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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경험을전하는남자 Jan 13. 2021

엣지 컴퓨팅은 어떻게 라이프스타일을 바꿀 수 있을까?

우리가 경험할 세상은 정보기술, 공간, 라이프스타일이 더욱 하나가 된다.


“테슬라 FSD(Full Self Driving, 자율주행 소프트웨어) 베타 버전’은

10일 동안 두 번 업데이트됐다. 스마트폰 앱에서나

볼 수 있는 업데이트 주기를 자동차에서 보여주고 있다.”


이는 지난 2020년 10월 20일(현지 시각) 한정된 고객을 대상으로 베타 서비스를 시작한 ‘테슬라 FSD 베타 버전’에 대한 평가다. 테슬라가 소프트웨어 일부 고객들에게 FSD베타를 제공한 후 이 기능을 써본 일부 운전자들은 실제 자율주행 테스트 영상을 유튜브에 올렸다. 도로에 놓인 장애물을 피해 달리는 모습. 자동차 스스로 비보호 좌회전을 하고, 자율주행으로 슈퍼차저까지 가는 모습. 어떤 테슬라 차량 소유자는 샌프란시스코에서 LA까지 자율주행만으로 가보기도 한다.

https://youtu.be/dQG2IynmRf8


테슬라는 ‘자동차 그 자체와 경험은 어떻게 나아가야 하는가?’라는 질문을 끊임없이 던진다.

답이 아닌 질문을 던지기에, 테슬라에 대한 평가는 중간이 없다.

이는 세상에서 가장 어려운 일이 '사람의 습관과 인식'을 바꾸는 일이라서 그렇다.

특히 우리가 매일 사용하고, 지극히 당연하다 생각하는 면면들 바꾸는 일은 늘 어렵다.

그렇기에 지금까지 당연하다고 생각한 고정관념에 질문을 던지는 이들은 언제나 환영받지 못했다.

자동차도 그 분야 중 하나였다.

포르쉐 타이칸과 테슬라는 전기차를 통해 자동차그자체와 경험에 대한 질문을 던지고 있다. 출처:unsplash,electrek.co

엣지 컴퓨팅은 모래처럼 퍼진 데이터를 네트워크와 연결 없이 모으고 분류하고, 중앙 클라우드 서버와의 데이터를 교환하지 않고도 단말기 자체에서 데이터를 처리하는 기술을 말한다.  무엇보다 엣지 컴퓨팅 디바이스는 고도의 AI 연산이 가능하기 때문에 대규모 데이터를 빠르게 처리할 수 있다. 또한 인터넷 연결을 위한 네트워크가 지원되지 않는 상황에서도 사용자 개인정보를 보호하고 안정적인 AI 서비스를 이용할 수 있다. 모퉁이라는 뜻을 가진 ‘Edge’라는 단어를 사용하는 이유도 이 때문이다.

엑시노스 2100은 애플 M1, A14, 스냅드래건 888과 함께 넥스트 컴퓨팅의 시작 중 하나라도 볼 수 있다. 출처: 삼성전자.

2020년 1월 12일 삼성은 자사의 차세대 AP. 엑시노스 2100을 발표했다. 새롭게 발표한 삼성 엑시노스 2100은 소비전력이 7 나노 대비 최대 20% 개선된 최신 5 나노 EUV 공정으로 생산한다. 이 덕분에 AI 연산에 소모되는 전력도 절반 수준으로 줄었다. 뿐만 아니라, 전력 효율을 최적화하는 자체 설루션(AMIGO)을 탑재해 고화질,

고사양 게임과 프로그램을 구동할 때 배터리 소모에 대한 부담을 줄였다. 무엇보다 ‘엑시노스 2100’은 스마트폰 내 AI 기능을 강화한다는 점이 특징이다. 이는 지난해 발표한 애플 A14, 새롭게 발표한 애플 M1맥북, 퀄컴의 스냅드래건 888에도 해당된다.

출처:삼정전자.

