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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경험을전하는남자 Jan 29. 2021

핀테크는 어떻게 라이프스타일 인프라가 될 수 있을까.

사용자 중심 금융이 발달할수록 금융은 보다 쉽게 라이프스타 일속으로 들어

토스, 스트라이프, 스퀘어, 어핌, 페이 팔등 핀테크 기업들이 제공하는 서비스는 비슷하면서도 다르다. 하지만 그들이 만든 서비스는 사람들이 생활 속에서 느낀 금융에 관한 ‘불편함’을 개선 해이를 라이프스타일로 정착시키고 싶어 한다는 면에서 서로 동일하다. 핀테크 기업들은 사람들이 그동안 금융에 대한 불편함을 해결하면서 규모를 키우고 있다. 그렇기에 핀테크는 기술을 금융을 사람 단위로 접근한다. 


이런 면에서 기존 금융회사들과 지향점 및 접근이 다르다.'전자'는 금융상품 유통에 가깝고, 후자는 사용자에서 서비스를 제안하는 면이 강하다. 예를 들어 기존 카드사는 ‘월 결재액’ 기준으로 혜택을 제공한다. 만일 카드사가 제공하는 서비스를 이용하려면 카드사가 만든 기준에 사용자가 부합해야 한다. 반면에 토스를 비롯한 핀테크 회사들은  기본적으로 일정한 ’ 무료’ 서비스를 제공한다. 예를 들어 ‘토스는 월 10회, 페이코는 월 5회 송금 서비스 무료’이런 식으로 말이다.

야후 재팬은 여전히 90년대와 비슷한 디자인을 가지고 있다

90년대 기술기업들이 소개한 정보기술과 서비스는 산발되어 있었다.  구글이 등장하기 전 검색엔진들은 디자인도 조잡하고 내용이 너무 많았다. 무엇보다 이용자 중심이 아니었다. ‘검색’이 중요했기에 일단 카테고리를 많이 만들어 놓았다. 반면에 기존 검색엔진과 정 반대 방향을 택한 구글은 ‘사람들이 검색하는 방식’에 집중했다. 구글 창업자인 래리 페이지와 세르게이 브린은 사람들이 보다 쉽게 검색할 수 있도록 사이트를 설계했다. 그 후 검색 광고 뒤 바로 아래, 옆에 광고가 붙게 수익모델을 만들어 검색시장을 평정했다.

지금은 좀 다르다. 기술기업들은 기술 그 자체에만 집중하지 않는다. 기술을 통합해 ‘문제’를 해결하려고 한다. 최근 IPO 한 어핌은 ‘당신의 삶을 개선할 정직한 금융 제품을 만듭니다”라는 모토처럼 소매 금융의 불편함, 기존 금융산업에 대한 소비자들의 불신과 불편을 개선하는데 일에 집중한다. 미국에서는 신용카드는 한국과 다르게 발급이 엄격하고 할부 서비스는 제공하지 않는다.


어핌이 선보이는 선구매 후 결제(Buy Now Pay Later)는 기존 금융이 가진 불편함을 해결하는데 집중한다.(신용카드를 통한 다양한 결제와 할부 구매가 가능한 한국에서 BNPL은 이미 익숙한 개념이다.) 또한 어핌은 고객이 실수로 카드 결제일을 놓쳤거나  잘못 납입했다고 돈을 청구하는 건 고객의 불행을 이용하는 비즈니스라고 생각한다. 2012년 설립된 이래로, 어핌은 결제 누락 연체료를 한 푼도 청구하지 않았다. 고객이 잘 알 수 없도록 작게 써놓은 글씨로 고객들이 인지 할 수 없는 벌금과 고액 복리 이자 등을 없앴다.

