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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경험을전하는남자 Oct 31. 2020

게이머 관점에서 바라본 클라우드 게임

클라우드 게임은 게임의 엔터테인먼트화를 완성하는 마지막 퍼즐이다

2019년 동경 게임쇼. NTT도모코는 동경 게임쇼 1일 차 메인 행사로 5G를 활용한 포트 나이트를 시연했다. 많은 이들이 콘솔기기 혹은 PC와 동일한 게임 환경에 감탄했다. 또한 부스 한편에서는 5G 기술을 통한 철권 온라인을 유저들이 체험할 수 있게 해 놓았다.

게임은 다른 엔터테인먼트와 달리 영상, 음악 콘텐츠와 다르게 동일한 구동 환경, 안정적인 네트워크 속도, 게임을 즐길 단말기가 반드시 필요하다. 그 단말기는? 모두가 가지고 있는 스마트폰이다. 그렇다면 스마트폰 보급률은? 스마트폰 보급은 이제 한계 봉착한 상태다. 단말기가 중요한 이유는? 클라우드 게임을 위한 시장 크기 때문이다.  그래픽 연산은? 클라우드 게임을 제공하는 회사가 자체적으로 다 해결한다. RTX3080 같은 그래픽카드는 필요 없다. 단말기와 그래픽 연산은 해결이 되었지만 클라우드 게임에 접속할 서버와 스마트폰 간 네트워크는 여전히 불안했다. 2019년 초반까지만 해도 클라우드 게임은 네트워크 때문에 불안했다. 구글 스테 디아는 이걸 해결하지 못했다.


현재 게임산업에서 클라우드 게임 시장에 진출하거나 진출한 예정인 회사는 아마존(루나), 애플(아케이드), 마소(엑스박스), 구글(스테 디아), 소니(플레이스테이션), 엔비디아(지포스 나우) 페이스북이다. 누군가는 '왜 이제야 게임이 기술기업 간 격전지가 되는가?'라고 이야기할지 모른다. 하지만 어떤 분야이든지 그 판이 커지려면 판을 키울 기술이 나올 때까지 기다려야 할 필요가 있다. 기술기업들이 이제야 게임산업에 들어가는 이유는 5G 기술이 상용화되면서 불안했던 네트워크 속도가 거의 해결되었기 때문이다. 이제 클라우드 게임기술은 완성단계에 도달했다. 즉, 인프라가 거의 완성단계이기 때문이다.

지포스 나우의 게임 소개
넷플릭스 화면과 엔비디아가 소내하는 지포스 나우 게임. OTT를 연상시키는 화면은 게임도 이제 영상 콘텐츠와 동일한 맥락을 가지게 됨을 말한다. 출처: 넷플릭스, 엔비디아.

클라우드 게임을 소개할 때 '게임'을 비중 있게 본다. 하나 그보다는 '게임'이 영상 콘텐츠같이 '클라우드'화 되고 있다는 사실을 보아야 한다. 클라우드 게임' 핵심은 사람들이 어디서나 플랫폼에 접속해 통해 게임을 즐기는 이는 '게임' 그 자체가 영화와 드라마 같은 엔터테인먼트로 완전히 자리 잡았음을 말해주는 '신호'다. 과거에는 장벽이 분명했던 게임과 영상 콘텐츠가 이제 동일한 매체로 통일되어 사람들이 제공된다는 점이다.

이제 게임은 서브컬처를 넘어선 주류문화다. 출처: 엔비디아.

서브컬처로 여겨진 게임문화가 주류로 부상하면서 게임에 대한 인식도 많이 달라졌다. 유튜브와 트위치는 통한 스트리밍 서비스는 매년 성장하고 있다. 리그 오브 레전드를 만든 라이엇 게임즈에서 개최하는 롤드컵의 결승전 같은 경우 슈퍼볼에 비할 만큼 Z세대에게 인기가 있다. 현재 리그 오브 레전드 같은 경우 여러 나라마다 스포츠팀이 있고, 이 영향력은 루이비통이 라이엇 게임즈와 협업을 할 정도로 주류문화가 되었다. 사람들이 '게임' 그 자체를 사 거대한 엔터테인먼트로 받아들일 환경과 인식이 조성된 것이다.


