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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경험을전하는남자 Jan 20. 2021

핀테크는 금융을 라이프스타일로 바꾸고 있다.

 핀테크는 금융을 라이프스타일형태로 최적화시키고 있다.

‘보이지 않는’ 라이프스타일을 제시하는 회사들은 ‘인프라’에 집중하기에 로드맵을 제시하는 면이 강하다.

매년 열리는 CES는 이러한 면을 확인할 수 있는 좋은 기회다. 이번 CES2021에서도 마찬가지였다. AMD는 노트북용 저전력, 고성능 라이젠(Ryzen) 5000 CPU.데이터 센터용 CPU 3세대인 밀란(Milan)을 발표했다.AMD의 이 같은 행보는 엔비디아가 2020년 보여준 행보와 무척이나 유사하다. GS칼렉스는 전기 및 수소차 충전, 카셰어링, 마이크로 모빌리티, 드론 배송 등 다양한 모빌리티와 물류 거점으로 활용될 미래의 주유소. 드론 격납·충전·정비, 드론 택시 거점 등으로 활용될 수 있는 주유소의 청사진을 제시했다.

GS칼렉스가 선보인 미래의 주유소. 출처:GS칼렉스

블룸버그 통신은 아마존이 최근 주유소 사업에 진출한다고 전했다. 아마존이 주유소를 인수하면 배송 효율성을 극대화할 수 있기 때문이다. 아마존은 이미 ZOOX를 통해 로봇 택시를 개발했고, 전기차 스타트업인 리비안에 전기트럭을 주문한 상태다. GS칼렉스가 제시한 청사진은 아마존은 가까운 미래에 구현하려고 한다. 중국 전자상거래 기업 알리바바도 2015년 중국석유화학이 보유한 2만 개 주유소 중 5000곳을 인수했다. 알리바바도 주유소를 중심으로 알리페이와 O2O를 확산하고 있다.

엑시노스는 삼성이 구축하는 엣지컴퓨팅 인프라의 시작점이다. 삼성이 엑시노스를 따로 발표한 건 엣지컴퓨팅때문. 출처: 삼성전자.

삼성전자는 CES가 끝난 15일 갤럭시 S21을 발표하기 전에 엑시노스 2010을 먼저 발표했다. 삼성이 엑시노스는 먼저 발표한 이유는 갤럭시 S21과 다르게 엑시노스는 '인프라'에 속하기 때문이다. 뿐만 아니라 갤럭시 언팩에서 엑시노스를 설명하는 경우, 갤럭시를 통한 라이프스타일 제안이 흐려질 수도 있다.(참고로 삼성의 첫 5 나노 AP는 엑시노스 2100이 아닌, 중국에서 먼저 발표한 엑시노스 1080이다.)

갤럭시가 기반이 된 라이프스타일에서 엑시노스는 일부다. 출처: 삼성전자.

이와 다르게 라이프스타일을 제안하는 회사들은 실제 사람들이 사용하는 물건을 다루기 때문에 매우 구체적이다. 그들의 일 자체가 책, 잡화, 전자기기 등등 생활에 필요한 물건들을 다루기 때문이다. 만일 라이프스타일을 제안하는 인프라는 만들면서도, 라이프스타일 제안을 하려고도 하는 기업을 찾고자 한다면 '삼성전자'를 보면 된다. 


‘보이지 않는’ 라이프스타일을 제시하는 라이프 회사들, 눈에 보이는 라이프스타일을 제시하는 회사들. 이 두 회사 들은 서로 양끝에 있는 면이 적지 않다. 하지만 이 둘을 매우 끈끈하게 연결해 눈에 더 잘 보이도록 하는 기업들도 있다. ‘핀테크’ 기업이다. 

2020년 한국은행이 발표한 2019년 지급 수단 변동, 2020년 4월 기준으로 작성된 각국 지급수단 변화에 대한 브리핑
코로나이후 디지탈 지급결제는 그 규모가 더 커지고 있다. 출처: statista, BIS,한국은행.


현금 사용이 점진적으로 꾸준히 줄어들고 그에 반해 신용카드와 앱 결제는 꾸준히 늘고 있기 때문이다.

