밤 10시.
애들방에 누워서 한 팔에 하나씩 팔베게를 해주며 자장자장을 해줘야 하는 시간.
“엄마, 난 왜 팔베게 안해줘!” “나도 뽀뽀해줘!”
서로 질세라 엄마에게 똑같이 사랑을 요구하는 아들 둘을 재우고 나면, 이제는 핸드폰 타임.
인스타그램에 접속해, 열심히 돋보기를 다른 이들의 일상을 구경한다.
메인 타겟은 바로 워킹맘.
하지만 그들은 예쁘고 날씬하고 돈도 많다.
“우와 어쩜 이렇게 예쁠까!”
에르*스 가방을 걸치고, 까르*에 쥬얼리를 착용하며 호텔에서 모임을 갖는 그들.
그들의 이름은 바로 인플루언서!
인플루언서들은 유명 브랜드에서 주최하는 행사에 참여해 인증샷을 찍으며, 시시때때로 해외에 간다.
이 들은 2만원짜리 티셔츠를 입어도 맵시있고 부티나는데!
티셔츠가 걸쳐진 몸매와 얼굴이 예쁠 뿐만 아니라, 대단히 좋아보이는 호텔배경탓도 있을 것이다.
그리고 피드의 종착역은 바로 구매 링크!
좋아요! 나도 살게요!
왠지 저 옷을 입으면, 나도 저렇게 될 것 같은 느낌.
같은 애엄마지만 멋져보이는 그들처럼 나도 멋져질 것 같은 느낌.
연예인이 아니라, 현실속에서 나와 함께 살아숨쉬는 평범한 일반인인 그들.
나도 그들처럼 될 수 있을 것 같기 때문이다.
하지만 대부분은 실패로 돌아온다. 그들은 2만원티셔츠를 부티나게 하는 비싼 외제차와 호텔모임이 있지만, 평범한 K엄마인 나는 늘어난 뱃살을 눌러주는 바지와 함께, 빡빡한 지하철을 타고 출근하기 때문이다. 하하.
그래서 밤늦게 인스타그램을 안봐야지! 그리고 그들이 파는 걸 안사야지! 하지만,,,
오늘 밤 10시, 나는 또 '좋아요'를 누르며... 구매 버튼을 누른다.
내 이름은 바로 ‘인스타의 노예’. 하하하하.