내 관점으로 클라우드 게임은 그래픽 연산, 반응속도, 게임 콘텐츠 이 세 가지 요소가 중요하다.

60 프레임은 이제 게이머들이 기본으로 원하는 사항이다. 출처: 엔비디아

첫 번째는 그래픽 연산이다. 게임 내 그래픽 연산은 매우 중요하다. 여기서 그래픽 연산은 '레이 트레이싱' 같은 엄청나게 좋은 그래픽 기술이 아니다.'60 프레임'이 기본으로 보장되는 부드러운 움직임을 선보이는 그래픽 연산이다. 많은 게이머들이 엔비디아 RTX시리즈에 열광하는 이유는 엔비디아 제품만큼 이 영역에서 압도적인 제품이 없기 때문이다. 게이머들은 프레임에 언제나 민감하고 프레임은 게임 경험으로 이어진다. 엔비디아 지포스가 압도적인 점유율을 가진 이유는 게이머들이 마주할 각종 최적화 문제를 말끔하게 해소하는 가장 강력한 도구이기 때문이다.

스퀘어에닉스의 자체 게임엔진인 루미너스로 제작한 파이널 판타지 15. 최적화로 상당히 애먹은 작품이다. 출시 후에도 긴 로딩 시간을 해결하지 못해 많은 유저들의 비판을 받았다.

많은 게임 제작사들이 게임 후반 작업에 최적화에 집중하는 이유도 이 때문이다. 스퀘어에닉스에서 발매한 '파이널 판타지 15' 같은 경우 스퀘어에닉스사에서 개발한 루미너스 엔진이 '플레이스테이션 4'와 최적화 작업 수월하게 되지 않아 많은 개발 시간이 소요되었다. 발매 후에도 추가 패치를 통해 지속적으로 게임 최적화 작업을 했다. 그럼에도 최적화 문제는 제대로 해결되지 않았다.

이 같은 경험 때문에 올해 출시한 '파이널 판타지 7 리메이크'는 원활한 최적화와 개발 시간 단축을 위해 '루미너스 엔진'을 포기하고 언리얼 엔진을 사용했다. 메탈기어 시리즈를 만든 게임 제작자 코지마 히데오는 '데스 스트렌딩' 제작에 게릴라 게임즈의 '데시마 엔진'을 사용했는데, 최적화 작업의 수월함으로 예상보다 빨리 발매되었다. 최적화 작업은 매우 오래 걸리기 때문에 종종 게임 발매가 연기되기도 한다. 그만큼 추가적인 비용도 발생한다.

게임 제작사는 게임 출시 후 발견 버그를 데이원 패치로 해결한다. 출처: 레딧.

게임 제작사는 게임 발매 첫날 '데이원'패치를 따로 전송하기도 한다. 이는 게임이 출시된 이후 발생한 문제점들을 수정하기 위함이다. 게임이 완성된 후, 이를 출시하기 전 마케팅하는 시간이 소요되는데, 게임 제작사는 마케팅 기간 동안 노는 게 아니다. 이미 완성된 게임 내에서 추가적인 문제를 계속 찾아낸다. 발매 후에도 게임사는 추가 콘텐츠와 함께 패치 및 유저들의 피드백을 받은 추가 패치를 지속적으로 만든다. 이러한 과정들이 게임 제작사와 게임 평판에 영향을 주기 때문이다.

게임 발매 후 게임 관련 게시판에는 각종 후기들이 쏟아진다. 메타 스코어에 유저 평가가 올라오고, 게임 추천에 대한 평가가 이루어진다. 유튜브에서는 프레임 비교 영상이 올라오기 시작한다. 이를 통해 사람들은 게임을 간접적으로 평가하고 구매를 결정하거나 보류한다. 요즘에는 인기 게임 유부 버들이 사전에 게임을 먼저 해본 후, 프리뷰 영상을 올리기도 한다. 우리는 자동차를 구입할 때도 자동차 잡지, 기사, 유튜브 리뷰, 시승까지 해보고 구매를 결정한다. 게임도 마찬가지다. 비용 차이가 있을 뿐이다. 자동차와 게임 모두 결국 '돈'쓰는 일이니까.

