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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경험을전하는남자 May 13. 2021

에너지, 라이프스타일그리고 은유.

에너지는 라이프스타일을 인식하는 환경을 만든다.

석유는 생산’ 량’과 사용’ 량’이 중요하다. '납사' 혹은 '나프타'라고 불리는 탄화수소 혼합물은 가솔린, 솔벤트 나프타 등을 포함하는 휘발성 석유를 총칭하는 말이자 석유화학 기초 원료다. 나프타를 증류해 자동차 연료와 합성수지와 합성고무, 합성섬유 제품을 만든다. 나프타는 원유를 증류할 때 [35-200]도 끓는점 범위에서 생성되는 탄화수소 혼합체로 '중질 가솔린'이라고도 한다.


나프타는 '끊는 점'에 따라서 용도가 다르다. 당연히 '끊는 점'을 기준으로 나프타를 다시 나눈다. 끓는점이 100도 이하를 ‘경질나프타’라고 하고 '경질 나프타'는 용제 및 석유화학 원료로 사용한다. 끓는점이 100도 이상인 ‘중질 나프타’는 휘발유 제조 혹은 [벤젠, 톨루엔, 혼합자일렌] 생산에 사용한다.

[*용제:물질을 용해하는 데 쓰는 액체로 알코올과 가솔린이 있다.]

나프타 크랙팅센터라고 불리는 NCC에서는 앞에서 말한 정제 과정을 통해 나온 나프타를 고온에서 분해해 석유화학 기초원료인 에틸렌, 프로필렌, 부타디엔 등 기초유분을 생산한다. 이를 다시 [분해, 급랭, 압축, 분리정제 공정]등의 과정을 거치면 우리가 알고 있는 PE, PP, ABS. 즉, 플라스틱 원료로 분리된다. 이처럼 석유는 여러 작업을 거쳐 다양한 연료로 바뀐다. 그렇기에 석유는 언제나'양'이 중요하다. 특히 생산'량'

폐플라스틱에서 원단을 추출해서 옷을 만드는 브랜드들도 있다. 그렇다고 석유를 순환하는 에너지라고 보기에는 무리가 있다. 출처: 미디어 sk

나프타로 만든 플라스틱은 일회용기 및 각종 제품에 사용된다. 플라스틱으로 만든 제품은 땅에 묻어도 쉽게 썩지 않는다. 물에 녹지도 않는다. 석유로 만든 모든 부산물들은 일회성에 가깝고, 재활용되는 제품은 일부분이다. 물론 폐플라스틱으로 원단을 뽑기도 하지만 이 역시도 일부다. 석유에 기반한 부산물은 대부분 사용되고 버려진다. 그렇게 쌓인 플라스틱은 산, 바다, 호수, 땅 등을 오염시킨다. 바닷가에 나와 죽은 고래 배속에서 폐 플라스틱이 나오기도 한다.


우리는 언제나 지금의 라이프스타일이 존재하게 만든

에너지. 그 에너지가 어떤 삶의 은유를 만드는지 기억해야 한다.


우리는 언제나 지금의 라이프스타일이 존재하게 만든 에너지. 그 에너지가 어떤 삶의 은유를 만드는지 기억해야 한다. 그 은유에서 모든 게 시작하기 때문이다. 광고, 마케팅이 그토록 프레임과 브랜딩을 강조하는 이유도 소비자들에게 '은유'를 만들기 위해서다.. 석유를 통해 만들어진 많은 제품들이 가진 특징. 은유는 무엇일까? 대체로 '쓰고 버린다'다. 무엇보다 가격이 싸기 때문이다.. 집 주변 다이소만 가도 플라스틱으로 만든 싼 물건을 쉽게 볼 수 있다. 온라인 쇼핑몰도 마찬가지다.

자동차용 석유가 떨어지면 주유소에 가서 채운다.

내연기관 자동차는 가솔린[휘발유라고도 한다.]과 디젤을 사용한다. 자동차를 운전하다가 연료가 떨어지면? 떨 주유소에 들어가 다시 채워야 한다. 자동차에 사용한 휘발유와 가솔린은 한번 쓰면 끝이다. 전기차처럼 회생제동을 통한 충전도 없다. [하이드브리드 자동차에는 회생제동 기능이 있다.]

