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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경험을전하는남자 Oct 26. 2020

엔비디아를 이해하면 가까운 미래의 인프라가 보인다.

라이프스타일 구현을 위한 연산처리 인프라를 만드는 엔비디아(3)

반도체 시장은 크게 메모리 반도체(D램, 낸드플래시)와 CPU, GPU(그래픽 처리장치), FPGA, ASIC(주문형 반도체) 등을 포괄하는 비메모리(시스템) 반도체로 나눌 수 있다. 메모리 반도체는 이미 삼성, 하이닉스, 마이크론 3강 체재다. 

. ASML 3분기 실적 자료는 반도체 시장 중심축이 시스템반도체 더 기울고 있음을 유추할 수 있다. 출처: ASML

미래 핵심 먹거리는 비메모리 반도체다. 이를 반영한 듯 반도체 장비업체인 ASML의 3분기에서도 고스란히 이 상황을 볼 수 있다. 비메모리 반도체는 AI, 5G, 자율주행차, 사물인터넷, 비주얼 그래픽에 사용된다. 메모리 반도체 시장의 패권을 쥐고 있는 삼성전자와 SK하이닉스가 끊임없이 비메모리 반도체 분야에 투자하는 이유도 이 때문이다.


지난 1,2개월간 반도체 시장에는 사상 초유의 M&A, 제재 등이 쏟아지면서 시장 변화를 만드는 시기였다. ‘팹리스(반도체 설계 전문 기업)의 팹리스’라고 불리는 ARM은 엔비디아품에 안겼다. 미국 정부는 중국 ‘테크 굴기’의 양대 축인 화웨이와 SMIC에 고강도 제재를 가했다. 엔비디아는 ARM의 대주주인 일본 소프트뱅크와 협상을 통해 약 400억 달러에 ARM을 인수하기로 합의했다.

애플의 A14칩도 ARM 기반이다. 출처: 애플.

ARM은 주로 비메모리 반도체의 원천 설계를 개발하고, 이를 엔비디아, 퀄컴, 애플, 삼성전자 등 반도체 기업들에게 공급하는 반도체 설계 업체다. 주력 품목은 모바일용 칩셋, 사물인터넷용 반도체 등이다. 삼성 엑시노스, 퀄컴 스냅드래건, 애플 AP 모두 ARM의 원천 설계를 활용한 제품이다. ARM이 설계한 제품 비중이 95%에 달할 정도로 세계 모바일용 반도체 시장에서 지배적인 영향력을 갖고 있어, ‘팹리스들의 팹리스’라고 불린다.


엔비디아의 젠슨 황 CEO는 ARM 인수 발표 직후 가진 기자간담회에서 “ARM의 설계는 거의 모든 모바일 제품에 들어간다. 우리가 가장 잘하는 일(GPU 및 AI 기술)을 ARM 제품에 접목해 판매하겠다”라고 말했다. 전 세계 대부분의 반도체 기업을 고객사로 둔 ARM을 발판 삼아 엔비디아의 영향력을 키우겠다는 말이다. 

엔비디아의 모든 역량을 ARM으로 고스란히 올려 모바일 시스템 인프라도 개척하겠다는 것이 엔비디아의 다음이다. 출처:엔비디아 유튜브

또한 GTC2020 키노트에서 젠슨 황은 "엔비디아가 이룬 한 모든 역량을 ARM에 고스란히 이식하겠다"라고 했다. 투자 성격이 강했던 소프트뱅크와 다른 행보다. ARM과 엔비디아가 가진 역량을 끌어내 한계에 도전하겠다는 말이다. 이 같은 반도체 업계의 큰 소식이 완전히 마무리되기 전에 큰 소식이 하나 더 알려졌다. AMD와 자일링스의 인수합병 논의다.(이글을 쓸 시점에는 인수합병 논의였으나, 현재 AMD가 자일링스를 인수했다.)