게임 제작기술이 뛰어난 에픽게임즈, 산타모니카 스튜디오, 너티독, CD PROJEKT RED 같은 경우 데이원이나 추가 패치로 게임 최적화 문제를 수월하게 해결한다. 반면에 프롬소프트웨어같이 스토리, 음악, 게임 난이도 설계는 뛰어나지만, 그래픽을 비롯한 최적화 '기술력'이 상대적으로 떨어지지는 회사는 게이머들을 위한 최적화 문제를 쉽게 해결하지 못한다.

블러드본은 유저들이 자제적으로 60 프레임을 만들어서 즐길 정도 프레임에 대한 염원이 강한 게임이다. 출처: 유튜브.

게임사들마다 기술력 격차가 분명히 존재하기에, 소니는 '플레이스테이션 4 프로' 발매 후, 펌웨어 업데이트를 통해 이미 발매된 일부 게임들의 그래픽과 프레임 향상을 돕는 ‘부스트’ 기능을 배포했다. 엔비디아가 지포스 나우로 구글 스테디 아가 제대로 해결하지 못한 기술문제를 거의 해결한 이유도 엔비디아가 원래 게임 최적화 전문기업이고, GPU 기반인 클라우드 환경을 구축하는 기업으로 변한 점도 한몫한다.

지포스 나우의 요구사항. 그래픽카드 같은 조건은 따로 없다. 출처: 엘지유플러스

클라우드 게임은 이 같은 최적화 문제. 게이머 기기에서 마주하는 최적화 문제를 해결한다. 어떤 이는 RTX3080. 어떤 이는 RTX2080, 누군가는 인텔 아이리스 그래픽카드 같이 개개인 별로 마주해야 하는 최적화 문제를 애초부터 클라우드 게임 회사가 제거한다. 클라우드 게임 서비스를 이용할 게이머들에게 필요한 건 게임을 충분히 구동할 만 최소한의 CPU, GPU, 인터넷 속도다. 나머지는 서비스가 전부 알아서 한다.


두 번째는 반응속도다.


영상 콘텐츠는 클라우드 게임과 전혀 다르다. 게임은 쌍방향, 영상은 한 방향이다. 넷플릭스는 사용자의 네트워크 상태에 맞추어 영상이 자동으로 바뀌도록 여러 해상도로 인코딩란 영상을 배치한다. 만약 720P로 영상을 보다가 속도가 떨어지면 자연스럽게 480P화질로 바뀐다. 넷플릭스 자체가 그렇게 구동되게끔 시스템을 만들었다. 넷플릭스 구독자들이 영상을 보던 도중 인터넷 속도가 급격하게 변해도 영상이 끊어지지 않게 하기 위함이다. 인터넷 속도 저하로 영상 품질이 좋지 않아도 사람들은 크게 불만하지 않는다.

5G로 즐기는 철권 7 온라인 플레이.

클라우드 게임은 이게 통용되지 않는다. 클라우드 게임은 단차, 렉. 특히 FPS게임은 무조건 참여자들이 동일 프레임을 유지해야 한다. 무조건 일정 프레임을 유지해야 한다. 클라우드 게임은 ‘모든 이들이 최적화된 상황에서 동일한 상황’에서 게임을 즐기게 해야 한다. 클라우드 게임에서는 이게 필수다.


이 말은 다소 어려울지 모르지만, 간단하다. 다들 한 번쯤은 피시방 혹은 집에서 친구들과 멀티플레이를 해보았을 거다. 빠른 네트워크 속도와 그에 따른 게임 반응속도는 게임 그 자체에 대한 평가와 게임 경험에 고스란히 영향을 준다. 특히 포트 나이트, 오버워치, 베그, 콜 오브 듀티 같은 FPS게임에서 유저들 간 반응속도가 정말 중요하다. 종종 상대방이 나에게 총을 쏘았는데 그걸 피하려고 움직였으나, 네트워크 문제나 컴퓨터에서 문제가 발생해 렉이 걸려 어이없이 죽는 경우를 한 번쯤 경험한 기억이 있을 것이다. 심지어 렉이 심해지면 그 게임은 이도 저도 아닌 상태로 끝난다. PC방도 마찬가지다. 많은 이들이 지포스 혹은 라데온 최신 카드가 장착된 PC방에 가는 이유도 최적화되어 원활한 게임을 친구들과 즐기려고 하기 때문이다.

