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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경험을전하는남자 Feb 20. 2023

포인트뷰는 문구를 '창작'이라는 관점으로 바라본다.

3번의 걸친 포인트오브뷰는 원래 한개의 글이었습니다. 이 글은 통합본입니다.

3개로 나눠진 글은 2월27일까지 브런치에 있을 예정입니다. 이후 네이버 프리미엄 콘텐츠로 글이 옮길 예정입니다.


포인트오브뷰. 감각을 어떻게 공간에 담을까?


장소가 가진 고유함이 두드러지는 시대다. 공간 범위는 점차 작아지고 있지만, 공간 속 내용들은 더욱 풍성해지고 있다. 공간은 단순하게 볼 수 없다. 그 안에는 감각이 있다. 그 감각은 사람들에게 생각의 자유를 제시한다. 

지금 시대는 공간 크기와  상관없이 그 안에 공간을 만들 사람의 철학이 피어 나온다. 그러한 노력이 무척이나 돋보이는 시대다. 이러한 탓에 지금 시대만큼 공간을 보는 즐거움이 많은 시대도 없다. 공간이 취향을 구체적으로 담아낼수록 취향이 분명한 사람은 취향을 더욱 선명하게 표현할 수 있다. 취향을 잘 모르는 사람은 취향을 점차 알아가게 된다. 주눅 들 필요는 없다.

ㄴ트

ㅇ공간이 단순히 건축이나 토건을 넘어 삶을 만드는 예술로 나아가기 위해서는 공간이 마주하는 사회문화 현실을 직시해야 한다. 이를 위해 우리는 개발과 성장. 요란하고 얄팍한 디자인이 결합된 도시건축을 뒤돌아봐야 한다. 이를 위해 우리는 개발과 성장. 요란하고 얄팍한 디자인이 결합된 도시건축을 뒤돌아봐야 한다. 도시와 건축 공간은 철학과 미학 이기전에 삶을 담는 그릇이기 때문이다. 


사람들은 영화, 드라마에서 그리는 라이프스타일을 보고 받아들인다. 어떤 영화를 본 사람이 영화 속에서 묘사된 생활 모습을 보면서 자신의 방 인테리어를 고민하는 경우가 그렇다. 어떤 음악을 들은 사람이. 그 나라의 생생한 문화 현장을 떠올릴 때도 있다. 어떤 요리를 먹고 그 나라의 음식문화를 떠올릴 때도 있다.  어떤 소설을 읽은 사람은 등장인물 간의 사랑에 감명을 받기도 한다. 

이처럼 사람에게 행복감이나 영감을 가져다주는 메시지. 이 메시지를 전달하는 ‘경험’이나 ‘물건’이 ‘제안’이라고 할 수 있다. 공간에 대한 기억은 소리, 냄새, 계절, 온도 등 여러 가지 요소들이 하나가 되어 사람에게 전해진다. 성수동에서 알려진  문구 편집샵인 포인트오브뷰도 마찬가지다.(지금부터 POINT OF VIEW를 줄여서 POV라고 한다.)


관점이 공간의 정체성을 만든다.

POV는 자신들이 지향하는 방향을 다음과 같이 말한다. “포인트오브뷰는 창작자의 관점을 통해 바라본 창작의 장면에 존재하는 모든 도구를 조명합니다. 창작하는 활동에 있어 화려한 기법보다는 자신의 관점을 어떻게 표현하고, 또 어떤 이야기를 만들어가는지 그 과정에 집중합니다. 낯선 시선위주로 바라본 다양한 관점과 새로운 감각을 일깨워주는 표현을 위한 장면과 도구에 대해 이야기합니다. ‘포인트오브뷰’만의 섬세한 감각이 깃든 공간은 창작의 과정을 본떠 각 층을 구성합니다. 세상을 관찰하고. 그 속에서 또 다른 발상의 전환을 이해하며, 마침내 자신만의 관점을 찾아 독창적 표현이 응축된 창작물을 선보이는 일련의 과정을 층을 따라가며 자연스럽게 느끼실 수 있습니다.” 

POV의 수많은 물건들은 위에서 말한 ‘관점’이라는 목표에서 시작한다. 동시에 그 자체가 제안이다. POV는 자신들이 지향하는 방향을 분명하게 적음으로서, 단순히 ‘문구제품, 아날로그’가 아닌, ‘창작’이라는 걸 알 수 있다.

