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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경험을전하는남자 Oct 19. 2022

핫플레이스 성수가 아닌 ‘성수동’을 바라보자.

성수는 감각을 끌어당기는 지역이다.

성수는 감각을 끌어당기는 지역이다.

[성수-압구정]은 수인분당선으로 인해 하나의 상권으로 연결되었다. 현대백화점 압구정점 광고가 성수에 붙어있는 건 우연이 아니다.

성수동은 핫플레이스이면서도 여전히  콘텐츠가 쌓이고 있다. 성수동은 아직 끝이 아니다. 이제 1막 혹은 2막이 끝났다고 할 수 있다. 특히 서울숲 재개발로 이루어지는 서울숲 아이파크 리버포레가 완성되면 성수동은 지금보다 더 성장할 가능성이 크다. 상권을 뒷받침해주는 인구가 뒷받침되기 때문이다.

 또한 수인 분당선 서울숲역은 성수동과 압구정 상권을 연결한다. 성수동에서 현대백화점 압구정점 광고를 볼 수 있는 이유도 이 때문이다. 그렇기에 성수동 1가를 이해하는 일은 ‘성수 다움’을 이해하기 위한 시작점이다.


서울숲을 중심으로 지역 재개발이 중심인 성수동 1가


성수동 1가의 중심은 단연코 서울숲.

성수동 1가는 서울숲이 중심이다. 동시에 성수동 1가의 [뚝섬-서울숲]는 주택 재개발 성격이 성수동 1가보다 조금 더 진하다. 성수동 1가는 빌라와 가로수가 많다. 갤러리아 포레, 트라마제, 디타워를 포함한 몇몇 고층 빌딩과 아파트를 제외한 나머지 구역은 포근하다. 중공업 산업시설과 빌딩형 공장이 많은 성수동 2가와는 다르다. 성수동 1가는 숲, 공원, 고층빌딩, 주택가가 지역을 이루고 있다. 이 지역 가게들은 빌라를 개조해 단조로운 느낌이 강하다. 이 단조로움은 주변 건물들이 2종 주거지역으로 제한되어있다는 점도 고려해야 한다. 단순히 겉만 보고 ‘비슷비슷하네’라고 보면 안 된다.

2종주거지역은 성수동1가의 상점들을 하나의 '그림'같이 만들었다.

성수동의 많은 공간들은 과거 홍대. 서교동 같은 느낌이 묘하게 섞여있다. 갤러리아 포레 뒤의 상권을 살펴보자. 도로는 2차선 정도다. 사람이 걷기 좋다. 주말에는 이곳에 사람들이 많다. 신축건물의 공사현장도 볼 수 있다. 빌라를 개조한 공간들은 사람들에게 공간 보여주어야 집객이 된다. 통유리 창문을 많이 사용한 이유도 이 때문이다. 이곳에는 카페와 베이커리 등이 많다. 이것을 보면 콘텐츠, 회전율 여기에 콘텐츠가 더해져야 한다는 걸 알 수 있다.

서교동과 연희동을 묘하게 섞은 성수동1가

여기에 서울숲과 가로수가 많은 성수동 1가는 숲이 가진 계절감을 공간에 고스란히 가져온다. 정서가 뒷받침된 셈이다. 정서가 뒷받침해준다면? 그 정서와 결이 맞는 콘텐츠 싸움으로 변한다. 그렇기에 성수동 1가는 감각으로 승부해야 한다. 성수동은 감각의 결전지다. 성수동 1가는 빌라를 개조한 건물들이 많기 때문에 성수동을 지탱하는 감각들이 많이 남아있다. 성수동을 지탱하는 감각들이 남을 수 있는 이유는 ‘행정’이 뒷받침되어있다는 점도 무시할 수 없다. 이와 달리 성수동 2가의 많은 곳이 리모델링을 통해 기존 건물 안에 새로움을 채우는 형태다.’ 감각’을 발휘하게 만드는 행정력. 이 부분도 결코 간과해서는 안된다. 이것이 성수동이 핫플레이스인 이유 중 하나다. 이러한 연유로 성수동만의 포근함이 재개발 중임에도 사라지지 않고 남아있다. [기업과 프랜차이즈가 운영하는 [카페, 음식점, 제과점, 화장품 판매점의] 입점을 제한하는 정책]

프로젝트 렌트는 기존 공간을 고스란히 살린다. 그 덕분에 프로젝트 렌트에 담긴 콘텐츠가 돋보인다.