어핌의 CEO이자 페이팔의 공동창업이기도 한  막스 레브진은 페이팔을 창업 시에도 그 당시에 생겼던 기술들을 최대한 통합해 페이팔을 만들었다. 그는 페이팔에서 발생한 가짜 송금을 비롯한 각종 사기를 발견하기 위해 금융데이터를 분석했고, 패턴을 찾아내 가짜 송금 및 사기를 잡아냈다.(그때 문제를 해결하기 위한 각종 데이터 분석은 팔탄 티어로 이어졌다.) 그는 어 핌에서 신용문제와 체불을 머신러닝을 통해 해결하고자 한다. 어핌은 소비자와 장기적인 관계를 유지하려면 ‘신뢰’가 가장 중요하다는 금융의 본질에 집중한다.


이제 금융회사는 투자은행, 상업은행, 기술기업들이 서로 하나가 얽히고설켜있다. 이 같은 면모는 카카오 뱅크의 주주만 보아도 이러한 흐름을 선명하게 볼 수 있다. 카카오 뱅크의  2019년 말 기준 주요 주주는 다음과 같다.


카카오(지분율 33.54%), 한국투자 밸류자산운용(28.60%), 국민은행(9.86%), 한국투자금융지주, (4.93%), 넷마블(3.94%), 서울보증보험(3.94%), 우정사업본부(3.94%), 이베이코리아(3.94%), Skyblue Luxury Investment(3.94%), 예스 24(1.97%)다. 여기에 최근 TPG캐피털이 추가 주주로 합류했다.

출처: 애플.

토스, 네이버 페이, 페이코, 삼성 페이, 카카오페이, 애플 페이, 알리페이, 카카오페이 같은 결제 앱들은 결제 시 '데이터'를 수집하게 된다. 예를 들어 골드만삭스는 애플 페이를 통해 애플, 마스터카드와 협력하는데, 애플 페이의 약관 일부를 살펴보면 기술기업이 금융기업과 ‘데이터’를 통해 긴밀하게 이어지고 있음을 알 수 있다. 약관 일부를 살펴보자.


-Apple은 최근에 Apple 기기 (예 : iPhone 또는 iPad)를 사용하고 

지난 14 일 이내에 Apple ID에 로그인했는지 여부에 대한 정보도 공유합니다.

-Goldman Sachs와 기타 정보 Goldman Sachs가 귀하의 신용 한도 할당을 결정하는 데  도움을 주기 위해 수집합니다. 또한 Apple과의 거래 및 경험에 대한 기타 정보 (예 : Apple과 지출 한 금액)를 Goldman Sachs와 공유할 기회가 있을 수 있으며, 이 정보는 신용 조사 기관 및 기타 출처에서 얻은 정보와 함께 Goldman Sachs에서 사용됩니다. 

-Apple Pay에서 Apple 카드를 활성화 및 설정하고 사기를 방지하기 위해 Apple에서 Goldman Sachs 또는 Mastercard에 정보를 제공할 수도 있습니다.

공유되는 정보는 Apple Pay로 카드를 프로비저닝 할 때와 다르지 않으며 다음을 포함할 수 있습니다.

-Apple ID와 연결된 이름 및 청구 주소

-Apple ID, iTunes 및 App Store 계정 활동에 대한 일반 정보 (예 : iTunes 내에서 오랜 거래 내역이 있는지 여부)

-기기에 대한 정보 및 Apple Watch를 사용하는 경우 페어링 된 iOS 기기 (예 : 기기 식별자, 전화번호, 기기 이름 및 모델

-카드를 추가할 때의 위치 (위치 서비스를 활성화한 경우)

-결제 카드 추가 계정 또는 기기 내 Apple Pay에 추가했거나 추가하려고 한 결제 카드의 정보와 관련된 집계 통계


위에서 살펴본 일부  애플 카드 약관은 애플이 애플 카드에 등록된 고객정보가 골드만삭스, 마스터카드와 공유할 수 있다고 말한다. 이를 통해 애플은 어떤 방식으로 던 지  금융 데이터를 어떤 방식으로 사용할 수 있다. 이를 통해 얼마든지 개개인 맞춤 서비스를 만들 수 있음을 유추할 수도 있다. 뿐만 아니라, 작년 11월 골드만삭스는 약 25 억 달러에 GM이 소유한 신용 카드 사업을 인수했다. 이는 골드만삭스가 애플 카드를 출시 한 지 1년 만에 이루어진 일이다.(참고로 골드만삭스는 2016년 소비자 금융서비스인 'Macus'를 시작했다.) 애플 페이, 골드만삭스, 마스터카드 간의 협업은 일부일 뿐이다.


