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자, 지금의 코스피지수는 얼마지?”
“보통 집 전세 구할 때, 매매가 대비 전세가 비율은?”
바다가 내려다보이는 싱가포르 풀빌라 호텔에서 나는 경제퀴즈를 봤다.
시험 출제관은 바로 남편.
일반적으로 우리나라 부부의 경제활동은 남편이 더 길다. 맞벌이여도 마찬가지. 같은 회사를 다니지만 남편이 더 오래 다닐 거라 생각하는 나는 무조건 경제권을 가져야겠다고 생각했다.
왜냐고? 남편이 짠돌이니까.
남편은 짠테크의 귀재다. 20여 년 전 대학교 때 산 니트를 아직도 입으며, 시장에서 산 파 한 단을 사면 뿌리는 분리하여 냉동실에, 줄기의 반은 신문지에 싸서 냉장실에, 나머지 반은 잘라서 냉동실에 얼려둔다. 물론 짠테크를 실천하는 남편의 장점도 있다. 혈혈단신 홀로 서울에 올라와 맨몸으로 서울에 번듯한 아파트를 마련했지만, 이런 남편에게 생활비를 받아 허락받고 쓸 앞날을 생각하니 암담... 먹고 싶은 건 먹고, 사고 싶은 걸 사야 하는 ‘플렉스 대마왕’인 나로서는 너무나 걱정됐다.
남편이 낸 경제퀴즈의 답은 대부분 못 맞췄지만, 황소고집과 눈물로 버텨 힘들게 경제권을 쟁취! 월급을 받는 즉시, 각자의 용돈을 제외한 나머지는 공동 통장에 입금하기로 했다. 물론 공용 자금의 관리자는 나! 공용카드를 긁은 후의 확인 문자 받는 사람도 나! 후훗!
“나는 니보다 월급이 더 많으니까 용돈 50만원,
니는 내보다 덜 버니까 용돈 40만원 해라”
남편은 본인이 나보다 월급을 많이 받으니 한 달에 용돈 50만원, 나는 40만원을 쓰라 했다. 순간 울컥했지만 괜찮다 남편아. 난 카드로 10만원 더 쓰면 되니깐^^
자고로 부인은 이렇게 현명해야 하는 법이다. 후훗!
"남자는 여자 하기 나름이에요" (라떼만 안다....하하)