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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경험을전하는남자 Oct 19. 2021

생각을 구현하는 게 중요하다.

생각을 구현함에 있어 크기는 중요치 않다.

디자인은 ‘본질’을 바라보는 방법 중 하나이며 물건이 아닌 가치를 만들어 전하는 모든 행동이다. 물건은 그 일부 중 하나일 뿐이다. 디자인이 시대가 나아가고자 하는 방향을 제시한다. 특히 브랜드는 디자인과 가치관이 합쳐서 강력한 메시지를 전한다. 우리 손으로 디자인한 모든 물건 안에는 우리가 걸어온 역사, 환경, 문화를 반영한다. 즉, 모든 디자인들은 어떤 방식으로든지 라이프스타일 발전과 제안에 기여한다. 만일 당신이 무언가를 디자인한다면? 당신도 누군가의 라이프스타일에 기여하는 셈이다.

우리는 궁궐에서 조상들이 어떻게 그들의 철학을 구현했는가를 보아야 한다.

디자인은 우리가 살아가는 시간을 따라간다. 시간을 두고 유행이 돌고 돌지만 그 ‘돌고 돈다’는 말에는 ‘경험하지 못한 시간’이 깔려있다. 경제 사이클에서 소비주체가 바뀌는 시간을 대략 ‘20년’ 정도로 본다. 그렇다면? 각 소비주체들이 새로운 소비주체로 성장하기 전까지의 트렌드를 경험하지 못할 가능성이 크다. 그렇기에  '20년'은 각 세대만의 고유한 관점이 만들어지는 축적의 시간이라고 볼 수 있다.

아이폰은 카메라, 음악기기, 핸드폰을 통합시킨 시작점이다.

밀레니얼 세대는 정보기술 변화를 폭넓게 경험했다. 그들은 카메라, 음악기기, 핸드폰이 따로따로 사용하다 아이폰을 기점으로 통합된 사실을 알고 있다. 반면에 Z세대는 카메라, 음악기기, 핸드폰이 통합된 모습부터 경험했다. 반면에 밀레니얼 세대는 텍스트와 이미지를 따로따로 받아들였지만, Z세대는 텍스트와 이미지가 통합된 상태를 받아들였다. 이런 면에서 밀레니얼 세대보다는 Z세대가 더 이미지와 영상에 친화적인 건 지극히 당연하다. 이러한 세밀한 시간 차이 '20년'은 각 세대들에게 그들만의 고유한 관점을 디자인에 반영하게 만든다.


세대별로 다른 ‘신체 골격’ 은 패션을 포함한 스타일에 큰 영향을 끼친다. 무엇보다도 ‘신체 골격’과 관점이 다르기 때문에, 과거를 재해석하는 능력도 다르다. 하지만 그 밑바탕에는 ‘경험하지 못한 시간’이 있다. 만일 내가 90년대생이면 80년대 문화를 모른다. 내가 80년생이면 70년생을 모른다. 자연스럽게 90년대생은 80년대 문화에 관심을 가지게 된다. 80년대생은 70년대 문화에 관심을 가진다. 동시에 그들은 자신들이 몰랐던 문화를 지금 시점에서 재해석한다. 그렇기에 지난 과거는 새로운 세대와 관계를 맞고, 과거와 다르게 다른 모습으로 태어난다.

누구나 쉽게 무엇인가 만드는 게 가능한 게 요즘 시대다. 만일 자기가 생각한 개념을 구현할 힘이 없다면 디자인을 해도 의미가 없다. 디자인은 개인이 가진 생각이자 표현하는 힘이 되고 있다. 구현할 수 있는 지식에 대한 진입장벽이 예전보다 많이 낮아졌기 때문이다. 내가 서울에서 본 공간은 보다 쉽게 무언가를 만들 수 있는 환경을 통 해자 신만의 브랜드를 만들고, 이를 반영하는 사람들이었다. 애플, 구글, 아마존, 테슬라, 테슬라, 토스, 국밥집, 스테이크하우스 등.

크기와 규모에 상관없이 모든 이들은 자신이 구현하고자 하는 모든 부분을 디자인한다. 우리는 '디자인'을 할 때 꼭 프로그램을 써야 한다고 여기기 쉽다. 하지만 프로그램은 방법이지 디자인이 아니다. 또한 디자인을 대기업, 유니콘급 스타트업 등  특정 위치에 한정하는 건 어리석은 생각이다. 

음식은 개인의 관점이 담긴 가장 일상적이면서 창의적인 행동이다.

고기를 먹더라도 직화, 수비드, 삶기, 바비큐, 훈연 등 다양한 방법을 사용해 고기를 조리한다. 이 역시 디자인이다. 각 고기가 가진 성질을 파악하고 다양한 조리방법으로 고기를 먹는 방법을 디자인한다. 고기 요리를 통해 사람들에게 하나의 제안을 하는 거다. 수많은 음식점이 있지만 사람들이 끊임없이 맛집을 찾는 이유도 “맛있어!”라는 경험을 하고 싶기 때문이다. 단지 우리는 이걸 정말 색다르게 부를 뿐이다. 식도락, 맛집 뽀개기라는 표현들로 말이다. 미식은 고급 음식만 먹는 걸 뜻하는 게 아니다. 새로운 경험을 찾아 떠나는 디자인 여행이다. 누군가에는 카페가 카페인을 먹기 위한 가게에 불과할지 모른다. 하지만 누군가에게 카페는 관점을 여행하는 디자인 기행 일수 있다.


정창욱의 면식범, 최자 로드, 백반 기행 등 경험에 기반한 맛집이 소개가 되는 이유도 그 안에는 ‘제안’이 있기 때문이다. 더불어 그 속에는 각자마다 가진 특정 가치관이 있다. 그렇다고 그 제안이 어떤 특별함이 필요한 게 아니다. “신선한 재료, 숙성, 굽는 방법“등등 어렵게 생각할 필요가 없다. 그냥 '내가 좋아하는' '내가 하고 싶은 말'이면 충분하다.

글을 마치면서, 시간 때문에 가보지 못한 곳이 많다. 여전히 가봐야 할 공간들은 많다. 코로나를 거치면서 많은 것들이 변했다. 동시에 그 변화는 아직도 진행 중이며, 예측할 수 없다. 이 브런치 북에서 다룬 기록들은 마침표가 아닌 쉼표에 가깝다. 이 글은 현재와 과거에 대한 기록이고, 이 기록이 나를 제외한 모든 이들에게 새로운 무언가를 만들어내는 재료가 된다면? 난 그것으로 충분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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