송금은 결제로 이어진다. 결제는 소비를 포함한 사람들 삶 하나하나로 이어진다. 개개인의 취향은 '결재'를 통해 구현되기 때문에 결제는 라이프스타일로 이어진다. 결제 데이터를 정제하면 라이프스타일 구분이 가능한 이유도 이 때문이다. 하지만 결제 데이터가 적으면 의미를 찾기 어렵다. 자연스럽게 DAU와 MAU가 높아야 결제 데이터가 쌓인다. 그렇기 때문에 핀테크 회사들은 사용자를 모아야 한다. 토스, 네이버, 카카오 같은 핀테크 회사, 기존 금융회사들은 결제 데이터를 정리해 사람들의 라이프스타일을 범주화할 수 있으며, 그 범주에 근거한 금융상품 및 서비스를 만들 수 있다. 송금은 간단한 행동이지만, 라이프스타 이를 제안하는 단서다. 이 조그마한 단서들이 모이고, 확장되면 이는 라이프스타일 제안에 필요한 인프라가 된다.

토스는 ‘송금’을 개선하는 과정에서 시작해 영역을 점차 키우고 있다. 현재 토스는 자체 콘텐츠, 피델리티 자산운용 사과의 협업 콘텐츠를 유저에게 제공하고 있다. 또한  보험, 토스 증권 등을 토스 은행과 더불어 준비하고 있다.(토스 은행은 이미 정부로부터 예비인가를 받았으며, 2021년 하반기부터 '여신 전 금융 면허'를 가진 토스 은행이 정식으로 출범한다.)


토스는 금융을 '자금 융통'으로만 보지 않는다. 그 이전에 금융의 본질인 사람. 고객중심을 지키고자 한다. 토스는 송금으로 시작했지만, 송금이 가진 의미.’ 송금’이 돈의 첫 물줄기라는 걸 알고 있다. 그렇기에 토스는 토스를 이용하는 사용자들이 여러 금융 기관에 흩어져 있는 자산을 한데 모아보고 필요에 따라 돈을 송금하거나 금융 상품에 접근하도록 한다.

토스는 금융이 사용자에서 시작해야함을 이야기한다. 출처:토스

작은 물줄기가 큰 물줄기가 되듯이, 송금이 모이면 송금하는 사람들의 모든 금융 정보가 자연스럽게 모이게 된다. 그렇기에 송금과 결제뿐 아니라 보험, 증권, 뱅킹 등 금융의 다양한 접점으로 서비스의 영역을 더욱 넓혀 나갈 수 있다. 토스가 결국 은행으로 가는 건 지극히 당연한 일이다. 토스는 이걸 잘 이해하고 있기 때문에 금융정보가 새어나가지 않도록 강력한 보호망을 구축하는 일에도 초점을 두고 있다. 카카오도 마찬가지다. 이미 여신금융전문면허를 가진 카카오 뱅크를 거점으로 카카포 페이, 카카오톡을 묶어 카카오 지갑으로 묶어 증명서 발급, 신분증, 디지털 자산 등등 일상생활에 필요한 많은 서비스를 제공한다.

토스가 지향하는 금융서비스 방향은 ‘삶’이다. 토스는 '금융이 삶에 어떤 영향을 미치는가?' '삶 속에서 금융은 무엇을 지향해야 할까?'라고 질문한다. 그렇기에 일상에서 가장 많이 사용하는 금융서비스인 ‘송금’에 대한 불편함에서 토스의 여정은 시작한다. 토스는 애초부터 거창한 금융이 아닌, ‘일상 속 불편함’에 집중했다.

토스가 지향하는 방향은 금융의 허들을 낮추는 거다. 당연히 토스는 그 시작은 자신들 회사 구성원에서부터 시작할 수밖에 없다.

