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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경험을전하는남자 Nov 15. 2021

음식은 감각을 만드는 근간이다.

우리의 라이프스타일은 음식에서 시작한다.

우리는 요리하는 재미를 통해 자신의 새로운 모습을 발견할 수 있다. 물론 요리를 처음 하다 보면 실수도 많이 한다. 이 과정에서 자신에게 잘 맞는 요리를 찾게 된다. 좋아하는 요리도 발견하게 된다. 누군가는 ‘스테이크 굽기’가 좋을 수도 있다. 누군가에게는 ‘면요리’가 좋을 수 있다. 누군가에게는 ‘디저트’ 만드는 게 그리 좋을 수가 없다. [이경우가 바로 나다.]


좋아하는 요리를 하다 보면, 자연스럽게 자신만의 성향을 알 수 있다. 가령 스테이크를 굽는 걸 좋아하는 사람은 고기를 자르고, 굽는 다소 '거친' 조리과정에서 희열을 느낄 수 있다. 이와 다르게, 디저트를 만드는 사람에게는 '재료배합이 만들어내는 다양한 달콤함'이 자신을 사로잡을 수 있다.

스타우브의 꼬꼬 때는 훌륭한 요리 도구이면서 동시에 그릇 역할도 한다. 출처: 스타우브.

음식을 만들다 보면 음식을 더 잘하기 위해 좋은 요리 도구를 찾게 된다. 예를 들어 주물냄비인 스타우브는 볶음 요리 혹은 찜요리를 하기에 너무나 좋은 도구다. 동시에 스타우브는 요리를 다른 그릇에 덜 필요 없이 곧바로 식탁 위에 올릴 수도 있다. 스타우브의 꼬꼬데를 사용하면 좋은 그릇과 냄비를 동시에 사는 셈이다.


나는 WMF의‘function4’ 제품을 세트로 구비하고 있다. 내가 ‘function4’를 선호하는 이유는 다른 WMF제품 중에서도 열을 저장하는 기능이 더 뛰어나기 때문이다. 특히 ‘function4’를 사용해 찜이나 조림요리를 하면 ’ 30분-1시간’의 시간을 절약할 수 있다. 여기서 끝이 아니다. 자신이 만든 요리를 잘 담기 위한 그릇들을 찾게 된다.

식재료는 요리의 시작이다. 출처: unsplash

요리의 시작은 도구가 아니다. 식재료다. 요리에 집중하게 되면, 무엇보다 요리를 식재료에 집중할 수밖에 없다. 사람들은 생각보다 우리 주변의 흔한 식재료들. 가치 있고 맛있는 식재료를 잘 모른다. 하지만 티브이에서 방영하는 다양한 요리 프로그램과 유튜브 덕에 식재료에 대한 관심도 커졌다. 여기에 배송 기술이 발달하고, 집에서 음식을 하는 시간이 늘어나면서 미식괴 식재료를 알아가는 즐거움도 늘었다. 물론 부족한 시간을 채우기 위해 밀 키트를 이용하기도 한다. 집에서 요리를 자주 하는 나 역시도, 밀 키트를 종종 이용한다. 최근에는 비비고 볶음 밤 밀 키트와 달걀을 사용해 오므라이스를 해 먹는 재미에 빠졌다.


새벽 배송, 인터넷은 우리가 더 많은 음식 경험을 하는 계기를 만들었다고 볼 수 있다. 만약에 우리가 단순히 새벽 배송을 통해 음식을 ‘소비’한다고 생각하면? 음식은 ‘소비’에서 끝난다. 그렇지만, 앱이나 웹브라우저에서 음식을 고르는 짧은 시간 동안 ‘오늘은 새로운 도전을 해볼까?’라는 작은 생각을 한다면? 이는 음식을 배우고자 하는 노력과 경험. 열정을 가지고 자신의 취향을 발견하는 최선의 자세가 될 수 있다.

요리가 멋지게 나왔다? 그다음은 그것을 더 멋지게 만들어줄 그릇을 찾는다. 이건 자연스러운 순서다. 출처:unsplash

음식을 음미하는 일은 그림을 감상하는 일과 비슷하다. 음식의 향을 맡으며 맛을 유추하는 일은 마치 그림 속 선을 하나씩 보면서 의미를 유추하는 일과 비슷하다. 음식은 혀로 깨운 감각. 그 감각에서 비롯한 아름다움을 발견하는 일이다. 그림은 눈으로 깨운 감각으로 아름다움을 느끼는 일이다. 그렇기에 음식과 그림은  아름다움을 생각하게 만든다는 점면에서 비슷하다.

그림과 요리는 감각을 깨운다는 면에서 동일하다.

그림을 알수록 그림을 더 풍성하게 알 수 있다. 그림을 보는 감각을 키우면 같은  그림이라도 자기 나름의 가치를 발견할 수 있다. 그러나 자신의 감각을 뛰어넘는 작품이 있다면? 그림 안에 담긴 아름다움을 완전히 맛보기 어렵다. 하지만 그 과정에서 자신의 감각을 어떻게 더 키울지 고민하게 된다. 누구든지 처음부터 잘할 수 없다.   그림을 보는 일은 결코 시험이 아니다. 자신이 모르는 걸 알수록 더 보인다. 더 풍성하게 바라볼 수 있다. 그림을 보는 보는 안목. 음식을 맛보는 안목. 이 두 가지는 모르면 알려고 노력하면 된다.


