지는 '아이폰 유저'들의 데이터를 인공지능으로 재정의해 아이폰 유저를 위한 라이프스타일을 제시하겠다는 말이다. 이는 아마존이 유일하게 하지 못한 일중 하나다.

A14칩은 애플이 정보기술를 현실로 구현하는과정에 가장 핗요한 도구다.

홈팟 미니를 설명하면서 ‘홈팟 미니가 아이폰 사용자를 위한 궁극’이라는 표현을 한 이유도 이 때문이다, 이 제품이 전체가 아닌 애플 제품을 사용하는 이들. 즉 애플 생태계에 살아가는 이들을 위한 제품임을 명시한다. 아마존이 애플보다 이미 더 앞서 나가 만든 환경들. 애플은 아이폰 유저를 을 통해 최적화시키고 이를 통해 라이프스타일을 제안하다는 말이다. 그렇기에 아이폰 12는 '애플이 제안하는 라이프스타일' 통합하면서도 동시에 생태계의 열쇠가 되는 도구다.

출처: 애플

애플은 기술과 콘텐츠를 최적화해 라이프스타일로 만드는 능력이 가장 뛰어난 회사 중 하나다. 아이폰 12도 마찬가지다. 아이폰 12안에는 여러 가지 놀라운 기능과 부품들이 있었고 변함없이 이를 라이프스타일과 관련해 좋은 제안을 한다. 그중에서도 가장 놀라웠던 부품은 스마트폰에 최초로 탑재한 (LiDAR : Light Detection And Ranging) 센서다.

출처: 애플

라이다는 빛이 물체에 닿았다가 돌아오는 시간을 측정해 파악하는 기술이며 주로 자율주행차에 사용한다. 영화 특수효과 회사인 ILM은 디에이징 기술을 구현하는 FLUX시스템을 만들 때 라이더를 활용하기도 했다. 아이폰에 탑재된 라이다 스캐너는 사진 촬영 직전에 빛으로 피사체 윤곽을 잡아 사진 품질을 향상할 뿐만 아니라, 3D 공간 구현, AR과 VR에서도 활용할 수 있다. 미세한 빛으로 윤곽을 잡기 때문에 빛이 적은 저조도 상황에서 사진을 더욱 정확하게 찍을 수 있다. 라이다를 통해 만든 정확한 사진 윤곽은 사진과 동영상의 정확도를 대폭 개선할 뿐만 아니라, 포착 시간을 줄일 수 있다. 자동 초점도 6배가 량 높아지는 이유도 이 때문이다. 1초에 11조 번 연산할 수 있는 A14 바이오닉 칩의 뉴럴 엔진이 이 과정에 필요한 연산 작업을 담당한다.

출처: 애플

동시에 라이다 스캐너를 통해 얻은 빛으로 거리를 측정 새 보다 사실적인 AR 경험을 구현하는 데 사용할 수 있다. 이미 애플은 AR글라스에 대한 특허출원을 신청했고, 이를 통해 애플이 AR 시장을 주목해서 볼 수 있음을 유추해볼 수 있다. 세간에서는 애플은 '넥스트 아이폰'은 AR 글라스가 되리라 생각한다. 애플은 아이폰에까지 라이다 센서를 탑재해 사람들이 AR(증강현실)에 익숙하게 만드는 AR 생태계 확보에 나선 주춧돌이라고 할 수 있다. AR, VR 전용 장비보다는 일상에서 실제적인 AR경험을 스마트폰으로 제공함으로써 향후 메타버스 기기의 선두주자 자리를 차지하려고 하고자 하는 의도가 라이다 스캐너에 담긴 셈이다.(Metaverse: 아바타를 이용해 놀이를 이상의 사회생활, 경험을 할 수 있는 융합 세계. 현재 포트 나이트와 마인크래프트가 대표적. 따져보면 리지의 공성전, 와우의 레이드 등도 메타버스의 일부라고 생각할 수 있다.)

포트 나이트상에서 열린 트레비스 스캇의 콘서트. 아바타를 활용한 공연. 메타버스가 어떤 개념인지 가장 잘 보여주는 사례 중 하나다. 출처: 트레비스 스캇 유튜브.


https://youtu.be/9BFaYXGl-RA

에픽게임스 파트너인  xDogged가 제작한 BTS의 다이나마이트의 포트 나이트 공식 뮤비. 출처: xDogged 유튜브.