토스가 지향하는 가치는 무엇보다 그들의 유튜브 채널에서 확인할 수 있다. 비록 유튜브 채널은 토스 브랜딩의 일환이지만, 그 목적에는 토스가 지향하는 방향. 삶 속에서 기능하는 금융은 결국 사람에게서 나온다는 걸 시사한다. 이들이 지향하는 방향은 투자은행. 골드만삭스 혹은 제이피모건 체이스가 아니다. 블랙록이나 브릿지워터, 아크인 베스트 먼 투 같은 곳도 아니다. 그보다는 일상 속 금융을 진단하고 생활 속에 근거한 금융을 지향한다. 그렇기에 토스는 간결하다. 그들의 광고는 기존 금융회사와 다르게 화려한 미사여구와 멋진 비주얼을 자랑하는 모델이 전혀 필요 없다. 물론 토스의 기업가치가 증가하고 추가 서비스를 위해 각종 기능이 추가되면서 토스 앱의 간결함은 예전 같지 않다. 그럼에도 토스는 여전히 사람들을 모니터링하며 송금을 가장 우선시한다.


토스 송금 기능은 커머스 이용 시 가장 두드러진다. 카카오페이와 마찬가지로 간략한 API는 온라인 쇼핑에서 빛을 발한다. 특히 결제시간을 단축하는데 매우 유용하다. 예를 들어 무신사 세일 혹은  한정판 신발 같은 경우 결제속도는 빨라야 한다. 토스를 통한 간편 결제는 이 같은 불편함을 해결한다. 물론 요즘은 토스, 네이버 페이, 카카오페이, 페이코, 삼성 페이 등 불편함이 많이 사라지고 있다.


여신금융전문면허는 핀테크와 금융상품 판매를 나누는 경계선.


금융은 매우 보수적이다. 특히 금융은 강력한 법적 규제가 있기 때문에 ‘표현’에 매우 주의해야 한다. 네이버는 작년 네이버 통장을 출시했다. 하지만 얼마 지나지 않아 네이버는 금융 감독원으로로부터 시정명령을 받았다. 이유는 간단했다. 네이버 통장이 ‘예금보호상품’인 통장을 연상시키기 때문이었다. 

네이버 통장의 출시 안내 사진. 금융당국에게서 붙 시정명령을 받았다.

네이버 통장은 미래에셋 대우에서 만든 종합자산관리(CMA) 계좌다.

통장 개설이 아니다. 그 보다는 환매조건부 채권(RP) 등에 투자해 벌어들이는 이자를 분배하는 상품. 원금 손실 가능성은 거의 없지만 제조사(미래에셋)와 판매사(네이버)가 구분되지 않는다. 증권사는 계좌계설, 은행은 통장 개설이라고 나누는 이유도 이 때문이다. 증권사의 주 수입 중 하나는  증권중개 수수료다. 하지만 은행은  예대마진(NIM)이 수익중 하나다. 그렇기에 증권계좌계설을 중개하는 네이버는 ‘통장’이라는 명칭을 사용해서는 안되었다. 또한 네이버 통장 이용 시, 네이버 페이 월 30만 이상 결제 시 특정금리를 제시하는 조건은 신용카드 할인을 연상시킨다. 실질적으로 통장이 아니라 증권사를 통한 계좌 개설에 불과하다. 오히려 네이버 통장은 네이버 멤버십 가입을 유도하고, 네이버를 커머스로 강화하기 위한 부가 산물에 불가하다.

금융당국의 시정명령 후 네이버 통장은 네이버 페이 제휴 통장으로 이름이 바뀌었다. 출처: 네이버.

네이버는 네이버 파이낸셜이라는 자회사를 설립해 금융업에 진출했다. 하지만 여신전문 금융 면허가 없는 네이버는 그냥 금융상품을 중개하는 곳과 다름없다. 또한 최근에는 스마트 스토어 사업자 중 매출이 신청일 직전 3개월 연속 1백만 원 이상인  소상공인을 상대로 대출상품을 출시했다. 하지만 이 역시도 미래에셋캐피털을 이용한 상품이다. 현재 네이버가 내놓은 금융은 네이버가 가진 접근망을 활용한 금융상품 판매 그 이상 그 이하도 아니다. 은행 지점에 놓여있는 수많은 금융상품 안내와 다를 게 없다. 네이버가 여신전문 금융 면허가 없기 때문이다.

