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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경험을전하는남자 Oct 12. 2021

부드러운 브랜드의 시대.

이제 브랜드는 사람에게 스며듦을 지향한다.

점점 많은 사람들이 인간 손을 거쳐 탄생한 환경 속에서 많은 시간을 보낸다. 그 안에 있는 많은 삶과 취향들. 그것들은 과연 내 취향일까? 인간 손에 거쳐 가공된 취향들일까? 인간 손일까? 기계가 만들어낸 산물일까? 취향과 브랜드가 넘쳐나고, 취향을 찾으라고 하는 세상에 이 세상에 과연 정말로 내 취향이 있을까? 없을까? 이러한 질문은 여전히 진행 중이다.

누군가 공간에 들어서면 자신도 모르게 "아, 분위기 너무 좋다"라고 말한다면? 그 브랜드는 무척 높은 확률로 사람들 마음에 들어간다. 그 말 안에는 공간이 만든 다양한 경험들이 사람들에게 잘 전달되었다는 말이다. 만일 당신이 좋은 공간을 느꼈다면? 그 자리에 누군가와 같이 있다면? 당신은 왜 좋은지 말하고 싶은 마음이 들기 마련이다. 상대방도 마찬가지다. 서로 눈빛을 주고받으머, 우리는 이를 통해 '무언'의 소통을 한다. 브랜드는 그렇게 우리 삶에 스며든다.

제주 아르떼 뮤지엄은 그곳을 위해 여행을 갈 정도로 인기 있다. 출처: 아르떼 뮤지움 페이스북.

사람들은 이러한 순간을 위해 여행을 떠나기도 한다. 이것을 위해 모든 브랜드와 수많은 디자이너가 열심히 연구하고 끊임없이 노력한다. 어쩌면 사람들은 이미 여행에 버금가는 감정을 브랜드 공간에서 느낄 수 있을지도 모른다. 유대감을 느끼는 일. 삶에 스며드는 일. 우리는 이것을 '부드러운 브랜드'라고 말할 수 있다.


과거 사람들은 집, 환경, 자연에 맞추어 조화롭게 살았다. 지금 사람들은 관심사, 환경, 취향, 문화를 매개로 뭉친다. 그렇다고 집과 환경이 등한시되는가? 결코 아니다. 오히려 사람들의 관심사들이 '개인단위'로 흘러가기 때문에 공간도 '나'를 중심으로 만들기 시작했다. 그것이 제일 잘 반영된 게 리모델링이다. 기존 공간을 그대로 두고 내부를 말끔하게 다듬어서 새로운 공간으로 쓰는 일. 공간을 리모델링하는 일은 당연하게 여겨지고 있다. 원룸에서 아파트까지 규모는 중요하지 않다. '어떻게 내 취향을 공간에 반영할까?'이 질문이 더 중요하다.

부드러운 브랜드는 언제나 스며든다. 출처: 발뮤다

이 같은 변화에는 과거에 있던 공간의 틀을 현재에 맞추어 재해석하는 게 중요하다. 그 새로운 해석에는 브랜드들이 강력하게 들어간다. 브랜드가 강력하게 들어간다고 해서 브랜드가 강력하게 공간을 지배하는 게 아니다. 오히려 사람들이 브랜드를 고르는 힘이 강해서, 브랜드를 자기 관점에 맞추어 '배치'하기 때문이다. 그렇기에 '부드러운 브랜드'란 브랜드가 이도 저도 하지 않는 게 아니다. 오히려 사람들에게 자율성과 가능성을 주는 걸 이야기한다. 예를 들어 조명의 눈부심이 적고, 우아하면서도 세련미를 갖춘 루이스폴센 조명, 발뮤다 공기청정기, 발뮤다 토스터기, 삼성 세리프 티브이, 아이맥 등 브랜드이면서도 심미적인 요소까지 겸비한 상품들은 사람들에게 사랑받고 있다.

어느곳에서 보아도 눈이 부시않다는 루이스폴센조명. 출처: 루이스폴센.