이러한 면모는 프로젝트 렌트에서 가장 먼저 찾아볼 수 있다. 프로젝트 렌트는 공간을 더욱 확장 중인데, 기존 빌라와 상가건물을 고스란히 유지하는 형태로 고스란히 가고 있다. 이 부분에서 성수 다움이 무엇인지 포착할 수 있다. '성수 다움? 이란? 콘텐츠와 감각으로 승부해야 한다'. 


중공업지역을 중심으로 물성이 돋보이는 성수동 2가


‘물성’과 ’ 정서’가 만들어내는 콘텐츠 결. 이것이 성수동2가과 1가의 근본적인 차이다. 이 차이는 성수 2동의 [어니언- 아모레 성수-LCDC] 동선을 살펴보면 알 수 있다.

중공업지역이자 지역 재개발 구역인 성수동 2가는 서울숲이 중심인 성수동 1가와 또 다르다. 성수동 2가는 중공업지역이다 보니 성수동 1가와는 다르게 흐름이 끊기는 게 많다. 성수동 1가와 달리 성수동 2가는 중공업지역의 거친 느낌에서 부드러운 무언가가 튀어나온다고 할까?

예를 들어 LCDC의 맞은편에는 자동차 수리 빌딩이 있다. 1층에서 커피를 마시면서 보이는 풍경이 자동차 수리공장이다. 굉장히 낯선 풍경이다. 어니언 성수 앞에는 자동차 수리와 금속소리가 요란하다. 포근한 성수동 1가와는 다르게 ‘반전’가득한 동네가 성수동 2가다. 하지만 이러한 풍경은 성수동에서는 일상이다.  그 길목을 지나면 아모레 성수가 나온다. 

텅 하니 눈에 들어오는 아모레 성수 가든. 아모레 성수에서 지하철 2호선 철로로 내려가면 횡단보도가 나온다. 여기에는 ‘에르제’ 같은 프랑스 분위기가 가득한 빵집이 튀어나온다. 성수동은 늘 이런 식이다. 보물 찾기를 하는 느낌? 감도 높은 공간을 찾아내는 재미가 있다고 해야 할까? 이 재미는 과거 홍대에서 느낀 그 결과 같다.

성수동 공간들은 공간과 공간 사이에 낯섦이 가득하다. 그 낯섦을 채우는 것이 ‘감각’이다. 자동차 공장은 오랜 시간 이곳에 있었다. 성수동이 교통 요지인 탓에 외지인들도 자주 왔다. 자동차를 수리하러 오는 이들. 신발을 맞추러 오는 이들은 모두 외지인이다. 당연히 옛것과 새로움이 공존하는 건 당연하다. 성수동 1가와 2가가 성격이 다르다고 해도 성수를 ‘옛것과 새로움’이 공존하는 공간이라는 점. 그 본질은 변하지 않는다. 겉모습과 다르게 변하지 않는 것. 그것이 본질이다.

https://youtu.be/Vw-zM5Bzylw

성수동 1가와 2가를 연결하는 연무장길.


‘모든 길은 로마로 통한다’라는 말처럼, ‘성수 다움’은 연무장길로 통한다. 연무장길은 2호선 건대입구역에서 ‘디올 성수’를 넘어 성수동 2가의 시작이라고 할 수 있는 뚝섬역 인근까지 이어진다. 성수를 채우는 모든 감각은 이 길에서 모두 만난다. 조밀한 길. 도시계획으로 지어진 강남과 다르다. 거칠고 조밀하다. 이 길목을 중심으로 성수동 2가 위아래 공간들이 연결되기 때문이다. 거친 트럭, 포르셰, 벤츠, 테슬라, 아우디 등 다양한 차량과 사람들이 이곳을 지나간다. 옛것과 새것이 조화를 이루는 ‘성수 다움’을 완성하는 곳이 ‘연무장길’이다.

성수동 2가는 빌라, 빌딩이 불규칙하게 놓여있다. 높이도 일정하지 않다. 서울숲보다 건조하다. 포근한 정서가 성수동 1가보다 상대적으로 약하다. 그나마 성수 근린공원 근처에 와야 포근함이 느껴진다. 이러한 차이로 인해, 성수동 2가의 공간들은 성수동 1가보다 개성이 더 강하다. 건조만 지역정서가 강하기 때문이다. 당연히  주목을 받으려면 자신들의 콘텐츠로 강하게 승부해야 한다. 부족한 정서를 콘텐츠로 채워야 하기 때문이다. 젠틀몬스터의 누데이크가 성수동 2가에 위치한 이유도 이 때문이다.

