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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경험을전하는남자 Jun 14. 2021

기업을 보는 관점을 바꿔보자.시선이 달라진다.

관점을 달리해 바라보면 기업들이 추구하는 라이프스타일이 보인다.

'은행이라고 하면 무엇이 가장 먼저 생각나나요?'

 이 물음에 대해 가장 먼저 떠올리는 '단어'를 생각해보자. 보통 은행이라고 하면 '기술'과는 거리가 멀다. 오 [대출, 이자, 송금]을 가장 생각하기 쉽다. 요즘은 카카오페이, 네이버 페이, 토스 페이 등등 '결제'가 가장 먼저 생각날지도 모르겠다. 하지만 관점을 다르게 보려고 노력할수록, 우리에게  보이는 관점은 달라진다. 때때로 우리가 주변에서 가장 많이 접하는 '수식어' 혹은  '은유'가 우리의 생각을 가로막을 수 있다. 우리는 이러한 부분에 조심해야 한다.

실리콘밸리 뱅크그룹은 기존 은행 관점을 거두어야 회사가 더 잘 보인다. 출처: 실리콘밸리 뱅크그룹.

최근 내가 주목해서 보는  금융회사가 있다. 실리콘밸리 파이낸스그룹[SIVB]이라는 곳이다. 이름처럼 본사도 실리콘밸리에 있다. 이 회사는 시중은행과 다르게 실리콘밸리에 특화된 금융서비스를 제공한다. 하지만 이 회사가 더욱 재밌는 점은‘스타트업’의 파트너 역할을 하는 금융회사라는 점이다. 실리콘 밸라에 있다 보니 벤처캐피털과 사모펀드를 지원하기도 한다. 보통 미국 은행이라면 JP모건 체이스와 월스 파고, 투자은행은 골드만삭스와 모건스탠리를 떠올리기 쉽다. 하지만 이 회사는 그렇지 않다. 실리콘밸리에 자리한 스타트업들의 파트너를 위치가 강하기에, ‘와이 콤비네이터’가 같은 곳이 더 떠오르기 쉽다. 이 회사를 판단할 때는 골드만삭스, JPM은 접근으로 하면 안 된다.

우리에게 가장 친숙한 회사들이 선보이는 기술에서부터 라이프스타일 분석을 해보자.

기술을 보는 관점은 라이프스타일을 바라보는 관점을 풍성하게 만든다. 이러한 관점을 만들기 위해서는 무엇보다도 가장 친숙한 회사들이 ‘기술’을 어떻게 다루는지 관찰해야 한다. 삼성과 애플을 비교하는 건 이 같은 관점을 키우기에 매우 유용하다. 애플과 삼성은  ‘기술’을 대하는 관점이 다르다. 또한 그 ‘차이’를 관찰하다 보면 기술이 라이프스타 일속에서 어떤 방식으로 들어오는지를 알 수 있다. 예를 들어, 삼성이 출시하는 갤럭시 북, 갤럭시 Togo와 M1이 들어간 맥과 아이패드 비교하면 그 차이가 분명하다.

애플의 생태계가 유지되는 원인은 하드웨어+소프트웨어+디자인의 최적화다. 출처: 애플.

애플은 M1을 통해 애플 하드웨어를 '리브랜딩'하고 있다. 아이맥 제품 설명에도 이걸 매우 친절하게 전하고 있다. 이게 삼성과 다르다. 이건 ‘우열’이 아니다. 삼성은 ‘기술’이 어떻게 발전하는지를 보여주는 걸 '중심’에둔다. "삼성이 만든 기술은 여러분 삶에 이렇게 기여할 겁니다!"이게 삼성이 지향하는 방향이다. 이건 삼성이 디램 최강자와 파운더리와 반도체 설계까지 가능한 종합 반도체 회사이기 때문이다. 그렇기에 애플 입장에서 삼성은 애플이 나아갈 기술 설명 '토양'을 먼저 깔아주는 '회사'라고 볼 수 있다. 삼성과 애플을 보면 반도체 기술이 어떻게 일상 라이프스타일 ‘시작점’과 환경을 구축하는지 알 수 있다. 이걸 분자 단위로 쪼개 '모빌리티'로 구현하려는 회사가 테슬라다. 하지만 테슬라에게서 '라이프스타일'이 직관적으로 잘 보이지 않는 이유는 ‘자동차는 운송수단이야. 자동차는 석유로 움직여’라는 지금까지 우리가 자동차를 생각하는 ‘고정관념이' 너무 강한 탓도 있다. 또한 자동차산업은 '에너지 패권'과 연결되어있다 보니 매우 민감한 부분도 많다.