엑시노스 2100은 ‘초당 26조 번’, 애플 A14는 ‘초당 11조 번’ 연산한다고 이야기한다. 물론 연산속도는 중요하다. 그보다 중요한 점은 스마트폰이 이제 하나의 동등한 엣지 컴퓨팅 기기로서 변했다는 점이다. 특히 스냅드래건 888과 엑시노스 2100은 안드로이드 진영도 무사히 엣지 컴퓨팅으로 진입했음을 말한다. 앞선 말한 애플, 삼성, 퀄컴의 AP칩은 5 나노 EUV 공정에 따른 전력 효율 최적화와 연산속도를 자랑하고 시스템반도체 전체 흐름에 딱 맞춘 제품이다.

5나노 공정으로 만든 AP와 칩은 엣지컴퓨팅으로 가는 시작점이다.
애플은 애플실리콘을 통해 osx를 통한 엣지컴퓨팅 생태계를 만들고자한다. 출처:애플.

엑시노스 2100에 사용한 ARM-Mali GPU는 향후 엔비디아가 더 강력하게 업그레이드할 가능성도 크다. 엔비디아 CEO인 젠슨 황이 지난 GTC2020에서 ARM에 엔비디아의 GPU 기술을 고스란히 이식한다고 이야기했기 때문이다. 내 추측으로 아이폰 13은 5 나노, 5G 시스템 온칩에  온디바이스 상황에서 AI연산 기능을 더 키우는 방향으로 나아갈 수도 있다. 애플은 이 같은 청사진을 M1칩에서도 이미 보여주었다. 하지만 스펙은 부차적인 요소다. 클라우드와 엣지 컴퓨팅으로 컴퓨팅 생태계가 유기적으로 연결되었다는 점이 중요하다. 그리고 이는 앞서 말한 자동차. 모빌리티 영역으로 자연스럽게 이어지고 있다.


아마존이 인수한 ZOOX가 선보이는 자율주행 로보 택시. 출처: ZOOX

CES2021에서 자동차 제조업체들은 자동차를 운전 수단을 넘어온 모빌리티로 경계를 확장하고 있다. CES이전, 이미 아마존은 자회사인 자율주행차 기업 ZOOX를 통한 자율주행 택시를 선보였으며, 전기차 제조회사인 리 비앙을 통해 만든 아마존 전기트럭을 선보였다.

GM이 발표한 전기트럭 EV600. 출처:gm
전기 화물 운반대 ‘EP1’. 출처:gm

이번 CES2021에서 GM은 전기트럭과 자체 배터리 시스템, 스마트 커넥티드 운반대, 관련 소프트웨어 플랫폼 등 물류 비즈니스 전반을 지원하는 통합 설루션인 ‘브라이트 트롭’을 발표했다. 브라이트 트롭은  LG화학과 함께 개발한 최대 720㎞ 이상 주행할 수 있는 전기 배터리 시스템 ‘얼티엄’을 활용한다. 브라이트 트롭에서 핵심 제품은 화물 공간을 최적화한 상업용 전기트럭 ’EV600’과 배터리 상태를 원격으로 측정할 수 있는 전기 화물 운반대 ‘EP1’다. GM은 올해 말까지 글로벌 물류업체 페덱스에 EV600 500대를 공급할 계획이다.

삼성이 하만과 같이 만든 전자 콕핏. 출처: 삼성전자.

삼성은 자회사인 하만과 같이 만든 디지털 콕핏을 통해 모빌리티 공간을 삼성의 관점으로 제시한다. 이는 하만이 가진 전장기술, 삼성전자 반도체, 삼성전자가전 사업주와 IM부서가 쌓아온 모바일 경험이 모두 합쳐진 사례다. 삼성은 이러한 경험 수집을 국내에서 비스포크를 통해 차곡차곡 쌓아 올렸다. 이번 CES2021에서 삼성은  라이프 스타일에 따라 색상과 타입을 선택할 수 있게 만든 냉장고인 비스포크를 미국 시장에도 출시하는 이유도 우연이 아니다.