이번 발표회에서 의문도 있다. 라이다 스캐너로 추측할 수 있는 'AR'과 '메타버스'다. 이미 메타버스로 가장 유명한 플랫폼은 포트 나이트와 마인크래프트다. 이미 익히 알려진 대로 애플은 현재 포트 나이트를 제작한 에픽게임즈와 인앱 결제와 수수료 문제로 소송 중이다. 흥미로운 건 애플이 아이폰 12에 탑재한 a14칩 기능의 게임 기능을 설명하면서 라이엇 게임즈의 리그 오브 레전드를 소개했는데, 리그 오브 레전드는 만드는 라이엇 게임즈와 포트 나이트를 만드는 에픽게임즈의 대주주는 모두 텐센트다.

라이다와 논 라이더는 서로 상호 보완하면서 자율주행차 기능을 발전시킬 것이다,  출처: 테슬라

아이폰 12에 담긴 기술들 라이다, 이미지센서, 반도체 설계기술은 앞으로 우리가 계속해서 마주할 미래의 중축이 될 기술이다. 테슬라는 자율주행 프로그램에 라이다를 사용하지 않지만 그 외 다른 회사들은 라이다를 활용하고 있다. 라이다를 사용하는가 아닌가는 중요치 않다. 그보다 기술과 어떤 관계를 가지면서 라이프스타일 제안을 끌어낼지 그게 더 중요하다.


내가 처음으로 사용한 맥은 아이맥 G5다. 모토로라 칩으로 구동하는  PowerPC아이맥이었다. 그 후 인텔 칩이 적용된 1세대 맥북프로를 사용했다. 아이맥 G5는 PowerPC 프로세서를 사용하는 마지막 아이맥이다. 애플이 모토로라 칩에서 인텔 칩으로 바뀌는 시기, 애플은 아이팟을 제외한 애플 제품 라인업 전체를 재정비했다. 인텔 칩을 사용하면서 윈도와 호환이 가능해졌고, BootCamp를 사용해 윈도우를 맥에서 사용할 수 있게 되었다. 뿐만 아니라, 윈도와 호환을 위해 외장 연결 부품도 많이 바뀌었다. 아이맥 G5에 사용되던 파이어와이어와 mini-VGA 포트는 USB 포트, DVI, HDMI 포트로 바뀌었다. 이는 지금의 썬더볼트와 USB-C타입으로 점진적으로 이어지고 있다.

아이맥 G5은 인텔 칩이 적용된 intel imacg5와 파워피씨로 나뉘는데, 이는 애플 생태계 확장을 위한 하드웨어 변화다. 출처:computerworld.com

모토로라 칩에서 인텔 칩으로 전환은 소프트웨어보다는 '하드웨어로 전환'이었다. 나는 모토로라 아이맥과 인텔 맥북을 둘 다 사용했지만, 소프트웨어 차이보다는 하드웨어 차이에 따른 불편함만 느꼈다. 아이폰이 애플의 중심이 되면서 맥북의 제품 순환 시기가 늦어졌다. 또한 요 근래 인텔의 차세대 CPU발매 지연과 발열 등 품질문제가 생기자, 애플의 맥북 신제품 발매 시기는 더 늦어졌다. 맥북 신제품이 느려지자 자연스럽게 아이폰, 아이패드, 애플 워치와 mac라인업 간에는 상당히 격차가 나타났다.


이와 다르게 과거 모토로라에서 인텔 전환이 하드웨어 전환이라면, 인텔-ARM전환은 [하드웨어+소프트웨어]를 동시에 전환하는 일이다. 전자는 기능전환이지만 후자는 생태계 전환 그 자체다. 이게 가능해진 이유는 반도체 파운더리 산업의 성장이 크다. 아이폰 12는 그걸 처음으로 보여주는 사례이기에 기술적으로 중요하다.


아이폰은 초창기에는 삼성이 만든 허밍버드를 사용했다. 이후 삼성과 협업으로 A4칩 개발했다. 애플은 매해 자체 설계한 AP를 통해 연결성을 키워왔다. 반면에 맥북은 그러지 못했다. 아이폰에 사용하는 AP는 애플이 통제가 가능하지만 맥북에 들어가는 CPU는 통제가 불가능하다. 당연히 소프트웨어 최적화도 애플 의도대로 통제가 안된다.

루머로는 11월 중순 ARM 기반 맥북 발표가 있을 거라는 말이 있다.

ARM 기반이 된 애플 제품은 완전히 다르다. 애플 AP는 아이폰 시작부터 ARM 기반이었다. ARM은 제품이 아닌 설계도면을 만드는 회사며 그들이 만든 설계도면을 근간으로 많은 기업들이 자사에 맞게 설계한다. 퀄컴은 스냅 드래곤 설계 시에 ARM cortext시리즈를 변용해 Kyro CPU를 스냅드래곤에 넣는다. 이런 방식으로 설계한 반도체 설계를 TSMC와 삼성전자 반도체 파운더리로 넘긴다. 상황에 맞는 빠른 대처. 이렇게 만들어진 관계를 유기적인 인프라를 만들 수 있다. 