지난 10월 8일 월스트리트 저널은 AMD가 300억 달러(약 34조 4000억 원)에 프로그래머블 반도체(FPGA, Field Programmable Gate Array) 업계 1위 회사 자일링스와 인수 협상을 벌이고 있다고 전했다. 이 소식이 전해진 후 반도체 업계 전문가들은 “AMD가 인텔, 엔비디아와 더불어 ‘최고의 칩 회사’ 타이틀을 놓고 경쟁하게 될 것 같다.”라고 반응했다. 이번에 알려진 AMD와 자일링스의 M&논의는 엔비디아의 ARM 인수)에 이은 반도체 업계 두 번째 ‘빅딜’이다. 소식이 나간 후 20일이 지난 10월 28일. AMD는 3분기 실적발표와 함께 자일링스 인수를 공식 발표했다.

AMD는 엔비디아의 가장 강력한 경쟁업체이지만 그 범위는 GPU에 한해서다. 출처:AMD

AMD의 현재 매출은 PC, 콘솔게임용 CPU에 치중돼 있으며, 자일링스를 인수하면 통신, 데이터센터·AI 분야로 제품을 확대할 수 있다. 대용량 데이터를 빠르게 처리할 수 있는 칩셋 수요는 데이터센터, AI 분야에서 계속 증가하고 있다. 특히 FPGA는 현재 관련 시장을 거의 독점하고 있는 엔비디아의 GPU와 경쟁할 수 있는 칩으로 여겨지고 있다. 현재 엔비디아의 클라우드(IaaS) 분야 가속기 시장 점유율은 98%다. AMD 입장에서는 자일링스를 인수하면 CPU, 일반 GPU 시장을 넘어 가속기 등 미래 성장동력을 확보할 수 있게 되는 셈이다. 인텔 역시 지난 2015년 FPGA 2위 업체 알테라를 인수했고, 이스타엘의 자율주행 개발회사인 모빌아이를 인수해 시스템반도체 쪽에서 영향력을 키우고 있다. 여기에 SK하이닉스에 메모리 부분(옵테인 메모리 제외)을 매각해 10조에 가까운 실탄도 확보했다.

PC를 포함한 GPU 전체 시장 점유율(2019년 기준)은 엔비디아가 56%, AMD가 26%, 인텔이 18%다. 출처. t4.ai

현재 PC를 포함한 GPU 전체 시장 점유율(2019년 기준)은 엔비디아가 56%, AMD가 26%, 인텔이 18%다. 2017년 AI 가속기 시장 규모는 16억 달러에서 2025년 663억 달러로 급성장할 전망이다.(시장조사업체 트랙티카) 비메모리 반도체 시장이 CPU에서 다양한 가속기로 넘어가는 단계에서 AMD의 자일링스 인수는 반도체 업계의 지각변화를 초래하리라는 전망도 나오고 있다.

현재 전세계 반도체 위탁생산은 대만 TSMC가 53.9%,삼성이 17.4%의 점유율을 가지고 있다. 출처: TSMC,삼성전자

다소 이렇게 장황하게 설명한 이유는 이러한 변화 중심에는 반도체 생산 형태가 자체 생산이 아닌 [반도체 설계-위탁생산 형태]로 바뀌고 있는 점이다. 또한 이를 위한 정밀 생산 공정인 EUV장치에 대한 수요도 늘어나고 있다. 삼성전자가 TSMC가 50% 이상 독점하던 파운더리에 꾸준히 투자하는 이유도 이 때문이다. 메모리, 파운더리, 비메모리를 모두 아우르며 초격차가 생명인 반도체 시장을 놓치지 않으려고 하기 때문이다. 이런 관점에서 엔비디아와 그들이 구축하는 인프라를 이해하는 일은 아주 가까운 미래의 근간을 이해하는 일이다.

우리가 이미 익숙한 콘텐츠 하나하나에 엔비디아의 손길이 닿아있다. 하지만 그 안에서 엔비디아가 직접적으로 보이지 않는다. 출처: 넷플릭스.