벤츠와 엔비디아가 협업한 MBUX 하이퍼스크린. 스마트폰이 만든 개인화는 이제 자동차로 옮겨가고 있다. 출처: 벤츠

메르세데스 벤츠는 새롭게 발매할 럭셔리 전기 세단 ‘EQS’에 탑재될 'MBUX 하이퍼스 크린’을 공개했다. 엔비디아의 협업으로 만든 MBUX 하이퍼스 크린은 단순한 차량 대시보드와 디스플레이를 넘어 AI(인공지능) 기능이 탑재돼 음성으로 조작할 수 있다. 벤츠가 선보이는 MBUX는 삼성과 하만이 선보인 디지털 콧 피트와 큰 차이가 없다. 우리가 여기서 보아야 할 것은 정보기술, 자동차공학이 서로 간 최적점을 찾아 자동차 기기를 온 모빌리티 기기로 변화시키고 있다는 점이다. 아마도 각 자동차별로 팹리스 부서를 만들어서 자동차에 들어갈 온 모빌리티 칩을 만들 거라고 생각해볼 수 있다.

자동차 회사들은 자신들 철학을 위한 모빌리티 전용 반도체 칩을 따로 만들지도 모른다. 출처: 삼성전자.

앞서 말한 삼성이 하만과 만든 디지털 콕피트에 엑시노스 오토 V9칩을 사용하고 있으며, 벤츠는 엔비디아 제품 사용하고 있다. 아직 구체적인 무언가를 제시하지 않은 애플 카로 이러한 기조 형태로 나아갈 가능성이 크다.

중요한 점은 과거 ‘기능’ 성격이 강한 자동차가 이제는 스마트폰처럼 자신을 규정하는 공간으로 변모하고 있다는 점이다.


이러한 기술 발달은 사람들의 습관을 점진적으로 바꾼다. 점진적인 습관이 쌓이고 쌓이면 커다란 플라이휠이 되어 사람들 삶 자체를 바꾼다. 아이폰이 스마트폰 시장에서 강력한 주도권을 잡은 이유는 가장 먼저 스마트폰을 통해 만들어진 삶 속 플라이 휠을 가속시켰기 때문이다. 이 플라이 휠은 무엇보다 보이지 않는 라이프스타일 인프라와 라이프스타일 제안을 유기적으로 섞이는 시점부터 강하게 돌아간다.


클라우드는 자신에게 필요한 기능을 아주 잠시나마 사용하는 경우를 말한다. 이는 새로운 게 아니다. 이미 우리는 스타벅스에서 항상 느끼고 있었다. 클라우드는 기술이지만, 그 개념을 우리는 이미 경험으로 알고 있다.

친구들과 스타벅스에 가서 이야기를 한다. 이야기를 하는 공간. 스타벅스는 그 공간을 판매한다. 스타벅스에서 ‘커피’는 ‘공간’을 더욱 풍족하게 누리게 하기 위한 콘텐츠이자. 입장료다. 스타벅스 커피 가격만 보면 비싼 게 맞다. 하지만 스타벅스 공간에 대한 사용료까지 모두 따져본다면? 커피 가격은 결코 비싼 편은 아니다. 오히려 스타벅스에 커피 한잔을 마시고 오래 머물수록 공간 이용단가는 더 떨어진다.


코로나 이후 기업의 전체 사무실에서 모여 일하던 방식에서 모두가 흩어져서 일하는 방식으로 변했다. 대면으로 처리한 일은 ‘줌’ 같은 원격 프로그램을 쓰고, SaaS를 사용해 기업 구성원들 모두가 각자가 자신만의 공간에서 맡은 일을 처리한다. 기업이 개최하던 오프라인 행사도 유튜브, 줌을 이용한다. 나 같은 경우 ASML 테크 토크, 오토데스크 기술세미나, AWS행사를 모두 온라인으로 보았다.

‘대면’은 사람과 사람 간 서로 마주 보는 걸 말한다. 기업 안에서 ‘대면’ 업무는 개인이 기업 전체와 마주 보는 걸 말한다. 그렇다면 기업에서 ‘대면’은 중앙 클라우드 서버와의 데이터를 교환하는 일과 크게 다를 바 없다. 기업 안에서 개개인 구성원은 언제나 ‘기업’ 전체라는 서버와 접속된 상태로 있어야 하기 때문이다. 하지만 비대면이 되는 순간 개개인은 기업 내 구성원들과 실시간으로 이야기하기 어렵다. 비대면이 되면 전체 구성원들과 간헐적으로 접속해야 한다. 자신이 어느 정도 일은 한 후, 회사 내 동료와 이야기해야 한다. 이는 중앙 클라우드 서버와의 데이터를 교환하지 않고도 단말기 자체에서 데이터를 처리하는 일과 같다. 그렇다면? 일을 처리하는 곳은 물리적인 공간을 벗어나도 크게 상관없다.