인텔에서 ARM으로 넘어가는 순간, 애플은 완전히 생태계를 만드는 디자인 회사로 변한다. 과거 맥북은 OSX를 구동하기 위한 부품 조립에 가까웠지만, ARM 기반으로 맥북을 만들면 맥북 또한 아이폰, 아이패드와 동일한 제조 생태계로 들어가게 된다. 즉, 애플 자신들이 생태계 순환 주기를 조절할 수 있게 된다. 더 이상 인텔의 CPU 생산주기를 볼 필요가 없다. 애플은 애플 실리콘을 발표하면서 인텔에서 ARM으로의 전환은 2년 정도 걸릴 거라고 발표했다. 생태계 토양을 바꾸는 과정이라고 보면 된다. 과거 모토로라에서 인텔로 전환할 때도 이런 분위기였다. 이 모든 게 가능한 건 기업과 기업 간의 인프라를 서로 간 견제하고 조율하면서 '변화'에 도전하고 적응한 결과다. 아이폰 12와 ARM 기반이 된 맥북이 나오면 애플이 차곡차곡 진행하는 생태계는 더더욱 구체화될 거다. 아이폰 12가 아이폰 출시보다는 기술설명회에 가까운 이유는 소프트웨어, 하드웨어, 사람이 연결된 환경을 우리가 이미 사용하고 있음에도 우리 눈에 잘 보이지 않기 때문이다. 

출처: 애플

우리는 미래를 항상 먼 것으로 생각하지만 사실 미래란 내일 혹은 30분 뒤도 미래라고 할 수 있다. 우리는’ 미래를 어떻게 될 거야!’에 생각하기보다는 우리가 경험할 아주 가까운 미래. 6개월 1년 뒤 기술, 하드웨어가 어떻게 사람들 삶에 촘촘하게 연결된 스며들지를 고민해야 한다.


미래를 한 가지가 아닌 여러 개가 줄기를 이루어 큰 흐름이 되기에 언제나 단순히 한 가지가 아닌 개개인에 맞게 [유기체적 모습]을 지향할 것으로 보아야 한다. 중요한 건 이 모든 요소들을 이해하고 이를 통해 개개인의 편집력을 극대화해 제안하는 능력을 키우는 일. 이것이 아이폰 12에서 바라보는 다가올 라이프스타일이다. 오히려 개인 관점에서의 현시대 기술 최적화 시점을 가장 잘 설명하는 발표는 아이폰 12이고, 산업관점에서 기술 최적화를 설명하는 발표는 엔비디아 CEO인 젠슨 황의 키노트다.

아이폰 12는 현시대 정보기술이 어떤 방향으로 우리 삶을 최적화시키는지 알 수 있는 발표다.

기술 순환주기는 더더욱 빨라지고 있다. 기술 간 기술, 인프라 간 결합은 더더욱 구체화되고 있다. 아이폰 12는 이를 매우 세련되게 보여주는 오브제일 뿐이다. 현재까지 개인의 라이프스타일 인프라가 정보, 제조, 디자인, 콘텐츠가‘개인’ 관점에서 잘 설명한 회사는 애플이고, ‘산업’ 관점에서는 엔비디아. 라이프스타일 전체 관점에서는 아마존이며, 에너지산업에서는 테슬라다.

애플이 만든 생태계는 애플이 홀로 만든 게 아니라 관련 기술발전과 함께한다. 애플은 자신들 관점에 필요한 기능만 선택했을 뿐이다. 출처: 애플 홈페이지.

애플은 아이폰 12를 통해 하드웨어(A14칩)와 소프트웨어(iOS와 macOS) 구조를 더욱 통합하고 이 두 관계를 지속적으로 순환시키기 위해 콘텐츠(애플원, 애플 tv)도 지속적으로 만들고 있다. 이렇게 만들어가는 애플의 생태계를 더 유기적으로 연결한 접착제는 5G 기술이다. 애플이 구축한 이 같은 라이프스타일 생태계 안에는 정보기술인 프라기 모두 녹아들어 가 있다. 그 기저에는 보다 더 강력해지고 인간과 사람이 연결된 하이드리드. 기능을 넘어 생태계를 구축하는 기술을 볼 수 있다. 애플이 제시하는 라이프스타일이란 인간 삶에 최적화한 만질 수 있는 정보기술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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