창작에서 이어지는 다른 단어는 무엇일까? ‘이야기’다. 지금 시대에 이야기꾼은 누구인가? 바로 우리 모두 다. 유튜브만 들어가도 전 세계 수십억 명의 이야기가 넘쳐난다. 세상을 관찰하는 개개인의 관점. 개인의 감각. 이를 풀어가는 개개인의 삶을 응원하는 것이 POV가 사람들에게 하고 싶은 말이다. POV는 방향성이 분명하다. 그들이 지향하는 방향은 ‘문구제품’을 통해 사람들에게 선명하게 전해지는 건 당연하다.


‘제안’은 사람에게 생활에 대한 생각과 기분을 제시한다

POV는 문구, 그릇, 책 등을 집약한 ‘창작을 위한 근거지'를 만들었다.‘창작 생활을 제안하는 물건들의 집합.’ 단순히 ‘아날로그’ 성격을 가진 제품들. 창작을 위한 제품만을 나열한 게 아니다. 제품을 판매하는 관점에서 본다면 ‘POV의 제안’은 ‘제한’이 많다. 그보다는 ‘창작’에 대한 그들만의 ‘관점’과 정보를 제공한다. 

POV을 방문한 이들은 매장 안에서 자연스럽게 자신의 ‘창작’ 또는 문구생활을 떠올릴 수밖에 없다. 다이어리 꾸미기를 즐기는 이들도 마찬가지다. 이 과정에서 방문객들은 자연스럽게 ‘자신의 취향’에 맞는 물건을 선택한다. 깔끔한 노트가 눈에 들어올 수도 있다. 귀여운 스티커가 눈에 들어올 수도 있다. 고풍스러운 노트가 눈에 들어올 수도 있다. 

POV는 감각에 근거한 정보를 제공하기에, 자신들만의 색깔이 뚜렷하다. 오히려 POV는 자신들이 고른 제품이 모든 방문객들의 취향을 맞출 수 없다는 점을 안다.‘조력자’라고 POV가 택한 관점이 방문객들에게 스며들도록 한다.


본래 사람은 언어를 통해 정보를 전달했다. 문자와 필기가 등장하면서 글로써 기록을 남기기 시작했다. 문자에서 사진, 그리고 영상까지 기록수단은 더 많아졌다. 그리하여 이야기꾼들의 역할을 서기가 대신하게 되었고, 사진가가 대신했다. 

지금은 우리 모두가 이야기꾼이 되었다. 당연히 정보를 전달받는 이들의 수가 압도적으로 많아졌다. 온라인커머스가 중심이 되면서 ‘제안’과 상품 간의 구분은 급변하게 변했다. 그 전과는 비교도 못할 만큼, ‘제안’이 가야 하는 결은 매우 커졌다.


'서체'를 어떻게 공간감을 만드는 도구로 사용할까?


POV는 ‘ 자신의 관점. 창작과정‘을 전하고자 한다. 이것을 효과적으로 전하기 위해 ‘선별’해 ‘추천’할 수 있는 ‘전문성’을 동원한다. 그렇다면? 선별은 무엇일까? 선별은 어떤 제품과 제품을  조화롭게 배치해 ‘생활 속의 장면’을 만드는 일이다. 그 속에서 사람이 이 느끼는 감정.‘상상하면서 삶 속에 필요한 물건을 삶 속에 고르도록’하는 능력이다. 우리가 일상에서 보는 모든 장면들 하나가 '어디선가'본 장면이다. POV에서는 창작과정에서 이루어지는 여러 도구 간의 조화다. 연필과 노트, 스테이플러와 종이 등 말이다.

POV가 만들고자 하는 장면은 무엇일까? POV는 그 기준을 ‘창작가’로 정했다. 창작자가 ‘이야기를 만들어가는지 과정’에 집중한다.  ‘낯선 시선’으로 바라본 창작과정. 그 과정에 필요한 장면과 도구에 대해 이야기한다. POV는 ‘화려한 기법'에 집중하지 않는다.  선별기준을 ‘감각을 표현하는 도구’로 정했다. 이렇게 선별기준이 명료해지면? 그에 맞는 추천은 알아서 따라온다. 그 추천을 위한 분위기. 그 분위기의 시작은 ‘서체’다.