 전위적인 느낌을 선보이는 젠틀몬스터는 성수동 1가에 어울리지 않는다. 성수동 2가의 수많은 공간에서도 정점을 찍는 곳은 LVMH가 만든 디올 성수다. 디올은 극강의 콘텐츠를 가진 브랜드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디올 성수는 자신만의 ‘독보적인 아우라’를 자랑하지 않는다. 오히려 ‘디올 성수’가 가진 아우라로 성수동에 녹아든다.

성수 정서를 만드는 뚝섬 한강공원


성수 다움을 느낄 수 있는 공간은 크게 3곳이다. 서울숲이 중심을 이루는 성수동 1가. 성수역을 중심으로 중공업지역이 중심인 성수동 2가. 마지막은 성수동 정서를 안온하게 묶어내는 뚝섬 한강공원이다. 뚝섬 한강공원은 성수동과 다소 떨어져 있다고 생각하기 쉽다. 하지만 떨어져 있는 곳은 ‘핫플레이스 성수’다.

행정구역상 성수동 1가, 성수동 2가 모두 한강수변지역과 연결되어있다. 성수동 1,2가에서 한강수변과 뚝섬 한강공원까지 이르는 길도 가깝다. 어떤 면에서 수변지역인 여의도 한강공원과 공간구조가 비슷하다. 물론 뚝섬 한강공원과 여의도 한강공원은 구조가 다르다. 상권 및 인구구조도 다르기 때문에 두 지역을 비교하는 건 무리다. 다만 두 지역에 집중할 필요는 콘텐츠를 만드는 방식. 사람들이 자발적으로 콘텐츠를 만드는 방식이 다르다.

한강공원으로 이어지는 길도 여의도와 성수는 완전히 다르다. 여의도지구와 뚝섬지구는 같은 한강공원임에도 많이 다르다. 여의도 한강공원은 5호선 여의나루 역에서 곧바로 한강공원으로 갈 수 있다. 내려가는 길목에는 노점상권이 만들어져 있다. 한강으로 내려가는 각도로 완만하다. 한강변으로 걸어가는 것 자체가 산책이다. 완만하게 이어지는 강가에서는 사람들이 버스킹 공연을 하고 있다. 

뚝섬 한강공원은 남한강으로 가는 길목이다 보니 자전거도로가 깔려있다. 여의도보다 자전거를 타는 사람들이 훨씬 더 많다. 자전거도로와 보행자 도로가 나눠져 있을 정도다. 사소해 보이지만 이 부분도 주목할 필요가 있다. 성수동이 가진 교통 지리적 이점을 뚝섬 한강공원에도 고스란히 반영되어있다는 점. 이 부분을 주목해야 한다.

뚝섬한강공원은 성수다움의 기저다.

핫플레이스 성수가 아닌 ‘성수동’ 정서를 보자.


성수동은 크게 3개로  나눌 수 있다. 성수동 1가, 성수동 2가, 수변지역. 3곳은 각기 다른 모습으로 공간이 변한다. 하지만 세 곳 모두 기존에 존재하던 ‘옛것’에 새로움이 채워지고 있다는 ‘성수 다움’은 같다. 그렇다면 어떻게 그 정서가 이어질까? 어떻게 개발 형태가 다름에도 ‘성수 다움’이라는 정서가 이어질까? 그 정서가 서로 이어지도록 만드는 건축소재가 있다. 벽돌이다.


성수 다움을 이끄는 소재:벽돌

성수 다움은 지하철역에서부터 이미 시작한다. 그 시작은 성수역에서부터다. 성수역의 플랫폼에서 개찰구로 내려하는 곳에 걸린 ’ 뛰지 맙시다’라는 안내문. 세련된 폰트가 아니다. 하지만 눈에 확 들어온다.  ‘안내문’이라는 목적에 매우 충실하다. 주변 벽돌은 ‘뛰지 맙시다’라는 말을 더 따뜻하게 만든다. 우리는 ‘뛰지 맙시다’하는 글자 안에서 ‘옛것’이 가진 가능성을 발견한다. 어떤 가능성? 옛것을 새롭게 ‘해석’하게 만드는 일. 리디자인이다.

성수동 1,2가는 분위기가 많이 다르다. 성수동 1가는 서울숲, 빌딩, 아파트, 빌라가 중심이다. 성수동 2가는 창고, 빌라, 자동차정비센터, 공장형 빌딩을 포함한 공장이 많은 편이다. 같은 벽돌과 비슷한 건물 높이는 성수동 정서가 끊어지는 걸 막는다. 디올 성수 같은 화려한 건물이 성수동에 있지만, 오히려 디올 성수는 주변 빌라만큼 높이가 낮다. 디올 성수의 낮은 건물 높이는 디올 성수가 성수동에 잘 스며들게 만든다. 도쿄 오모테산도 디올 매장 같은 화려함을 디올 성수에서는 찾아볼 수 없다.