우리는 스타벅스에 랩탑을 가져가서 일한다. 스타벅스가 제공하는 인터넷망과 공간에서 생산성을 올린다. 스타벅스 안에서 하는 모든 일련 행위는 철저히 개인적인 ‘것'을 처리하는데 초점을 둔다. 이 역시도 어떤 면에서는 개인의 일이자 비대면 업무다. 스타벅스에서 처리하는 일들. 맥락으로 비교하면 엣지 컴퓨팅과 크게 다른 게 없다. 스타벅스에서 내 개인적인 업무를 하는 일은, 스마트폰으로 개인 데이터를 처리하는 일과 크게 다르지 않기 때문이다.

만일 스타벅스 안에서 내 맥북을 사용하던 도중 슈퍼컴퓨터 기능이 필요하면? AWS에 들어가면 된다. 만일 아마존이 아니더라도 애저, 구글 클라우드, 오라클 등 각종 클라우드 서비스를 사용하면 된다. 우리는 아마존 AWS를 사용해 잠시나마 나에게 필요한 기능을 아주 잠시 사용할 수 있다. 아마존이 지난 ‘re:invent’ 기간에 선보인 'AWS EC2 for MAC os'도 대표적인 사례 중 하나라고 할 수 있다. 아마존은 ‘AWS EC2 for MACo s’를 통해 맥 OX를 아마존에서 클라우드상에서 사용할 수 있게 했다. 아마존은 사용시간에 관란 비용만을 청구하고 사용자는 그 요금만 내면 된다. 이는 스타벅스에 가서 커피를 마시고 공간을 사용하는 일과 크게 다를 게 없다.

스타벅스가 협업으로 공유 오피스를 만들 수 있던 이유는 스타벅스가 다른 어떤 기업보다 '공간'을 해석하는 능력이 뛰어나기 때문이다. 출처: timeout.com

스타벅스가 대단한 이유는 커피가 아니다. 스타벅스는 사람들이 공간을 즐기고 사용하는 습관을 바꾸었다.

일관성이 있는 공간 경험. 이는 스타벅스가 여전히 세계 최고 카페 회사인 이유 중 하나다. 최근 스타벅스 성수역점에 방문했었다. 나는 그곳 매장이 교토 BAL점과 비슷하다고 느꼈다. 성수동이 교토 가와라마치와 비슷한가? 아니다. 그보다 스타벅스가 일관적으로 유지하는 공간 디자인 때문이다. 그 외에서 한국 내 다른 스타벅스에 가면 때때로 뉴욕이 생각 기도 하고, 뮌헨이 생각나기도 한다. 스타벅스가 제공하는 공간 경험은 전 세계 모두가 동일하기에 이러한 느낌이 드는 거다. 작년에 스타벅스는 싱크 랩과 협업으로 도쿄에 공유 오프스를 만들었다. 스타벅스가 협업으로 공유 오피스를 만들 수 있던 이유는 스타벅스가 다른 어떤 기업보다 '공간'을 해석하는 능력이 뛰어나기 때문이다.


코로나 이전 우리가 경험하던 세상은 정보기술, 공간, 라이프스타일이 연결되어있음에도 그걸 기민하게 인지하지 못하는 환경이었다. 모든 게 연결되어 있었음에도, 우리는 그걸 알지 못했다. 하지만 코로나 이후 정보기술은 일, 공간, 라이프스타일이 서로 촘촘히 연결되어있다는 확인하는 계기를 만들었다. 아마도 우리가 코로나 이후에 경험할 세상은 정보기술, 공간, 라이프스타일이 모두 연결되었다는 걸 인지 하는 상태로 살아갈 것이다. 이런 면에서 코로나 이후, 우리가 기술을 받아들이는 태도는 과거와 같지 않을 거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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