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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경험을전하는남자 Jul 27. 2021

사람들은 공간을 만들때마다 그  공간에 맞는 콘텐츠를

용적률과 라이프스타일 제안의 확장.

건축법에서 정의하는 용적률은 ‘대지면에 대한 연면적의 비율'이다. 즉, 용적률은 부지 안에서 얼마나 건물을 올릴 수 있는지를 말하는 비율이다. 용적률을 얼마나 적용하는가에 따라서 건물의 높이 및 규모가 결정된다. 

각 나라 정부마다 용적률을 제한하고, 땅을 용도별로 세분화하고 용적률을 정한다. 

용적률과 건폐율은 건물을 좌지우지하는 매우 중요한 기준이다. 출처:unsplash

용적률과 쌍을 이루는 게  건폐율이다. 건폐율은 대지면적에 대한 건축면적 비율이다. 예를 들어 크기 100미터 제곱미터 대지에 1층 바닥면적이 50제곱미터, 2층 바닥면적이 50미터인 이층 건물을 짓는다고 생각하자. 건축면적은 50제곱미터, 연면적은 100제곱미터가 된다. 이 경우 건폐율은 50퍼센트. 용적률은 100퍼센트다. 4층 집으로 만들면 건폐율은 여전히 50퍼센트다. 연면적은 50제곱미터 건물이 4개이므로 200제곱미터다. 그렇지만 용적률은 200퍼센트다. 만약 10층으로 올린다면? 건폐율은 여전히 50프로다. 연면적은 50제곱미터 건물이 10개이므로 500제곱미터다. 그렇다면? 용적률은 500퍼센트다. 만약 각 층마다 임대료가 같다고 가정하자. 그렇다면 4층 건물은 2층 집의 2배, 10층 집은 2층 집의 5배다. 용적률은 돈이다. 그렇기 때문에 수익을 목적으로 한 건축은 대지와 법 한도 내에서 찾을 수 있는 용적률을 계산하는 게 매우 중요하다

온라인은 서버가 중요하다. 출처:unsplash

그렇다면 온라인은 어떨까? 온라인은 용적률 제한이 없다. 서버 비용만 충분하다면? 온라인에서 용적률은 무한대에 가깝다. 끊임없이 확장 가능하다. 그렇다면 이 상황에서 우리가 생각할 수 있는 건 뻔하다. 온라인 플랫폼 업체는 최대한 입주할 사용자를 모으면 된다. 동시에 사람들이 그곳을 계속 방문할 수 있도록 최적화된 쇼핑 혹은 광고수단을 제공하면 된다. 그렇다면? 반대로 이곳에 입점하는 사용자는 자신이 들어갈 플랫폼에 이미 경쟁자가 많다는 걸 알고 있기 때문에 자연스럽게 차이를 만들어야 한다. 이 과정에서 브랜딩, 포지셔닝 같은 우리에게 매우 익숙한 단어들이 나온다. 이는 제안으로 이어질 수밖에 없다.

온라인 커머스는 물류가 중요하다. 출처:unsplash

아마존, 페이스북, 인스타그램, 네이버 쇼핑 등이 모두 이러한 모습을 고스란히 따른다. 쿠팡 같은 경우도 로켓 배송 같은 자신들만의 차별점을 통해 사람들을 계속 유입시키려고 한다. 또한 그에 맞는 브랜딩을 한다. 하지만 이번 이천 물류센터 화재처럼 안전에 대해 안일하게 대응하고, 사람에 대한 존중을 보이지 않는 경우, 사람들이 급격하게 플랫폼을 나가기 시작한다. 사람들이 쿠팡의 제안이 진심이 아니고, 그저 ‘돈벌이 수단’을 위한 미사여구임을 알기 때문이다.

온라인이 대세가 되자 오프라인은 생존을 위해 '제안'을 하기 시작했다. 출처:unsplash

제안이란 건 어느 날 갑자기 생긴 게 아니다. 과거와 다르게 온라인에서 공간을 확장하는 비용과 시간이 기하급수적으로 줄어들었다. 이는 그 과정에서 생긴 경쟁에서 발생한 지극히 논리적인 산물이다. 또한 상품이 많아지면 결국 사람들은 상품에 대한 질문을 던진다. 결국 상품을 판매하는 이들은 구매자에게 자신만의 제안을 해야 한다. 온라인에서 만들어진 이러한 환경들은 오프라인의 경쟁력을 모조리 가져갔다. 사람들은 온라인을 통해 오프라인에 들어가는 수고를 최대한 줄일 수 있게 되었다. 자연스럽게 오프라인은 경쟁력을 읽고 공간을 없애야 하는 상황에 봉착하게 되었다. 하지만 다른 관점으로 본다면 과거처럼 자신들에게 필요한 오프라인 용적률을 줄이고, 오히려 '용적률'에 맞게 공간을 만들 수 있는 가능성을 얻게 되었다.


