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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달팽이인간 Nov 26. 2021

당신의 꿈은 무엇인가요


 얼마 전 새벽 기상을 함께하고 있는 ‘랜선 새벽 도서관’에서 자신의 어린 시절 꿈에 관해 이야기를 나누는 기회가 있었습니다. 


[ 당신의 어릴 적 꿈은 무엇이었나요? ]라는 질문에 다양한 답변이 달렸습니다. 

토크쇼 MC부터 선생님, 바텐더, 아나운서, 외교관, 군인, 라디오 작가, 기자, 공연기획자까지...... 다양한 꿈을 품었던 이들의 이야기를 듣는 게 가슴 설레고 즐거웠습니다. 물론 저의 꿈도 나누었습니다. [ 가수 ]


저는 어릴 적부터 무대에서 노래하는 가수가 되고 싶었습니다. 유치원 때 아이들이 과학자나 의사, 간호사를 말할 때 가수를 꿈꾸던 저는 이 꿈을 떳떳하게 말하기를 부끄러워했습니다. 아마도 부모님의 눈빛에 잠시 스쳐 지나간 실망감을 읽었기 때문이었을 겁니다. “나는 노래 부르는 가수가 될 거야.”라고 말하면 반응이 좋지 않아, ‘내 꿈은 별로 좋은 게 아닌가’라고 생각했습니다. 그 후부터는 진짜 꿈은 가슴속에 묻어두고, 그럴듯한 꿈을 만들어내 이야기하기 시작했습니다. 

생활기록부에 본인의 꿈을 적는 란에 ‘기자’라고 적었습니다. 그것을 본 아빠는 지인과의 술자리에서 벌써 내가 기자라도 된 듯이 아이의 꿈이 기자라며 자랑스러워했습니다. 그 후로는 진짜 꿈을 입 밖에 내지 못하겠더군요.


하지만 오랜 세월이 지나 어릴 적 꿈을 물어보는 질문에 빛바랜 기억을 더듬어 보니, 왜 꿈을 숨기고 이야기하지 않았을까 안타까웠습니다. 이제는 당당히 말할 수 있어요. 비록 지금은 고음이 잘 올라가지 않아 삑사리가 나지만, 그 꿈 덕분에 학창 시절 내내 음악을 가까이하고 여러 활동을 했던 추억이 있기에 고마운 꿈입니다.




쭉 각자의 꿈을 이야기하다가 어느 분이 [ 자유로운 영혼 ]이라고 말씀하셨습니다. 

아! 세상에나. 작은 충격이 몰려왔습니다. 지금까지 나의 꿈은 꿈이 아니었습니다. 단순히 직업을 이야기하고 있던 거예요. 어떻게 직업이 꿈이 될 수 있을까요. 그렇지만 대부분 사람에게 꿈을 물으면 직업을 말합니다. 

직업이 꿈이 되어서는 안 됩니다. 어떠한 삶을 살고 싶고, 그러기 위해 어떤 일을 할지 구체적인 그림이 있어야 합니다. 진짜 나의 꿈이 무엇이었을까 오래된 기억들을 더듬어 봅니다. 


시간이 흘러 나의 꿈은 바뀌었지만, 여전히 꿈을 이야기하라면 직업으로 답하고 있는 자신을 발견합니다. 

아아, 이제 꿈을 구체화해 수정할 시간이 왔습니다.

나의 꿈은 무엇인가요? 

나는 어떤 사람이고 싶은가요?

나는 남은 인생을 어떻게 살고 싶은가요?

무슨 일이 있어도 꼭 이루어내고 싶은 건 무엇인가요?

많은 질문에 하나씩 답을 해야 합니다. 그래야 진짜 꿈을 알아낼 수 있을 것 같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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