콘솔게임 유저는 동일한 하드웨어를 사용하기 게임 경험이 동일하다. 출처: unspalsh

이와 다르게 콘솔 게임기(플레이스테이션, 엑스박스, 스위치)는 하드웨어가 모두 동일하기 때문에 콘솔기기 유저 간 반응속도 차이가 잘 나지 않는다. 오히려 유저 간 인터넷 속도에 따라 반응속도 다르다. 나 같은 경우도 인왕, 세키로, 블러드 본 같은 게임을 할 때 다른 유저의 인터넷 속도가 느려서 곤혹을 겪은 게 한두 번이 아니다. 나 같은 경우 psn으로 유저 간 '협력 플레이'를 하는 경우 플레이스테이션에 랜선을 연결해 인터넷 속도를 올린다. 만일 클라우드 게임이지만 속도가 문제라면? 클라우드 게임은 이름값도 못한다. 구글 스타디아가 이걸 해결하지 못해서 아직도 고전 중이다. 이걸 해결하는 게 5G다.

앞서 말한 동경 게임쇼에 시연한 '포트 나이트'는 콘솔만큼의 경험을 선사하고 있었다. 그 당시 분위기는 한마디로 '이게 되네???'였다. 5G를 게임 체인저라고 하는 건 비단 네트워크 속도가 아니다. 흥미롭게도 클라우드 게임에 진출하는 회사들은 알다시피 3대 클라우드 회사. 아마존(루나), 마소(엑스박스), 구글(스타디아)이라는 건 우연이 아니다. 우연이 아니라 일단 그들밖에 할 수 없다. 엔비디아는 예외다. 엔비디아는 이 3대 클라우드 회사가 사용하는 A100칩을 만든다. 또한 애초부터 엔비디아 자체가 게임 환경을 최적화하는 일로 시작한 회사이기에 게임 최적화에 대해서는 매우 빠삭한 회사다. 애플과 페이스북도 클라우드 게임에 진출하지만 '모바일' 게임에 한정한다. 예를 들어 지포스 나우에 리그 오브 레전드와 아이폰 12에서의 리그 오브 레전즈는 게임 자체가 다르다.

클라우드 최강자가 클라우드 게임에 진출하는 건 당연한 일이다. 게다가 5G라는 마지막 퍼즐까지 나왔으니. 출처: 아마존.

2019년부터 3대 클라우드 기업은 이미 클라우드 게임을 준비했다. 구글이 스타디아 출시하자, 엑스박스는 기다렸다는 듯이 내부에서 개발자들과 서드파티 게임사와 클라우드 게임 시스템을 서드파티 게임 제작사들과 자체 테스트를 시작했다. 그 결과물이 엑스박스 게임 패스 및 스마트폰과 연동이다. 반면에 구글 스테디 아가 여전히 뚜렷한 무언가를 보여주지 못하는 이유도 '반응속도'같은 문제를 제대로 해결하지 못했기 때문이다.(물론 가격정책에서 실패한 면이 크다.) 5G가 상용화되자마자, 클라우드 게임이 나오는 이유는 5G 기술이 클라우드 게임이 해결하지 못하는 네트워크 최적화 문제를 해결할 방안이었기 때문이다.

언제나 어디서나 게임을 즐기는 일. 이제 게임과 넷플릭스는 같은 영역에서 서로 경쟁한다. 출처: 엔비디아.

클라우드 게임은 모든 이들이 이미 최적화던 게임이 담긴 서버에 접속한다. 최소 조건과 네트워크만 있으면 된다. 엔비디아의 지포스 나우 서비스에서 엔비디아가 RTX가 장착되지 않는 상태라도 상관없다고 하는 건 이 때문이다. 콘솔 유저들은 이를 잘 안다. 플레이스테이션, 엑스박스, 스위치는 모두 고정된 하드웨어 성능을 가지고 있다. 하드웨어가 동일하기 때문에 멀티플레이시에 네트워크 속도만 문제가 된다.


세 번째는 콘텐츠다.


