내가 먹고 싶은 걸 최대한 맛있게 먹는 사람 되기
음식이란, 목숨만 이어 가면 되는 것이다. 아무리 맛있고 고기나 생선이라도 입 안으로 들어가면 더러운 물건이 되어 버린다. 삼키기 전에 벌써 사람들은 싫어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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금년 여름에 내가 다산에서 지내며 상추로 밥을 싸서 덩이를 삼키고 있을 때 구경하던 옆 사람이 "상추로 싸 먹는 것과 김치 담가 먹는 것은 차이가 있는 겁니까?"라고 물었다. 그래서 나는 거기에 답해 "그건 사람이 자기 입을 속여 먹는 방법입니다."라고 말하여, 적은 음식을 배부르게 먹는 방법에 대하여 이야기해 준 적이 있다. 어떤 음식을 먹을 때마다 이러한 생각을 지니고 있어야 하며, 맛있고 기름진 음식만을 먹으려고 애써서는 결국 변소에 가서 대변보는 일에 정력을 소비할 뿐이다.
– 정약용, <유배지에서 보낸 편지> 중에서
내가 벼슬하여 너희들에게 물려줄 밭뙈기 정도도 장만하지 못했으니, 오직 정신적인 부적 두 자를 마음에 지녀, 잘살고 가난을 벗어날 수 있도록 이제 너희들에게 물려주겠다. 너희들은 너무 야박하다고 하지 마라.
한 글자는 근이고, 또 한 글자는 검이다. 이 두 글자는 좋은 밭이나 기름진 땅보다도 나은 것이니, 일생 동안 써도 다 닳지 않을 것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