이는 음식에도 동일하게 적용할 수 있다. 음식을 알수록 우리는 음식을 더 풍성하게 알 수 있다. 음식을 풍성하게 안다는 말은 '음식에 대한 지식'을 쌓는 게 아니다. 음식이 만들어지는 과정, 식재료, 그것들을 모두 포괄하는 문화 등. 모든 부분을 알아가는 과정이다. 무엇보다 음식이 우리를 어떻게 더 풍요롭게 하는지 말이다. 그렇다고 꼭 풍성한 식탁? 이것을 생각할 필요는 없다.

발로나 사에서 만든 카카오 64프로가 들어간 만자리. 마다가스카르산 카카오로 만든 싱글 오리진 초콜릿이다. 출처: 발로나.

같은 초콜릿이라도 칼라 바우트사에서 만든 다크 초콜릿과 발로나에서 나온  초콜릿은 맛이 완전히 다르다. 칼라 바우트사의 초콜릿이 중후하고 깊은 감칠맛을 가지고 있다. 이와 다르게 발로나에서 판매하는 '만 자리'는 크랜베리, 블랙커런트, 라즈베리 같은 '새콤함'이 개운한 달콤함을 만든다. 초콜릿 하나에도 맛의 차이가 분명하다. 다양한 맛 차이는 초콜릿만 적용되는 게 아니다. 일반 청포도와 샤인 머스켓 간 맛 차이도 확연히 다르지 않은가? 우리는 이렇게 음식을 맛보면서, 자신도 모르게 내가 좋아하는 맛. 선호하는 취향을 찾게 된다. 이것이 감각으로 이어지는 건 당연하다.


음식이 만들어지기 위해서는 반드시 식재료가 필요하다. 그렇기에 요리를 맛있게 하려면 그 근본이 되는 식재료를 '잘' 살려주면 된다. 세상에는 수천수만 가지 식재료가 있다. 모든 식재료는 그 어떤 재료도 대신할 수 없는 본연의 맛을 가지고 있다. 동시에 다른 식재료와 만나 다채로운 맛을 낸다. 그 다채로움은 식재료가 자란 문화와 자연환경과 연관이 깊다.

음식은 결국 라이프스타일공간으로 이어진다. 출처: 이케아.

식재료를 고르는 일. 식재료로 만들어지는 요리. 그것을 담은 그릇. 그릇을 놓은 책상. 책상을 둘러싼 모든 디자인을 생각해보면, 음식은 디자인의 시작이다. 동시에 그 시작점에는 역시나 사람과 마음가짐이 있다. 재료 본연의 맛을 살리는 게 음식이라면? 재료를 이용하는 기술은 철저히 재료를 사용하는 사람의 역량에 달려있다. 그 안에 사람을 위한 마음을 담는다면? 따뜻한 요리가 나온다. 당연히 그 요리를 담는 그릇을 포함해 그것으로부터 파생되는 디자인도 따듯함을 담을 수밖에 없다. 만일 기술을 강조하고 싶다면? 세밀한 맛을 내는 요리가 나온다.

OTT 같은 미디어 환경변화는 요리와 요리의 밑바탕인 식재료까지 다룰 수 있는 환경을 만들어주었다. 출처: 티빙

같은 식재료라도 각 지역마다 다르게 음식을 만든다. 당연히 그에 파생되는 모든 의식주도 다르다. 록시땅만 해도 프로방스에서 나온 재료들로 화장품을 만든다. 록시땅 본사는 본사에 방문하는 이들을 위해 프로방스 문화를 전하는 프로그램을 가지고 있다. 이에 그치지 않고 프로방스 음식을 록시땅 매장을 통해 전한다. 디올도 디올의 브랜딩과 프랑스 카페 문화를 섞어 디올 카페를 선보이고 있다. 꼭 해외만 볼 필요는 없다.'백종원의 사계', '허영만의 백반 기행', '출발 6시 내 고향'만 봐도 우리는 알 수 있다. 이 프로그램 등은 [식재료, 음식, 사람]을 모두 다르다.

에스프레소바는 커피시장이 성숙해가는 과정에서 나온 자연스러운 라이프스타일이다. 출처: 쿠테로이테 인스타그램.

요즘 새롭게 주목받고 있는 에스프레소 바는 어떤가? 에스프레 소바에는 당연히 원두가 '주인공'일 수밖에 없다. 어떤 면에서 에스프레소 바는 싱글 오리진 커피 문화가 더 심화되는 모습으로 볼 수 있다. 또한 한국의 커피시장이 성숙해가는 과정에서 당연히 거쳐할 단계이기도 하다. 커피의 핵심인 원두. 원두가 가진 고유한 맛을 살려보는 에스프레소. 이것에 대한 관심은 상대적으로 덜했으니까. 아마도 그다음 단계는 개인을 위한 맞춘 '원두'가 될 거라는 점은 분명하다. 물론 이 같은 시도는 이미 빈브라더스 같은 한국 회사들도 선보이고 있다. 일본의 카페 마메야는 맞춤 원두로 새롭게 변한 지 2년 정도 지났다.


식재료에는 삶과 문화가 담긴다. 그렇기에 식재료는 모든 디자인의 시작이라고 충분히 말할 수 있다. 자연이 미의 근원이듯이 맛의 근원 또한 자연이다. 자연이 담긴 아름 다룸을 발견하는 일. 아름다움의 근원인 자연 그 자체에도 아름다운 것과 그렇지 않은 게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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