성수동을 걸어 다니면 성수동의 과거 모습을 쉽게 찾아볼 수 있다. 프로젝트 렌트가 만들고 있는 공간을 보자. 프로젝트 렌트는 성수동 기존 건물을 거의 건들지 않는다. 그들은 성수동 옛 정서를 아련히 살려둔다. 그 안에서는 가나초콜릿에서 시작해 크고 작은 수많은 브랜드들이 오고 간다.

공간이 가진 개성 혹은 분위기를 잃어버리는 순간부터 지역은 정서를 잃기 시작한다. 지역정서는 근육으로 이야기하면 ’ 코어 근육’과 같다.  프랜차이즈 공간들이 점령한 강남역을 생각해보자. 특히 강남대로를 생각해보자. 강남대로에서 개성을 찾아보기 어렵다. 수많은 철골로 만들어진 빌딩은 사람들에게 중압감을 느끼게 한다.  물론 삼성전자를 비롯한 강남역 주변의 많은 일자리와 건축설계도 이러한 부분에 기여한다. 


홍대는 어떤가? 홍대는 프랜차이즈 공간들이 들어서면서 홍대 특유의 분위기가 사라졌다. 여기에 공항철도가 지나가고, 교통이 발전하면서 홍대 근처는 서브컬처 색을 잃어버렸다. 당연히 지금의 홍대는 과거 홍대만의 분위기를 잃어버렸고 회복하지 못하고 있다.

벽돌 건물이 많은 성수동은 따뜻함과 차분함을 잃어버리지 않았다. 벽돌이라는 건축소재 자체가 따뜻한 정서를 가지고 있기 때문이다. 핫플레이스이지만? 성수만의 분위기를 만드는 ‘벽돌’이라는 소재를 성수동 어느 곳에서 쉽게 찾을 수 있다. 빌라는 벽돌을 많이 사용한다. 또한 벽돌 건물은 높지 않다. 드라마 응답하라 1987의 주무대인 쌍문동도 빌라. 벽돌이 많이 나오는데. 응답하라 1994와 정서가 많이 다른 이유도 ‘벽돌’이 주축이 된 공간이 많이 나오기 때문이다.

사람들이 머무는 만드는 공간. 사람들이 머무는 공간은 ‘감각’으로 이어지는 건 당연하다. 코로나19로 사람들의 재택근무가 이어지면서 사람들은 집을 어떻게 바꾸기 시작했는가? 최대한 집을 편안하게 ‘쉴 수 있는 공간’으로 바꿨다. 집을 새로운 관점을 보기 시작했다. 코로나는 무엇보다 집을 보는 ‘감각’을 바꾸기 시작했다.

공간을 살리는 것도 죽이는 것도 모두 감각이다. 

성수동에서 벽돌과 벽은 그곳 사람들로 하여금 공간을 꾸미는 감각을 끌어낸다. 성수 동안에서는 유독 좁은 공간 안에서도 콘텐츠를 만들기 위한 소소한 낙서를 쉽게 볼 수 있는데, 이러한 소소함이 성수동 정서를 풍성하게 만든다. 또한 핵심만 전하는 간판도 벽돌이 공간 이용 폭을 제한하기 때문이다. 그렇기에 성수 다움을 이끄는 벽돌은 성수동의 ‘가능성’을 키우는 감각 그 자체로 바라봐야 한다.

성수동은 ‘감각’을 흡수해 사람들이 성수동에 정착하게 만든다. 성수동은 모두에게 열려있으나, 감각의 결을 유지하는 건 철저히 자신의 몫이다. 예를 들어 성수동 2가에 위치한 로와이드 베이커리는 단독주택을 개조했다. 주택형태는 그대로다. 건물을 하얗게 칠하고, 잘라낸 건 잘라내고, 공간도 최대한으로 리모델링했다. 하나 로와이드를 채우는 건 '로와이드'만의 감각으로 만든 소금 빵과 감각이다. 그 감각이 사람들을 끌어온다.

성수는 콘텐츠가 뿌리를 내리고 감각이 동네를 채우는 단계다. 감각의 시대에 감각은 아름다움을 표현하는 게 중요하다. 특히 자신만의 아름다움을 표현하는 게 무척이나 중요하다. 그렇기에 성수동은 옛것과 새로움이 공존한다. 하지만 편집하거나 편집당하는 감각이 없으면 쉽사리 자리할 수 없는 지역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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