아무리 클라우드 게임이라고 해도 콘텐츠가 부실하거나, 가격정책을 엉망으로 하면 유저들이 반응하지 않는다. 특히 고가를 자랑하는 '콘솔게임 가격 유저들은 게임 콘텐츠 구입에 보수적이다. 스팀 혹은 PSN에서 정기세일을 하는 기간 동안 많이 유저들이 게임을 구매하는 이유도 이러한 성향이 반영되기 때문이다. 나 역시도 PS4 게임이 출시되면 디스크로 구입한 후 충분히 즐긴 후에 중고로 매각한다.

구글 스테 디아는 가격정책과 기술이 해결되지 않은 이른 출시로 여전히 고전 중이다. 출처: 구글.

구글 스타디아가 여전히 결과물을 내지 못하는 이유는 이 때문이다. 스타디아는 클라우드 게임이 가진 ‘반응속도 최적화’를 하지 못한 점도 있다. 이러한 기술문제는 게이머들도 이미 알고 있다. 하지만 구독료를 내면서, 특정 게임을 돈을 다시 내야 하는 정책에 유저들은 등을 돌렸다. 가격에 보수적인 콘솔 유저들에게 어필하지 못했기에, 콘솔 유저들은 구글 스타디아에 강한 기대감은 거두었다. 구독료는 구독료를 내는데 특정 게임사 게임은 돈을 다시 지불하라고? 넷플릭스도 이런 건 하지 않는다. 그런데 이와 유사한 가격정책을 하는데 디즈니 플러스다.


클라우드 게임과 다르게 소니는 클라우드 게임보다는 일단 독점 콘텐츠로 승부를 본다. 이미 플스 5와 함께 많은 이들이 리메이크를 원했던 '데몬즈 소울을 출시한다. 또한 큰 성공을 거둔 산타모니카 스튜디오의 ‘갓 오브 워’의 후속작인 ‘갓 오브 워:라그나로크’를 2021년 '플레이스테이션 5 독점'으로 발표한 상태다.

갓 오브 워는 플레이스테이션 4독 점이다. 이 게임을 하려면 플스를 구입해야 한다. 출처: 메타크리틱.

플스 4 성공에는 여러 요소들도 있었지만 플스를 구매해야 할 확실한 ‘독점 타이틀’이 있었기에 가능했다. 마이크로소프트가 ‘엘더스크롤: 스카이림’을 만든 베데스다가 속한 제니맥스를 인수한 이유도 이 같은 면이 적지 않다. 넷플릭스 오리지널처럼 말이다. 그만큼 클라우드 게임은 단순한 게임산업이 아닌, 게임으로 이어지는 엔터테인먼트 콘텐츠가 각축 벌이는 곳이다. 아마존이 트위치를 인수한 이유도 트위치 안에서 게임의 엔터테인먼트화 가능성을 보았기 때문이다.

MS의 제니맥스 인수는 게임 콘텐츠가 이제 기술기업이 추구하는 콘텐츠 사업의 중추로 자리 맥임 했다는 중요한 사건이다. 출처:마이크로소프트.

게임은 영상 콘텐츠와 다르다. 넷플릭스, 디즈니 플러스, 왓챠, 티빙같은 OTT 서비스는 구독자들이 취향에 맞게 제작사들이 만든 영상 콘텐츠를 즐기는 일방적인 관계다. 반면에 게임은 상호 보완하는 콘텐츠다. 일단 게임패드를 사용하기 때문에 유저가 게임을 주도한다. 멀티 플레이가 되지 않는 게임일지라도 게임 커뮤니티에서 게임에 대한 의견과 정보가 많다. 한국에서 제일 유명한 루리웹에서도 유저들은 각 게임 게시판에서 정보를 나누고, 본인 게임 영상을 유튜브에 올리기도 한다. 자신의 유튜브 채널 홍보는 기본이다. 풍월량, 이 클리피아, 김즈타같은 게임 유투버는 루리웹에서는 이미 유명인이다. 나 역시도 몇몇 게임 공략 영상을 유튜브에 올린 후 루리웹에 공유하기도 했다.


