며칠 전이 내 생일이었다. 체감하지 못했는데 내 나이가 더 이상 적은 나이가 아니게 됐다. 친구들은 35살, 연생으로는 34살, 만 나이로는 33살. 이제는 만 나이로 계산한다며 아직 나는 33살이라고 박박 우기고 있지만, 내가 살아가야 하는 시간대는 35살이다. 언제까지 어려 보이는 외모만 믿고 어리게 살 수 없는 법인데.
나이가 이렇다 보니 이제는 여행지에서 사람을 만나도 나보다 나이 많은 사람을 만나기 쉽지 않다. 지금 같이 다니는 미경이랑 형준이도 95년생에 보연이는 98년생이니 내가 맏형이다. 천년 막내일 것 같았던 내가 언젠가부터 맏형 노릇을 하는 입장이 된 것이다. 세월이 너무 빠르다 정말!
물론 나보다 더 연세가 있으신 어른들이 나를 본다면 핏덩이로 보이겠지만, 내가 나보다도 더 어린 친구들을 보면 ‘나는 저 나이 때 뭘 했었더라.’ 생각하곤 한다. 음, 형준이네 나이 때는 한참 일을 배우는 시기였고 보연이 나이에는 수험생활을 하고 있었구나. 그게 불과 얼마 전인 것 같은데 벌써 3년, 6년 전 일이라니 시간이 너무 빨리 흘러가 아쉽기만 하다.
그렇다고 어린 친구들이 부럽지는 않다. 돈이 아무리 많은 재벌들도 돈으로 살 수 없는 게 젊음이라며 젊음의 가치를 설명하지만, 우리 모두에게 젊음은 똑같이 주어졌다. 그리고 누구나 그 젊은 날을 치기 어린 실수와 미숙한 행동의 연속으로 남겨두었겠지만, 어떻든 우리에게 주어진 젊음을 공평하게 사용했다. 비록 후회가 남을지라도, 젊음을 손에 쥐고 있었을 땐 그 가치를 제대로 알지 못했을지라도, 나는 내게 주어진 젊음을 그렇게 사용한 것이다.
그래서 나는 젊음이 부럽지 않다. 무엇보다 나는 내 젊음을 사용할 수 있는 최대치로 써먹어서 그다지 후회도 남지 않는다. 심지어 미흡한 부분이 있을지라도 젊었기 때문에 용서받으며 배웠으니 그 순간에도 내 젊음을 최대로 이용한 것이다. 내 인생길에서 가장 강렬하고 에너지가 넘치는 여름을 나만의 방식으로 온전히 즐겼다.
이제 서른 중반이다. 아직 나이가 많다고 하기에는 조금 이르지만 젊다고 보기도 애매한, 아마도 젊음의 끝물에 다다른 나이인 것 같다. 내게 남은 한 줌의 젊음을 어떻게 쓰면 가장 유용하게 쓸 수 있을까. 나의 과거를 돌아볼 때 기준이 되는 것은 언제나 나의 실천이었으니 조금만 더 많은 도전을 하고 싶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