오히려 핀테크와 금융회사는 데이터를 정제해 라이프스타일을 제시하는 회사로 변하고 있다.‘결제’에서 발생한 데이터와 거래는 개인의 라이프스타일을 측정하고 유추하는 뼈대가 되기 때문이다.


아직 ‘핀테크’는 ‘금융’을 다루는 회사라는 관점이 강하다. 핀테크라는 단어 자체가 'Finance+Tech'이기 때문이다. 하지만 금융을 다룬다는 면에서 핀테크는 라이프스타일에 직접 개입하고, 정보기술을 기반으로 금융을 구현한다는 점에서 보이지 않는 라이프스타일을 제시하는 회사들에 가깝다. 그렇다고 핀테크는 그 경계가 모호하다고 그냥 얼버무릴 수 없다. 무엇보다 핀테크는 ‘경제활력’을 사람들에게 직접 눈으로 보여주고 경험케 하는 데 있다. 


무엇보다 이들의 존재는 기존 금융회사들 마저도  데이터에 기반해 ‘라이프스타일’로 다루는 회사로 변모시키고 있다. 엔비디아, AMD 같은 기업들과 다르게 핀테크 회사(혹은 서비스)들은 기술과 금융, 데이터를 모두 종합해 인프라와 라이프스타일 제안을 연결하는 ‘다리’에 가깝다. 미국에서는 페이팔, 아마존 페이, 애플 페이, 어핌, 스퀘어, 스트라이프가 이 같은 역할을 하고 있다. 한국에서는 삼성 페이, 카카오 뱅크와 페이, 토스, 페이코, [네이버 결제+멤버십]이 대표적인 예다. 좀 더 넓게 보자면, 당근 마켓도 이 범주에 들어갈 수 있다.



 기업이 IPO 한다는 건 그 회사가 이제 정식으로 규모의 경제로 편입된다는 걸 말한다. IPO는 단순히 초창기 투자자들의 자금 회수만을 의미하는 게 아니다. IPO는 사람으로 비유하면 이제만 사회인이 된 성인과 유사하다.

데이터, 핀테크, 머신러닝을 기반으로 한 기술기업들이 IPO를 하면서 API이코노믹스에 순차적으로 편입되고 있다. 스노 플레이크같이 아예  raw데이터를 정체, 관리 추출 및 분석 툴을 제공하는 회사. 소비자가 ‘지금 바로 물건을 사고 돈은 나중에 낼 수 있도록 돕는 어핌, 이미 상장한 모바일 결제회사 스퀘어, 곧 상장하는 스트라이프 등. 이 같은 회사들의 IPO와 상장 데이터 산업이 하나의 구체적인 산업섹터로 변모하고 있다는 걸 보여주고 있다. 특히 어핌같은 경우 카드회사의 할부 서비스와 비슷하나, 번거로운 신용카드 발급 절차가 없다는 점이 기존 카드사와 다르다.


데이터는 그 자체로도 각종 산업과 연결되는 ‘허브’ 산업에서 커다란 경제 축이 되고 있다. 데이터는 그 용도와 목적에 따라서 얼마든지 다양하게 이용할 수 있기 때문이다. 같은 소비 데이터라도, 커머스는 사람들의 상품 구매 사이클을 계산할 수 있다. 그에 맞추어 재고를 조절해 회전율을 조절할 수 있다. 쿠팡과 마켓 컬리는 데이터를 이런 방식으로 활용하고 있다. 구현하는 방식은 여전히 사람이 개입하지만 말이다.


콘텐츠 회사들은 데이터를 통해 콘텐츠를 분류하고 이에 타깃을 설정해 콘텐츠를 만든다. 이 분야에서 가장 앞선 회사는 단연코 넷플릭스다. 넷플릭스는 콘텐츠 제작에는 크게 관여하지 않지만, 콘텐츠 제작 결정까지는 데이터를 확인하고 또 확인한다. 넷플릭스는 2020년 4분기를 기점으로 2억 명의 구독자를 넘어섰는데, 콘텐츠 제작과 수급에 대한 이 같은 접근은 더욱 커질듯하다. 이와 다르게 카드회사들은 소비 데이터로 각종 추가 혜택 서비스를 설계할 수 있다. 현대카드가 스타벅스와 배달의 민족과 협업해 만든 카드가 대표적이다.