루리웹 같은 커뮤니티 사이트는 '트위치'와 '유튜브'로 이어지는 가교 역할도 한다. 물론 요즘은 게이머들이 유튜브에서 직접 정보는 찾기도 한다. 유튜브상에서 영상 콘텐츠는 영상분석, 이스터에그나 리뷰 중심이다. 이와 다르게 게임은 분석과 리뷰는 물론이거니와 게임을 하는 영상 그 자체를 보는 이들도 있다. 유저와 유저 간 의사소통이 자연스럽게 오가는 엔터테인먼트 공간이다.

위쳐는 소설에서 게임으로 잭팟을 터트렸고 이는 넷플릭스 오리지널 제작으로 이어졌다. 출처: 넷플릭스, 유로 게임즈.

과거와 지금 게임이 달라진 건 ‘스토리텔링형’ 게임과 ‘멀티플레이형’ 게임으로 크게 나뉜다. 전자는 영화와 비슷하지만 후자는 메타버스 사업으로 연결될 가능성 크기다. 포트 나이트는 이를 증명하고 있다. 이미 포트 나이트는 게임을 넘어 Z세대 간 커뮤니티 공간으로 변했다.

레아 세이두는 데스 스트랜딩] 인물 렌더링에 참여했다. 게임은 배우들에게도 새로운 연기 도전을 하는 새로운 공간으로 변하고 있다. 출처:유로개임즈.

게임에도 장르가 있지만 이를 위해 각 콘솔 게임사들은 콘텐츠 제작에 열을 올리고 확보하느라 정신없다. 콘솔 게임기 중에서도 성능이 가장 낮은 기기는 닌텐도 스위치다. 그렇지만 동물의 숲, 마리오, 젤다는 오로지 스위치에서만 가능하다. 사람들은 좋은 게임이 있다면 얼마든지 기기를 구입한다. 좋은 콘텐츠가 있다면 사람들은 언제나 반응한다. 이처럼 그래픽 연산, 반응속도, 게임 콘텐츠가 세 가지는 게임이라는 콘텐츠 경험을 구축하는 중요한 역할을 한다.

게임은 게임 경험을 가상을 통해 즐기는 콘텐츠와 동시에 사람들과 교류하는 엔터테인먼트 자리 잡고 있다. 출처: 엑스박스.

이미 엔비디아, 아마존, 구글, 마이크로소프트는 클라우드 게임사업을 선보이고 있다. SK는 마이크로소프트의 엑스박스. LG유플러스는 엔비디아와 파트너십을 맺었다. SKT는 엑스박스 시리즈 엑스 전반적인 마케팅을 담당하는 걸로 알고 있다. 아마도 SKT는 이미 이스포츠팀인 T1과의 시너지도 충분히 일으킬 수 있을 듯하다.

소니는 아직 구체적인 다른 회사들과 동일한 클라우드 게임을 내놓지 않았다.' 플레이스테이션 나우'가 있지만 클라우드 게임이라고 하기에는 다소 무리다. 소니는 PS4시절에도 활용했던  '독점작'과 'PSN'을 통해 1억 명이 넘는 유저들을 대상으로 서비스를 점진적으로 확장하고자 한다. 오히려 소니는 기존 플스 4에서부터 유지하던 엔터테인먼트 요소를 플스 5로도 이어가고자 한다.

소니는 스파이더맨을  플레이스테이션 5에 독점 출시한다. 출처:소니

소니와 닌텐도는 클라우드 게임이 아니라, 게임 그 자체가 가진 콘텐츠에 무게중심을 둔다. 많은 유저들이 원하는 데몬즈 소울을 리메이크판으로 플스 5로 발매하며, 독점작으로 산타모니카 스튜디오의 갓 오브 워 라그나로크를 이미 발표한 상태다. 닌텐도 스위치 독점작인 '동물의 숲'은 게임은 콘텐츠가 중요하지 기술이 중요하지 않다는 걸 몸소 증명했다. 포트 나이트도 마찬가지다.

포트 나이트는 트래비스 스캇에 이어 J발빈의 공연을 포트 나이트에서 열 예정이다. 출처: 포트 나이트 홈페이지.