POV가 지향하는 공간. 창작. 그에 따라오는 차분함, 사유라는 요소는 POV가 사용하는 서체에서 부터 알 수 있다


POV는 ‘창작’을 공간에서 구체적으로 전하기 위해 ‘서체’가 유독 돋보이는 물건들을 배치했다. 특히 1층 ‘Tool’ 매장에서는 ‘폰트’ 그 자체를 강조하는 오브제들을 많이 걸어놓았다. 마치 목판화를 연상시키는 서체들. 독일의 화가이자 판화가인 알브레이트 뒤러의 작품이 떠오른다.  사람들 눈에 띄는 각종 ‘서체’ 오브제. 이를 통해 ‘창작은 문자에서 시작한다’라는 메시지를 은유적으로 전한다.

스마트폰이 중심인 시대가 되면서 ‘서체’는 ‘가독성’과 ‘디자인’이 더 중요시되기 시작했다. 심미적인 가치로서의 ‘서체’는 뒤로 밀려났다. ’ 글자’ 그 자체가 가진 오 모 한 매력이 ‘디자인’에 흡수된 면이 적지 않다. ‘서체’는 디자인관점에서 매우 중요하다.

스마트폰이 ‘의사전달’의 중심으로 부상하면서, 폰트는 ‘UXD’와 통합된 부분도 적지 않다. 스마트폰 OS를 양분하는 애플과 구글은 각각 서체를 만들어서 배포할 뿐만 아니라, 가이드라인까지 제공하고 있다. 안드로이드 같은 경우,‘커스터마이즈’를 통해 서체를 개인’ 취향’에 적용할 수 있다. 그렇지만 디지털로 보는 ‘서체’ 폰트와 실제로 보는 ‘서체’는 감각의 결이 다르다.  스마트폰에서 보는 서체는 이쁘지만, 실제로 보는 ‘서체’는 ‘감성’을 느낄 수 있기 때문이다.

POV는 서체가 전하는 ‘감성’이 1순위다. 서체의 ‘가독성’과 ‘디자인’은 2순위다. POV는 오히려 서체가 가진 ‘아름다움’만을 가져와 POV만의 관점을 돋보이게 한다. 즉, POV의 관점은 창작기반인 문자. 그 자체를 강조하면서 시작한다. POV매장을 둘러보면, 언제나 서체에 관련된 오브제를 찾아볼 수 있는  이유도 이 때문이다.

'추천’은 자신의 감각으로 ‘좋다’고 말할 수 있는 상품을 고객에게 권하는 일이다. 상품진열 속에서도 ‘고객’이 고개’를 끄덕거릴 만한 추천. 이를 가능케 하는 감각이 중요하다. 물건이 이미 ‘충분히’ 많다. ‘기능’만 강조하는 물건을 추천하는 일은 무의미하다. 그렇기에 POV가 보여주는 아날로그. 문구제품에만 국한된 것이 아니다.


POV는 공간 안에서 ‘서체’를 ‘오브제’ 화해 분위기를 만들었다. 여기에 갈색진열장과 은은한 전구색 조명이 더해지면서 ‘선별’과 ‘추천’을 위한 분위기가 자연스럽게 형성된다. ’ 선별과 추천’을 생각할 때는 이런저런 상상을 해야 한다.'가게조명 빛은 어디에서 들어와야할까까?’‘어떤 음악을 틀어야 할까?’'사인은 어디에 붙이는 것이 좋을까' 같은 작은 부분들을 전부 머릿속에 그려보면 된다. 이것을 끊임없이 연습해야 한다. 창조성을 키우기 위해서다. 수없이 실패도 해야 한다.

POV는 '나무'가구를 사용해 공간감을 배가시켰다.

글을 쓰는 데 사용하는 연필. 연필을 연상시킬 수 있는 ‘나무’ 가구를 사용해 공간감을 배가 시켰다. 이 부분은 철제가구를 사용한 레어로우 하우스와 비교하면 그 차이를 역력히 알 수 있다. 이러한 면이 가장 돋보이는 코너는  ‘실링왁스’ 코나다. 요즘에는 손 편지를 쓰는 일이 드물다. 감정을 ‘톡’으로 전하는 일이 자연스럽다 보니, ‘손편지’ 그 자체 만으로 이제 ‘감각’이 돼버렸다. 그렇기에 실링왁스는 오히려 ‘아날로그’라는 ‘감각’을 극대화한다. 셜록홈스와 오페라의 유령을 연상시키는 실링왁스. 고풍스러운 분위기가 절로 느껴진다. 여기에 더해진 실링왁스에 대한 추가 설명은 POV를 더더욱 감각적인 공간으로 만든다. POV가 분위기를 만드는 방식은 이런 식이다.