지금까지 브랜드는 사람들과 '유대'관계보다는 개인을 개별적인 존재로 나누는 경향이 강했다. 개인을 분류하면 더 편했기 때문이다. 그러나 지금은 그게 통하지 않는다. 오히려 사람들의 취향은 거대한 데이터로 더 세분화되었고, 동시에 대형화되었다. 인간을 바라보는 기준 자체가 달라졌다. 분류 자체가 '나누다'의 단어를 사용하기보다는  '그리하여'또는 '또는'이라는 '연결'의 여지를 둔상태로 나누고 분석한다.

공간에 모든 것을 채우는 게 브랜드다. 그렇기에 브랜드는 공간에 스며드는 부드러움을 가져야 한다.

브랜드를 위한 공간은, 보이는 모든 것이 브랜드를 위해 존재한다. 하지만 사실 진짜 가치는 보이지 않는다. 그렇다고 공간이 브랜드를 강요하고자 한다면? 오히려 사람들과 소통이 잘되지 않는다. 사람들이 공간에 매몰되기 때문이다. 모든 사람들은 각자만의 허락한 공간범위가 있다. 그걸 브랜드가 지나치게 치고 들어가면 사람들은 매우 불편함을 느낀다. 특히 '정도'를 지나쳐 학습을 해야 하는 공간일 경우 더더욱 거부감을 갖기 마련이다. 가장 정말 좋은 방법은 고객이 직접 느낄 수 있도록 경험을 전하는 것이다. 결국 그 소통방법은 브랜드 안에 있다.'강요가 될 것인가? 소통이 되는가?'의 차이는 디자이너와 브랜드가 얼마나 폭넓은 대화를 했는 가다. 이 과정에서 디자이너는 브랜드를 마음대로 상상하거나 재단하지 말아야 한다.

삼성전자는 스마트폰에 통용되지 않던 '접는다'를 사람들에게 인지시키는데 성공했다.

지금 사람들은 나의 취향과 감수성을 담을 부분을 브랜드에서 찾는다. 그건 경험일 수도 있고 만남일 수도 있다. '숙소'에 머물던 호텔이 ‘여행’ 그 자체가 된 게 대표적인 사례다. 우리가 원하는 건 브랜드가 아니라 자신이 꿈꾸는걸 잠시나마 구현해줄 수 있는 브랜드인지 모른다. 그렇기에 브랜드가 만든 공간에서 자신을 찾고 있는지 모른다. 무엇보다 사람들은 이미 '꿈'이란 게 지극히 현실적이지 않다는 걸 일고 있다.


무엇보다 사람들은 더욱 현실적으로 생각한다. 이제 물건만을 강조한 브랜드 제품은 공허함만이 남는다. 그렇기에 사람들은 공허함이 아닌 꾸준함을 위해 공간을 찾는다. 사람들은 더더욱 취향의 '지속성'애 집중하고자 한다. 집안 인테리어를 꾸며도, 지속할 수 있는 분위기에 집중한다. 편안하고 간결하면서도, 쉽게 변화를 줄 수 있는 '부드러운 공간들' 말이다.

우리는 로컬과 거대 브랜드 간 브랜딩이 다르다고 하면 안 된다. 물론 규모 차이가 있을지 모른다. 하지만 모든 브랜드 디자인 요소는 환경에 대한 경험뿐만 아니라 개개인의 경험에도 지대한 영향을 끼친다. 우리를 둘러싼 모든 브랜드들이 우리의 일상을 구축하기 때문이다. 브랜드에 따라서 공간 느낌이 다르듯이 말이다.

지금은 사회적으로 어떠한 제안을 브랜드 혹은  본인들이 직접 한다. 이제 막 시작하는 브랜드도 마찬가지다. 단지 매우 짧은 뿐이다. 브랜드가 가진 역사가 짧다고 우리가 이를 '무시'할 어떠한 이유도 없다. 시간과 상관없이 모든 브랜드는 각자만의 고유한 역사를 가지고 있다. 오늘 론칭한 브랜드도 알고 보면 사실은 오랜 시간 동안 창업자의 머릿속에서 무르익은 것일 수도 있기 때문이다. 동시에 그 안에는 '브랜드'를 통해 무언가 전하고자 하는 창업자들의 마음도 담겨있기 때문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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