테슬라는 '자동차'라는 개념 때문에 그 안에 담긴 최적화와 라이프스타일이 상대적으로 덜 부각된다. 출처: 테슬라.

애플은 그 자체로 어떤 취향을 만드는지에 집중한다. 애플 제품 그 자체가 ‘효율’이기에 소비자는 애플 제품 그 자체를 이용하면 된다. 애플은 '기술 최적화’를 통한 애플만의 라이프스타일을 추구한다. 애플 제품에 대한 평은 애플은 사용해본 이와 아닌 사람으로 나뉘는 이유도 이 때문이다. 나 같은 경우 아이맥 G5를 시작으로 애플 제품을 사용했고, 지금까지 애플이 어떤 방식으로 '변화'했는지 잘 알고 있다. 애플 제품 비판하는 사람들 심정도 다 이해한다. [참고로 삼성 노트북과 아이맥을 같이 사용했으며, 내 첫 스마트폰은 갤럭시 노트2였다.]

애플의 생태계는 모든 기기로 연결되어있다. 하지만 서비스 쪽이 약하다. 출처: 애플 WWDC2021

애플은 사람들이 애플이 구축한 생태계 안에서 애플만을 가지고 라이프스타일을 누리는 것에 집중한다. 어떻게 보면 삼성전자, 화재, 보험, 건설, 이마트 등등 삼성이 만든 인프라가 많은 한국 자체도 어떻게 보면 애플이 지향하는 방향이라고  ‘억지로’ 이야기할 수도 있다. 이러한 특징 덕에 애플은 하드웨어 제조가 지나치게 '디자인'에 집중하는 면도 강하다. 실제로 애플은 하드웨어에 치우친 매출구조를 개선하기 위해 '서비스'부분 투자에서 박차를 가하고 있다. 최근 개인정보보호에 박차를 가하는 이유도 애플 페이를 비롯한 금융산업과 반독점산업을 위함도 있다.


애플이 공개한 2021년 협력사 리스트.

애플은 CPU를 비롯한 모든 하드웨어와 소프트웨어를 모두 자체적으로 생산하는 유일한 회사라고 할 수 있다. 동시에 애플은 이러한 요소들을 OS로 모두 통합한다. 이 통합한 OS를 사람들이 각기 자신들의 취향대로 사용하게 만들고, 이를 통한 엔터테인먼트까지 구축한다. 애플의 [아이, 맥] 계열은 소프트 엣지컴퓨닝, [프로] 계열은 하이 퍼포먼스 에지 컴퓨팅으로 나눌 수 있다. 과거 애플은 현존하는 기술을 최적화해 가장 멋진 디자인과 조합으로 '삶'을 제안했다. 하지만 애플은 M1칩을 기반으로 그동안 쌓아온 역량에 반도체 기술을 더해 라이프스타일 제안을 넘어서 '인프라'까지 구축하는 회사로 넘어가고 있다. 이 기저에는 반도체 설계기술. 반도체 파운더리가 있다. 또한 이를 뒷받침하는 회사로는 삼성전자, SK하이닉스, LG디스플레이, 소니, TSMC, 어플라이드 메터 리얼스, 램리서치, KLAC, 시놉시스, 케이던스, 삼성 SDI, 스카이워크 솔루션스, LG이노텍, ASML 등이 있다. [이외에도 수없이 많다.] 애플을 통해서 바라봐야 할 것은 반도체를 포함한 IT기술이 우리 삶에서 매우 깊이 들어가 있다는 점이다.