실링왁스코너. POV에서 아날로그적 요소가 극대화된 장소중 하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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감각이 주도하는 시대는‘감각’을 항상 연습해야 한다. 예를 들어 빵에 전혀 흥미가 없었던 사람이 어떠한 계기로 인해 빵에 관심을 갖게 된다. 빵에 대한정보를 모은다. 빵공부를 한다. 빵집을 돌아다니며  여러 가지 빵을 구입하면서 먹는다. 그러다 보면 어느새 나름대로  ‘자신만의 스타일’을 찾아간다. 그렇게 점점 스타일이 진화하기도 한다.

노트,필기도구등, 각종 물건을 합치면 '감각'이라는 메시지를 만들 수 있다.

창조성이란 결국 가치를 만들어내는 일이다. 건축과 비슷하다. 건물은 바닥이 깔려있다. 벽이 세워져 있다. 천장이 건물을 덮는다. 하지만 이 세 가지가 따로따로 있다면? 그건 자재다. 가치가 없다. 바닥, 벽, 천장을 조립하여 건물을 완성시켰을 때 ‘건축물’이라는 새로운 가치로 변한다. 이것이 창조성이다.

MZ세대는 어린 시절부터 영화, 음악,  예술, 책, 잡지를 포함해 전 세계의 다양한 문화를 손쉽게 접할 수 있었다. 해외여행이 그 이전세대보다 상대적으로 편해졌다. 인터넷을 통해 정보를 빠르게 얻을 수 있었다. 뿐만 아니라, MZ세대는 과거 90년대 문화들을 새롭게 해석하고 싶다든지 하는 욕구도 강하다. MZ세대에서 밀레니얼 세대는 90년대 문화를 흠뻑 경험했다. 밀레니얼세대에 포함되는 내가 그렇다. 반면에 Z세대는 90년대생이다. 90년대 문화를 제대로 접하지 못했다. 90년대 문화가 정점을 이룰 때 태어났다. 혹은 유년시절이었다.

밀레니얼세대는 90년대 문화에 대한 경험을 기반으로 2022년에 90년을 해석할 수 있다. 90년대 문화를 경험하지 못한 90,00년대 생은 90년 문화를 자신들만의 관점에서 해석할 수 있다. 뉴진스의 디토 뮤직비디오만 봐도 그렇다. 4:3 영상비율이 나온다. 


이번 CES2023에서는 디지털카메라에 대한 새로운 관심도 주목받았다. 기술이 고도화되면서 우리는 더더욱 ‘창작’이라는 ‘아날로그’ 감성을 새롭게 보고 있다. POV는 MZ 세대가 감각을 만들어갈 수 있는 인프라를 제공할 수 있는 장소. ‘창작해보고 싶다’는 마음을 들게 하는 장소다. 새로운 문화의 숲을 만드는 게 아니다. 오히려 창작의 기저. 창작의 내력에 집중한다. 이런 면에서 POV는  POV는 외력보다 내력이 큰 공간이다.


관점이 공간을 만든다.


포인트오브뷰[이하 POV]의 공간감을 한마디로 표현하자면? '창작가의 방'이다. POV는 매장자체를 '물건'배치에 집중한게 아니다. 공간안에 ‘감각’을 담았다.

노트, 연필, 지우개는 기본 필기도구.사람은 이 세 가지만 있어도 수많은 이야기를 적어갈 수 있다.

노트, 연필, 지우개는 기본 필기도구.사람은 이 세 가지만 있어도 수많은 이야기를 적어갈 수 있다. 문구는 창작의 집합체라고도 할 수 있다. 음악이나 영화도 노트, 연필, 지우개에서 시작한다. 이런 의미에서 영화과 음악들도 POV가 지향하는 방향성과 같이 있다고 할 수 있다. 물건이 아닌 ‘감각’을 제안하는 힘. 여기서 중요한 것이 하나 있다.‘물건’을 파는 게 아니라는 거다.


빛과 그늘로 강조하는 POV의 아늑함.

POV는 1,2,3층에 들어오는 빛이 모두 다르다.

POV는 1,2,3층을 갈색톤으로 정돈했다 . 각기 다른 톤의 갈색. 그 갈색을 햇빛과 조명을 이용해 따뜻함을 촉촉하게 연출한다. 1층에서 3층으로 올라갈수록 빛의 양은 점차 줄어든다. 그 대신 조명이 더 강해진다. 이걸로 끝이 아니다. 조명으로 만들어낸 따뜻함이 제품을 비춘다. 