2020년 4분기 실적. 네이버만의 인프라는 더더욱 견고해졌다. 출처: 네이버.

마이 데이터 사업에서 탈락 위기도 있었지만 네이버는 정부로부터 허가를 받았다. 네이버는 마이 데이터 사업을 통해 기존 신용평가 모형에서 다루지 않았던 차입자의 대출상환 능력, 의지 같은 포지티브 데이터를 적극 활용한 신용평가 모델을 만들고자 한다. 이와 동시에 네이버는 클라우드 환경에 데이터 샌드박스를 구축해 보유하고 있는 다양한 형태의 데이터를 활용해 스타트업 등이 데이터 셋 내에서 자유롭게 개발할 수 있는 환경을 만들고자 한다. 엔디비아가 만든 슈퍼컴퓨터를 만들 이유도 이러한 큰 줄기의 연장선이다. 하지만 여전히 네이버가 추구하는 금융은 '여신 금융전문면허'가 없다는 점에서 불안하다. 최근 오보로 결론이 난 ‘제주은행 인수’에서도  '네이버의 여신전문 금융 면허에 대한 갈망’을 엿볼 수 있다.

네이버의 2020년 4분기 실적을 보면, 네이버가 추구하는 모든 서비스의 마지막 퍼즐은 금융임을 알 수 있다. 출처: 네이버.

2020년 4분기 실적을 살펴보면 네이버 '금융 갈망'은 더욱 뚜렷하다. 2020년 4분기 실적에서 네이버는 자신들이 구축한 인프라가 그 이전보다 더 촘촘하게 사람들에게 스며들어갔음을 보여준다. 스마트 스토어, 라이브 방송, 웹툰, 웹소설 등 콘텐츠와 커머스에 좋은 실적을 냈다. 이를 멤버십으로 보다 더 탄탄하게 만들기 위해서는 금융역량강화는 필수다. 게다가 네이버는 커머스 분야에서는 쿠팡과 상대해야 한다. 또한 콘텐츠 분야에서 카카오를 동시에 상대해야 하는 네이버는 상당한 압박감에 놓여 있다. 4분기 CJENM, 스튜디오 드래건, CJ대한통운과 협력에 이어 왓패드 인수한 이유도 이 때문이다. (한편 카카오재팬은 자사가 운영적인 웹툰 서비스인 픽코마에 콘텐츠를 추가하기 위해 일본 최대 출판사인 카도카와의 최대주주가 되었다.)하지만'여신전문면허'와 '콘텐츠 풀에서 제작'까지 모두 갖춘 카카오의 존재는 네이버에게 쉽지 않다.

예금자보호 가 되지 않는 네이버 페이 X 미래에셋 대우는 우리가 아는 그 '통장'이 아니다. 출처:네이버.

국가에서 여신금융전문면허를 준 은행들만이 통장을 만들 수 있다. 이런 면에서 카카오 뱅크는 통장이라는 말을 자유롭게 사용할 수 있다. 카카오 뱅크는 ‘여신금융전문면허’를 가지고 있으며 '예금자보호'가 가능하다. 그러나 네이버 통장은 ‘통장’이라는 말을 사용할 수 없다. 사용해서도 안된다. 이는 토스도 동일하다. 토스는 현재 인터넷은행 예비인가만 받았을 뿐이다.

7월부터 본격적인 은행 업무를 시작하는 토스. 그 이전까지는 네이버와 별반 다를 게 없다. 출처: 토스.