엔비디아가 제공하는 모든 기술은 우리가 눈으로 보고 생활에서 겪는 서비스의 기반이다. 엔비디아 제품은 보이지 않지만, 그걸로 만들어낸 수많은 콘텐츠와 결과물을 우리는 매일 경험한다. 우리도 모르는 사이에 이미 엔비디아가 만든 미래 중 일부를 경험하고 있는 셈이다. 엔비디아는 지금 시대 콘텐츠 콘크리트를 만들고 있는 셈이다. 보이지 않는 라이프스타일 제안은 그 자체가 제안인지 인프라인 지종종 헷갈린다. 우리는 종종 결과물만 보고 판단을 하기 때문이다.

다음 달에 출시되는 CDPR프로젝트도 엔비디아의 기술력이 게임 제작을 도왔다. 출처: 엔비디아.

엔비디아 만든 생태계는 데이터 분석과 결론 도출, 콘텐츠 작업 능률화와 더 입체감 있는 콘텐츠 제작을 돕는다. 하지만 엔비디아가 만들어간 생태계는 단순히 엔비디아 전체에만 영향을 주는 게 아니다. 엔비디아와 관련된 반도체 생산은 삼성전자에 영향을 준다. 이미 암페어라고 이름 붙여졌었던 RTX 3080 시리즈는 삼성전자가 8 나노공정으로 전량 수주했다.

이 그래픽 칩 하나가 우리 예상보다 우리 삶에 많은 영향을 주고 있다. 출처:엔비디아

테슬라는 2021년부터 자율주행 칩을 TSMC를 통해 자체 생산을 발표했지만, 테슬라 외에 자율주행에는 엔비디아 제품을 많아 사용한다. 인텔이 인수한 모빌아이도 자율주행을 위한 ADAS를 생산하며, 자일링스도 콘티넨탈 자동차와 협업으로 만든 ADAS를 최든 출시했다. 이처럼 엔비디아가 자리한 분야는 사실 우리 눈에 쉽게 보이지 않는다. 그렇다고 우리가 매 순간을 매의 눈처럼 볼 필요는 없다.


다만 우리가 시선을 더 돌려서 본다면, 오늘도 엔비디아와 동종 회사들을 통해 자율주행, 첨단 그래픽, 택배를 위한 데이터 분석, 코로나 분석 등 우리 삶 속 기저. 라이프스타일 제안과 라이프스타일 유지를 위한 지식 인프라. 파이프라인을 다지고 있음을 알 수 있다.

하드웨어와 협업. 이를 통한 시너지를 만드는 인프라 구축에 집중하는 엔비디아는 최고의 기술 협력자가 되고자 한다. GPU, DPU, TPU 등 병렬 연산 기능을 산업별로 세분하면서 협력 인프라, 통합인프라를 깔고 있으며 그래픽 칩에서 시스템 데이터센터 등 자료 연산, 보관처리 의사결정 자동화 시스템 구축에 집중하고 있다. 방향과 속도 두 가지를 모두 중시하며 자동화 인프라에 초점을 두어 다양한 산업과 개인에게 라이프스타일 구현을 돕고 있다. 

엔비디아는 코로나 이후 조금 더 정착될 메타버스 시대도 대비할 기술인프라도 차곡차곡 쌓아가고 있다. 출처: 엔비디아 유튜브

엔비디아가 GTC를 통해 선보이는 개념은 응용프로그램적인 개념을 가진 병렬 연산. 엔비디아의 모든 역량을 인공지능 기술의 협력자로 엔비디아를 재정의하며 기술과 인간이 하이드브리드 할 수 있는 동력을 만드는 협력자로 엔비디아를 재정의한다. 미래는 언제나 누군가 홀로 만들지 않는다. 그렇다고 미래를 너무 모호하지 않다. 우리가 느낀 불편함을 조금이나마 더 개선하고 최적화하는 작은 시도들이 쌓여 만들어진다. 그게 바로 미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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