빛이 제일 조금 들어오는 2층은 조명으로 아늑함을 연출했다.

제품에서 나오는 그늘과 잔잔함. POV내 모든 제품을 물성을 더욱 강조된다. 아주 자연스럽게 말이다. 이렇게 만들어진 안온하고 정돈된 공간감. 이 덕분에 POV의 몰입도는 더더욱 올라간다. 또한 공간 안에서 흘러나오는 따뜻한 음악은 공간을 아름답게 만든다. 여기에 한 가지를 더 추가해 공간의 결을 살렸다. ‘서체’다

POV의 3층. 빛 사용이 아주 인상적이다.

POV에서 서체는 공간감을 만든다.


타이포그래피는 활자 서체의 배열을 말한다. 특히 문자 또는 활판적 기호를 중심으로 한 2차원적인 표현을 가리킨다 타이포그래피라는 ‘기존’에 있던 서체. 누군가 만든 특정한  ‘기성품’을 조합하는 과정이라고 볼 수 있다. 여기서 주목할 것은 ‘조합’이다. 감각은 제안의 근간이다. 동시에 무언가를 묶고 조합할 수록 감각이 살아난다. 그렇기에 자신이 표현하는 바를 '효율적'으로 묶고 조합하는 일은 매우 중요하다. 그것은 감각을 키우는 일이니까.

POV는 감각을 표현하는 도구로 서체를 골랐다.


서체는 공간 안에 결을 넣는 일이자, 공간이 지향하는 지도를 그리는 일이다. 이것은 조각가가 점토, 나무, 돌 등을 가지고 일하는 것과 동일하다. 그렇다면 각 재료특성을 잘 알아야 한다 작업에 맞춰 아무렇게나 재료를 낭비할 수 없기 때문이다. 공간도 마찬가지다. 공간과 궁합이 맞는 재료를 찾아야 공간을 온전히 표현하기 때문이다.


서체를 결합해 공간에 포인트를 준다.


POV는 서체를 오브제 바꾸어 서로 다르게 결합해 공간감을 만든다. 앞선 글에서 잠시 다루었지만, POV는 서체와 [나무, 조명, 빛]으로 만든 따뜻한 공간감을 만들었다. 따뜻한 공간감이 뒷받침되었기에, 오브제화한 서체들이 더더욱 탄력을 받는다. 

서체에서 중요한 건 자간과 단어간격이다. 이 두 가지는  눈에 띄지 않게 하려 만든 디테일이다. 기본설정된 단어 간격이 지나치게 넓으면 어색하다. 너무 좁으면 답답하다. 또한 서체마다 높이나 굵기도 다르다. 여기서 중요한 건 ‘좁다’와 ‘답답’하다가 아니다. 서체의 자간과 단어간격. 이것들을 다른 서체와 조합해 ‘공간감’으로 만들면 그 공간안에 ‘결’ 생긴다는 게 더 중요하다. 이런 면에서 POV는‘서체’가 무엇인지 적확하게 알고 있다.

POV는 다양한 서체로 공간감을 아기자기하게 만들기도 하고. 고즈넉한 모습도 연출한다.

서체는 분명히 모든 공간의 디자인요소다. 서체 자체가 회사 혹은 브랜드 이미지를 고스란히 표현하기 때문이다. 하지만 서체를 공간감을 만드는 주체 중 하나로 사용할 수 있는 이유는 서체 ‘스스로’가 생명력을 가지고 있기 때문이다. ‘서체를 보면 그 사람이 알 수 있다’라는 말처럼,서체는 그 자체로 생명력을 가지고 있다. 그렇기에 하나의 브랜드를 표현하는 데 있어서, '서체'는 브랜드 개성을 그대로 드러낸다. 오히려 서체는 비틀거나 왜곡하면 공간이 추구하는 결을 보여주기 좋다. 이런 관점에서 POV는 개성이 강한 서체와 차분한 서체를 배치해 ‘창작’이라는 뉘앙스를 공간에서 표현했다.


누군가의 '관점'을 보는 경험을 선사하는 POV.

POV는 전시회를 보는 느낌이다. 누군가의 관점을 보는. 수집된 감각 그 자체다. 특히 제품에 대한 역사적인 설명은 POV의 물건을 관점으로 만든다. POV는 누군가의 관점을 제안하기보다는 관점 그 자체. 감각을 보여주면서 공간완성도를 높인다.