토스 뱅크의 출범은  2021년 7월이기에 토스는 어떤 면에서 네이버와 같은 처지다. 토스가 아무리 화려한 언변을 한다고 해도 지금은 ‘송금 어플 회사’에 불과하다. 지금 토스에서 발견할 수 있는 계좌계설 서비스도 토스가 은행에 연결해주는 '서비스 중계'일 뿐이다. 토스가 지향하는 결은 ‘카카오 뱅크’나 ‘케이 뱅크’ 같은 ‘여신금융 면허’가 있어야 비로소 가능하다. 토스가 유튜브로 브랜드 이미지를 만들어도 그건 어디까지나 이미지다. 카카오 컨퍼런스콜에서 여민수 카카오 대표가 카카오 뱅크를 설명하면서 ‘여신금융전문면허’를 강조한 이유도 이 때문이다.


2020년 8월 5일부터 개정된 데이터 3 법으로 인해 금융분야 마이 데이터 사업을 하려면 금융위원회로부터 허가를 받아야 한다. 금융위원회에서 허가를 받게 되면 개인정보를 활용해 금융정보 통합조회, 맞춤형 금융상품 추천, 신용정보관리 서비스가 가능하다. 이는 개인의 동의하에 타 기업에 저장된 개인정보를 받아 활용할 수 있음을 말한다. 물론 이러한 데이터 활용은 데이터 3 법 개정 전에도 가능했다. 하지만, 법적으로 타 기업에 정보를 제공하도록 강제하지 않았으며 개인 데이터에 대한 정의 등이 모호하다 보니 원활하게 이루어지지 않았다.


금융위원회는 마이 데이터를 “정보주체인 개인이 본인의 정보를 적극적으로 관리, 통제하고, 이를 신용관리, 자산관리, 나아가 건강관리까지 개인 생활에 능동적으로 활용하는 일련의 과정”이라고 정의하고 있다. 이전까지 개인 데이터는 개인이 아니라 기업들이 주도적으로 관리하고 활용해왔다. 예를 들어 스니커즈 사이트를 접속하고 나면 다른 사이트에서도 스니커즈 광고가 마치 나를 추적하면서 나오는 일들이 대표적이다. 출처를 알 수 없는 개인 데이터 활용으로 덕분에 기업들은 많은 이익을 얻었지만 사회적으로는 많은 문제를 낳았다. 그렇기에 라이프스타일에 대한 확고한 이해와 데이터 수집능력, 데이터 보안력, 데이터 백업, 원활한 사용을 위한 클라우딩 서비스 등은 핀테크에 저절도 따라 묻는다. 동시에 금융위원회는 규제 샌드박스를 통해 핀테크 분야 대한 법적인 유연함을 유지하고자 한다.

생각보다 빠르게 금융은 사용자 중심으로 바뀌고 있다. 출처: 뱅크 샐러드.

핀테크는 금융서비스로 분류되는 대출, 보험, 자산관리 등을 개개인 삶 속에 세밀하게 스며들게 하고자 노력한다. 예를 들어 뱅크 샐러드는 흩어져 있던 금융 데이터를 하나의 앱으로 모은 일은 물론, 어려운 금융 장벽을 낮추기 위해 간편하고 직관적인 메시지로 서비스하며 개인이 조금 더 편안하게 금융을 누릴 수 있게 노력하고자 한다. 또한 은행, 카드, 보험, 증권, 펀드, 대출, CMA, P2P 등 금융자산은 물론, 부동산과 자동차의 실물자산까지 고객자산과 소비 데이터를 바탕으로 금융 분석 및 맞춤 솔루션을 제공하고 있다.


삼성 페이는 제휴사와 함께 해외 결제 및 해외 송금 서비스를 시작했다. 나 같은 경우 2019년 도쿄와 교토에서 네이버 페이를 사용했으며, 일정 금액을 네이버 페이로 할당해 환전을 하지 않았다. 카카오는 카카오페이가 후쿠오카에서 서비스를 시작했지만, 그 당시 일본의 반도체 소재 수출 금지를 통해 생긴 여론을 고려해 홍보하지 않았다.