석유로 만든 일회용품도 한번 버리면 끝이다. 아마도 최근 당신이 마신 커피도 한 번쯤은 일회용 용기에 담겼을 거다. 당신은 그 컵을 재활용했는가? 아마도 쓰레기통에 버렸을 것이다. [만일 주변에 재활용 쓰레기통이 있었다면 그곳에 버렸을 것이다. 여기서 주의할 건 이 문장이 당신을 비난하는 게 아니다.]

석유가 기반이 된 라이프스타일에서는 ‘사용’하고 ‘버리는’ 게 중심이다


석유와 이를 통해 만들어진 플라스틱 제품을 이용하는 사람들은 언제나 제품을 사용하고 버린다. 이는 사람들 문제가 아니다. 석유로 만든 물건이 가진 '속성'. '사용하고 버린다'라는 개념이 머릿속에 입력이 되어있기 때문이다. 이를 바뀌기 위해서 우리는 계속 노력하고 있다.

석유는 '시추'라는 단어를 사용한다. 땅에서 다 뽑아 쓰기 때문이다. 석유는 다 뽑았으면 끝이다. 한 곳에서 석유를 모두 시추하면? 다른 곳을 찾아야 한다. 석유는 언제나 ‘다음’을 생각해야 한다. 하지만 태양광 같은 천연 에너지는 ‘저장’을 고려해야 한다. 석유는 매장지가 확보되야하고, 태양광은 저장을 잘해야 한다. 석유를 사용해 전기를 만드는 화력발전소는 일단 석유만 잘 저장하면 된다.


 석유는 태양광 혹은 풍력처럼 계속해서 에너지를 공급하지 않는다. 언젠가는 떨어진다. 순환하지 않고 소비할 수밖에 없다. 석유로 만든 물건들. 순환하지 않고 소비하는 대상에 불과하다. 석유가 가진 ‘은유’는 사람들에게 ‘소비’가 중심인 라이프스타일을 만들었다. 과거 베이비부머 세대가 겪은 경제성장을 이끈 원동력은 '석유'였기에, 베이비부머가 소비하는 방식은 '풍족한 소비'였다. 베이비부머가 경제주체였던 70~90년대를 생각해보자. 그 어느 때보다 화려했다. 반면에 '저탄소'와 '탄소중립'을 슬로건으로 하는 라이프스타일은 어떤가? 자신에게 맡은 가장 최적화된 물건 및 서비스가 중심이다.

석유로 만든 제품은 순환되지 않기 때문에 어딘가에 버려진다.

석유로 만들어진 동작하는 에너지. 자동차만 해도 석유가 떨어지면 움직이지 않는다. 계속 채워야 한다. 석유로 만든 제품은 순환되지 않기 때문에 어딘가에 버려진다. 태우면 대기오염이 되고, 버리면 어딘가에 쌓인다. 쓰레기 소각장을 만들어도 한계가 있다. 그 결과가 바로 우리가 지금 마주하고 있는 기후변화다. 이와 다르게  전기차는 에너지를 부분적으로 순환시켜 재충전하거나 태양광 패널을 설치해 주행 도중 충전도 가능하다.

현대자동차의 제네시스 전기차는 태양광을 통해 전기를 자체적으로 만든다. 출처:현대자동차.

일단 전기차는 회생제동을 통해 주행 도중 전기를 충전한다. 회생제동을 잘 이용하면 주행거리가 더 늘어나기도 한다. 최근 현대자동차가 선보인 제네시스 전기차는 솔라루프를 활용해 주행 도중 태양광을 통해 전기[에너지]를 충전한다.  {회생제동 운전 중에 브레이크를 밟으면 전기모터가 역방향으로 돌고  차량이 달리면서 발생된 운동에너지가 전기에너지로 변환된다.}


태양에너지 같은 '천연 에너지'는 순환한다. 천연 에너지는 순환하는 에너지를 ‘저장’하는데 초점을 둔다. 가령 태양광 생산은 일조량이 많은 여름에는 남는다. 반면에 일조량이 적은 겨울에는 부족하다. 편차가 심하다. 그렇지만 ‘순환한다’라는 인식이 강하다. 그렇기에 태양광은 '배터리'같은 에너지 저장공간이 중요하다. 이는 내연기관차와 전기차를 비교하면 된다.