삼성이 새롭게 선보인 갤럭시 북 프로 360. 과연 강하다의 기준은 무엇일까?

IT제품에서 ‘강하다’가 가진 의미는 애매하다. 무엇으로 ‘기준’을 잡을지 명쾌하지 않기 때문이다.‘엔비디아 RTX3080’을 탑재하면 최강 컴퓨터가 될까? 삼성 갤럭시'북'에 사용한 엔비디아 맥스큐를 적용하면 과연 강한 노트북이 될까? 발열이 심하다는 비판을 여전히 극복하지 못하고, 미세공정에서 뒤처진 인텔 CPU를 사용한 삼성 갤럭시 북은 정령 강하다고 할 수 있을까? 가격도 애플 M1맥북 에어보다 비쌈에도 말이다. 하지만 삼성이 종합 반도체 회사라는 점을 고려한다면? 삼성이 말하고자 하는 ‘강함’의 기준은 가장 좋은 반도체가 들어간 ‘스펙 결합'이라는 걸 유추할 수 있다. 만약 삼성 파운더리가 가진 기술력들을 안다면? 삼성을 인지하는 '틀'. 접근방식이 달라진다. 만일 삼성이 지분을 가지고 있는 ASML을 안다면? 반도체 공정을 안다면? 아마도 갤럭시'북' , 갤럭시’ 탭’을 보는 관점은 얼마든지 달라질 수 있다. 그렇다고 이걸 꼭 알아야 할 필요는 딱히 없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이런 걸 주절주절 쓰는 이유는, ‘기술’이 구축하는 라이프스타일은 개인 관점에 따라 다르게 보이기 때문이다.

제품이 주는 기능과 성능은 라이프스타일에 영향을 끼친다. 코로나19는 그걸 면밀하게 보여주었다. 출처: 삼성.

삼성은 제품이 주는 기능과 성능이 라이프스타일에 어떻게 작동하는지, 이용자 삶에 어떤 기능으로 취향을 윤택하게 만드는지 집중한다.  삼성은 라이프스타일'구축'을 '더' 효율적으로 만드는 인프라에 집중한다. 그것이 삼성이 지향하는 '결'이자 메시지다. 삼성 광고를 보면 삼성은 언제나 ‘기술’ 중심이다.‘기술’이 라이프스타일을 어떻게 구축하는지에 이야기한다. 삼성제품이 지향하면서도 삼성이 지향하는 브랜딩에는 ‘기술’이 우선이며 매끈함을 삼성에게서 찾아보기 어렵다. 하지만 삼성은 ‘힙’을 어떻게 개인 스스로가 ‘도구’로 사용할 수 있는가를 전한다. 이 부분이 중요하다. 물론 종합 반도체 회사이자, 파운더리로 역량을 키우는 삼성. 다양한 포트폴리오를 구축한 마이크로소프트. 크룸 OS를 통해 교육분야 점유율을 높이고 있는 구글, 우리는 종종 이 회사들 중 누가 더 우세한 지 이분법적으로 많이 본다. 하지만 그보다는 이러한 기업들이 만든 환경들이 라이프스타일을 어떻게 구축하는지에 더 집중해야 한다.


삼성과 애플. 이 둘을 놓고 우열을 가리는 건  옳지 않다. 최적화를 대하는 시작점이 ‘효율을 배가 시키는 기능’인가? ‘군더더기 없는 최적화’인가?라는 접근 방식이 다른 것뿐이다. 오히려 이러한 접근을 가능하게 만드는 ‘반도체’와 그와 연관한 모든 ‘것’에 초점을 두어야 한다.. 이는 단순히 애플과 삼성에 국한되지 않는다. 이케야와 윌리엄스 소노마같이 가구업체를 비교하는 일에도 동일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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