POV는 자신들이 생각하는 감각을 전하고 싶다는 감정을 전한다. POV안을 돌아다니다 보면,‘문구점인가? 여기 전시회 아닌가?’라는 생각을 자연스럽게 하게 된다. 특히 2,3층같은경우, 어느 순간부터 사람들이 POV의 상품을 '전시회에서 그림을 보듯이' ‘감상’하고 있다. 이는 POV가 문구를 ‘창작’으로 접근ㅙ했으며, 이를 뒷받침하는 물건들을 창작을 위한 오브제로 사용했기 때문이다. 이것이 POV의 감각이다.

POV가 지향하는 방향은 3층에 모두 담겨있다.

물건을 구매하는 건 온라인으로도 충분하다.


이미 많은 책, 음악, 영화가 세상에 존재한다. 각종 매체에 담 긴 생각이 전해지면서 상 대방은 나름대로의 영향을 받는다. 그 안에 담긴 생활을 동경할 수도 있다. ‘저런 생활 방식도 있구나’라고 생각할 수도 있다. 겉으로는 물건이지만, 사람들은 그 안의 감각을 본다. 만일 물건을 팔기만 하는 거라면 아마존이나 쿠팡으로도 충분하다.


제안함에 있어서 중요한 건 분류가 아닌 ‘결’이다

점차 많은 공간들이 '물건을 판매하는' 것이 아니라 '생활 제안'을 하기 위한 방향으로 장착하고 있다. POV도 마찬가지다. 그들은 MZ를 위한 ‘창작의 영감을 돕는 창고’를 현실에 만들었다. 특히 POV는 자신들이 추구하는 공간이 간의 결을 만들기 위해 갈색을 3단계로 나누었다. 1층은 은은하다. 

2층은 집중도를 키우기 위해 공간을 아늑하다. 3층은 평온하다. 사실 문구분류 방식을 바꾸는 일을 ' 별것 아닌 일로 치부해 버릴 수도 있다. 하지만 사실은 생각보다 어려운 일이다. 물건선별이 만드는 흐름을 편집해야 한다. 그 선별된 물건과 공간 간의 조화도 찾아야 한다.가령 1층 스티커코너에서는 다이어리 꾸미는 스티커들과 각종 소도구들이‘귀여움’을 중심으로 진열되어 있다. 창가 쪽에는 각종 노트와 볼펜등필기도구와 관련된 물건을 진열했다. 1층 안쪽에는 에코백을 포함한 문구를 들고 다닌 도구를 배치했다. 

POV는 문구가 아닌 '창작'에서 모든 제안을 시작한다.

POV는 ‘창작’이라는 행동. POV는 문구가 아닌 '창작'에서 모든 제안을 시작한다. 당연히 그 기저가 되는 ‘기록’에서부터 접근할 수 밖에 없다. 그렇기에 이곳을 찾는 이들은 늘 무언가 ‘기록’하는 사람들이 많은 가능성이 크다. 오히려 POV는 자신들이 만든 공간을 찾을 고객마음에 와닿는 제안을 계속해서 떠올릴 수 있는 제품을 모아 놓았다. POV는 이 편집 작업을 ‘창작’이라는 관점으로 접근했을 뿐이다. 마치 누군가의 컬렉션에 온 느낌이다. 이러한 부분은 ‘현실감’이 살아있는 시선. 제품에 대한 깊은 지식이 없으면 불가능한 일이다.


감각은 결국 사람을 향한다. 공간은 그 결과물 중 하나다.

창작도. 공간도 채우는건 항상 사람이다.

공간에는 ‘사람이란 무엇인가?’를깊이 고찰하고 그것을 기획에 반영해야 한다. 사람이 무엇을 좋아하는나? 무엇에 기뻐하는가? 무엇에 행복을 느끼는가 POV는 사람의 무언가를 창작하고 싶은 욕구를 탐구하고 충족시킬 수 있는 요인을 다양한 제품으로 제안하는데 전심전력을 다한다. 사람의 '본성'을 알기 위해 수많은 문구제품을 선별하고 있다고 볼 수 있다. POV는 ‘창작은 무엇인가? 에 대한답을 푸는 열쇠를 ‘아날로그’로 찾은 셈이다. 다시 말해 '사람의 근본적인 욕구에 관한 빅 데이터’ 시에그 반대에 있는 '사람의 창작에 대한 욕구’다. POV는 이것을 위한 여정을 물건보다는 자신들만의 감각. 아카이브. 축적된 감각에 기반한 공간으로 선보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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