‘사람이 온라인으로 물건을 산다고? 그렇다면 오프라인에서 물건을 파는 걸 고집할 이유는 없지 않은가? 

오히려 오프라인이 물건에 대한 확신을 주는 곳이 되면 된다. 오프라인이 대놓고 '온라인으로 구매하라고 하면 된다’ 같은 역발상을 할 수 있게 되었다. 어떤 면에서 온라인은 오프라인을 절망에 가깝도록 압살 했다. 동시에 오프라인이 집중했던 용적률 개념을 다양하게 확장시킬 수 있는 계기도 제공했다. 


만일 브랜드가 제안을 한다면 공간은 어떻게 해야 할까? 만일 공간을 체험중심으로 만든다면 그에 대한 용적률 계산이 나온다. 만일 픽업에 특화된 공간을 만든다면? 당연히 목적 맞는 용적률을 가진 공간을 고르면 된다. 아니면 이 두 가지를 모두 합친다면? 그에 맞는 용적률을 찾을 수 있다. 그렇기에 제안은 오프라인 공간 기획부터 영향을 주기 시작한다. 뿐만 아니라, 공유 오피스를 통해 기본 건물의 용적률을 유지하면서도 건물 가치를 새롭게 변화시킬 수 있다. 무형의 ‘용적률’을 올려 부동산 가치를 올릴 수도 있다. 

공유 오피스는 무형의 용적률을 건물 안에서 키울 수 있다. 이는 자연스럽게 부동산 가치로 이어진다. 출처: 패스트 파이브.

실제로 최근 케이리츠 투자운용은 페블 스톤 자산운용으로부터 패스트 파이브 시청점 빌딩을 1,060억 원에 인수했다. 지난 1994년 12월 준공된 이 빌딩은 예전 하나 SK카드 사옥이었다. 지하 6층, 지상 12층 규모로 연면적은 1만 5,113제곱미터, 대지면적은 1,592제곱미터다. 페블 스톤 자산운용은 이 노후 빌딩을 매입한 뒤 리모델링해 가치를 올리는 이른바 밸류 애드(Value-add) 전략을 사용했다. 현재 이 빌딩에는 동화약품, PR 대행사 프레인글로벌 등이 입주해 있다. 저층부는 식당과 카페 등이 있으며 공실률은 0%에 가깝다.

뉴욕의 아이소메트릭. 용적률, 건폐율 그리고 사람은 도시를 브랜화시키는 매우 중요한 요소다. 출처:핀터레스트.

용적률은 개발 개발 이익의 성 폐를 가능하는 척도다. 뉴욕만 해도 맨해튼 그리드가 있지만, 그 외 지역은 철저하게 다양한 지역들 간 개성으로 나누어져 있다. 즉, 용적률을 얼마나 적용하고, 이를 제안과 도시만이 가진 정체성으로 채울수록 도시는 더더욱 브랜드화될 수 있다. 이건 도시가 앞장서서 구호를 만든다고 되는 게 아니다. 오히려 도시 속에 존재하는 크고 작은 기업들이 자신들이 소유한 브랜드. 그들이 소유한 건물을 어떻게 제안할지 고민하는 게 더 중요하다.

다양한 땅에 다양한 공간으로 만들수록 사람들은 공간에 맞는 콘텐츠를 채우며 지역을 발전시켜 나간다. 이렇게 발전된 공간들을 우리는 ‘핫플레이스’라고 부른다. 서울은 남한 인구의 20퍼센트를 차지한다. 서울은 절대 인구수 , 인구밀도, 국가 전체에서  인구 대비 집중도가 매우 놓은 도시다. 이미 서울에서는 용적률을 활용한 경쟁이 가득하다. 하지만 용적률을 활용한 브랜딩까지는 미치지 못하고 있다. 앞으로 공간이 마주할 과제. 지금도 마주할 과제는 용적률과 건폐율 같은 공간건축에 필요한 기본을 어떻게 활용할 것인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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