피렌체를 기반으로한 메디치가문은 어음을 통해 각 나라에 유동성을 공급했다. 출처:unsplash

돈을 보내는 불편함을 해결하는 일은 금융의 기저를 건드린다. 메디치 가문은 피렌체를 비롯한 유럽 내 메디치 은행에서 어음을 사용해 자신들만의 각 나라들 간 송금 망을 만들었다. 유대인들은  게토에서 ‘금기’였던 금융을 다루면서 금융업 기반을 만들었다. 유럽 최고 은행중 하나인 로스차일드 은행도 게토에서 시작했으며, J.P 모건은 1930년대 일본 군벌에 자금을 조달하기도 했다. 송금은 돈의 흐름을 잡으며, 그 물줄기를 확보하는 일이다. 돈 흐름을 컨트롤하고 그곳에서 발생하는 정보를 알수록 사람들에게 영향력이 생기며 이는 권력으로 이어진다. 지금까지 금융은 그런 식으로 성장했다. 근래 기술기업들이 금융업으로 진출해 전통 금융기업들이 정보기술로 자신들을 고도화하는 이유도 이 때문이다. 모든 행동들이 데이터로 담는 요즘 시대에, 결제 서비스를 점유한다는 건 결국 라이프스타일을 휘어잡는 일이다. 그 기저에는 데이터가 있다.


P2P 모델의 대표 격인 크라우드펀딩은 돈을 모으는 새로운 모델로 정착했다. 과거 개인이 브랜드를 만든다면, 은행 대출과 지인들을 통해 자금을 모아야 했다. 하지만 지금은 크라우드펀딩을 통해 브랜드를 응원해준 후원자들을 모은다. 그리고 이를 통해 브랜드로 발전 기업들도 늘어나고 있다. 내가 지금 사용하는 안경테도 한성 애채의 크라우드 펀딩을 통해 구입했다. 

크라우드펀딩에서 좋은 반응을 얻은 한성애체는 최근 와디즈 서포터 메일을 통해 자신들의 브래드 론칭을 정식으로 알렸다. 크라우드 펀딩은 오 피드백과 브랜드 팬덤을 만들 수 있다는 점에서 장점을 가지고 있다. 하지만 크라우드 펀딩이 장점만 있는 건 아니다. 크라우드 펀딩금액을 취지에 다르게 사용하고, 투자 성명과 다른 제품을 제공한 사례도 있다.(달빛천사 OST) 자체 상품이 아닌 중국 상품을 그대로 가져오거나 허위광고를 하는 경우도 있다. 뿐만 아니라, 종종 상품을 기한대로 만들지 못하는 경우도 있다.

와디즈에서 진행한 삼성전자 비스포크 큐브 냉장고 크라우드펀딩 출처: 와디즈.

크라우드펀딩은 2015년 50억 규모에서  2020년에는 1조 1000억 원 규모로 성장했다. 물론 규모면에서 따져보면 크라우드 펀딩은 투자은행과 상업은행 규모와 비교하는 건 무리다. 하지만 삼성전자와 라네즈같이 대기업이 크라우드펀딩을 통해 특정 제품을 만들어 이에 관한 데이터를 수집하는 모습은 이제 결코 낯선 게 아니다. 오히려 대기업들도 크라우드펀딩을 활용해 새로운 제품에 대한 가능성을 확인하기도 한다. 크라우드 펀딩은 재무자료에서 발견하기 힘든 사람들의 취향, 삶 속 데이터를 발견하도록 돕는다.


이를 통해 금융이 어떤 방식으로 사람들의 삶에 더 긴밀하게 스며둘 수 있는지 알게 한다. 뿐만 아니라, 카카오 메이커스, 아이디어스 같은 플랫폼들도 개인이 자신만의 브랜드를 만드는데 기여하고 있다. 이 범위를 더 크게 적용한다면 인스타그램, 페이스북, 틱톡까지 확장할 수 있다. 만일 이처럼 크라우드펀딩과 플랫폼을 통해 만들어가는 가치. 이를 무형자산(intangible asset)을 측정한다면  금융의 범주가 과거보다 더 세밀해지고 있다는 걸 알 수 있다. 우리도 모르는 사이 높은 진입장벽을 가졌던 금융장 벽은 점차 낮어지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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