공간은 크기와 상관없이 자신이 추구하는 색깔을담아야 한다.
코로나 이후 온라인으로 구매할 수 있는 상품은 더 늘어났다. 이미 ’ 소비’는 온라인으로 충분히 가능하다. 이제 물건이 필요하면 '문'을 나서기보다 '스마트폰'부터 먼저 보는 시대다. 이러한 시대에 오프라인은 ‘이 물건이 왜 필요해?’에 대한 답을 전할 수 있어야 하는 곳이 되어야 한다. 이 답을 명료하게 전하면 그 공간에서는 소비가 일어난다. 그렇기에 오프라인은 '라이프스타일 제안'이라는 프레임을 넘어 '미디어'가 되어야 한다.
미디어는 ‘관점’을 구체적으로 전해야 한다. 그렇기에 언제나 ‘왜?’를 고민해야 한다. 그 고민을 전하기 위해 온라인은 다소 불편하다. 물론 온라인은 각종 콘텐츠를 통해 얼마든지 필요한 정보를 '선별'해서 전할 수 있다. 하지만 그것은 어디나 정보일 뿐이다. 정보를 읽는 일과 직접 만지고 보는 건 전혀 다르기 때문이다.
오프라인은 온라인과 다르게 콘텐츠가 정보는 무한대로 진열할 수 없다. 당연히 오프라인은 공간에 맞도록 정보를 선별해야 한다. 사람들은 잘 선별된 정보는 보면서 자신이 보는 물건이‘왜’ 필요한지 당위성을 찾게 된다. 이 과정에서 어정쩡한 추임 세나 모방은 여차 없이 걸러질 수밖에 없다. 예를 들어 LG전자가 무인매장을 선보이는 이유는 손님들 '스스로'가 물건을 사야 하는 이유를 발견하게 하기 위해서다. 그런 면에서 브랜드가 오프라인에서 나아가야 할 방향은 ‘정직함’이다. 오히려 브랜드가 자신을 알리는 과정이 정직하지 못하다면? 소비자는 가차 없이 외면한다.
공간과 자원을 다루는 방식은 우리 삶을 새롭고 만족스러운 방식으로 이끌어가고 있다. 애플과 나이키는 자신들이 제품을 수거해 신제품의 소재로 재사용한다. 나이키는 새롭게 문을 연 나이키 명동지점에 폐제품 수거 코너를 만들 정도다. 오래가는 제품. 이해하기 쉽고, 쓸모 있으면서도 환경을 고려한 제품은 사람들에게 훨씬 더 깊은 성취감을 불러일으킬 수 있다. 우리는 이걸 이제 ESG라고도 한다.
코로나19 임에도 불구하고 우리는 온라인을 통해 문화적으로 연결되어 있다. 동일한 미디어를 경험하고, 가상세계에서 삶을 나눈다. 지금 세대는 스스로가 스스로를 주도하면서 지식이 풍부한 세대다. 브랜딩과 브랜드 디자인만으로는 부족하다. 브랜드에 대한 과장 광고들. 제품 자체보다 진짜 혹은 가짜 꼬리표를 더 중시하면서 제품 고유의 질에 집중하지 못하는 상품이 이미 너무 많다. SNS를 통해 다양한 마케팅이 가능해졌지만 '값싸면서 속임수 넘치는 제안이 판치는 시장'이 열린 것도 사실이다. 또한 제품만 늘여놓으면 제안이 된다고 생각하는 이들도 많다. 상품이 가진 가치보다는 겉면인 브랜딩에 지나치리만큼 공을 드리는 경우도 적지 않다.
모든 이들이 디자이너가 된 지금 시대다. 우리 모두 우리 스스로 실현한 아이디어 제품의 품질에 대해 고민해야 한다. 따라서 공간을 만드는 일을 포함한 모든 '디자인'은 항상 고민 속에서 시작해야 한다. 내가 불편했던 경험, 내가 추구하는 가치, 미의식 등 무엇이든지 디자인을 바라보는 새로운 방식의 출발점이 될 수 있다. 겸손과 부족함을 드러내는 태도도 제품을 새롭게 이해하는 출발점이 될 수 있다.
오프라인이 ‘메시지’를 전하는 매체는 물건이다. 물건이 가진 '물성'. 오프라인에서는 이 '물성'을 미디어로 바꾸는 게 중요하다. 어떤 공간을 만들어야 하는가? 이 같은 질문 이전에 어떤 ‘미디어'로서 메시지’를 정립할지 중요하다. 메시지가 정립되면 공간은 알아서 나온다. 그렇다면 그 메시지 성격은 무엇인가? 둘 중 하나다. 내 취향이 아니더라도 다른 사람들이 좋아하는 것. 그게 아니면? 그냥 내가 좋아하는 걸 사람들에게 좋아하게 만들어야 한다. 역사에서 이 같은 두 가지를 매우 드라마틱하게 합쳐 보여준 인물이 있다. 스티브 잡스를 기대했다면 아니다. 바로 로마의 가이우스 율리우스 카이사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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