게임이 엔터테인먼트 사업으로 부상하면서 에픽게임즈가 차세대 아마존 같은 회사가 될 거라는 이야기도 심심치 않게 들린다. 그 이유는 에픽게임즈가 언리얼 엔진이라는 최적화에 좋은 게임엔진과 Z세대 소통창구와 메타버스 시대를 열고 있는 포트 나이트를 가지고 있기 때문이다. 또한 최근에는 인공지능 기술을 활용, 실시간으로 이용자의 얼굴 표정을 캡처할 수 있는 '하이퍼 페이스'를 개발. 이를 줌이나 트위치 등 게임 방송에 활용할 수 있는 앱인 ‘하이퍼 미트’를 출시, 서비스하고 있는 3D 모션 캡처 스타트업인 '하이퍼 센스'를 인수했다. 에픽게임즈는 이번 인수로 포트 나이트 유저가 자신들을 더 구체적으로 표현할 가능성을 키울 목적으로 보인다.

에픽게임스가 인수한 하이퍼 센스. 인공지능을 활용해 개인 아바타를 만든다. 현실과 가상을 간접적으로 이어주는 하이퍼 센스의 기술은 에픽게임즈가 지향하는 메타버스를 고스란히 보여준다

게임이 점차 엔터테인먼트화 될수록 이에 기반한 커뮤니티 서비스는 덩달아 커지는 건 당연하다. 이렇게 커질 커뮤니티가 게임 속으로 흡수되어 쌍방향 소통 공간이 되는 건 당연한 일이다. 리니지 길드나 와우 레이드를 할 때도 이런 모습을 목격하고 있지 않을까? 다만 리니지나 와우에서 사람을 평가하는 기준은 캐릭터 능력치이나, 포트 나이트 같은 곳에서는 능력치도 있지만, '개인' 그 자체다.

플레이스테이션 4에서도 넷플릭스를 즐길 수 있다. 출처: 소니

이미 콘솔 게임기도 OTT, 스트리밍 서비스를 지원하기에 클라우드 게임을 하는 장치는 그냥 장치가 아닌 엔터테인먼트 디바이스가 되고 있다. 아이폰 12, 갤럭시 S20, 갤럭시 노트에서 게임 기능을 설명한 이유는 이제 게임이 엔터테인먼트 산업 중심으로 부상했기 때문이다.

게임은 '이 스포츠'라는 엔터테인먼트를 넘어, 영화 '레디 플레이 원' 혹은 드라마 '얼터드 카본'같은 메타버스의 초석이 될 영역이다. 트래비스 스캇의 포트 나이트 내 가상 공연 이 같은 가능성을 보여주는 시도다. 클라우드 게임은 게임의 엔터테인먼트화를 완성하는 마지막 퍼즐이다. 동시에 게임의 여러 미래 중 하나다. 동시에 다시 한번 잊지 말자. 공상과학 같던 일이 점차 가능해지는 이유는 무엇보다 정보기술 인프라 발전이 있었기 때문이다.


다시 클라우드로 돌아오자. 지금 클라우드 게임을 시작하는 회사들은 클라우드 최강자와 클라우드 신흥강자인 회사다. 기존 회사들과 신규회사들은 지금까지 자신들이 모아놓은 데이터를 새롭게 활용할만한 곳이지만, 오로지 페이스북만이 줄어들어가는 유저를 유치하기 위해 클라우드 게임에 진출한다. 중요한 점은  기존 게임산업 강자들이던 신흥주자들이던 '클라우드'에 어떻게 해서든지 관여하고 있다는 점이다 [참고로 소니는 마이크로소프트 '애저'를 이용한다.]


클라우드 게임은 그동안 다른 콘텐츠 및 서비스와 벽이 강했던 '게임'이 콘텐츠라는 매우 말랑말랑한 상태로 변하는 패러다임 이동이다. 동시에 게임은 가상과 사람을 이어주는 중간지대이기도 하다. 즉, 앞으로 어떤 형태로 다가올 메타버스의 발원지가 될 곳이다. 이런 면에서 본다는 게임산업은 콘텐츠와 더불어  기술이 어떤 방향으로 흘러갈지 가늠하는 매우 좋은 창이다. 게임이 콘텐츠로 머물지, 아니면 우리 생각을 바꿀 게임 체인저가 될지 그 답은 아직 모른다. 하지만 모르기에 우리는 클라우드 게임에 좀 더 귀 기울일 필요가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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