골드만삭스의 소매금융 플랫폼, 마커스.

투자금융회사 및 리서치회사들은 소비 데이터를 통해 섹터순환, 주기, 마켓 사이클과 금융시장 간의 연관성을 추측할 수 있다. 골드만삭스 그룹은 마스터카드와 함께 애플과 협력하고 있으며, '마커스 바이 골드만삭스'를 2016년부터 운영하고 있다. 또한 최근 GM의 신용카드 부분을 인수해 소비자금융 쪽에서의 역량을 강화시키고 있다.

아마존은 지문을 이용한 결제시스템인 아마존 원을 선보였다. 이 역시도 아마존이 지금까지 모은 데이터의 결과물 중 하나다. 출처: 아마존 원.

아마존은 프라임 서비스를 통해 아마존에서 나온 모든 데이터를 '사용자를 위한 편의'로 바꾼다. 아마존은 그들이 수집한 모든 데이터를 정제하고 지표 화한다. 예를 들어 아마존에서 제삼자 책 판매를 담당하는 사람은 주문 결합률, 사전이행 취소율, 지연 배송률, 환불률, 주문당 연락 횟수 등 25페이지에 걸친 세부 측정자료를 봐야 한다고 한다. 아마존은 이를 기반으로 그들이 나아갈 방향을 설계하고 서비스를 구축한다. 하지만 아마존은 여기서 더 나아간다. 데이터와 데이터를 독립적으로 보지 않고, 연관관계를 찾아낸다. 이를 통해 아마존만의 플라이휠을 만든다.


[금융이 ‘돈 융통’과 데이터까지 모두 다르면서 금융은 이제 모든 걸 관찰하는 시발점으로 변하고 있다.]


돈의 융통은 결제에서 시작한다. 오히려 금융은 사람들에게 가까운 미래를 어떻게 만질 수 있는 자산으로 변하는가를 제시하는 수단으로 변하고 있다. 여기서 가까운 미래는 30분 뒤에서 3,4개월 뒤까지를 의미한다.

이런 면에서 토스가 '결제'를 시작으로 정한 걸 우연이 아니다. 금융의 기저를 잘 보았기 때문이다. 이제 '결제'는 앱을 통해 더 간편하고 쉽게 변했다. 심지어 일부 국가에서는 환전 없이 앱을 통한 결제가 얼마든지 가능하다.

현대카드는 자사 결제건수에서 뽑아낸 데이터를 통해 세대 별 공유 모빌리티 흐름을 정리했다. 금융데이터는 신용카드 서비스에 사람들 삶을 집어넣을 수 있게 돕는 역할을 한다. 출처:

결제' 데이터를 다루는 일은 자연스러운 일이 되었다. 데이터가 너무나도 많아지면서 금융은 유동성을 넘어 사람들을 관찰할 수 있는 하나의 돋보기로 변했다. 사람들의 겉과 속은 달라도 ‘결제’는 정확하기 때문이다. 이제 금융회사들은 각자마다 갖은 금융정보 풀을 통해 사람들의 의식주 정도. 라이프스타일을 관찰하는 시발점으로서 데이터에 집중하고 있다.


과거 금융은 '유동성’이라고 정리할 수 있다. ‘금융’이라고 하면 대출이 우선이었다. 하지만 이제 금융은 단순히 대출, 보험, 자산관리 같은 유동성과 수익만을 의미하지 않는다. 오히려 지금 시대 ‘금융’은 대출, 보험, 자산관리를 넘어 라이프스타일 전체를 다루려고 한다.  하지만 금융회사들은 실제적인 라이프스타일일 제시하는 

‘온오프라인 커머스’에 직접 진출하기에는 노하우와 역량이 부족하다. 기술기업같이 탄탄한 인프라가 가지지도 못했기 때문이다. 여기서 오해하지 말아야 할 점이 있다. 기술기업이 구축한 정보기술 인프라와 금융회사가 구축한 ‘정보 인프라’는 그 성질이 다르다. 하지만 각 회사들은 서로가 가진 이러한 부족함을 알고 서로 협업을 통해 시장을 선점하고자 한다.

