들어간다
애들이 자기들 방이 생기고 나서 방에 들어가서 문을 닫고 논다. 레고를 조립한다고 서로 협력하기도 하고 아들이 딸에게 그림을 주문하기도 한다. 방에 들어간 지 5분도 안돼서 서로 싸우고 너랑 안 놀아하면서 한 놈이 뛰쳐나오는 게 다반사이긴 하다. 너무 자주 싸우면 안사람이 둘이 잘 때까지 대화 금지라고 하면 너무 괴로워한다. 그러다 대화해도 돼 하면 다시 싸운다. 못 말린다.
딸이 그림을 잘 그린다. 물건, 사람, 동물의 형상, 표정을 재미있게 잘 묘사한다. 아들은 딸의 그림 그리는 모습만 쳐다보고 평소 그림을 잘 안 그리는 줄 알았다. 작년에 학교에서 미래의 집을 상상해서 그리는 대회가 있었다. 딸이 2등을 했다고 말했다. 딸에게 1등이 누군지 물었다. 아들이 1등을 했다고 했다. 딸의 표정에서 1등 하지 못한 아쉬움이 조금 느껴졌다. 지금도 딸은 그림을 그리고 아들은 지켜본다.
아이들 방에 노크를 하고 들어가려고 머리를 들이밀면 문을 닫으려고 해서 아프다고 비명을 지른다. 문이 머리에 닿지도 않았다고 엄살 피지 마라고 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