태양광의 치명적인 약점은 일조량에 편차가 큰 발전시간이다. 출처:삼정전자반도체 유튜브

전기차는 '충전소에서 충전한다'라는 말을 사용한다. 이는 스마트폰에서도 사용하는 말이다. 이와 다르게 주유소는 '채우러 간다'라는 말을 많이 사용한다.'가는 길에 석유를 채우자'라고 말하지, '가는 길에 석유를 충전하고 가자'라는 말은 잘하지 않는다. 매우 단순한 차이라고 볼 수도 있다. 하지만 사전을 찾아보면 이야기는 달라진다.  '명사'로서 '충전'은 [축전지나 축전기에 전기 에너지를 축적하는 일]이라는 뜻을 가지고 있다.

테슬라 슈퍼차저는 태양광을 통해 전기를 저장해놓는다. 테슬라 차량 이용자들은 슈퍼차저에서 전기를 충전하다. 출처: 테슬라

전기차는 이제 막 시작이다. 지금도 길거리에는 내연기관차가 많다. 그 말은 아직 석유에 기반한 ‘소비’. '순환'보다는 '버리'는 소비가 여전히 중심이라는 말이다. 그렇다고 자칫 비관할 필요는 없다. 우리는 이미 조금씩 바꾸려고 노력하고 있기 때문이다. 지금 우리가 외치는 '탄소중립'은 대체로 2030년을 목표로 한다. 이 말은 변화하는 시간이 필요하다는 말이다. 그리고 그 중심에는 글로벌 기업들이 있다. 대표적인 사례가 바로 글로벌 시가총액 1위 기업은 애플이다. 애플은 이미 브랜딩 전략으로 탄소를 내세우기 시작했다. 광고에서부터 모든 부분에 '탄소'와 '친환경'이 빠지는 게 없다. 동시에 '그것'을 메시지화해 애플 제품에 넣고 라이프스타일을 제안한다. 그렇기에 탄소중립, 그렇기에 브랜딩이 단순히 '디자인'을 의미하지 않는다. 브랜딩을 통해 구축된 메시지는 제품과 합쳐져 소비자에게 라이프스타일을 제시한다. 게다가 시가총액 1위 회사가 나서면? 그건 소위 '대세'가 된다.  

 

애플을 시작으로 기업들이 브랜딩 전략으로 탄소를 내세우기 시작하면서, 탄소중립, 순환하는 에너지는 라이프스타일을 구축하기 시작한다. 브랜딩은 '디자인'을 의미하지 않는다.

애플이 협력사에 요구하는 re100만 해도 그 기간은 2030년까지다. 2022년이 아니다. '탄소중립'으로 이행을 보다 강제하기 위해 탄소배출권을 만들고, 그에 맞는 벌금을 만든다. EU가 대표적인 사례다. 폭스바겐을 비롯한 내연기관 자동차 회사들은 이 기준을 충족하지 못해 천문학적인 벌금을 낸다. 여기서 끝이 아니다. EU는 탄소 국경세를 만들어 제품에 반영하도록 한다. 이렇게 ‘에너지’에한 페널티 개념으로 세금이 생기면? 자연스럽게 제품에 반영된 생활양식, 제품 판매에 영향을 준다. 제품 판매라면? 당연히 마케팅과 브랜딩에도 영향을 준다. 내가 지난 글에서 애플을 이야기한 이유도 이 때문이다.

2019년 중국의 온실가스 배출량은 전 세계 온실가스의 27%를 차지했다.

최근 BBC는 중국이 선진국들의 탄소배출량을 합친 거보다 더 많은 탄소를 배출한다고 보도했다. 이걸 중국만의 문제라고 할 수는 없다. 전 세계 사람들이 사용하는 제품을 만드는 곳이 중국이기 때문에, 탄소배출이 중국에 집중된 면도 있다. 하나 이걸 두고 지나치게 ‘중국만의 문제’라고 이야기해서도 안된다. 싼 가격에 제품을 생산하기 위해 공장을 중국에 지은 선진국 기업들도 책임이 있다. 그렇다고 중국이 이걸 빌미로 중국이 배출하는 많은 탄소배출을 합리화해서도 안된다. 그럼에도 폐플라스틱을 재활용한 시장규모가 늘어나고 있다는 점은 그나마 희소식이다. 2020년 미국 시장을 기준으로 재활용 플라스틱 시장규모 가치는 472억 달러다. 향후 2027년에는 666억 달러까지 성장할 것으로 보인다.