카카오 뱅크가 가진 '여신금융전문면허'는 네이버와 비교할 수 없는 우위를 가지고 있다.

예를 들어 네이버와 카카오는 둘 다 핀테크로 경쟁한다. 네이버는 네이버 페이, 라인 페이, 페이코 같은 계열사를 가지고 있다. 카카오는 카카오톡, 카카오페이, 카카오 뱅크라는 자산과 자회사를 가지고 있다. 하지만 카카오는 네이버와 다르게 '여신금융전문면허'를 가지고 있다. 이 때문에 네이버는 은행이라고 보기 어렵다. 네이버가 하는 금융 관련 서비스는 중개업체 그 이상 이하도 벗어나지 못한다. 이런 면에서 여신금융전문면허를 취득하고 올해 은행으로 시작하는 토스 뱅크가 오히려 네이버보다 더 '금융'의 결에 가깝다.

신한은행이 조승우 배우를 모델을 쓰는 건 은행 이미지 유지에 도움이 될지 모른다. 하지만 배우 이미지가 신한은행 서비스에 대한 기대로 고스란히 연결되지 않는다. 출처: 신한은행.

금융회사들이 라이프스타일 논하는 일은 생각보다 사람들에게 다가오지 않는다. 가령 최근 피델리티의 티브이 광고는 피델리티 자산운용이 보여주는 이미지 묘사에 충실하다. 신한은행이 조승우 배우를 모델을 쓰는 건 은행 이미지 유지에 도움이 될지 모른다. 하지만 배우 이미지가 신한은행 서비스에 대한 기대로 고스란히 연결되지 않는다. [냉정하게 말해 조승우 배우의 이미지가 기준금리 및 예금과 적금 이자와 대출금리를 조절하지 않는다.]

출처: 현대카드

그렇기에 금융회사들은 라이프스타일 대신 라이프스타일을 상징하는 기업들과 협업을 통해 그들이 가진 아우라를 자신들에게 끌어온다. 연예인을 광고모델로 기용해 그들이 가진 아우라를 기업 이미지와 합치는 일과 유사한 방식으로 말이다. 하지만 연예인을 활용한 광고는 그냥 이미지일 뿐이다. 요즘 말로는 ‘찐’하고는 거리가 멀다. 엘론 머스크가 테슬라 홍보팀을 없애고 자신의 트위터로만 홍보해도 충분하다고 언급한 이유도 이 때문이다. [최근 테슬라는 트위터를 검색하면서 테슬라에 대한 불만사항을 엘론 머스크에 전하는 직군을 채용한다고 발표하기도 했다.] 금융회사와 라이프스타일을 상징하는 기업과 협업을 하는 경우 혜택이 매우 구체적이기 때문에 더 실용적이다. 이 같은 관점에서 현대카드가 스타벅스, 배달의 민족, 대한항공과 협업해 카드를 출시하는 건 전혀 새로운 게 아니다. 


카드사가 소매기업과 플랫폼 기업과 협업하는 이유는 데이터 때문이다. 데이터를 통해 과거를 취합하고 그에 맞게 카드를 보다 더 개인 취향, 라이프스타일 관점에서 접근할 수 있기 때문이다. 이런 면은 책을 중심으로 라이프스타일을 전개하는 츠타야 서점과 비슷하다. 오히려 ‘금융’이라는 보다 더 사람의 현실적인 관점에서 접근한다는 점에서 카드사가 츠타야가 보다 더 선명하다고 할 수 있다. 

금융회사가 데이터를 취급하는 일은 나이키가 버질아 블로와 협업하는 일과 큰 차이가 없다. 참고로 나이키는 2021년 버질아 블로와 the 20을 만들기로 했다.

서점과 카드사는 사람들의 라이프스타일을 제시한다는 점에서 서로 동일하다. 산업섹터가 다르기에 접근 방식은 전혀 다르게 보이지만 그 기저에 담긴 논리에는 사람들 데이터에 입각한 분석과 제안이 핵심이다. 오히려 ‘협업’을 통해 이미지를 창출하는 일이다. 이런 면에서 금융회사들의 행보는 나이키와 아디다스가 뮤지션들과 협업을 통해 만들어낸 신발과 맥락상 같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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