딴짓 쉼표
수많은(?) 사람의 관심과 이목을 끌었던 사진 수업 개설은 아쉽게도 끝났습니다. 수업 신청한 구독자가 너무 적어서 정식 수업 개설을 그만 두기로 했습니다. 밥을 먹으면서 이게 잘 되면 혹시 은퇴라도 할 수 있을 거라고 미리 설레발을 치면서 가족들에게 말했던 모습도 추억이 될 거 같습니다. 아들과 구독자 몇 명 곱하기 수업료 계산하면서 즐거웠습니다.
수업 개설을 위해서 한 달 동안 정말 열심히 준비했습니다. 커리큘럼도 짜고 수업 소개 자료도 만들고 SNS 홍보 글도 올리면서 보냈습니다. 그동안 얻은 게 있다고 위안을 삼기에도 아쉬움이 큽니다. 제 수업이 선택을 받지는 못했지만 분명히 저는 이전보다 성장했습니다. 취미로 하던 사진 보정을 잘 엮어서 콘텐츠로 만들어서 상품으로 만든 과정은 정말 소중한 경험이었습니다.
강의 개설 날짜는 정해지고 계속해서 강의 준비 마감 알림 문자를 받았습니다. 제가 작가는 아니지만 마감 원고 독촉이 이런 느낌일 거 같다고 간접 체험을 했습니다. 거기서도 저는 작가로 불렸습니다. 브런치에 이어서 저를 작가로 부르는 사람이 늘어났습니다. 빨리 진짜 작가가 됐으면 좋겠습니다.
저만의 상품으로 사전 판매를 해본 거와 같습니다. 저의 상품은 선택받지 못했습니다. 수많은 후기가 올라있는 강의를 보면서 해당 작가분들이 얼마나 많은 시간과 노력을 들여서 수업을 준비했는지 잘 알고 있습니다. 저는 아마도 아직 더 많은 공을 들이고 더 많은 준비가 필요한가 봅니다. 아들이 한마디 했습니다.
아들: 아빠 수업이 비싸?
아빠: 어 많이 비싸, 그래서 사람들이 신청을 안 했나 봐
아들: 그럼 비싼 수업료에 맞게 강의 품질을 올려
잠시 멍했습니다. 돈을 지불하는 만큼의 가치를 줄 수 있는 상품은 선택받고 그렇지 못한 상품은 외면받는, 너무도 단순한 사실을 저만 몰랐습니다. 제가 준비한 상품은 뭔가 부족했습니다. 상품성을 개선해야 합니다. 가격보다 더 줄 수 있는 뭔가를 고민해야겠습니다. 가격을 낮추는 것도 좋은 방법 같습니다.
이번의 경험을 바탕으로 강의 상품성도 개선하고 더 많은 가치를 줄 수 있게 고민해 봐야겠습니다. 강의 준비하면서 시간이 너무 부족했습니다. 전념해도 성공 가능성이 낮은데 강의도 듣고, 알바와 병행하면서 준비했습니다. 시간을 더 쪼개서 일을 더 많이 하면 생산성이 높다는 연구 결과를 보고 딴짓의 딴짓이라는 새로운 시도도 해봤습니다. 두 개의 일을 결과적으로 잘 마무리했습니다. 시간은 부족한 게 아니고 만들어 낼 수 있다는 걸 알았습니다. 이번 사진 수업 딴짓은 일단 여기서 쉬어가기로 했습니다.
나름 멋진 도전이었습니다. 무대 공포증이 있는 제가 이런 시도를 했다는 게 자랑스럽습니다. 칭찬합니다. 간절함이 이런 결과를 만들었습니다. 어제의 나와 다른 미래의 내가 되기 위해 좀 더 노력해야겠습니다. 근데 저의 딴짓은 언제 성과를 볼 수 있을까요? 아직 잘하는 게 없습니다.
그래도 저의 브랜드 가치는 +1이 되었습니다