플라스틱을 재활용하는 시장 크기는 계속 커지고 있다. 출처:grandviewresearch


"제품을 통해 겪는 오감은 사람들 삶 방식을 결정한다.

제품을 만드는 데 사용된 제품도 사람들 삶에 영향을 준다."


MZ세대는 중 밀레니얼 세대는 LP, 카세트테이프, CD플레이어, mp3 플레이어, 스트리밍까지 모두 경험했다. 또한 재생 매체에 따라 음악산업이 바뀌는 모습도 모두 경험했다. 하지만 Z세대는 태어나서부터 겪은 음악이 스트리밍이다. 그들에게 음악은 ‘스밍’하는 대상이다. 저장하는 대상이 아니다. 또한 밀레니얼 세대와 다르게 음악 재생을 스마트폰으로 배웠다. 뿐만 아니라 요즘 블루투스 이어폰에 탑재되는 노이즈 캔슬링 기능은 단순히 음악 감상을 위함이 아니다. 오히려 노이즈 캔슬링 이어폰은 소음을 '음악을 듣는다'와 '일상을 즐긴다'를 나누는 기준으로서 재정의하고 있다.

삼성 갤럭시 버즈에 탑재된 노이즈 캔슬링 묘사. 기능이 라이프스타일을 구분하는 역할로서 노이즈 캔슬링을 정의하고 있다. 출처: 삼성전자.

카메라는 어떤가? 밀레니얼 세대와 그 이전 세대는 수동 카메라에서 DSLR 카메라 그리고 스마트폰 카메라까지 모두 경험했다. 하지만 Z세대에서 이 두 가지는 낯설다. 그들에게 카메라는 사진 찍는 ‘물건’이 아니다. 그들에게 카메라는 놀이 대상이다. 카메라로 찍힌 사진을 친구들과 보내고 영상을 포스팅하면서 즐긴다. 스냅챗, 인스타그램 스토리, 틱톡은 이미 말하지 않아도 된다.


검색은 구글로 하는 텍스트와 유튜브로 하는 영상으로 완전히 나누어졌다. 텍스트 검색을 통해 정보를 빠르게 찾고, 보다 구체적인 리뷰가 필요하면 영상 검색을 한다. 이처럼 기술이 만든 세대 간 ‘경험’은 ‘기술’과 그에 근간한 라이프스타일을 바꾼다.

공기청정기는 이제 생활필수품으로 자리 잡았다. 여기서 멈추지 않고 인테리어 소품 영역까지 들어왔다. 출처: 삼성전자.

Z세대가 탄소중립에 관심이 많은 이유는 이미 그들은 ‘미세먼지’를 통해 기후변화를 매일 경험하기 때문이다. 당장 밖에 나갔다 오면 마스크에 누런 미세먼지가 보인다. 당연히 미세먼지에 신경 쓸 수밖에 없다. 10년 전만 해도 공기청정기가 필수품이 될 거라고 그 누구도 생각하지 않았다. 그러나 지금은? 필수품이 아니던가? 그렇기에 Z세대는 기후에 더욱 민감하고 이에 관한 소비에 더적극적 일수밖에 없다. 러시아의 찬바람이 미세먼지를 날리는 날은 날씨가 화창하다. 이를 두고 '마더 러시아'라고 부른다. 이 말은 전혀 웃긴 말이 아니다. 매우 웃기면서도 슬픈 말이다. MZ세대가 경험하는 미세먼지는 직접적으로 삶에 영향을 미치기 때문이다. 물론 그 위 세대로 미세먼지를 통해 기후변화와 환경오염을 피부로 느끼고 있다.


기후변화와 탄소중립이 탄력 받는 이유는 Z세대가 소비 중심으로 성장한 부분도 무시할 수 없다. 그렇기에 ‘에너지’를 통해 만들어내는 상품. 그 기저가 되는 상품 구성을 면밀히 분석하면 라이프스타일에 대한 추론이 가능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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